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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다시 찾은 칠선계곡의 모습은 피폐해져있었다
추성동-선녀탕-비선담-칠선폭포-제석봉골-제석봉-장터목-소지봉-하동바위-백무동
2008년 10월 19일 (일) 맑았다 흐렸다가'
같이한 사람 : 대구의 산길로 능금, 장터목에서 샷다 조우
어찌하다보니 금년은 지난 5월에 지리산을 다녀온 후 한 번도 지리산을 다녀오지 못했다
얼마 전에 대구의 산길로와 통화하면서 지리산 코스 한번 엮어봐라 오랜만에 같이 가보자
예전 몇 년 동안은 일 년에 몇 차례씩 같이 다니던 지리산이었는데 산길로가 바빠지면서 작년부터 뜸해졌었고, 바쁜 와중에 단풍이 지기 전에 한번 다녀오자
그러다보니 예전부터 행해지던 나만의 지리산 찾아가는 방법인 대구행 심야버스를 이용한다
지리산 가는데 서울서 대구로 내려가는 사람은 나 밖에 없지 않을까!
23시55분 심야버스는 새벽3시 쯤 서대구에 내려주고 진작 나온 능금님과 산길로와 조우해서 산길로의 차량으로 바로 구마고속도로-88고속도로를 경유해서 새벽길을 달려간다
함양에 들려서 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추성동 주차장 도착이 05시30분 무렵이다
너무 바빠서 잠 잘 시간도 없었던 산길로는 그냥 맥없이 무너지며 잠에 빠져든다
◁칠선계곡, 제석봉골을 통해서 올라선 제석봉 일대의 모습이다 이제 저 고사목들도 하나씩 쓰러지니 없어질 날도 언젠가 있을 것이다▷
06시가 조금 넘어서 도저히 눈을 뜰 수 없다는 산길로를 뒤로하고 능금님과 같이 산행에 나선다
제석봉골은 첫 걸음인데 그래도 3년 전 중봉골을 오르다가 눈여겨 보아왔고 지도상으로 볼 때 제석봉골은 외가닥의 물길이 보였기에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 곳이다
하지만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산길로를 믿고 지형도나 개념도 조차 준비하지 못한 상태다
제석봉골은 장터목 위 제석봉(1.806m) 아래에서 발원해서 북서쪽으로 흐르며 칠선계곡으로 합수해서 흐르는 칠선골의 상류계곡으로 보면 되겠다
합수부 일대의 계곡의 입구는 협곡을 이루고 있고 상당히 가파르게 형성되어 있어 들어설 수 있을까 싶지만 들어서면 조금씩 넓어지나 볼품이 없다
오히려 중반부 협곡을 이룬 폭포와 3단폭포를 지나면서 가파르게 흐르는 계곡이 볼만하고 계곡은 거의 제석봉 아래까지 이어지다가 우측의 사면으로 붙으면 장터목산장이 아주 가깝게 보이는 제석봉 아래며 예전에 장터목산장으로 향하지 않고 바로 오르던 등산로를 만나게된다
추성동은 마을 주위에 노나무 와 가나무가 많고 신라 때 구축한 성터가 있어 고려 때부터 추성동이라 한다
◁천왕봉을 제석봉에서 바라본다▷
한국관광공사의 칠선계곡의 소개는 이렇다
지리산 최대의 계곡미를 자랑하며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계곡으로 손 꼽인다
지리산의 대표적인 계곡이면서 험난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그리고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을 끼고 있는 칠선계곡은 7개의 폭포수와 33개의 소(沼)가 펼치는 선경이 마천면 의탕에서 천왕봉까지 장장 16km에 이른고 들어가면 갈수록 골은 더욱 깊고 날카로워,
계곡은 그 험준함으로 인하여 숱한 생명들을 앗아가 "죽음의 골짜기"로 불린다
그래서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칠선계곡을 등반하고 싶어 하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칠선계곡의 등반로는 마천면 추성마을에서 시작하여 천왕봉까지 9.4km 계곡 등반의 위험성 때문에 상당구간이 계곡과 동떨어져 있다 이는 등반로를 벗어나서 마음 놓고 발길을 둘 것이 없을 정도의 험난한 산세 때문이다 추성을 출발하여 처음 만나게 되는 용소에서부터 두지터, 추성망바위,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칠선폭포, 대륙폭포, 삼층폭포, 마폭포를 거쳐 천왕봉에 이르기까지 선경의 진수를 볼 수 있다 (펌)
밤이 길어져서 06시가 넘었지만 여명이 움터오고 마을을 지나며 보는 풍경은 아무래도 개방된 칠선계곡을 의식해서인지 마을이 조금 더 화려해짐(?)을 느낀 것은 나만의 편견 때문일까!
