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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말하는 “잘 찍은 사진”은 정말 예술적으로 좋은 사진인가
- 훈히 말하는 잘 찍었다. 못 찍었다“라는 우리의 기준
[1] 문제의 출발점
우리는 사진을 보면 거의 즉각적으로 “잘 찍었다” 또는 “못 찍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판단은 사진예술의 본질을 검토한 결과라기보다 오랫동안 반복해서 보아온 사진 형식에 익숙해진 결과인 경우가 많다.
흔히 잘 찍었다고 평가하는 사진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초점과 노출이 정확하다.
② 화면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③ 주제가 한눈에 드러난다.
④ 빛과 색이 아름답다.
⑤ 배경이 흐려지고 주인공이 강조된다.
⑥ 풍경이나 인물이 매력적이다.
⑦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⑧ 감동이나 이야기가 즉시 전달된다.
반대로 초점이 흐리고, 구도가 불안정하고, 대상이 잘리고, 색이 탁하고, 무엇을 찍었는지 분명하지 않으며, 특별한 사건이 없는 사진은 쉽게 못 찍은 사진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사진예술의 보편적 기준이 아니다. 특정한 사진교육, 회화적 구도, 카메라 기술, 대중매체, 광고, 공모전과 사회관계망을 통해 형성된 관습적인 사진 평가 기준이다.
[2] “잘 찍었다”는 기준은 어디에서 왔는가
1. 카메라 기술에서 나온 기준
(1) 초기의 사진교육은 촬영 실패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
① 초점을 정확하게 맞춘다.
② 카메라를 흔들리지 않게 잡는다.
③ 노출을 적절하게 설정한다.
④ 색과 명암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⑤ 필름과 인화지를 안정적으로 현상한다.
이 기준은 사진을 정상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적 기준이었다. 초점과 노출이 맞지 않으면 원하는 대상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사진 자체를 얻지 못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명함, 적정노출, 자연스러운 색은 처음부터 예술적 우수성의 기준이라기보다 기술적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카메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기술적 문제는 상당 부분 자동화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기술적으로 정확한 사진을 예술적으로 좋은 사진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2. 회화에서 물려받은 구도 기준
(1) 사진의 구도교육은 상당 부분 기존 회화의 화면구성 원리를 받아들였다.
① 중심과 주변의 균형
② 안정적인 수평과 수직
③ 원근법과 시선의 흐름
④ 대칭과 비대칭의 조화
⑤ 화면의 통일성과 변화
⑥ 주제와 배경의 분리
삼분할 구도, 대각선 구도, 소실점, 프레임 안의 프레임과 같은 촬영법은 복잡한 화면을 쉽게 정리하도록 돕는 실용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사진을 만들기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이지 모든 예술사진이 따라야 하는 법칙은 아니다. 삼분할 구도는 자연법칙도 아니며, 지키기만 하면 좋은 작품이 되는 예술적 공식도 아니다.
3. 픽토리얼리즘과 살롱사진에서 물려받은 기준
(1)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회화의 아름다움과 분위기를 모방하던 시기가 있었다.
① 안개와 역광을 이용했다.
② 부드러운 초점과 서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③ 전통적인 풍경·누드·종교·신화의 주제를 선택했다.
④ 인화 과정에 손을 대어 회화적인 화면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아름다운 대상, 서정적인 빛, 안정된 구도와 완성도 높은 인화가 예술사진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는 사진예술의 영원한 본질이 아니라 사진도 회화처럼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 했던 특정한 시대의 전략이었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는 처음에는 사진의 예술성을 증명하기 위해 픽토리얼리즘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지만, 이후에는 사진 매체 자체의 직접성과 선명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사진의 예술적 기준은 한 시대 안에서도 계속 변화했다. (출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Alfred Stieglitz and American Photography」)
4. 근대주의 사진에서 나온 기준
(1) 근대주의 사진은 사진이 회화를 흉내 내기보다 사진 고유의 특성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① 정확하고 선명한 묘사
② 풍부한 계조
③ 정교한 인화
④ 대상의 형태와 질감
⑤ 카메라의 시점과 프레임
⑥ 결정적인 순간
픽토리얼리즘에서는 부드럽고 회화적인 사진이 잘 찍은 사진이었다면, 근대주의에서는 선명하고 직접적이며 사진적인 사진이 좋은 사진이 되었다.
