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7일차(패스 6일차) 날이 밝았습니다. 어느덧 전체 일정도 50%를 넘었습니다. 오늘은 모지코를 둘러보고 오카야마로 가서 1박을 합니다.
이틀간 묵었던 호텔을 나와 하카타역으로 갑니다.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나왔는데요, 오늘 큐슈를 떠나기 전에 다시한번 도전해 보려고 왔습니다.
이번엔 성공입니다. 이 열차를 타고 하카타미나미를 찍고 올 예정입니다.
하카타미나미까지는 신칸센이 아닌 재래선으로 분류됩니다. 신칸센으로 분류되려면 200km/h이상으로 운행해야 하는데 여기는 최고속도가 120km/h라 여기를 달리는 열차는 미니신칸센처럼 재래선 특급열차 취급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카타미나미선을 달리는 열차는 JR의 특급열차를 통틀어 유일하게 애칭이 없습니다.
좀 흔들리긴 했는데 그린샤도 아니고 보통차 지정석 시트가 이정도입니다. 2+2배열이고요. 예전 ‘히카리 레일스타’로 운행할 때부터 보통차 지정석이 그린샤급 으로 유명했었고, 이는 N700계 7000번대로 그대로 이어졌죠. 실제로 앉았을 때도 매우 편했습니다. 참고로 하카타미나미행 열차는 전차량 자유석입니다.
하카타 종합차량센터의 유치선 풍경입니다. N700계 사이에 700계 한편성이 숨어있습니다.
하카타미나미역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타고 온 열차는 그대로 하카타행이 되어 빠져나갑니다.
하카타역에 도착한 열차는 다시 고쿠라행 고다마로 변신했습니다. 고다마 854호입니다. 고쿠라까지 이걸 타고 가도 되지만 저는 다른 열차를 타고 갈 예정입니다.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카마행 811계를 찍어봤습니다. 이걸로 811-813-815-817 모두 촬영 성공입니다.
제가 탈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883계 특급 소닉 7호 오이타행입니다. 어제는 시로이소닉을 탔으니 오늘은 ‘오리지날 소닉’을 타봐야죠. 783계와 같이 나오게 하려고 이렇게 한번 찍어봤습니다.
883계의 트레이드마크, 토끼귀시트입니다. 저는 당연히 그린샤에 타는데요, 885계보다 먼저나왔는데도 리클라이닝은 전동식입니다. 저기서 시트 폭 조금만 키우고 레그레스트 달고 토끼귀 부분을 앞으로 좀 접고 볼륨업 좀 시킨 다음에 스피커를 달아 놓으면 한일내장 우등고속버스 시트가 되겠네요. 레그레스트에 좌석 폭 넓히고 토끼귀를 더 뒤로 젖힌 다음에 볼륨업 하면 명보기업 광폭우등시트가 나올 것 같고요. 헌데 여기도 20년 세월의 무게를 견딜수는 없었나 봅니다.
다이어프램 마저도 빨간색입니다. 대단하네요.
어제는 885계, 오늘은 883계를 타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883계가 더 먼저 나온 차인데도 오히려 이쪽이 디자인도 더 미래지향적이고 아기자기해서 마음에 듭니다. 고쿠라까지의 50분이 정말 짧게 느껴졌습니다.
고쿠라역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진행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마침 모지코행 813계가 들어와있었는데, 짐을 맡겨야 하는 관계로 이 차는 패스합니다.
시모노세키행 415계입니다. 1971년 데뷔, 1985년까지 찍었으니 최후기형도 30년이 되었다는 건데요, 수도권에서는 자치를 감췄지만 직교류 겸용차의 이점을 살려 아직도 칸몬연락열차로 열심히 활약중입니다. 직교류겸용차에 주파수도 50/60Hz 모두 대응 가능하니 세이칸터널 신호대응만 되면 하코다테에서 가고시마까지 가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망상입니다.)
짐을 갖다놓고 모지코행 차를 기다리는데, 415계가 들어왔습니다. 2번의 여행을 통틀어 첫 탑승입니다.
모지역을 지나니 103계 몇 편성이 저렇게 유치되어 있는데, 아마도 폐차장으로 끌려갈 운명인 것 같습니다. 103계 벽 뒤는 칸몬터널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저리로 들어가면 시모노세키가 나오죠.
모지코역에 도착하니 유치선에 817계 3000번대 한 편성이 서있네요.
뒤에는 813계 1000번대가 중련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813계 1000번대는 정말로 유니시티 초기형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유니시티 초기형은 프론트스포일러만 있어서 앞만 위로 튀어나와 있는데, 여기도 운전실만 튀어나와있으니 더 그렇게 보입니다.