능금님을 의식해서 되도록이면 천천히 움직이려 몸에서 힘을 애써 뺀다
두지터로 향하는 가파른 오름은 몇 년 전부터 딱딱한 바위 블록(?)이 깔아져 있고 고개로 올라서니 산행에 들어선 사람들 것일까! 아니면 두지터의 사람들 것일까! 몇 대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들이 예전의 칠선계곡의 초입부의 모습과 달라진 모습이다
두지터로 들어서는 고개 위로 올라서니 저 위로 두지터 일대와 칠선골 초입부의 울긋불긋한 색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지만 소형차량도 조심스럽게 움직일만한 등산로는 아마도 칠선계곡이 개방되면서 넓혀진 것 일거다
글쎄! 편협된 시각을 가져서일까! 산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다면서 만들어지고 가꿔진 것에 항상 투덜대는 이 몸이다
아직도 지지 않고 하늘에 걸쳐있는 하현달이 유난스럽게 파란하늘과 대비되어 보이는데 그 달을 보아도 가을의 속에 깊이 들어서있음을 느껴본다
◁칠선골의 가을▷
선녀탕 2.2km의 이정표가 서있고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한 감나무 저 놈은 거의 20년 전 칠선골의 기억을 불러와주는 그림이기도 한데 바로 나타나는 두지터의 모습은 흡사 도시의 재개발 현장같이 굴삭기가 파헤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세상과 단절된 듯하게 외진 이 두지터의 옛 그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원색의 파라솔들이 줄줄이 서있는 폼이 꼴불견이다
민가를 지나서 내려서면 대나무 숲을 지나니 노랗고 붉게 보이는 단풍의 터널이고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역시 심한 가뭄 탓인지 마름버짐이 난 피부처럼 허옇게 보이는 바위들과 수량 적은 계곡이 발 아래로 보이지만 그래도 이곳은 칠선계곡이다
개방 이 후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다녔든지 이미 상당히 패어진 상태이고 반질거리는 곳도 보이니 앞으로 이곳도 딱딱한 바위 블록의 등산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통상 계곡의 본류를 따라서 행해지는 나의 지리산 계곡산행에서 이곳 칠선계곡 산행은 선녀탕 까지는 일반적인 등산로를 따르게 되며 가파르게 오름이 한동안 이어지는 곳이다
옛 화전터 흔적이 있는 일대까지는 오름이 이어지고 이때가 아마도 06시45분~50분 쯤이다
오늘은 무슨 시간의 기록은 아무 의미가 없는 그런 것 일거다
두지터는 마을 밑에 용연(龍淵)이 있어 용마(龍馬)가 그곳에서 놀다가 이곳에 와서 초식(草食)을 하였다하여 두지터라 한다
◁고개로 올라서니 두지터 쪽이 보이고 산은 울긋불긋하다▷
◁두지터의 감나무는 오랜 기억을 떠 올리게해주는 것이다▷
바스락 바스락 대는 소리가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었다
이른 아침부터 이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겨울나기 양식 장만에 부지런을 떠는 다람쥐 움직임의 소리인데 저렇게 부지런히 모아서 두면 뭐하나! 지가 숨겨둔 것도 제대로 찾지도 못한다지 아마도! 다람쥐라 지리산의 다람쥐라 산내에 터 잡고 사는 지다람이 생각나는군
그렇게 오르고 사면을 휘돌아서 내려서면 나무다리를 건너야 하는 선녀탕 도착이다
