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8일, 일요일, Going Home, Alitalia-Etihad Air (오늘의 경비 US $503: 항공료 US $450, 커피 3.40, 야자대추 선물 21, Rome 공항기차 14, 인천 공항버스 12,000 원, 환율 US $1 = 0.9 euro) 오늘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커피를 끓여서 마신 다음에 떠날 준비를 하고 6시경 숙소를 나섰다. 기차역으로 나가서 6시 반에 떠나는 Leonard Express 공항기차를 타고 7시경에 공항에 도착했다. 체크인과 출국수속을 마치고 탑승구에 도착하니 9시경이었다. 체크인과 출국수속을 하고 탑승구까지 가는데 2시간이 걸린 셈이다. Leonard Express 공항기차는 편하기는 했지만 기내 방송이 너무나 많아서 보통 시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기차표 없이 승차하거나 기차표 체크인 기계에 체크인을 안 하면 (기차표를 재사용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200 euro 벌금을 문다고 위협적인 방송을 거듭하는 것이 맘에 안 들었다. 그냥 검표를 해서 법대로 하면 될 텐데 불편하게 들리는 방송은 왜 그렇게 많이 하는가. Leonard Express 기차표는 유효기간이 3개월인데 승차 직전에 기차역에 있는 체크인 기계에 체크인을 하면 기차표에 날짜와 시간이 찍히는데 체크인을 안 하면 3개월 동안 몇 번이고 계속 쓸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검표를 하면 될 텐데 안하기 때문에 기계로 하는 검표 절차가 필요한 모양이다. 이런 것을 잘 모르는 외국 여행객들은 기계 체크인을 안 하고 승차해서 200 euro 벌금을 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서 우선 자전거포장을 했는데 며칠 전에 산 투명한 플라스틱 천으로 감아서 싸고 포장용 테이프로 봉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천에 조그만 구멍을 뚫고 포장하느라고 써야했던 포켓나이프를 집어넣고 테이프로 구멍을 막았다. 포켓나이프는 비행기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치는 짐에 넣지 않으면 출국 짐 조사를 할 때 걸려서 뺏긴다. 과거에 깜박하고 포켓나이프를 여러 번 뺏겼다. 체크인을 할 때 포장한 자전거 외에 자전거 가방도 무료로 부칠 수 있나 물어봤더니 둘 합해서 30kg 이내면 된단다. 내 짐은 둘 합해서 18kg이어서 둘 다 무료로 부쳤다. 보통 짐 하나만 무료로 부칠 수 있는데 둘을 무료로 부칠 수 있는 것은 처음이다. 그냥 물어본 것인데 물어보길 잘 했다. 옛날에는 보통 둘까지 무료로 부칠 수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하나로 줄고 두 번째 짐을 부치려면 돈을 내야했다. 짐이 조그만 배낭 하나로 줄어드니 너무나 간편해서 좀 이상하게까지 느껴졌다. 체크인 할 때는 중국 단체관광객 수십 명이 내 앞에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제 중국 단체관광객들은 유럽의 유명 관광국에는 어디를 가나 많이 보이고 숫자가 많아서 다른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1999년 내가 중국여행을 처음 했을 때만 해도 중국 사람들이 외국 관광여행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15년 만에 중국은 천지개벽을 이룩한 것이다. 세계 역사상 한중일 3국만큼 경제발전을 빠르게 이룩한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중 중국이 제일 빠른 것 같다. Rome에서 Abu Dhabi까지 약 5시간 반 동안 이탈리아 국적 Alitalia 항공사 비행기를 탔는데 망해가는 항공사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무원들이 별로 친절하지 않았고 좌석마다 있는 비디오 스크린은 이용방법이 너무 복잡해서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른 항공사 것은 안 그런데 Alitalia는 어떻게 그렇게 쓰기 힘든 제품을 선택했을까? 망해가는 항공사가 아니고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다른 항공사들은 사지 않는 제품을 Alitalia가 헐값에 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Abu Dhabi 공항과 Abu Dhabi에서 갈아탄 Etihad 항공사 비행기는 Alitalia 항공사 비행기보다 훨씬 더 좋다. 한마디로 최상급이다. 이탈리아는 여러 면에서 지는 해와 같은 나라다. Portugal, Italia, Greece 3국을 “PIG 3국”이라 칭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Etihad 항공사 승무원들은 눈에 띠게 친절했다. 잘 나가는 항공사 직원들은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다른 것 같다. Etihad 비행기에는 빈 좌석이 많아서 내 지정된 좌석에 앉지 않고 비행기 뒤편으로 가서 빈 좌석 넷을 차지하고 침대처럼 누워서 자면서 왔다. 1등석 좌석에 못지않게 편하게 왔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자전거 포장을 풀고 공항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분당 서현역에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분당 중앙공원을 거쳐서 아파트로 왔다. 오는 길은 낙엽으로 덮였고 가로수에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단풍잎들이 있어서 늦가을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번 여행 (동유럽과 남유럽) 정리를 해보자. 여행기간은 7월 2일부터 4개월간 120일을 계획했는데 10일 더 많은 130일을 여행했다. 