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2반 가을 도보순례 6일차>
일요일입니다. 6일째..밀린 빨래도 하고 휴식도 하면서 오전을 보냈습니다. 점심밥을 뚝딱해먹고 다시 출발...
오늘은 진규가 길잡이입니다. 진규는 들살이 준비할때부터 (다른건 모르겠고) 즐겁고 재밌는 들살이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진규가 준비한 일정은 <제주도 피규어 뮤지엄>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히어로들의 피규어들을 볼 수 있는 신나고 재밌는 공간.. 진규의 기획의도에 아주 잘 어울리는 곳인 것 같습니다.
숙소에서 한시간 넘게 남쪽으로 서귀포시로 차로 달려갔습니다. 일요일이니 하루 걷기를 멈추고 다리를 쉬게 하기로 했습니다.
'피규어 뮤지엄'은 그 반응이 남녀차이가 무척 크네요. 여자아이들은 다소 시큰둥.. 남자아이들은 끊임없이 캐릭터에 대해 재잘대면서 아는척을 한참을 하다가 피규어들 옆에서서 폼을 잡고 사진을 찍고 깔깔대고...
진규는 말없이 오래오래 전시장을 둘러보더니.. 다 괜찮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피규어가 몇가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시 차를 몰아 '정방폭포'로 갔습니다. 지난번 올레길 6코스를 걸을때 소정방폭포를 보고 진규가 아주 좋아해서 정방폭포에도 가보고 싶어했는데, 시간이 늦어 다음을 기약했었습니다. '피규어 뮤지엄'에서 다시 숙소로 오는 길에 조금만 돌아가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오늘 가보기로 했습니다.
끊임없이 물결이 쏟아지는 정방폭포를 보면서 모두가 아주 놀라고 또 시원하기도 하고..아이들이 단체사진을 찍자고 해서 (조금 망설이다) 후다닥 찍고 흩어졌습니다. ㅎ
마지막으로 어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걷지 못했던, 함덕해수욕장에도 다시 갔습니다. 아이들을 해수욕장에 내려주고 저는 그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보았습니다.
장을 보고 무거운 짐을 끌고 나오는데, 아이들이 마트 주차장에, 우리가 렌트한 자동차 옆에 서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만나서 좁은 차안에 음식을 가득 싣고 어두워져서야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꿀맛같은 휴일도 끝이났습니다.
오늘 길잡이였던 진규는 운전석 옆에 앉아서 오고가는 긴 시간 내내 수다를 떨고 재미있는 드라마 이야기를 해주고, 급기야는 목을 꺾어가며 노래를 몇곡이나 불러서 모든 아이들을 웃기고 재미있게 해주었습니다. 보통 다른 아이들은 자기 스마트폰을 자동차 스피커와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었는데.. 진규는 완전히 다른 길잡이역을 해주었습니다. 진규의 새로운 모습을 또 보게되었습니다. ㅎ
내일부터는 이번 들살이의 2막이 시작됩니다. 제주도 올레길은 21코스까지인데.. 이번에 우리는 숙소가 있는 제주도 동북부를 중심으로 순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에는 1코스, 2코스, 5코스, 6코스를 걸었고, 남은 기간 동안은 제주도 올레길의 끝부분이자 1코스와 다시 이어지는 20코스와 21코스를 걸을 예정입니다.
내일은 구민진이 길잡이가 되어 '한라생태숲'과 '사려니 숲'을 걸으며 가을의 숲을 만끽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