이 변화는 잘 찍은 사진의 기준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미학과 사진이론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선명한 초점과 정교한 인화를 중시한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와 결정적 순간을 중시한 사진은 서로 완전히 동일한 사진이론이 아니다. 오늘날의 일반적인 좋은 사진 기준에는 서로 다른 사진 전통에서 나온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다.
5. 광고와 대중매체에서 나온 기준
(1) 광고와 잡지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의 시선을 붙잡아야 한다.
① 색이 강해야 한다.
② 주제가 즉시 보여야 한다.
③ 상품과 인물이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
④ 감정과 이야기가 빠르게 전달되어야 한다.
⑤ 화면이 복잡하지 않고 쉽게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사람들은 선명하고 화려하며 즉각적으로 이해되는 이미지를 좋은 사진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광고사진의 목적은 대체로 상품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욕망을 자극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에 적합한 기준을 모든 사진예술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6. 공모전과 사진 동호회에서 강화된 기준
(1) 공모전은 많은 사진을 짧은 시간 안에 비교해야 한다.
① 한눈에 들어오는 구도
② 극적인 빛과 색
③ 희귀한 장소와 사건
④ 감동적인 인물
⑤ 결정적인 순간
⑥ 독립된 한 장으로서의 완결성
이러한 기준은 심사와 비교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작 전체에서 의미가 생기는 사진, 조용하고 모호한 사진, 반복해서 보아야 이해되는 사진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공모전에서 자주 수상하는 사진의 형식을 반복해서 보면 그것이 좋은 사진의 보편적 기준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특정한 심사환경에 적합한 기준이지 사진예술 전체의 기준은 아니다.
7. 사회관계망과 스마트폰 화면에서 강화된 기준
(1) 사회관계망에서는 사진 한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매우 짧다.
① 강한 색채
② 높은 대비
③ 극적인 풍경
④ 눈에 띄는 인물
⑤ 즉시 이해되는 이야기
⑥ 작은 화면에서도 분명한 주제
이러한 사진은 빠르게 관심을 끌고 반응을 얻는다. 반면 미세한 계조, 빈 공간, 반복, 모호함과 긴 시간의 관찰을 요구하는 사진은 작은 화면에서 효과가 약할 수 있다.
좋아요와 조회 수는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지만 예술적 가치 전체를 측정하지는 못한다.
[3] 우리는 어떻게 그 기준에 길들여지는가
1. 반복해서 본 형식을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1) 사람은 익숙한 형식을 쉽게 이해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① 삼분할 구도를 안정적으로 느낀다.
② 배경 흐림을 전문적인 사진처럼 느낀다.
③ 일출과 일몰의 색을 아름답다고 느낀다.
④ 강한 흑백 대비를 예술적이라고 느낀다.
⑤ 극적인 순간을 사진가의 능력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의 상당 부분은 본능이라기보다 학습의 결과이다. 사진집, 광고, 잡지, 공모전, 카메라 강좌와 사회관계망에서 반복된 형식이 좋은 사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2. 익숙한 형식은 빠르게 이해된다
(1) 익숙한 형식은 관객이 사진을 해석하는 부담을 줄여준다.
① 주인공이 어디에 있는지 즉시 알 수 있다.
② 무엇을 아름답게 보아야 하는지 쉽게 이해한다.
③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한다.
④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의 구조에 사진을 연결한다.
이처럼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다는 사실이 잘 찍었다는 느낌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해하기 쉽다는 것과 예술적으로 깊다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
3.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본 취향
(1) 피에르 부르디외는 취향을 순수하게 개인적인 감각으로만 보지 않았다.
