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천위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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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천 위 제 사 不遷位祭祀

조선시대 성리학이 들어오면서 사당에서 모시는 제사는 고조부모인 4대 조상까지 기제사(忌祭祀)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나라에 큰 공을 세웠거나 학덕이 높아 신위를 세세손손世世孫孫 사당에 모시고 제사를 지내도록 나라에서 허락한 사례가 있었다. 4대 봉사가 끝나도 배우자와 함께 신주(神主=神位)가 옮겨지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매년 기일에 제사를 받든다는 의미에서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라고 부른다. 조선시대 불천위제사를 지내는 조상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문으로선 대단한 영광이었고 이 같은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불천위는 나라에서 왕명으로 지정하여 제수除授하는 국불천위國不遷位와 지방 유림에서 상소한 것을 조정에서 허락하는 향불천위[鄕不遷位=유림불천위], 문중에서 뜻을 모아 정한 사불천위[私不遷位=문중불천위]로 구분한다. 불천위 신위는 그 대상에 따라 종묘宗廟, 문묘文廟, 가묘家廟에 각각 봉안된다.

■국불천위로 제사를 모시는 문묘文廟에 종사從祀된 동국18현東國十八賢 
신라 : 설총薛聰 · 최치원崔致遠,

고려 : 안향安珦 · 정몽주鄭夢周,

조선 :  [오현五賢] 김굉필金宏弼⋅정여창鄭汝昌 · 조광조趙光祖 · 이언적李彦迪 · 이황李滉

          김인후(金麟厚), 이이(李珥), 성혼(成渾), 김장생(金長生), 조헌(趙憲),

         김집(金集), 송시열(宋時烈), 송준길(宋浚吉), 박세채(朴世采)

◆ 불천위 제사는...

불천위 제도는 불천위 제사에 의해 실질적으로 유지된다. 불천위 제사는 불천위 조상의 기일(忌日)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며, 불천위대제(不遷位大祭) 또는 불천위기사(不遷位 忌祀)라고도 한다.

불천위 제사에는 지방의 유림이나 유지도 참여하기 때문에 종손이 주재하되, 문중의 후손뿐만 아니라, 유림에서도 제관이 선정된다는 점이 일반 기제사와는 다르다.

제사를 앞두고 심신을 깨끗이 하며 금기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일을 재계(齋戒)라 하는데 이를 매우 중요시했다. 이런 재계를 통해 몸과 마음이 순수하고 밝은 상태에 이르게 함으로써, 조상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제사에 쓰는 제반 기구인 제구(祭具)는 오직 제사에만 사용하는데, 제사를 지내기 전 깨끗이 씻어 두어야 함은 물론, 다른 용도로는 쓰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 빌리거나 팔지도 말아야 한다.

제수도 다른 기제사와는 달리 최대한 정성과 솜씨를 발휘해 성대하게 준비한다.

불천위 제사를 모시는 과정과 절차는 기제사와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리고 그것은 16세기 이후 주자가례를 중심으로 고착화된다. 주자가례에서 제시한 과정과 절차가 공식적인 제사의 절차로 인정받았고, 각 가문은 이를 바탕으로 제사를 지냈다.

◆ 불천위 위패를 모시는 공간

불천위 신위는 그 대상에 따라 종묘(宗廟)와 문묘(文廟), 가묘(家廟)에 봉안된다.

종묘는 왕이나 왕족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고, 문묘(조선시대에는 성균관과 향교에 세워짐)는 유학의 종통을 세우고 정신적 지주가 된 인물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종가의 사당인 가묘는 뛰어난 공적이나 학덕으로 그 집안의 종통을 있게 한 인물의 신위를 모신 곳이다.

종택의 불천위 사당은 4대 봉사(奉祀)의 대상인 신주가 있는 일반 사당이 아니라 별묘를 세워 따로 모시기도 하고, 4대 신주와 함께 모시기도 한다.