해발 620m의 위치에 자리한 선녀탕은 칠선골을 들어서는 산 꾼들이 대개 첫 휴식지로 잡는 곳이니 배낭을 내리고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하며 휴식인데 능금님은 나나 산길로나 초빼이가 동행이니 삶은 문어를 초고추장과 같이 가져왔으니 막걸리 맛이 평소보다 배가 된다
역시 가뭄 탓으로 수량이 줄어들었지만 단풍과 어우러진 작은 폭포가 역시! 칠선골이야 바쁠 것 없으니 한 20분 이상을 쉬면서 알고 있던 산 사람들 소식이나 동정을 들려주고, 듣고
다시 칠선폭포를 향해서 출발하는데 한동안은 가꾸어진 등산로를 따르다가도 괜찮은 곳이 나타나면 계곡으로 내려서기도 하며 천천히 진행한다
칠선골 뿐 아니라 지리산의 계곡산행은 계곡 자체를 직접 밟고 오르는 것이 몸에 밴 것인것을,
07시40분 그렇게 휘적이며 거리를 줄이다보니 해발 710m에 위치한 비선담이고 칠선계곡을 개방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출렁다리를 건너게 된다
다리를 건너면 예전에 없던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어져 있는데 단풍나무 가지 아래의 맑은 물속에 담긴 잎사귀들이 보기 좋으니 덩달아 이 몸도 그 속으로 녹아드는 기분이다
다리 이 후 목책은 끝이 나고 이 후는 옛 길의 흔적이니 아마도 칠선계곡의 개방된 구간은 이곳까지인 모양인데 여기까지 개방된 것으로 볼 때 더 이상 개방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겠지!
산죽군락을 지나면서 아무래도 계곡산행 본래의 패턴으로 돌아가야 겠다
그러고 보니 2005년 10월16일에도 이곳을 통해서 중봉골-하봉-두류능선으로 산행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구미의 육호도 같이 산행을 했었는데 뭐가 그리도 급했든지 그는 우리와 같이하지 못하는 곳으로 훨훨 날아가고야 말았다
가끔 생각나는 산 사람이지만 특히 지리산으로 들어올 때면 그 선한 큰 눈을 껌벅이고,
약간은 혼란스러운 곳이 나타나면 누구보다 먼저 앞서 흔적을 찾아가던 참! 좋은 후배였는데,
커다란 바위들을 밟고 이리저리 피하며 계곡을 이리저리 걷다보면 몇 차례 이 계곡을 걸어본 경험이라 그런지 다 눈에 익은 곳이다
08시20분 무렵 드디어 수량은 적지만 꾸준히 물줄기를 흘려보내는 칠선폭포가 멋진 모습을 보이며 저 앞으로 다가오는데 새벽부터 백무동에서 넘어왔다는 중년의 남녀는 대포(?) 같은 DSLR의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호젓한 산행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폭포의 좌측을 통해서 상단으로 올라서서 바쁠 것 없으니 또 배낭을 내리고 막걸리 마시고 가는거다
단풍들도 이곳 칠선폭포와 어우러진 것들이 더 볼만하고 좋은 안주에 시원한 막걸 리가 있으니 무엇이 부럽겠나! 또 한참의 여유로움을 즐기다가 발길을 옮기고 20여분 느긋한 발걸음으로 고도를 줄여가니 합수점이다
우측인 남쪽으로 폭 좁은 계곡이 보이고 가는 폭포가 흐르는 협곡 같은 이 골짜기가 제석봉골이다
진행방향으로 올라선다면 대륙폭포를 지나서 올라서는 중봉골인데 처음 찾는 제석봉골에 대한 동경심 때문이었을까! 잠시 대륙폭포를 사랑해(?)주고와도 되었을 것인데 그냥 제석봉골의 협곡으로 발길을 옮기고 말고 한참 후에야 대륙폭포를 사랑해주지 못했음에 안타까워 하고,
초반의 폭 좁고 협곡 같은 계곡은 잠시 후 다시 가는 폭포를 올라서니 폭이 조금씩 넓어지나 물길이 사라지고 큰 바위들을 듬성듬성 밟으며 오름은 이어지는데 대체적으로 가파른 오름이다
◁제석봉골을 향해 고도를 높히며 오르는 칠선골의 가을▷
이 후 직접 오르기가 상당히 가파르고 미끄러운 3단폭포 지대를 우측의 사면을 휘돌아 오르니 물길이 다시 살아나니 제석봉골은 하단부 보다는 중반부가 보기 좋은 골자기다