비교샷입니다. 사족 좀 붙이자면, 사진속의 저 노선은 전국 최초 유니시티 투입 노선이고, 현재도 반월아트홀로 연장되어서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 노선을 시작으로 저희 동네에 다니는 직행좌석버스 4개노선 차량 중 75%정도가 유니시티화 되었고, 전중비형 유니시티까지 다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왼쪽은 제가 타고 온 415계, 오른쪽은 토스행 811계입니다. 여기서 토스까지면 100km가 넘는데요....정확히 106.8km나오네요.
모지코역은 가고시마본선의 시발점이기도 하죠.
모지코역은 현재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역사 건물이 1891년 개업 당시의 모습 그대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개찰구 모습만 봐도 감이 옵니다.
오늘 첫 번째 일정은 큐슈철도기념관입니다.
여기도 이미 연구회에 천기누설 수준으로 공개가 되어 있으니 간단한 사진만 몇장 풀도록 하겠습니다.
키하 07 41입니다. 실내는 당연히 목제인데요, 운전실의 저 길다란 레버는 무려 변속레버입니다. 요즘의 디젤동차는 다 액체식 변속기를 사용하지만, 이때는 그런 기술이 없어서 기계식 변속기를 사용했습니다. 이 기계식 변속기라는게 자동차의 수동변속기와 다를게 없는 물건이라 열차에 클러치와 변속기 레버가 달려있었습니다. 그냥 '핸들 없는 버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게 단독운전시에는 버스처럼 운전하면 되는데 중련운전시에는 당시에 총괄제어라는 기술이 없었으므로 각 운전실마다 기관사가 한 명씩 탑승해서 무전으로 타이밍을 맞춰서 일제히 클러치와 변속 레버를 조작하는 묘기에 가까운 일도 있었다네요.
485계 안에 붙어있던 노선도인데요, 색깔은 바랬지만 885계가 보이는 걸 보니 2000년대 초반까지 현역으로 있었나보네요.
침대특급동차 583계입니다. 여기에는 예전에 큐슈에서 715계로 운행되던것을 복원해서 갖다놓았다고 하네요.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메이지 시대의 객차라는데요, 실내는 의자가 아니라 버스정류장 벤치 수준이네요.
나고야에서 맛들려서 여기서도 숨은그림찾기를 시도해봤는데, 이정도밖에 모르겠습니다.
811계 시뮬레이터입니다. 면허가 있으니 기세등등하게 도전해봤으나.....
어렵네요. 선로조건을 모르는 상태에서 하니 더 그런가요?
큐슈 관내의 사철 사진 몇 장이 있었는데요, 가장 크게 와 닿는 사진이 이거였습니다. 구마모토전철인데요, 여기서 무려 퇴역하는 도쿄메트로 01계를 중고로 사서 대차 바꾸고 인버터까지 갈은 걸로도 모자라서 제3궤조집전식 차량을 가선급전방식으로 개조하는 궁극의 스킬을 발휘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01계가 바로 그 개조를 받은 차입니다.
박물관을 조금만 더 둘러보고 다음 일정을 진행합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첫댓글 415계가 가장 어린(?) 녀석이 30년이나 되었군요..
스테인레스 버전인 1500번대를 제외하면 거의 다 그정도 된 것 같습니다. 큐슈에는 아직 75년식 0번대도 살아있다는 것 같습니다.
아카몬이 아니라 아카마역입니다 ㅎㅎ 그리고 저 색바랜 노선도에 카고시마츄오가 아니라 니시카고시마로 표시되어있고 큐슈 신칸센이 없으니 2004년 이전 물건이겠네요.
모지코-토스는 찾아보니 106.8km입니다. 그나저나 전에 시각표 뒤져봤을때 본 건데 하이키역에서 첫차로 모지코행 보통열차가 있더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게시글 수정했습니다. 5월 시각표에도 하이키에서 5시 35분에 출발해서 모지코까지 5시간 가까이 걸려서 가는 열차가 있네요.(정확히 186.3km/ 4시간 55분)
음...저는 저 시뮬레이터에서 5점이 나왔다지요...;;(민망)
FTS 하듯이 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전시된 차량들이 한결같이 상태가 좋아보이는군요. 우리나라 철박의 일부 야외전시차들은 비바람에 노출되다보니 부식이나 말벌집같은게 생기죠...
우리나라 철도박물관은......그저 눈물만 나옵니다、 재도색 한다고 해놓은게 대차까지 유광으로 떡칠해버렸으니 말다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