① 취향은 교육과 사회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② 무엇을 고상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가도 문화적으로 학습된다.
③ 예술제도와 교육은 특정한 감상 태도에 권위를 부여한다.
④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기준을 자연스러운 취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잘 찍었다고 느낀다”고 말할 때도 그 본능 안에는 이미 사회적으로 학습된 사진문법이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취향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고 보편적이라고 믿는 취향도 역사적·사회적으로 형성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4.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도 기준을 학습시킨다
(1)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자동기능은 정상적인 사진의 모습을 미리 설정한다.
① 얼굴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춘다.
② 노출과 색을 보기 좋게 보정한다.
③ 하늘과 피부색을 강조한다.
④ 배경을 흐리게 만들어 인물을 분리한다.
⑤ 대비와 채도를 높여 화면을 선명하게 만든다.
기술은 단순히 우리가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주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다. 무엇이 정상적이고 보기 좋은 사진인지에 관한 기존의 기준을 자동으로 반복하기도 한다.
결국 우리는 사진교육과 사회뿐 아니라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도 좋은 사진의 모습을 학습한다.
[4] 우리가 말하는 “잘 찍었다”의 실제 의미
흔히 말하는 “잘 찍었다”는 판단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의미가 섞여 있다.
1. 기술적으로 성공했다
(1) 촬영자가 의도한 대상을 안정적으로 기록했다는 뜻이다.
① 초점이 정확하다.
② 노출이 적절하다.
③ 흔들림이 없다.
④ 색과 계조가 자연스럽다.
2. 관습적인 사진문법을 능숙하게 사용했다
(1) 사람들이 보기 좋다고 배운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했다는 뜻이다.
① 구도가 안정적이다.
② 주제와 배경이 분명하다.
③ 빛과 색이 아름답다.
④ 시선의 흐름이 자연스럽다.
3. 즉각적인 효과가 강하다
(1) 사진이 짧은 시간 안에 감탄과 감정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① 대상이 특별하다.
② 순간이 극적이다.
③ 이야기가 쉽게 전달된다.
④ 첫눈에 강하게 기억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잘 찍었다”는 판단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의미이다.
촬영자가 기존의 사진문법을 능숙하게 사용하여 대상을 명확하고 아름답고 인상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유용하고 정당한 평가이다. 다만 사진예술 전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이다.
[5] 잘 찍었다는 기준의 근본적인 문제
1. 기술적 성공과 예술적 성공을 혼동한다
(1) 초점과 노출이 정확하다는 것은 사진기술이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① 무엇을 왜 찍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② 사진가의 관점이 독자적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③ 작품이 어떤 경험과 의미를 만드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④ 익숙한 사진문법을 반복하는지 넘어서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이 상투적일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불완전한 사진이 강한 예술적 경험을 만들 수도 있다.
2. 대상의 아름다움과 사진의 가치를 혼동한다
(1) 아름다운 풍경은 평범하게 찍어도 감탄을 일으킨다.
① 사진에 감탄한 것인지 장소에 감탄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② 아름다운 인물과 극적인 사건이 사진의 약점을 가릴 수 있다.
③ 평범하거나 불편한 대상을 찍은 작품은 쉽게 못 찍은 사진으로 오해받는다.
좋은 예술사진은 반드시 아름다운 대상을 보여주는 사진이 아니다. 평범한 대상을 통해 기존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3. 익숙함을 우수성으로 착각한다
(1) 익숙한 사진은 쉽게 이해되기 때문에 잘 찍힌 것처럼 보인다.
① 이미 알고 있는 구도이다.
② 이미 보아온 빛과 색이다.
③ 이미 익숙한 감동과 이야기이다.
④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이해하기 쉽고 보기 편하다는 사실이 예술적 우수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너무 익숙한 사진은 기존의 시각습관을 반복할 뿐 새로운 경험을 만들지 못할 수 있다.
