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아이들이 아프면서 화장하는 것으로 마음은 굳힌 상태였으나
어디서 해야할지는 늘 고민이였습니다.
거리가 너무 멀리 있다는 것도 고민이고, 또 결정한 그곳에서 혹여나 생각지 못한 상처라도, 후회라도 남을까도 근심되었고요..
저희는 김포에 있는 페트나라로 다녀왔습니다.
물론, 2001년 첫아이를 그곳에서 보낸 이유도 컸습니다.
그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아이만 픽업해서 보내고 다시 유골함에 담긴 아이를 다시 집에서 받는 방법이였습니다.
그래서 그곳이 어떤분이 운영을 하시는지, 어떻게 절차가 진행되는 지도 궁금했고요...
도착하면 보내기 위한 준비와 이별을 하는 방이 2개있습니다. (기독교와 불교로 나뉘어서)
알콜로 아이를 닦아주고는 삼베(?)로 반쯤 싸주고는 잠시 이별의 시간을 줍니다.
다시 와서는 수의나 관을 할지 물으시는데...저희는 하지 않았습니다
삼베천만으로 완전히 여미고는 아이를 화장시설이 있는곳으로 데리고 들어가고 저희는 밖에서 대기합니다. (사진)
유리창을 사이로 아이의 화장진행과정을 보게 됩니다. 슬프지만 이과정을 직접볼수 있는것이 이곳의 장점같습니다.
저희 아이가 워낙 작아서 화장시간은 30분정도 걸렸습니다.
유골을 수습해서 보여주는데... 정말 더욱 작아져 버린 우리 아이를 보는데 가슴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ㅠㅠ
그리고는 분골해서 고운가루를 종이에 싸서 나옵니다. 유골함도 가격대가 있는데, 이또한 저희는 그냥 기본 유골함에 담아 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한시간도 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감동받을 만큼 잘해주신건 아니지만, 거슬리거나 상처가 될만한 일도 없었습니다.
진행해주는 분은 여러분 계시는듯 한데 저희가 갔을때는 한분만 계셔서 그분이 쭉 진행하셨습니다.
이곳의 가장 좋은 점은 사람이 없어 어수선하지 않게 조용하고, 화장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는거 같습니다.
2층에는 추모관이 조성되어있어서 잠든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기념하는 사진들, 인형들, 간식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곳 고양이들이 추모관 한쪽에서 지키고 있더군요...
2층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2001년, 우리 아가들(큰딸과 막내)이 진짜 아기였던 늦가을에 찍은 달력모델사진이 있더라구요.
그때 함께 사진찍었던 이름모를 견주님의 이름모를 요크셔아가가 그곳에 잠들어 있었나 보더라고요.
아마 우리 아가들이 좀더 젊었을때였다면 혹여나 속이 상했을지도 모르지만, 막내를 보내러 왔다가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그사진을 보게되니...이곳에 오기를 잘했구나 싶었네요...
(사진의 가운데가 우리막내, 오른쪽이 지금 항암투병중인 큰딸입니다)
병원에서 우리 신랑이 숨쉬지 않는 막내를 데리고 집에 왔을때도, 또 하루밤 옆에 누이고 같이 밤을 샐때도 실감이 안나더라고요
그저 잠자고 있는거 같고...
김포로 가는 2시간동안 차갑게 굳은 막내의 몸에 제 손을 얹고, 또 아직 말랑한 발바닥을 문지르며....
그렇게 아이를 보내기 위해 달린 2시간이 돌아오며 생각하니 짧았으면 더 서운했겠다 싶습니다.
그 2시간이 아이와 이별하는, 주어진 또다른 시간이였던것 같습니다.
좀더 가까운데로 가자고 후다닥 갔다왔으면, 집에와서 더 허망하고 더 울었지 싶습니다.
* 차량이 없는 분은 직접 픽업도 해주시는것 같았습니다.
준비된 이별도 슬프고 아쉬운 것은 끝이 없네요.
나이들고 병든 우리아이들과 살아가는 견주님들과 아이들 모두
남은 시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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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고슴도치라 우리 막내랑 큰딸이 젤로 이쁘네요 ㅎ
비용은 얼마정도 되는지요?
20만원이요. 아가들 몸무게로 받는거 같습니다. 5키로 미만 20만원이 기본인거 같습니다.
@최종희 넵. 감사합니다.
막내 지금쯤 무지개동산에서 친구들과 잘 뛰어놀고있을꺼예요. 거기에서 엄마도 만났겠네요. 사진속 막내 너무 이쁘네요. 하늘나라에서도 사랑 많이 받을거예요...식사 잘 챙겨드시고 남은 아가들위해서라도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좋았던 추억만 떠올리려고 하고 있답니다.
....화장을 맘먹었지만...하고 나서도 유골함이 어색하고 믿기지않아 편하진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기억만을 간직한 채 하늘나라에서 즐겁게 뛰놀기를 바래요
네~ 저도 그러고 있을꺼라 믿고 있습니다.
저도 2013년도에 페트나라에 다녀왔습니다....
개인마다 느끼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 조금 실망했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 수의나 관 등.... 아무것도 이용을 하지 않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무성의해서 서운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콜(?) 묻은 솜으로 딱 한번 쓱 ... 스쳐지나가듯이 훝고내려가더니....끝 ...............................
시설은 다른곳에 가보질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시설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을 대하시는 것이 조금은......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저도 수의나 관.. 하지 않았아요. 이미 떠난 아이에게 이제와 무슨 의미일까 싶더라고요. 미미언니님처럼, 진행이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냥 크게 거슬리는것이 없는것으로 만족했죠...ㅠㅠ
우리 애기 힘들까봐 한동안 목욕도 안하고 빗질도 안해서 꼬질꼬질했는데... 떠나보내기전에 이쁘게 보내고 싶어서 털도 좀 정리해서 따로 보관하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몸 구석구석 닦아주고 갔어요.(몸이 굳기 전에...)
그대로 갔으면 그부분이 속상할뻔했어요...
집에 가는길에 다른분이 전화를 해서 추모관에 올리는 방법이랑 조심히 가시라는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게 오히려 마음에 와닿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