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화폐 단위는 다릭, 렙돈, 고드란트, 앗사리온, 데나리온, 드라크마 등이 있다. 주조화폐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주로 양모, 곡물, 목재, 가축 등으로 물물교환을 하거나 금속의 무게를 달아 값을 치렀다.
주조화폐는 B.C. 7세기경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에는 금속 조각의 화폐였던 것이 차츰 금화나 은화로 발전했다. 화폐가 발전하면서 무게의 단위와 주화의 명칭이 상용되기도 했다. 무게 단위이자 화폐로 통용됐던 게라, 베가, 세겔에 대해서는 ‘성경의 단위 – 무게’ 편을 참고하면 된다.
목차
1. 구약성경의 화폐 단위
– 다릭(Daric)
2. 신약성경의 화폐 단위
– 렙돈(Lepton)
– 고드란트(Godrants)
– 앗사리온(Assarion)
– 데나리온(Denarius)
– 드라크마(Drachma)
– 므나(Mina)
– 달란트(Talent)
1. 구약성경의 화폐 단위
1) 다릭(Daric)
- 다릭(Daric)은 바사(페르시아) 시대의 표준 금화다. 황제 다리오(다리우스 1세)의 초상이 새겨져 있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화폐 단위다. 원어인 히브리어성경에는 ‘דַּרְכְּמוֹן(darkemon)’으로 기록되어 있다. 1다릭의 무게는 약 8.4g이다. 금 1돈이 3.75g이니 2돈을 웃도는 가치인 셈이다.
아닥사스다(아르타크세르크세스) 왕이 치리할 때, 3차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본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다. 성경은 당시 각 가문의 우두머리들이 금 20,000다릭을 성전 건축에 쓸 예물로 드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무게로 168kg의 엄청난 양이다. 2021년 금 시세가 순금 1g이 약 63,000원이다. 20,000다릭이면 100억 원 정도의 금액을 봉헌했던 것이다. 단, 금의 가치가 시대에 따라 다르다는 전제 하에 당시의 가치로 계산한 추정치는 90억원가량이다.
2. 신약성경의 화폐 단위
1) 렙돈(Lepton)
- 렙돈(λεπτόν, Lepton)은 ‘적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신약성경의 화폐 단위 중 최소 단위다. 헬라의 주화로 고드란트의 2분의 1 정도다. 성경에서는 가난한 과부가 연보궤에 두 렙돈을 넣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2) 고드란트(Godrants)
- 고드란트(κοδράντης, Godrants)는 로마에서 쓰이던 동전 중 최소 단위다. 로마의 하루 입욕료로 렙돈의 2배다. 앗사리온의 4분의 1 정도이며 현재 가치로는 약 1,000원에 해당한다. 무게로는 약 3.5g이다. 마가복음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가난한 과부의 2렙돈이 1고드란트라고 알려주고 있다.
3) 앗사리온(Assarion)
- 앗사리온(ἀσσάριον, assarion)은 로마에서 쓰던 소액 동전으로 청동 화폐 단위다. 앗사리온은 데나리온의 16분의 1에 해당한다. 1앗사리온은 오늘날 화폐가치로 약 5천 원 정도다.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보잘것없는 미물조차도 하나님의 뜻과 주권 아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주고 계신다.
4) 데나리온(Denarius)
- 데나리온(δηνάριον, denarius)은 로마에서 쓰이던 기본 화폐 단위로 노동자의 하루 품삯 또는 로마 병졸의 하루 급여다. 로마에 세금으로 바친 돈이었으며 로마 황제의 초상과 글이 새겨져 있다. 데나리온은 무게가 약 4g인 은화(銀貨)였다.
한 여자가 들고 온 나드(Nard)는 고급 향유다. 휘발성이 강한 나드는 반드시 병에 넣어서 보관한다. 사용할 때는 병을 깨서 향을 퍼지게 하는데, 신경안정제로 쓰이기도 한다. 이 나드향의 가격은 삼백 데나리온이었다. 오늘날 노동자의 하루 품삯을 7만 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약 2천만 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향료인 것이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모든 마음을 담아 나드 한 옥합을 깨뜨렸던 한 여인의 진실된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5) 드라크마(Drachma)
- 드라크마(δραχμή, Drachma)는 ‘움켜쥐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헬라에서 쓰이던 기본 화폐 단위로 은화의 명칭이다. 무게는 약 4.3g으로 1드라크마는 로마의 주화 데나리온과 마찬가지로 노동자 하루 품삯이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작은 은화를 꿰어 만든 머리 장식을 사용해온 관습이 있다고 한다. 드라크마 10개를 끈에 꿰어 만든 이 머리 장식을 세메디(Semedi)라고 불리는데, 결혼한 남녀의 사랑의 증표였다고도 전해진다. 즉 세메디는 장식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예수님의 비유 속에 나오는 열 개의 드라크마는 바로 이 세메디로 추정하고 있다. 여자에게 잃어버린 하나의 드라크마는 단순히 은화 한 닢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하나를 잃어버렸으니 그 마음이 어떠했을까. 그리고 그것을 찾았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예수님께서는 이 ‘잃어버린 한 드라크마’라는 비유를 통해 천국이 이와 같음을 설명하셨다.
6) 므나(Mina)
- 므나(μνᾶ, Mina)는 주로 귀금속의 중량을 재는 단위였으나 헬라와 로마에서는 화폐 단위로도 사용됐다. 1므나는 100드라크마로, 노동자가 100일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비유 속 귀인은 열 명의 종을 불러 각각 1므나씩, 총 10므나를 주었다(누가복음 19:16, 18, 20). 귀인이 열 명의 종에게 주고 간 10므나는 1000드라크마로 노동자가 1000일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노동자 일일 급여를 7만 원으로 환산한다면 7천만 원 정도다. 즉 종들은 개인당 7백만 원의 자본금을 받았던 것이다. 왕은 그 많은 자본금을 가지고도 장사를 하지 않아 이윤을 남기지 못한 종을 엄히 문책했다.
7) 달란트(Talent)
- 달란트(τάλαντον, Talent)는 신약시대로 오면서 무게 단위에서 화폐 단위로 바뀌었다. 세겔의 3,000배이며 화폐로는 금, 은 달란트로 구분됐다. 금 달란트는 은보다 15배의 가치를 지녔다. 금 1달란트는 6천 데나리온에 해당한다. 이는 노동자가 16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예수님의 일만 달란트 빚진 자의 비유는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깨우쳐주신 것이다. 10,000달란트는 일꾼이 16만 년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벌어야 모을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하나님께 일만 달란트만큼 엄청난 죄를 지은 우리가 그 모든 죄를 탕감받고도, 나에게 고작 백 데나리온(100일의 품삯) 정도의 죄를 진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이 비유에 등장하는 악한 종과 다를 바 없다.
<참고자료>
‘오늘의 금시세’, 글로벌경제신문, 2021.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