여행한 나라는 26개국을 계획했는데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체크공화국, 슬로바키아,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 사이프러스, 마케도니아, 코소보,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산마리노, 바티칸, 모나코, 몰타) 그리스, 사이프러스, 코소보, 몰도바 4국을 못하고 22개국을 했다 (그리스는 10여 년 전에 짧게 했다). 동유럽 나라인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는 처음부터 이번 여행계획에 없었다. 이 나라들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할 생각이다. 여행경비는 $13,000 내지 $15,000을 계획했는데 (하루 평균 $110 내지 $125) 그보다 훨씬 적은 $10,700을 썼다 (하루 평균 $82). 숙박료는 계획보다 더 쓴 것 같고 식비와 입장료는 덜 쓴 것 같다. 이번 여행에는 한 방에 여러 명이 자는 호스텔은 별로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호텔이나 대여 아파트에 묵었다. 동유럽 나라들의 숙박료가 서유럽 나라들보다 훨씬 저렴해서 그렇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는 두산 두피디아 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보수가 과거 다른 여행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이유도 있었지만 (유럽 여행기는 너무 흔해서) 이제는 체력이 딸려서 긴 여행을 항상 끝낼 자신이 없어진다. 두피디아와의 계약이 없으면 여행 중에 너무 힘이 들어서 여행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언제나 항공편으로 귀국하면 그만인데 계약이 있으면 그럴 수가 없다. 그것이 마음에 큰 부담이 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특별한 경우를 제하고는 두피디아와 관계없이 맘 편하게 여행을 하고 싶다. 이번에도 그래서 그렇게 했다. 두피디아에 좀 미안하게 느낀다. 그래서 두피디아 여행 사이트에 내 여행기 일부를 직접 올릴 생각이다. 자전거는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택시는 새벽과 밤중에 어두운 데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싫어서 딱 3번 탔는데 두 번은 바가지가격을 물었다. 자전거는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다가 나중에 언젠가부터 접고 펴는 것이 잘 안되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고장 난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귀국해서 Brompton 자전거 대리점에 가서 알아봐야겠다. (후기. 귀국 후 알아보니 여행 중 이탈리아 Verona에서 뒷바퀴 물받이를 떼어내어서 그렇게 되었다. 좀 불편하지만 그대로 쓸 생각이었는데 2018년 유럽대륙 횡단 자전거여행을 유라시아 대륙횡단 자전거여행으로 격상시키면서 장거리 자전거여행 전용 자전거인 Surly Long Haul Trucker 모델로 바꾸었다. 그러다가 2019년 우랄산맥을 넘은 다음에 유라시아 대륙횡단 자전거여행을 포기하고 다시 Brompton 새 자전거로 바꾸었다. 이번에는 6단 기어 모델을 선택했다. 앞으로는 Brompton 자전거로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유럽 여러 나라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한 자전거여행만 할 생각이다.) 이번 여행에는 물건 분실이 최소였다. 선글라스를 가지고 간 두개 모두 잃어버려서 싸구려지만 멋있게 보이는 노란색 선글라스를 하나 샀다. 그리고 전원 어댑터 두 개를 잃어버린 것이 전부다. 불가리아에서 기차에 배낭을 놓고 내렸다가 기차역 직원이 배낭을 놓고 내린 기차 차장에게 전화로 연락을 해서 찾게 되었고 어느 기차역 대합실에 배낭을 놓고 기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나갔는데 고마운 사람이 배낭을 집어서 플랫폼까지 나와서 나를 찾아서 가져다주어서 찾았다. 내년 여행계획은 5월말부터 10월까지 약 4, 5개월 동안 대서양 해안부터 흑해 해안까지 유럽 대륙을 횡단하는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이었으나 후년으로 미루고 내년은 아무런 여행을 하지 않고 쉴 생각을 하고 있다. 2003년부터 풀타임으로 여행을 시작한 후로 한 해도 쉬지 않고 매년 여행을 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매년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다음 해에는 한 해 쉬면서 재충전을 할 생각을 했는데 올해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내년을 쉰다면 아주 쉬는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한 모든 여행의 여행기와 사진의 교정을 보고 여행 지도를 새로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다. 작업량이 방대해서 내년에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작업이 끝난 다음에는 여행기와 사진을 PDF 파일 같은 인터넷 표준 파일로 만들어서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의 디지털 서버에 영구 저장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것이다. 발이 아파서 좀 고생은 했지만 이번 여행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공항 기차 Rome 공항 비행기 안 Abu Dhabi 공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