종가는 통상 안채와 사랑채, 부속채, 행랑채 등으로 이뤄진 주거공간과 입향조나 불천위 신주를 모시는 사당공간으로 구분된다. 불천위를 모시는 사당을 특별히 '부조묘(不廟)'라 부르기도 한다.

가묘(家廟)는 고려말부터 설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조선 후기에는 일반화 되었다.

김굉필 종가의 사당은 정침(正寢)의 북쪽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훤당의 불천위와 4대 조상의 신위를 모셨다.

그리고 불천위 신주는 밤나무로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땅 속 씨앗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밤나무처럼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신주(神主) : 죽은 사람의 위패

＊신위(神位) :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의지할 자리

＊위패(位牌) : 단(壇)⋅묘(廟)⋅원(院) 등에 모시는 신주(神主)의 이름을 적은 나무패

◆ 불천위 제사 순서 및 용어 설명

불천위 제사는 일반적으로

* 출주(出主) : 사당에서 신주를 제청으로 모셔오는 행위 (신주를 모셔오기 위해 종손을 비롯하여 축관과 집사 등이 사당으로 향한다. 신주가 안치되어 있는 감실 앞에서 종손이 향을 피우면, 축관이 기일을 맞아 제사를 거행하겠으니 모셔가겠다는 내용의 축문을 읽는다. 그른 다음 감실에서 신주를 꺼내 가슴에 안고 제청으로 향한다.

* 개독(開櫝)/계독(啓櫝) : 제사 때 신주(神主)를 모신 독을 여는 행위

* 진설(陳設) 또는 진찬(進饌) : 준비된 제물을 제상에 법식에 따라 차리는 것

* 분향(焚香)-강신(降神) : 분향을 통해 혼기(魂氣)가 감응하게하고, 강신주를 모사기(그릇)에 뿌려 체백(體魄)이 감응됨으로서 조상신의 혼과 백을 함께 불러오는 것이다.

* 참신(參神) : 신을 맞아들이는 영신(迎神)의 의미로서 사당에서 가져온 신주를 교의(交椅)에 모시고 개봉한 다음 참례자 전원이 신주에 인사를 드리는 행위

* 헌작(獻爵) : 초헌⋅아헌⋅종헌관이 신위 전에 술잔을 올리는 것

* 독축(讀祝) : 축관(祝官)이 축문을 낭독하는 절차이다. (초헌관 헌작 후 행함)

* 헌적(獻炙) : 초헌⋅아헌⋅종헌관이 헌작 후 술 안주로 올리는 음식

* 제작(除酌) : 종헌관이 헌작 시 첨작을 위해 술을 조금씩 3번 퇴주기에 붓고 올린다.

* 유식(侑食) : 신에게 식사를 권하는 것

* 첨작(添酌) : 제사 때 종헌(終獻) 때 제작한 잔에 종손이 다시 술을 가득하게 채우는 절차

* 삽시정저(揷匙正箸) : 첨작(添酌) 후 제사밥(메)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시접 위에 가지런히 정리하여 올려놓는 것.

* 합문(闔門) : 식사하는 동안 잠시 문을 닫고 기다리는 것 (조상이 음식을 드시는 절차이다. 조상이 마음 편히 드실 수 있도록 병풍으로 제사상을 둘러치고 모든 제관들이 무릎을 끊고 머리를 숙인 상태(부복(俯伏))로 기다린다.)

* 계문(啓門) : 신의 식사가 끝난 뒤 문을 열고 들어가 차를 올리는 것( 조상이 음식 드시기를 마친 절차이다. 일식구반(一食九飯), 곧 한 번의 식사에 아홉 번의 수저를 드는 시간이 지나면 축관이 “어흡!어흡!어흡!”하고 헛기침을 3번하면 제상을 둘러쳤던 병풍을 걷는다.)

