팔만대장경
대장경은 일체경(一切經), 삼장경(三藏經) 또는 장경(藏經) 등으로도 불리는데, 불교의 가르침인 경(經), 율(律), 논(論)을 한데 모은 큰 경전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즉 부처님의 설법인 경(經)과 부처님이 정한 교단의 규칙인 계율(戒律), 그리고 경과 율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해석한 논술인 논(論)을 모두 모은 것이다.
경율론을 일러서 삼장(三藏)이라 하는데, 이때의 장(藏)은 산스크리트어의 pitaka를 번역한 것으로 광주리라는 뜻이다. 삼장(三藏)은 tripitaka 즉 세 개의 광주리를 뜻한다. 경은 sutra의 역어로서 경사(經絲)의 뜻이다. 그러니 대장경은 세 개의 큰 광주리에 담아 놓은, 줄기가 되는 가르침이란 의미다.
그러면 팔만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대장경 목판은 8만 1258매로 국보 제32호다. 일반적으로 이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란 이름은, 8만여 매의 판목 수에 따라 붙여진 것이라고만 인식하고 있으나, 이것은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
인도에서는 고래로 많은 것을 나타낼 때 8만 4000이란 수를 썼다. 그래서 8만 4000 번뇌, 8만 4000 법문이란 표현을 썼으며, 팔만 사천 법문이 실려 있다고 하여 팔만사천대장경이라 불렀다. 그리고 이 팔만사천대장경을 줄여서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 우리가 통상 팔만대장경이라고 하는 해인사 경판은 정확한 이름이 아니다. 현종 때 새긴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에 이어 두 번째로 새긴 것이므로,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 혹은 고려대장경, 해인사대장경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장경은, 기원 후 1세기부터 범어 경전을 중국에서 번역한 한역대장경(漢譯大藏經)이었다. 이후에 고려초조대장경(高麗初雕大藏經)·거란대장경(契丹大藏經) 북송(北宋)의 동선사판(東禪寺版) 대장경 등 20여 종의 대장경이 간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고려대장경은, 현대에 간행되어 내용이 알차다는 일본의 활자본 대장경인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의 모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