4. 즉각적인 감탄을 지속적인 가치로 착각한다
(1) 첫눈에 강한 사진은 빠르게 감탄을 일으킨다.
① 극적인 빛
② 강한 색
③ 희귀한 풍경
④ 결정적 순간
⑤ 감동적인 표정
그러나 강한 자극은 반복해서 보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반대로 처음에는 평범해 보이던 사진이 여러 번 볼수록 복잡한 관계와 의미를 드러낼 수도 있다.
예술사진은 즉각적인 감탄만이 아니라 다시 보게 하는 힘과 시간이 지나도 새롭게 읽히는 가능성까지 포함할 수 있다.
5. 한 장의 완결성만을 강조한다
(1) 일반적인 잘 찍은 사진의 기준은 독립된 한 장에 집중한다.
① 연작의 흐름을 놓친다.
② 사진 사이의 반복과 차이를 보지 못한다.
③ 사진집의 순서를 무시한다.
④ 전시의 크기와 배열을 평가하지 못한다.
동시대 사진에서는 개별 사진이 화려하지 않아도 여러 장이 함께 놓이면서 의미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모든 예술사진이 연작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6. 사진의 목적과 장르를 무시한다
(1) 모든 사진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① 제품사진은 정확한 묘사와 매력이 중요하다.
② 보도사진은 사건성과 사실관계가 중요하다.
③ 가족사진은 개인적 기억과 관계가 중요하다.
④ 증명사진은 식별 기능이 중요하다.
⑤ 예술사진은 형식·내용·맥락·경험의 관계가 중요하다.
흐릿한 기억을 다루는 작품에 제품사진의 선명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목적이 다른 사진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오류이다.
7. 실패와 실험을 배제한다
(1) 기존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진을 쉽게 실패작으로 판단한다.
① 의도적인 흔들림
② 불안정한 프레임
③ 과도한 빈 공간
④ 잘린 인물과 사물
⑤ 평범하고 무표정한 빛
⑥ 사건이 거의 없는 장면
새로운 사진언어는 기존의 잘 찍는 법을 어기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규칙을 어겼다는 사실만으로 예술적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위반이 작품의 내용과 경험에 실제로 기여해야 한다.
[6] 사진미학은 무엇을 다르게 판단하는가
1. 사진미학은 아름다움만을 연구하지 않는다
(1) 사진미학은 사진이 현실을 어떻게 이미지로 바꾸는지를 검토한다.
① 현실의 어느 부분을 선택하고 제외하는가.
② 프레임 안과 밖이 어떤 관계를 만드는가.
③ 흐르는 시간을 어떻게 한순간으로 정지시키는가.
④ 실제 대상의 흔적과 평면 이미지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
⑤ 촬영자의 거리와 시점이 대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⑥ 사진이 제목·텍스트·배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
⑦ 관객이 사진의 불완전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따라서 사진미학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선명한가, 아름다운가가 아니다. 그 선명함과 아름다움이 사진의 의미와 경험을 어떻게 만드는가이다.
2. 기술을 목적이 아니라 표현수단으로 본다
(1) 일반적인 평가에서는 기술적 정확성 자체를 성공으로 본다.
① 선명하면 잘 찍었다고 판단한다.
② 흔들리면 실패했다고 판단한다.
③ 수평이 맞으면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④ 색이 화려하면 인상적이라고 판단한다.
(2) 사진미학적 평가에서는 그 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묻는다.
① 이 사진은 왜 선명해야 하는가.
② 흐림과 흔들림이 어떤 감각을 만드는가.
③ 안정적인 구도와 불안정한 구도 가운데 어느 것이 내용에 적합한가.
④ 색의 아름다움이 작품의 의미를 확장하는가, 단순히 장식하는가.
선명함과 흐림, 안정과 불안정 가운데 어느 하나가 본질적으로 더 예술적인 것은 아니다. 형식이 작품의 내용과 경험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3. 대상보다 대상과 맺는 관계를 본다
(1) 일반적인 평가에서는 무엇을 찍었는가가 크게 작용한다.
