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골퍼들의 공통된 고민

[마이클]

어떤 주제에 대해 우리의 생각은 다양합니다.
저는 그게 진화의 기본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축복이기도 하죠.
만일 우리 모두의 생각이 항상 동일하다면
논리의 열성유전으로 인류는 벌써 멸종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 글또한 여러 의견중 하나로 받아들이시고
그냥 참고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주위 여자분들의 공통적인 하소연에 대한 글입니다.

(질문들)
드라이버와 하이브리드의 비거리가 똑같아요 ㅠㅠ.
7번 아이언 그리고 웨지의 비거리도 똑같습니다.@.@
드라이버가 거리가 안나요ㅠㅠ 120미터 겨우 나갑니다.
프로는 힘으로 패면 안된다고 스윙만 예쁘게 가르쳐요.
어찌하오리까?
이걸 힘으로 패야 할까요 아니면 드라이버를 더 비싼 넘으로 교체해야 할까요?
나는 언제 남들처럼 180미터 질러댈 수 있나요?


1. 남자,여자를 막론하고 드라이버는 힘으로 패는 물건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여자는 부드러운 스윙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드라이버에서 제일 중요한 건 폼이나 스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함입니다.
셋업했을때 느낌이 편안하고 피니쉬했을 때 역시 편안히 휘둘렀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면 그게 최고입니다.
연습장에서 몇번 힘줘서 패서 만족할만한 거리와 방향을 얻은 것에 고무되서
필드의 실전에서 똑같은 상황이 그대로 연출되리라고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몇홀 못가서 기진맥진해지고 샷은 중구난방으로 산탄되기 십상이죠.
연습장과 필드는 태생이 다른 곳입니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처음 초보때 부드러운 스윙을 선택하고 몸에 익히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티칭프로들이 그렇게 가르치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드라이버를 힘으로 패기 시작하면 나중에 필드에서 걷잡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할 확률 100% 입니다.
KLPGA 여자프로들 스윙하는거 자세히 보세요.
그녀들이 힘이 없어 살살 부드럽게 치는 걸까요?
힘으로 패면 모르긴 해도 아마 30미터쯤 더나갈 겁니다.
세컨샷이 엄청 편해지는거죠. 하지만 그러지 않는 건 정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자분들 그냥 10번 드라이버 쳐서 5번 멀리 보내는 게 목표라면 힘으로 패셔도 됩니다.
골프 스윙도 어차피 본인의 선택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나머지 5번의 참담한 결과와 점수에 연연치 말아야 합니다.

힘으로 패는 스윙이 처음부터 몸에 배면 초보때는 그럭저럭 비거리가 날지 몰라도
구력이 붙으면서 비거리는 제자리 걸음이 됩니다. 정확성은 꽝이구요.
하지만 부드러운 스윙을 초보때 익히면 처음엔 거리가 다소 안나도
그 장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부드럽게 스윙하면서 언제 힘을 넣는지를 알게되면 정확하면서 거리까지 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구력과 기술적 매카니즘, 그리고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2. 피니쉬를 강조하는 티칭프로들 있습니다.
거기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피니쉬는 여러분이 한 스윙에 대한 결론이며 거울입니다.
피니쉬가 안좋다는 건 스윙이 안좋았다는 말입니다.
스윙이 좋으면 피니쉬도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에 따라 피니쉬를 만들어 놓고 스윙을 가르치는 사람있고
스윙을 가르치고 피니쉬가 따라붙게 하는 사람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지엔 정답이 없습니다.
전자는 목적지를 미리 알려주고 길을 가게하는 방법이고
후자는 길을 알려주어 가다보면 목적지를 만나게 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피니쉬는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정확한 릴리즈 없이는 만날 수 없는 게 피니쉬거든요.

3. 여자가 180미터를 때린다는 건 남자로 치면 250미터를 때리는 것과 비슷할 겁니다.
여자로서는 장타자라는 거지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겁니다.
지금 가지고 계신 드라이버가 맘에 안들면 바꾸시기 바랍니다.
저는 장비를 자주 교체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입니다만
처음 풀세트로 구입하여 드라이버가 맘에 안든다면 바꾸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바꾸시되 신중하게 선택하시고(특히 외적인 미관이나 색깔에 미혹되지 마시고 철저히 성능과 가격으로 선택하시기를...)
여러번 시타를 해본 후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스윙스피드와 템포를 측정하여 맞는 섀프트를 고르고 헤드 사이즈도 본인의 취향따라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선택했으면 자신의 선택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드라이버를 새로 산 후에도 잘 안맞을 때가 분명히 올겁니다.
대부분 드라이버가 잘 안맞는 건 드라이버때문이 아니라
그걸 휘두르는 사람때문이라는 사실도 잊지말고 기억하시기를...
한번 샀으면 드라이버에게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주는 여유도 중요합니다.

4. 하지만 드라이버 거리에 연연해 하지 마시기를...
세상에 내세울 거 없는 사람이 나이 자랑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에 내세울 거 없는 골퍼가 거리 자랑하는 골퍼입니다.
함께 골프를 치면 두려운 상대와 그렇지 않은 상대가 있습니다.
드라이버로 270미터를 때린다거나 7번 아이언으로 170미터를 보낸다고
우쭐대는 사람은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저는 아직 골프란 운동의 특성을 파악 못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짜 무서운 사람은 '저는 거리는 길지 않지만 비교적 일정한 거리를 때립니다. 방향도 괜찮구요...' 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모르는 사람과 골프칠 때 상대가 거리자랑을 하면 일단 안도합니다.
그리고 십중팔구는 제가 이깁니다.
그런데 거리가 별로라고 말하면서 또박또박치는 사람들을 보면 머리가 쭈뼛하죠.
골프가 무언지를 아는 사람들과의 게임은 항상 짜릿한 두려움을 가져옵니다.

5. 거리를 늘리려는 욕심은 좋은 욕심입니다. 어차피 거리를 얻지 못하면 골프는 답답해지니까요...
하지만 거리를 탐하려면 본인 스윙이 일관성있는 일정한 패턴을 가져야만 합니다.
의외로 많은 여성골퍼가 중구난방의 스윙을 하고 있거든요...
문제는 자기고유의 스윙이 정립안된 상태에서 늘린 거리는 사상누각이라는 겁니다.
스윙이 달라지면 늘린 거리는 금방 무너지고 맙니다.

물론 누구나 의도적으로 또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스윙이 달라지지만
전체적인 자신의 고유한 스윙이 없으면 달라지는 스윙을 지배할 수 없고
그런 상황에서 거리 늘리기는 별 소용없습니다.
만일 90대 하이까지만 치고 말꺼면 아무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골프채를 잡은 꿈이 적어도 80대나 싱글이었다면
견고한 스윙을 구축하는 일이 거리 늘리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합니다.

여성골퍼들에게
'자신의 스윙을 지배하라'
언젠가 한번 주제로 삼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스윙을 지배할 수 없는 골퍼는 스윙에 지배 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스윙에 지배 당하면 거리도 방향도 그리고 좋은 골프도 모두 신기루같은 환상이라는 겁니다.

원칙에 대해서 썼습니다. 본인에게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선택적으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