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well/people/998564.html
주역 사상의 핵심은 중정(中正)이다. 공정하고 바르게 산다는 것이다. 내 가족에게 바르면 상대한테는 편벽될 수 있다. 그렇게 혼자만 정의로워선 안 된다. 치우치지 않는 중(中)이 있어야 한다. 정(正)만 하면 바르기만 하고, 중(中)은 안 따라온다. 자기들끼리는 바르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상관없기 때문이다.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우치지 않는 중을 행하면, 바르게 된다. 중이 되면 정은 저절로 되는 것이다. 남남이, 남북이 싸우는 것도 자기만 바르다면서 편벽되기 때문이다.
따로 점을 칠 필요도 없이 그해 간지(干支)만 주역으로 풀어도 알 수 있다. 작년(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이다. 경(庚)은 천간(天干)으로 일곱번째로 칠간산(七艮山) 산(山)괘다. 자(子)는 지지(地支)로 첫번째로 일건천(一乾天)이다. 산과 천은 산천대축(山天大畜) 괘다. 7과 1을 합한 8로 효를 뽑으면 효는 6개니, 8에서 6을 빼면 2효가 남는다. 산천대축괘를 뒤집으면 천뢰무망(天雷无妄) 괘가 된다. 이 괘는 ‘망령되게 잘못 재앙을 취하니 스스로 경계하여 함부로 발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괘에서 나오는 무망질(无妄疾)은 역질을 의미한다. 따라서 역질에 안 걸리려면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신축년(辛丑年)도 이렇게 수로 환산하면, 8과 2, 지택림(地澤臨) 괘가 나온다. 8과 2를 합하면 10인데, 6효를 빼면 4효가 남는다. 즉 지택림괘 4효가 변해 뇌택귀매(雷澤歸妹) 괘가 되는데, 총력을 기울여 병을 퇴치함을 의미한다. 내년(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이다. 천화동인(天火同人) 괘가 나와 여섯번째 괘가 동하면 택화혁(澤火革) 괘가 나온다. 변혁의 해가 된다는 것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68289
공자 역시 죽간의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주역』을 통독했습니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그만큼 공자가 『주역』을 아끼고 연구했다는 뜻입니다. 주역은 “미래는 이미 정해졌다”는 운명론적 결정론을 말하지 않습니다. 주역의 ‘역(易)’자는 바꿀 역자입니다. 매순간 변화하며 돌아가는 세상에서 건강한 균형을 찾기 위한 값진 조언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동아시아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주역을 ‘점치는 책’으로만 본다면 빙산의 일각만 보는 셈입니다. ‘피흉취길(避凶取吉)’. 흉을 피하고 길한 쪽으로 가는 과정에서 주역은 부족한 점을 채우며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공자는 ‘십익(十翼)’이라는 주역에 대한 열 가지 해설서까지 내놓았습니다. 김 옹은 “공자가 아니었다면 주역이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8851
김 옹은 “이게 간단한 말이지만 여기에 이치가 다 들어 있다”고 했다. “대통령 선거를 하는데 누구를 뽑을 건가. 조금이라도 군자에 가까운 사람을 뽑아야 한다. 거짓말하는 사람, 얼굴만 바꾸는 사람, 속이는 사람, 좋게만 보이려 하는 사람, 바꾼다고 해놓고 안 바꾸는 사람. 그런 혁면(革面)만 하는 대통령이 나오느냐, 아니면 표변(豹變)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느냐. 우리가 그런 기로에 서 있다.”
이어서 김 옹은 표변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강조했다. “주역은 휘겸(撝謙)과 노겸(勞謙)을 강조한다. 휘겸은 엄지손가락 휘자에 겸손할 겸자다. 엄지손가락은 최고다. 나머지 네 손가락을 어루만지고 다스릴 수 있다. 그런데 네 손가락으로 엄지를 감싸보라. 그럼 엄지가 네 손가락 밑으로 들어간다. 표변의 지도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하늘로 삼아야 한다. 그게 휘겸의 지도자다.” 김 옹은 이어서 말했다. “노겸의 지도자는 수고로워도 겸손한 거다. 자기가 공을 세웠어도 국민에게 돌리는 겸손함이다. 휘겸의 정치와 노겸의 정치. 이 두 가지를 갖추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