① 아름다운 풍경
② 매력적인 인물
③ 희귀한 장소
④ 극적인 사건
(2) 사진미학적 평가에서는 사진가가 그 대상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함께 판단한다.
① 어떤 거리에서 바라보았는가.
② 무엇을 포함하고 제외했는가.
③ 대상을 존중했는가, 대상화했는가.
④ 익숙한 대상을 새로운 관계 속에 놓았는가.
⑤ 촬영자의 사회적 위치와 권력이 어떻게 작용했는가.
특별한 대상을 찍었다는 사실보다 평범한 대상에서도 구체적인 관계와 관점을 발견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4. 즉각적인 감동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1) 일반적인 잘 찍은 사진은 첫눈에 강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①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명확하다.
② 감정이 즉시 전달된다.
③ 독립된 한 장으로 완결된다.
(2) 사진미학적 경험은 더 느리게 발생할 수도 있다.
① 처음에는 평범하거나 모호하게 보인다.
② 여러 번 보면서 세부와 관계가 드러난다.
③ 사진 사이의 배열을 통해 의미가 생긴다.
④ 관객의 기억과 사회적 맥락에 연결되면서 해석이 확장된다.
그러나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예술적 깊이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 근거 없이 불분명한 사진과 여러 의미를 생산하는 열린 사진은 구별해야 한다.
[7] 일반적인 기준과 예술적 기준의 구체적인 차이
1. 중심 질문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얼마나 능숙하게 찍었는가”를 묻는다.
① 초점과 노출이 정확한가.
② 구도가 안정적인가.
③ 빛과 색이 아름다운가.
④ 순간을 효과적으로 포착했는가.
(2) 예술적 기준은 “왜 이것을 이렇게 보여주는가”를 묻는다.
① 이 대상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② 이 거리와 시점은 어떤 관계를 만드는가.
③ 이 형식이 작품의 내용에 적합한가.
④ 이 사진은 익숙한 대상을 어떻게 다르게 보게 하는가.
일반적인 기준이 기술의 숙련도를 중심으로 판단한다면, 예술적 기준은 기술과 형식이 어떤 관점과 경험을 만드는지까지 판단한다.
2. 판단 범위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주로 사진 한 장의 화면 내부를 본다.
① 구도
② 빛과 색
③ 초점과 노출
④ 주제의 명확성
(2) 예술적 기준은 사진 안과 밖을 함께 본다.
① 개별 사진의 형식
② 사진 사이의 관계
③ 작업의 제작 과정
④ 제목·텍스트·사진집·전시 배열
⑤ 사진이 만들어진 사회적·역사적 환경
예술적 판단에서는 한 장이 아름다운가뿐 아니라 그 사진이 전체 작업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중요하다.
3. 기술을 판단하는 방식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기술적 정확성을 결과로 평가한다.
① 정확하면 성공이다.
② 부정확하면 실패이다.
(2) 예술적 기준은 기술적 선택의 적절성을 평가한다.
① 선명함이 작품에 필요한가.
② 흐림이 기억과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가.
③ 거친 입자가 대상의 분위기와 관계되는가.
④ 정교한 인화가 작품의 경험을 강화하는가.
예술적 기준에서는 기술적으로 정확한가보다 그 기술이 작품에서 제대로 작동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4. 구도를 판단하는 방식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안정되고 정돈된 구도를 선호한다.
① 주제가 명확하다.
② 불필요한 대상이 제거되어 있다.
③ 수평과 수직이 안정적이다.
④ 화면의 균형이 맞는다.
(2) 예술적 기준은 작품의 목적에 맞는 구도를 판단한다.
① 불안정한 프레임이 긴장감을 만드는가.
② 잘린 대상이 프레임 밖을 상상하게 하는가.
③ 빈 공간이 부재와 침묵을 드러내는가.
④ 복잡한 화면이 도시의 혼란을 경험하게 하는가.
