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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전반.. 지루한 후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4-06-13/대학로짝재기양말
non-verbal(넌-버벌),
말 그대로 묵비권을 행사하는 劇퍼포먼스..
허나, 이 극은 난타처럼 요란하게 두들기는 침묵이 아니다.
"참을 수 없는 침묵의 가벼움"을..
"참을 수 있는 소리의 가려움"으로..
젊음.. 사랑이란 화두로 절제 있는 소리를 낸다.
소리가 절제 있으니 당근 엄선된 섬세하고 세밀한 움직임이 보여지고..
말많은 연극과도 극단적으로 병치된다.
이를테면 언어연극 관객모독의 그것과 대비되는 것.
그간 죽 관객들 인기를 누려온 so-love를
맨 첨 것은 못보고 그 담부터 改選(개선)된 것들을 보게되었다.
극단 화살표 앵콜의 특징은 상투적 재연이 아닌
감각적 손질을 통해 내놓기에 계속 공연을 해도 그 맛이 각각 다 다르다.
재치 발랄한 맛깔 짱짱함은 그들만의 독보적 개성이다.
이 넌버벌 극 퍼포먼스는 전반과 후반으로 나뉘는데
전반을 주름잡는 배우 김동현의 묵비권연기는 마르셀 마르소가 형님 할 정도..
기막힌 절제와 압축을 보여주는 그 마임은 거의 완벽 그 자체다.
다만 후반에 펼쳐지는 의성어 의태어가 가미된 지지리 궁상, 지리멸렬이란 지루함을
잘 손질해 극복한다면 전 후반 다 잼게 볼만한 연극시합이 되겠다.
후반에서 젤 거슬리는 부분은 이완된 열거동작의 전개다.
어떤 장르를 막론하고 담 얘기의 장면이나 동작이 예상되면 김새게 되는 건 당근~
장면과 동작도 그러하나 전체적 스토리도 압축이 필요해 보인다.
전반 김동현의 예상 못할 돌발상황과는 대비가 될 정도..
전반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순간도 시선 흐트러짐을 용납 못하게 하는데 후반은
완만해지며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지루함에 딴 짓을 하게 한다.
백수백조의 일상을 그려본고로 심심하고 무료하겠지만
김동현의 깔끔함과 절묘함의 연기타이밍에 임형철의 대비는 절라 느슨해진다.
이따금씩 보여지는 기타트리오의 참신한 노래 비틀기 요소나
제자리걸음에 지나치는 배경의 아이디어마저 없다면 독성이 장난 아닌 지리멸렬이다.
일부러 지루한 일상에 사랑풍경을 보여주려 했다면 할말 없지만..
나도 기타 잡고 산지 30년 됐지만 콘서트 개념은 개 취급한다.
쪽발이 앞잡이 노래방 개념은 생길 때부터 노골적으로 노린재 노래기 취급을 했고..
몇 년 전부터 걸어가며 술 먹는 법을 연구개발 시행했다.
500ml 생수 패트병에 참이슬 채우고.. 손엔 500원짜리 오징어땅콩 한 봉지면 땡.
시내 중심가 어디든.. 정처 없이 거친 내 발길에 거칠 것 있나~
평범하지 않은 치장의 날 관극 하는 시민은 오징어땅콩이 드라이한 과자니 목 축이는구나~
근데.. 뭔가 이상해. 물 한 모금, 오징어땅콩 하나, 늙어감직한 인간이..
눈치채거나 말거나.. 의아한 호기심 갖거나 말거나..
가만, 걸어가면서 "술"이면 걸어가면서 "노래" "기타"는~
호.. 그걸 몰랐네. 상습고성방가지만 이걸로 한번도 파출소신세 따윈 안 졌으니..
그리하야 상암 경기장 있는 올림픽 공원에서 시운전 해봤다.
그걸 모토로 선유도 공원에서 10세미만 꼬마들을 위해
"떳다 떳다 비양기~♬"를 성악가 우아G랄 폼으로 테너로 바리톤으로 불러줬더니..
꼬마들은 물론 수10명의 보호자 엄마까지 몰려와 넋을 잃었다.
