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들, 사는게 되다

참 힘들다. 가끔 이런 노릇들을 멈추고 싶은 극단적인 생각들을 해본 적이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네'라고 대답하고 싶을 것이다. 속으로는 삼키고 있지만...   1955년부터 1963년까지의 베이비부머들... 1954년은? 1964년들은? 아니다. 그냥 통계에 의해 이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이 시대에 근접한다는 뜻이다. 대충 이 나이 근방이라면 동류로 보면 될것이다.   이해를 해야 한다. 우린 끊임없이 이해와 배려, 그리고 희생을 해야 한다.   사회의 분류중 그럴듯한 분류가 있다. 보통 5단계로 나눈다. 유럽이나 기타 사회에서는 상상을 하지 못하는 이런 5단계 사회를 대부분 다 겪은 세대가 바로 대한민국의 이 베이비부머들이다. 미국의 네이버실보다 다 강한 이 땅의 아버지들이다.   수렵사회다====>>>다 겪었다. 원시인들만 겪은 것이 아니다. 물고기들을 잡으러 다녀야 하고 거의 씨가 말린 동물들을 잡으러 다녔다. 초근목피를 얻으러 다녔다. 많은 베이비 부머들이 이 사회를 겪었다.   농경사회다=====>>>안 겪은 사람들이 없다. 그것 아니면 먹고 살 일이 없으니 당연히 겪어야만 했다. 품앗이 모내기는 물론이고, 피사리하며 아직 여물지 않은 얼굴이 벼의 날카로운 잎에 이리저리 긁히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을거다. 농사는 천하지대본이었다.   산업사회다====>>>부모 잘 만난 사람이야 이 시점을 뛰어 넘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학비 공짜로 주는 탓에 전봇대도 타고, 기차도 운전해보고... 어쨋든 공장에서 일해보는 일들 대부분이 해봤다. 그것 안해 본 사람들은 베이비 부머가 아닐지도 모른다.   정보화사회다====>>>88컴퓨터 세대다. 286, 386세대한테 얻어 터지면서 이 시대를 겪었다. 아직도 꿈에 나타난다. 가장 힘들었던 시대를 겪었다. 앞으로 모든 사회의 기본이 이 시대를 기반으로 시작하는 암울한 시대가 시작되는 줄 몰랐었다. 아나로그 머리통은 지겹게 디지털화되지 않는다..   그다음은 지식사회, 문화사회 등등 셀 수 없는 사회의 정의들이 앞을 막는다. 지식사회? 책 한장을 넘기고 다시 돌아가면 '누구세요?'하고 묻는다. 지금까지 배웠던 지식은 나이로 인해 다 잊혀져 가고 잊히지 않았더라도 별로 쓸모가 없다. 겨우 챙겨온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으로 인한 지혜는 가끔 젊은 친구들한테 고루한 것으로 매도당한다.   하여간 그다음 사회는 난 모른다. 이젠 곧 떠날거고 떠날 때가 됐으니까. 아주 영원히 떠날거니까.    5개사회를 다 꿋꿋하게 겪은 세계에서 유일하고 대단한 베이비부머들이다. 네이버실보다 더 강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함부로 보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한시대를 겪지 못하는 그들과 5개 시대를 다 겪은 우리가 경쟁해서 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대한민국 만세다!   헌데, 가끔 부모를 포기(포기래 봤자 별거 아니다 : 조금 섭섭하게 하고 싶은 기억밖에 없다) 해보고 싶기도 하고, 자식을 향해 몹쓸 생각(몹쓸 생각이래봤자 별거 아니다 : 이제 네 앞길 제발 가려라 정도다)도 해보지만 참 쉽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질긴 동아줄들이다. 서로 도망가지 못하게 진하게 얽힌 아주 질긴 줄이다.   미래다. 앞으로의 국가가 이 사람들을 위해 뭘 할것인지에 따라 이 사회가 많이 바뀔거라고 한다. 괜찮다. 우리는 항상 그냥 힘들게 살았지 뭘 어떻게 해달라 요구하는 법을 모르고 살았다. 그러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참는 것이 몸에 배인 사람들이라 그냥 참다 떠날 것이니 호들갑을 떨지 않았으면 싶다.   어버이날 이리저리 챙기다, 나도 어버이인데 하며 농담 한번 했다가 자식의 안부전화에 눈시울이 시큰해지는 우리들이다. 부처님 오신 날  윤회를 생각하면서, 설마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공덕을 내가 베풀었다면 나중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때는 "때"도 고려해줬으면 싶다.  2011. 5.10일  부처님 태어나신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