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여기에 스펙 올리고 의견 여쭤봤던 아이 엄마입니다
후기 올려달라고 하셔서 약속했었는데 잠시 망설이다 올려요.
아직 기다리는 분들도 계실거고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결과여서 속상하신 분들도 계실텐데 하는 생각에요.
저희도 지난 석달 우여곡절로 속을 많이 끓이고 얻은 결과라 그마음 너무나 잘 알거든요.
그럼에도 혹시나 저희 아이 이야기가 도움이 되실까 하는 마음에 글 올려 봅니다.
우선 저희 아이 스펙은요,
SAT I :2380
SAT II : 수학 800 화학 780 역사 780
National Merit Scholar finalist
11학년 AP 4과목 : 모두 5
12학년 AP 4과목
GPA :4.73 (상위 5% 이내)
축구 발시티 캡틴
클럽 세개중 두개 프레지던트
6년간 리더쉽 캠프 : 11학년엔 리더로 활동
시에서 운영하는 농구팀 코치 4년
수상경력:
스페니쉬 내셔널 골드메달리스트
잡다한 중요하지 않은 몇가지
암튼 대충 이래요.
지난번에 이렇게 저희 아이 스펙을 올렸을때 모두들 흠잡을곳 없고 어디든 들어간다고 말씀들 하셨어요.
그런데 반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는 거예요.
어얼리에 예일에서 디퍼 되는것을 선두로 MIT 리젝트,유시카고 윌리엄스 웨이팅리스트....
주립대 프리메드와 사립대 하나만 합격된 상태로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어디가서든 열심히 잘하고 살 아이인건 알지만 그동안 혼자서 쌓아나간 것들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서 실망하고 상처를 입으면 어쩌나 아이도 저희 부부도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 기간동안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고 저희가 저희 아이를 키운 방식도 되새겨보고 혹시 뭐가 잘못됐던건가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저희 부부는 일단 대학입시와 관계없이 아이가 하고 싶다는건만 시키자
기회를 줘보고 싫어하는걸 부모 욕심으로 몰아세우지 말자가 저희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위에 저희 아이 스펙을 보시다시피 아시안 잘하는 아이들이라면 웬만하면 몇개씩은 있다는 경시대회 수상경력이나 랩에서 일하고 논문 한두개쯤 이름을 싣는 그런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MIT가 안됐을때는 뭐 그럴 수 있지 했는데....이어지는 웨이팅 소식에 그때 그런 스펙들을 쌓았어야 했나 잠시잠깐 후회가 들었던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희 아이를 키우는 내내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클럽활동 하면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저희 부부가 항상 운동장에서 같이 응원하고 친구 부모들과 안되는 영어로 친해지면서 저희가족 모두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 었어요.
이렇게 대학이 힘들어지던 시점에서도 다시 그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이런 행복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다른 원하지 않는 스펙으로 좀 더 좋은 학교를 위해 힘써야 했나를 생각하면 전 단호하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정리되니 힘들던 마음상태도 안정이 되고,아이에게도 주어진 자리에서 다시 즐겁게 생활하자고 다독이고 아이도 밝게 웃어주더라구요.
어제 지원한 다섯개의 아이비 스쿨이 발표되는날 3개의 웨이팅과 한개의 리젝트를 뒤로하고 마지막으로 열어본 하버드에서 기적적인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지금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든 시간끝에 얻은 결과라 얼떨떨 하기만 하네요.
하버드 인터뷰가 있던날 인터뷰했던 여자분이 아이에게 너는 하버드에 딱 맞는 아이이고 니가 안되면 대체 누가 되겠냐고 해주셨다는데 아마 좋은 코멘트를 주셨나 봅니다.
참고로 다른 대학들은 인터뷰시 나쁜 인상만 주지 않는다면 당락에 영향이 별로 없지만 하버드는 1~10까지 점수가 있어서 인터뷰 결과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하네요.
길고도 내용없는 글에 감히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하고 싶고 하면 즐거운 일들을 할 수있는 자유를 주시면 그런 즐거움이 쌓여 어느순간에 그것들이 아이들의 인성에도 소위말하는 스펙에도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저희 아이는 운 좋게 하버드에 가게 되었지만 하버드가 아니라도 아이비가 아니라도 탑스쿨이 아니라도 그렇게 즐겁게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기죽지 않고 자기자리에서 행복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