* 진다(進茶) : 숭늉을 올리는 절차( 제사상에서 국을 내리고 숭늉을 올리는데, 집사가 숟가락으로 밥을 3번 떠서 숭늉에 말고 숟가락을 그릇에 걸쳐 놓는다. 이때 손잡이 부분이 서쪽을 향하도록 두고 제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상태를 구부린 채로 잠시 기다린다. 이 자세를 국궁(鞠躬)이라고 한다.)

* 고이성(告利成) : 이(利)는 봉양함이고, 성(成)은 마침이니, 조상신을 봉양하고 예가 끝났음을 고하는 것이다. (축관이 종손에게 마주보고 읍하며 “고이성 ” 한다.)

* 사신(辭神) : 제사 절차를 끝내고 신을 전송하는 의례를 말한다. (조상의 혼령을 떠나보내는 절차이다.)

* 분축(焚祝) : 제사 끝나고 사용한 축을 태우는 절차(향로 안에 태운다)

* 납주(納主) : 사신례가 끝나면 신주는 주독(主櫝 : 신주를 모셔 두는 괘)에 모시고 다시 사당에 안치하는 절차

* 철상(撤床) : 제사상에 차려진 제물을 거둬들이고 각종 도구를 치우고 병풍을 접는다.

* 음복(飮福) : 제사를 마치고 제사 때 쓴 술이나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일(※ 이때 제복(祭服)을 그대로 입은 채 무릎을 꿇고 먹는 것이 원칙이다.)

◆ 제사 시작시간

주자가례에는 기일의 새벽에 제수를 진설한다고 되어 있다. 대체로 자시가 되면 제사를 지내도 되는 것으로 판단, 밤 12시에서 1시 사이에 사당에서 신주를 받들어 교의에 모신 후 진설을 시작한다.

◆ 제사 장소

불천위 제사는 통상 제례를 위해 만든 제청이나, 가묘(家廟)가 있는 종택의 사랑채에서 지낸다.

◆ 불천위제례의 행례

1) 사당

가묘(家廟)는 정침의 북쪽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훤당의 불천위와 4대 조상의 신위를 모셨다.

제례는 제청에서 행하며 새벽 1시경 시작

2) 제구와 제기

제기의 소재 : 유기(鍮器),

제구의 종류 : 향로(香爐), 향합(香盒), 향안(香案), 소탁(小卓), 병풍(屛風), 대탁(大卓), 축판(祝板), 자리, 모사기(茅沙器), 교의(交椅)

제기의 종류 : 술병, 술주전자, 시접(匙楪), 시저(匙箸), 반기, 갱기(羹器), 면기(麵器), 탕기(湯器), 잔반, 퇴주기(退酒器), 종지, 대접, 접시, 촛대

3) 제수진설

신주 출주 후에 제수를 진설한다.

(1) 제수진설도

1열에는 신주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면1기, 반2기, 갱2기, 편1기와 편청을

2열에는 양쪽에 촛대 2개를 차리며 시접을 중심으로 잔반2기를 진설

3열에는 어적을 중심 하여 서쪽으로부터 포, 청장, 도적과 3탕인 어탕, 소탕, 육탕과 두부전을 차렸다.

4열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육회, 육진, 해쌈, 수란, 좌반, 침채, 숙채 3기를 놓았다.

5열에는 8과(果)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추, 밤, 배, 감, 사과, 귤, 바나나, 약과의 순으로 진설 하였다. 

(2) 제수 종류

갱(羹) : 쇠고기, 무, 다시마를 넣은 육갱 (무와 다시마 등을 넣어 끊인, 제사에 쓰는 국. 메탕)

편(떡) : 콩시루떡-찰편-백편-절편-인절미-부편-잡과편 순으로 괸다. 화전과 주악을 웃기로 놓고 편청은 꿀을 올렸다.

편청 : 꿀

면(麵) : 고명을 올리지 않고 참기름과 간장으로 국수를 비벼 놓았다.

