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결혼, 원정출산에 이어 위장 입양까지?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기 위한 한국인의 ‘집념’(?)이 이제는 편법을 통한 위장입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들어 한국에서 자녀들에게 미 영주권을 얻도록 하거나 조기유학이나 대학진학을 시키기 위한 한 방편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형제 등 친척들에게 자녀를 입양을 시키는 편법 입양이 크게 늘고 있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김모(53)씨는 한국에 사는 여동생의 부탁으로 최근 조카(16)를 양녀로 입양시켰다. 조기유학차 미국에 건너온 김양의 관광비자가 만기되기전 합법체류 자격을 확보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양녀로 입양되면 시민권도 받을 수 있어 대학교도 저렴한 학비로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모(44·풀러튼)씨도 한국에 사는 남동생의 부탁으로 조기유학을 목적으로 미국에 4개월전 입국한 11세 조카에 대한 입양절차를 시작했다. 이모씨는 “위장전입의 걱정없이 조카를 ‘정정당당하게’ 학교에 보낼 수 있고 동생도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이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민변호사 등 이민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같이 친척의 자녀들을 입양시키기위해 문의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으며 미 전국적으로 지금까지 이같은 방식으로 입양된 경우도 수백건에 달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미 시민권자는 18세미만(16세미만 신속 입양 가능) 어린이를 국내, 또는 국외에서 입양할 수 있으며 고아가 아니더라도 친부모의 동의와 법원 절차를 통해 가능하다. 또 영주권자인 경우 한국에서 18세미만의 피입양 어린이를 영주권자의 호적에 입적, 자녀로 만들면 영주권자의 21세미만 미혼자녀 초청케이스로 미국으로 데려올 수 있다.
그러나 이에대해 이민변호사들은 입양도 위장결혼처럼 영주권을 취득하기위한 목적이라면 위장입양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연방 이민귀화국(BCIS)이나 미 국부무가 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영주권자의 경우 5년이상 대기하면서 실질적으로 자녀가 함께 살았는지, 또 자녀 양육비 출처에 대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일부 한인의 경우 실질적인 입양이 아니라 명의만 빌려주고 돈을 받는 대가성 입양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정부당국이 한국인의 입양심사를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한국에 사는 친척의 간곡한 요청으로 17세 청소년을 입양키로 했다는 박모(48·글렌데일)씨는 “같이 안 살아도 되고 생활비도 주겠다며 하도 부탁을 해 동의하긴 했으나 영 찜찜하다”며 “이렇게까지 해 조기유학이나 시민권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