"엄마 앞에서 짝짝꿍"을 판소리로 부르면 어떤 사운드가 될까~
대학로의 효상은 "아"라는 한 글자 모놀로그메들리로 조수미의 클래식을 열창한다.
기타트리오 노래 비틀기도 이런 것을 참고하란 뜻으로 잠깐 깔아 본 것.
시간이 갈수록 치밀함이 떨어지는 분위기는 고민해야할 숙제다.
non-verbal(넌-버벌)이란 설정의 굴레도 정직일변도에서 자유로와 졌으면 좋겠다.
말이 없어야 하는데 "남긍호 마임"이 개념파괴를 하는 것처럼..
어차피 새 장르의 형성은 생성, 파괴, 정리, 변화의 수순을 밟으며 창조되는 법.
후반 다듬기는 나혼자만의 시각이 아닌
함께 본 관계자(?)와의 "강강술래 술자리 분석 중론"이다.
* ------------------- 아래는 작년 3월 "쏘 러브" 초기 감상이다.
사랑 놀음, 단막 메들리 - So, Love..
------------------------------------------- 2003-03-22/대학로짝재기양말
<영원한~사랑>이란 몽롱한 말이 있다.
이 연극에서는 그다지 길지 않은 현실적인 <사랑>을 다뤘다.
짧은 사랑 얘기 세 토막을 메들리로 보여주는데..
--- 지지리 궁상 <선물>이란, 단막 첫째는..
하는 일마다 죽어라 안 되는 재수 옴 붙은 청년이 있다.
왜, 청년이냐~ 청춘예찬의 청년 2대 배우 <김동현>이기 때문이다.
밤색 푸마 추리닝 차림에 껄렁해 보이는
그는 자고 나서 세수도 이빨도 안 닦고 길거리에 나온 꼬락서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 실은 우리도 별 보잘것없다.
▶ 남이 보는 신문 훔쳐보다 신문 찢어져 혼나고,
▶ 바닥에 동전 주우려다 순발력 딸려 먼저 본 인간 발에 손 밟히고,
▶ 여자 팔뚝 알통부분에 붙은 테이프 떼어주려는데
여자가 몸을 획 도는 바람에 얼떨결에 여자꼭지를 잡아버려 졸라터지고,
--- 요, 기막히게 경이로운 우연의 일치,
돌발 <에로틱 사고>에 객석은 순간 일제히 폭소폭탄이 터지는데..
쌍으로 온 커플들은 껴안고 때려가며 깔깔거린다.
▶ 여자가 사라지고 몸을 추스른 청년은 주머니에서 냅킨으로 말아 싼
담배 한 개를 꺼내(왕 자린고비) 물고 불을 부치려는데 이번엔 라이터가 켜지지 않는다.
--- 진짜, 악착같이 되는 일이 없다.
▶ 자신의 재수와 운명과 처지가 원래 그렇다는 것을 아는지 체념하고
벤치에 가서 철퍼덕 앉는데 궁둥이에 껌이 딱 붙는다.
그걸 힘차게 떼서 길바닥에 버리려는 순간,
껌 떼는 할망구에게 들켜 찔끔하더니.. 죄송하다가 얼떨결에 입에 집어넣어 버린다.
--- 재수 <옴>붙은 게 아니라 <癌/암>붙은 정도..
에이, C발~ 진짜.. 청년은 그래도 끄떡없이 체념을 단념하지 않는다.
▶ 벤치를 잡고 요상한 섹스 자세로 체육을 한다.
어여쁜 여자가 나타나 그걸 보고 질겁하니 순간 동전 찾는 척을 한다.
눈 깜짝 할 찰나에 벌어지는 순간적 연기가 많으므로
눈 깜짝거리는 버릇 있는 관객은 안약 발라가며 눈을 부릅뜨고 보거나
불편하더라도 돈 싸들고 가 여러 번 봐야 할 것 같다.
--- 왜냐~ 장면의 과정에서 웃기는 게 없고
순간 콤팩트, 임팩트, 퍼펙트하게 초고속 순발력으로 웃기기 때문~
▶ 어여쁜 여자에게 순간적으로 반한 청년은
지나친 관심을 갖고 지나친 배려 여럿을 지나치게 섬세하게 한다.