도적(炙) 형태 : 익힌 것 (적(炙) : 온갖 양념을 하고 대꼬챙이에 꿰어 불에 구운 어육)

도적 괴는 순서 : 산적-명태-돼지고기-쇠고기꼬지 순으로 올렸다. 쇠고기만 꼬지에 끼우며

어적 : 조기-방어-민어조기-상어적-문어적 순으로 놓았다.

계적(鷄炙) : 닭을 젖혀 놓고 다리는 서쪽으로 문어위에 올렸다.

탕(湯) : 각 3탕으로 육탕, 어탕, 소탕을 놓았다.

전(煎) : 육전 ( 쇠고기 전, 맛살 전, 미나리 전, 명태 전, 버섯 전, 부추 전, 배추 전, 가자미 전, 육전)

장(醬) : 청장

좌반(佐飯) : 조기를 올린다.

침채 : 배추 백김치

숙채(熟菜) : 5종류의 나물을 3기에 담는데 도라지, 고사리는 1기에, 콩나물, 무는 1기에, 시금치는 따로 1기에 담아 올렸다.

포(脯) : 5가지를 1기에 대구-북어-오징어-육포-홍합 순으로 올렸다.

과(果) : 6품에서 10품인 짝수로 준비, 진설 위치는 반드시 조(棗)-율(栗)-이(梨)-시(柿)의 순으로 하지는 않았으며 그 계절에 나는 시절과일 중심으로 차렸다. 사과와 배를 놓을 때는 위와 아래를 도려내었다.

엿-유과-약과 등의 조과(造菓)도 사용

술 : 가양주로 스무즈(스물)라고 쌀과, 솔잎, 재래국화. 누룩으로 담아 20일을 숙성시킨 청주를 썼다.

특별식 : 수란, 해쌈, 육회, 두부 전을 차렸다.

4) 절차

제상설치-신주출주-제수진설-분향/강신-참신-초헌-독축-아헌-종헌-유식-합문-계문-진다-사신-납주-철(철상)의 과정으로 진행

[편집자]

성용씨가 보낸 자료중에서
불천위제례의식과 절차, 사진 설명문 등은 유림분들께 자문과 검증절차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편집팀은 자문 받은 원고에 대해 교정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못골]

우리문중의 불천위제사인 만큼 유림의 검증절차는 필요하지 않을 뜻합니다. 문중내에서 검증하는 것이 어떨지....

[김윤호]

우리 문중에서 대를 이어 해마다 같은 방식으로 드리는 제사인데 무슨 검증이 또 필요한지...? 다만 한번 더 확인이 필요하다면 사진과 설명문이 일치하는지를 자문하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기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면
최종 감수과정에서 작업이 보다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두 분이 물으셨기 제 생각을 말씀드려야 겠네요..

제 자료를 보니 불천위제례의식이 출주出主, 참신參神, 강신降神, 진찬進饌,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終獻, 유식侑食과 합문闔門, 계문啓門과 진다進茶, 사신辭神, 분축焚祝, 폐독閉犢, 납주納主, 음복飮福에 이어 폐회閉會의 순으로 대별하여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계독啓櫝, 진설陳設, 제작除酌 첨작添酌, 삽시정저揷匙正箸, 고이성告利成의 절차를 위의 의식과 동급으로 소개해야 할지, 부수적으로 소개해야 할지 아니면 생략해야 할지 알고 싶습니다.

[편집자]

종택 불천위제례의식에 대한 해설문을 성용 종원이 보내준 원문 그대로 흰테두리에 올렸습니다.
편집자가 불천위제례의식에 대한 전문지식이 모자라 부탁한 원고입니다.

[편집자]

성용 종원이 보내주신 '사진으로 보는 불천위제사' 내용은
세 부분(출주-제사-납주)으로 나누어
카페 메뉴-'한훤당 불천위제사'에 올려 놓겠습니다.
사진과 설명문이 바르게 소개되었는지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