가파름은 상당하고 이 골자기로 들어선지 90분 정도가 지나니 다시 아주 가는 실폭 같은 지역을 지나고 한참을 가파르게 올라간다
11시15분 무렵 골자기는 서서히 흐지부지하게 사라지면서 우측의 사면으로 붙어오르면 한동안 가파르게 능선을 오른다
한 15분 가량 족적이 거의 없는 능선을 따라 오르면 소지봉에서 제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올라서게 되고 저 앞으로 장터목산장 일부와 세석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펼쳐진다
뚜렷하게 형성된 이 등산로는 80년대만 하더라도 백무동에서 오르다가 장터목을 거치지 않고 제석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인데 이 후 제석봉 일대를 보존하기 위해서 통제가 된 등산로로 알고 있다 한 여름이었다면 푸른 초원을 이루고 있었을 제석봉 일대는 이미 누렇게 변한색상의 풀들과 고사목들이 어우러져 있다
기암 하나가 확 터진 곳에 자리한 이곳에서 제석봉으로 향하는데 발아래 장터목에서 패어네려간 한신지곡의 양사면으로 단풍들이 보기 좋다
멀리 주능선 저 편으로 불쑥 디밀고 올라선 般若의 엉덩이는 흐린 하늘 아래 희미하게 보여지니 맑은 하늘의 멋진 조망을 기대했던 것에 못 미치니 실망스럽다
◁드디어 능선으로 올라서니 주 능선 저 편으로 반야봉이 희미하게 조망되고▷
◁소지봉에서 창암산으로 흐르는 능선과 중북부능선과 서북능선이 희미하다▷
11시50분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넓은 등산로를 만나고 천왕봉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어제 밤 천왕봉 일대에서 비박을 한 구미의 샷따님과 통화가 이루어진다
狂人 : 어디 게신가?
샷따 : 장터목산장 탁자 앞에 있씸더 퍼뜩 오이소 헹님
이 전화 한 통화에 그냥 장터목으로 내려서고 장터목산장 탁자 앞에서 소주잔 오고가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내 지리산행 중 가장 짧은 산행기록으로 남는 그런 날이 된다
반소매 차림으로 거의 두 시간 가량 온갖 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데 장터목산장 바깥에서 한여름에도 장시간 반소매 차림으로 정지된 상태로 있어본 것도 처음 아닐까! (^_^)
14시가 거의 다되어갈 무렵 이 코스니 저 코스니 생각할 것도 없이 백무동으로 그냥 내려서는 하산코스가 이루어지고 흐느적거리면서도 잘도 내려서는 것은 그래도 백무동으로 내려서는 코스에는 제법 괜찮은 단풍들이 볼만했기 때문인가!
◁중산리계곡 쪽도 내려보고 장터목 쪽으로 내려선다▷
◁백무동으로 내려서는 길▷
15시45분 무렵 하산하니 칠선계곡 맛보기(?)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산길로와 조우하고 샷따의 차량을 두었다는 인월로 향하고 다시 서울로 귀경하기 위해서 그냥 대구로 가기로 한다
백무동 주차장에서 지리산고속도 있는데 말이다
거창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고 간다며 주차한 후 샷따의 의해서 다시 내 귀경길은 구미가 깃점이 되는 것은 샷따의 나와바리(?)가 구미시이기 때문이다
이 후 다시 소주 잔 주고받으며 최근 몇 년간의 온라인상의 산꾼들 이야기들로 꽃을 피운 후 서울로 향하는 열차를 탄 시간이 23시09분이고 서울역을 거쳐서 집으로 들어선 시간이 다음 날 03시10분이니 아내의 말을 빌리면 무박3일 산행을 하고 온 사람이라나 ..... -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