구도가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예술이 되는 것도 아니며, 불안정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5. 대상을 판단하는 방식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아름답고 특별한 대상을 선호한다.
① 장엄한 자연
② 매력적인 인물
③ 희귀한 사건
④ 이국적인 장소
(2) 예술적 기준은 대상의 특별함을 필수조건으로 삼지 않는다.
① 평범한 사물
② 반복되는 일상
③ 버려진 공간
④ 무표정한 건물
⑤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진 대상
예술적 가치는 대상이 원래 얼마나 특별한가보다 사진을 통해 그 대상이 어떤 관계와 의미를 갖게 되었는가에서 발생할 수 있다.
6. 전달방식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즉시 이해되는 사진을 선호한다.
① 주제가 분명하다.
② 이야기의 방향이 명확하다.
③ 감정이 빠르게 전달된다.
(2) 예술적 기준은 즉각적인 이해와 지연된 이해를 모두 허용한다.
① 한눈에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② 처음에는 모호하지만 반복해서 보면서 의미가 생길 수 있다.
③ 관객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
다만 모호함 자체가 예술적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석의 가능성은 사진의 형식과 맥락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가져야 한다.
7. 시간에 대한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은 첫눈의 감탄을 중요하게 여긴다.
① 강한 색채
② 결정적인 순간
③ 극적인 빛
④ 감동적인 표정
(2) 예술적 기준은 사진의 지속성을 함께 판단한다.
① 다시 볼 때 새로운 관계가 보이는가.
② 처음의 감탄이 사라진 뒤에도 생각할 것이 남는가.
③ 다른 시대와 상황에서도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가.
즉각적인 감동은 사진의 장점이지만 그것만으로 지속적인 예술적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는다.
8. 독창성을 판단하는 방식의 차이
(1)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익숙한 사진문법을 능숙하게 사용한 사진이 좋은 평가를 받기 쉽다.
① 완성된 구도
② 아름다운 빛
③ 세련된 색
④ 정확한 순간 포착
(2) 예술적 기준에서는 기존의 사진문법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도 중요하다.
① 기존 형식을 깊이 있게 발전시키는가.
② 다른 시대와 장소에 맞게 전환하는가.
③ 익숙한 규칙을 비판적으로 사용하는가.
④ 새로운 시각적 관계를 제안하는가.
독창성은 세상에 전혀 없던 형식을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익숙한 형식을 다른 경험과 맥락 속에서 새롭게 작동시키는 것도 독창성이다.
[8] 예술사진은 일부러 못 찍은 사진인가
1. 기술적 결함이 자동으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1) 흐리고 흔들리고 구도가 불안정하다는 사실만으로 예술성이 생기지는 않는다.
① 단순한 실수일 수 있다.
② 기술 부족일 수 있다.
③ 실패를 거창한 설명으로 포장한 것일 수 있다.
④ 작품의 내용과 아무 관계가 없을 수 있다.
기술적 규칙을 어긴 형식이 예술적으로 성립하려면 그 형식이 작품의 감각, 내용과 맥락에 실제로 기여해야 한다.
2. 기술적으로 완벽하다고 좋은 예술이 되는 것도 아니다
(1) 완벽하게 선명하고 아름답게 구성된 사진도 예술적으로 빈약할 수 있다.
① 이미 본 풍경을 반복한다.
② 대상의 아름다움에만 의존한다.
③ 사진가의 구체적인 관점이 없다.
④ 익숙한 감동을 재생산한다.
⑤ 다시 보아야 할 이유가 남지 않는다.
기술은 예술을 위한 중요한 능력이지만 예술적 가치 자체는 아니다.
3. 예술사진은 기술을 무시하지 않는다
(1) 예술사진은 기술을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언어로 사용한다.
① 선명함이 필요하면 선명하게 찍는다.
② 기억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려면 흐림을 사용할 수 있다.
③ 질서와 통제를 보여주려면 정면성과 반복을 사용할 수 있다.