--- 난데없음, 예측불허의 말없는 즉흥적인 상황 극.
술 주정들 쌈에 휘말리고( - 쌈은 꼭, 휘말린다) 어쩌다 한 대 맞는 긴박한 장면에서
때리려는 폼만 잡았는데 넘 무서운지 멋지게 맞은 척 그냥 철퍼덕..
때린 놈 기분 좋게 꼬구라진다.
--- 늙은 노땅도 아닌데..
등 긁어주는 여자가 필요해 보이는 등 가려운 청년.
그걸 어여쁜 여자가 충족을 시켜준다.
--- "시원~해." 지금까지 말 한자 없는
무언극 마임으로 했는데 첨으로 튀어나오는 말이다.
▶ 어여쁜 여자 뿐 아니라 외롭다고 땅바닥을 낮은 포복으로 박박기는
여자랑 껌 떼는 할망구까지 3인조로 가세해 청년의 목말라 애타는 사랑을 지나치게 충족시켜준다.
****************** 여기서,
자 암~깐 주절거리는 말의 발길을 갓길로 살짝 달려본다.
주말에 대학로에 나가보면 낮부터 오후 내내
대학로를 뱅뱅 돌다가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남자들이 하나도 안 건들면
마로니에 공원에 터 잡고 소주 병 까는 여자들이 있다.
그녀들의 <한결같은 단점> 보잘것없다는 거다.
그저 그렇게 지 맘대로 못생겼고 감히 뚱뚱한데다 무 다리까지 갖춘..
아무 남자들에게나 헌팅 당하기 위해 맘잡고 나왔는데
해가 기울 때까지 아무도 안 건드니 속상하고 비참해져 화풀이하는 거다.
난 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고자 말을 나눠줬다.
지금의 티켓박스 앞에서 <불.. 꺼~ 공연사진 전시회>.
1991년~ 1993년까지 3년에 걸쳐 했었을 적 수없이 관찰해 왔던 얘기다.
지금도 주말에 공원을 잘 관찰해보면 찾아낼 수가 있다.
******************* 갓길 나와 시치미를 떼고..
▶ 재수 <암> 붙었던 청년은 여자 셋에게
지나친 사랑을 받자 갑자기 넘 행복해져 어쩔 줄 모르더니 순간
땅콩봉지를 꺼내들고 땅콩 던져 입으로 받아먹는 묘기 아닌 묘기를 연출해
여성 빽 코러스 3인조의 찢어지는 소프라노의 열광을 받는다
- 기분 찢어지는 청년.
▶ 흥분이 극에 달한 청년은 객석 여자 관객에게도
<땅콩 추파>를 던지며 <사도-마조히즘> 창창한 카리스마를 연출한다.
무대와 객석은 몽땅, 그야말로 땅콩으로 홍콩 갔다온다.
▶ 그 순간, 댄스음악이 쿵쾅거리며 나오자
청년을 숭배하는 댄서 3인조와 함께 청년은 미친 듯 광란의 춤을 춘다.
그 섹슈얼하면서도 지나치게 오바하는 막춤에는
김건모랑 박진영이 쪽팔려 톡 까고 오지명이 기절할 정도다.
이들이 노는 꼴은 젊은 얼라들 <반짝 연애>를 꼬집어보는 것 같다.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안 남는.. 멍~ 한~
그 멍청해지면서 쓸쓸한 것 같은.. 어리둥절하고 꿈 깬 듯한 여운을..
성기 발랄했던 것은 아무것도 없고.. <등긁게>만 달랑~
▶ 어두워지고 쓸쓸해지고 사라지는 청년은
가로등을 쳐다보더니 입으로 훅 불어 꺼버리고 사라진다.
호~ 촛불도 아닌데 가로등을 입으로 훅!
연출 <정세혁>, 배우 <김동현> = 재치와 감각이 통통.. 춤을 춘다.
깔깔대며 정신 없이 보던 관객은 그제서야
단막 1막이 끝났음을 깨닫고 객석으로서의 자세를 추스른다.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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