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이지만, 한편으로는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했다는 말에, 그녀는 대뜸 새벽마다 기도한다는 그 시간, 그 자리로 우리를 인도했다. 마치 그동안 했던 일이 새벽기도 말고는 다른 일이 거의 없던 것처럼, 그녀는 어둑한 예배당, 정한 그 자리에서 눈물 가운데 만난 하나님만을, 조잘조잘 종달새처럼 노래했다.
요즘, 생활
컴패션 밴드 공연팀의 일원으로 워싱턴, LA등에 다녀왔어요. 미국에 계신 교포들도 한국 컴패션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전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분들이 많으시다고 해요. 그 분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갔는데, 저희의 찬양과 공연을 너무 좋아해주시고, 오히려 격려해주셨어요.
새벽기도, 내 신앙의 가장 큰 부분
2006년 말에 지금 다니는 교회로 옮기게 되면서 말씀과 기도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시절은 제가 하나님 앞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 때였어요. 혼자가 되었다고 느낀 순간, 기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거든요. 그 전까지는 사실 너무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믿음의 뿌리가 깊이 박히기보다는 그냥 하나님을 기뻐하는 정도의 신앙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교회로 오면서 목사님이 설교를 통해 들려주시는 성경말씀이 너무 잘 귀에 쏙쏙 들어오는거예요. 제자훈련도 받고 하니까 새벽예배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솔직히, 새벽예배는 나이 든 아줌마나 할머니가 다니시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넷 중에 막내인데, 직접 운전하면서 다른 교회 나가시는 엄마를 4시반에 내려드리고 대치동의 교회에 도착하면 5시에요. 기도 끝나면 다시 엄마를 모시구 구리 시의 집으로 돌아오는 일을 40일 넘게 했어요.
힘들어도 값진 시간
새벽예배가 처음엔 피곤하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새벽기도의 기쁨을 맛보고 나면서 나중에는 저 혼자서도 가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오히려 요즘에는 새벽예배 가기가 그렇게 힘들어요.
그래서 ‘아, 그때는 내 힘으로 한 게 아니었구나. 내가 한게 아니라 하나님이 도와주셨지’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요. 기도할 수 있게 나를 일으켜 세워 주셨거든요. 새벽에 주시는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다시 그렇게 하고 싶기도 한데, 제 의지로 되는게 아니니까. 요즘엔 동네에 있는 교회에 엄마랑 같이 나가기도 해요.
새벽예배를 나가려면
새벽예배를 나가려면 적어도 4시 20분에는 일어나야 해요. 그러면 얼굴 피부도 안 좋아지고 목이 잠겨서 노래도 하기 힘들어져요. 그래도 새벽에 조용하게 하나님께 간구하고 시작하는 하루는 정말 틀려요. 저한테 너무 필요한 시간이거든요. 주변에서는 “너 참 대단하다”라고 했지만, 저는 하나님 앞에 이렇게라도 기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하는거예요.
한번은 새벽에 경찰관에게 걸린 적도 있어요. 조금 늦게 일어나 급한 마음에 그만 신호를 못 봤나봐요. 그런데 경찰관이 절 알아보시곤 “박시은 씨죠? 이 새벽에 어디를 급히 가세요?”하시길래 “새벽기도 가는데요....”했더니 그냥 웃으며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40일 작정 기도를 했는데, 한번은 29일간 나가다가 30일째 빼먹었더니 엄마가 “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라”하셨어요(웃음)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하나님
사실 연예인이 우울증에 제일 많이 걸리잖아요. 저도 그럴 뻔한 적이 있었고요. 스케줄이 없을 때면 시간이 많아지지만 쉬는 게 쉬는 게 아니거든요. 늘 뭔가 기다리면서 불안해하고, 쉴 때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집에만 있고, 저는 더구나 어렸을 때부터 이 일을 해서 쉬는 날 뭔가 배우러 나가고 싶어도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 배우지도 못했던 거예요.
그러던 제가 하나님을 다시 만나면서 영어도 배우러 다니고 노래도 배우고 발레도 배우러 다니고 있어요. 그럴 수 있게 된 건, 하나님이 제 마음에 연기가 제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셨기 때문이에요.
연기 말고도 하나님이 제 삶을 풍요롭게 해주시는 것이 많고, 제가 하는 연기와 인기에만 얽매일 필요 없이, 충분히 기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나님은 연기라는 달란트 말고도 다른 것을 제게 많이 주셨고, 내가 어떻게 믿고 행동하느냐에 달린 것이 많은데, 사람들의 시선과 연기 하나에 저를 묶어두었던 거지요.
그것을 조금씩 내려놓고 풀어놓는 시간이 지난 3년간 새벽기도였고, 그 자리에서 만난 하나님의 은혜였어요. 이제는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스케줄이 없을 때에도 더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을 분명히 믿고 나아가게 하셔요. 바쁘기만 했다면 결코 알 수 없었던 하나님과의 만남이지요.
내 이상형은 하나님 안의 사람
제가 꿈꾸는 배우자 상도 많이 달라졌어요. 크리스천 가운데서도 조건을 아예 안 따지는 사람이 사실 없지만, 저는 그가 하나님 앞에 진실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옛날에 세상적인 기준으로 부유하고 멋진 사람도 만나봤지만 그들이 내게 준 선물이 준 기쁨은, 선물해준 사람에게는 너무 미안할 정도로 너무 짧은 거예요. 그게 저한테 행복이 될 수 없는 거예요.
제 배우자는 크리스천이어야 하고, 하나님 안에 있어야 해요. 이 생애 끝에 진짜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그냥 내가 사는 동안 열렬히 사랑하는 것보다 평생 동역하면서 하나님 앞에 같이 가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세상 기준 때문에 흔들리거나 힘들어 할 때 하나님 말씀으로 위로해주는 사람이면 좋겠고요, 그에게 하나님이 없으면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하나님, 나의 모든 것
저의 모든 것이고,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면 저는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하나님이 안계시다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늘 감사해요. 하나님의 자녀로 이 땅에 살 수 있다는 게 큰 은혜잖아요. 제 안에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게 큰 기쁨이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삶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하나님이시고요. 시편 말씀에 “주의 법이 나의 즐거움이 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내 고난 중에 멸망하였으리이다”(시119:92)라고 했는데, 제게 너무 와 닿는 말씀이에요.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이제는 주의 말씀이 내 안에 계시니까, 하나님이 제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되었어요.
글출처 : 갓피플 매거진 6월호
사진출처 : 박시은 미니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