④ 불안과 속도를 표현하려면 흔들림과 잘림을 사용할 수 있다.
예술사진의 핵심은 규칙을 지켰는가 또는 어겼는가가 아니다. 왜 그 방법을 선택했으며 그 선택이 작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가이다.
[9] 일반적인 기준은 예술적 기준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가
1. 일반적인 기준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1) 초점, 노출, 구도, 빛과 순간 포착은 중요한 사진적 능력이다.
① 작품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② 관객의 시선을 조직한다.
③ 사진가의 선택을 정교하게 실현한다.
④ 작품에 필요한 시각적 완성도를 만든다.
기술적·형식적 완성도는 예술사진에서도 중요할 수 있다.
2. 문제는 이 기준을 예술의 필수조건으로 생각하는 데 있다
(1) 일반적인 기준은 대체로 기존 사진문법을 얼마나 능숙하게 따랐는지를 판단한다.
① 예술은 그 문법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② 작품의 목적에 따라 그 문법을 거부할 수도 있다.
③ 새로운 문법을 제안할 수도 있다.
④ 기존 사진문법이 가진 가치와 권력을 비판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준은 사진예술의 일부만을 평가할 수 있을 뿐 전체를 판단하지는 못한다.
3. 예술적 기준과 가장 멀어지는 지점
(1) 다음과 같이 생각할 때 일반적인 기준은 예술에 대한 오해가 된다.
① 더 선명하면 더 예술적이다.
② 더 아름다우면 더 예술적이다.
③ 더 어려운 순간을 잡으면 더 예술적이다.
④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면 더 예술적이다.
⑤ 구도법을 정확하게 지키면 좋은 작품이다.
⑥ 흐리고 불안정하면 못 찍은 사진이다.
이러한 기준은 사진의 기술적 성취와 대중적 매력을 평가할 수는 있지만 사진이 어떤 관점과 경험을 만드는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10] 최종 정리
1.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잘 찍은 사진의 기준은 자연적이고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2. 그것은 카메라 기술, 회화적 구도, 픽토리얼리즘, 근대주의 사진, 광고, 공모전, 사진 동호회와 사회관계망을 통해 형성된 복합적인 관습이다.
3. 우리는 이러한 형식을 반복해서 보면서 선명함, 안정된 구도, 아름다운 빛, 특별한 대상과 즉각적인 감동을 좋은 사진의 본질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4. 그러나 이 기준은 주로 기술적 정확성, 관습적 완성도와 즉각적인 시각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5. 사진미학은 사진이 현실을 어떻게 선택하고 잘라내며 시간·대상·사진가·관객 사이에 어떤 관계를 만드는지 검토한다.
6. 예술적 판단은 사진이 왜 이러한 대상과 형식을 선택했으며, 그 선택이 작품의 내용과 경험에 실제로 기여하는지를 본다.
7. 기술적으로 못 찍어 보이는 사진이 자동으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며,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이 자동으로 좋은 예술이 되는 것도 아니다.
8. 일반적인 잘 찍었다는 기준과 예술적 기준은 완전히 반대되지 않는다. 기술과 형식은 예술적 의미를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9. 다만 일반적인 기준을 예술의 필수조건이나 충분조건으로 사용하면 사진예술을 심각하게 오해하게 된다.
가장 정확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흔히 잘 찍었다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 이미 학습한 사진문법에 맞게 대상을 정확하고 아름답고 인상적으로 표현했다는 뜻이다. 반면 사진미학적 판단은 그 문법을 왜 사용하거나 거부했으며, 그것을 통해 대상과 현실을 어떻게 경험하게 하는지를 묻는다.
따라서 사진을 예술적으로 판단할 때는 “선명한가, 아름다운가, 구도가 좋은가”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 사진의 형식은 무엇을 보게 하는가. 왜 이런 방식이어야 하는가. 그 선택이 익숙한 세계를 다르게 경험하게 하는가.”
이 질문이 일반적인 사진 평가와 사진미학적 평가를 가르는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