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섬기행/대이작도 승봉도 자월도
2022.5.27~29
경목산악회는 5월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인천 연안 여객터미날에서 떠나는 대이작도,승봉도,자월도의 섬기행을 나섰다. 13명이 함께 했다. 우리부부도 산행이 어렵지않은 듯하여 참가하였다. 이른 아침에 인천 항만까지 가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서 아예 택시로 가기로~ 용인 수지에 사는 K도 동승하였다.
대이작도 아침 8시 집합, 8시30분 고려고속의 코리아피스 페리편으로 1시간30분이 걸려 대이작도 부두에 도착했다. "영화의고향 섬마을선생님- 대이작도 방문을 환영합니다" 라는 환영 아취 대문이 큼직하게 서 있다.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선생님"--노래는 물론 영화도 대단한 인기였던 작품이니 그 촬영무대가 이곳 대이작도라는 사실이 못내 자랑스러운 것이리라.
숙소인 펜션의 마이크로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바로 걷기에 나섰다. 첫코스는 부아산(負兒山)정상이다. 멀리 진녹색의 산정상이 보이고 등산로에서 내려다 보면 짙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이 맞닿아 있는 수평선이 보인다. 부아정이라는 정자에 오르니 사방이 훤히 보인다. 자그마한 섬들도 많이 보인다. 천국의문이라는 대이작도 부아산- 백제 건국을 위해 비류가 부아산에 올랐다는 설화가 전해지는데, 부아산은 기가 센 산으로 이름이 나서 기도 장소로도 유명하다. 산행중에 긴 출렁다리를 만난다. "부아산 구름다리"이다. 대이작도 팔경 중 하나인 신선들이 걷는 다리로 안개가 그윽할때 사람들 눈을 피해 신선들이 걷는다고 한다. 연인끼리 구름다리를 건너면 신선들의 축복에 의해 백년해로의 기쁨을 얻을수 있다니 ~ 인기가있을 수 밖에 없다. 좀 더 오르니 부아산 봉수대 5기가 역사의 증인인양 무심히 서 있다. 부아산 정상은 해발 162.8m이다. 점만 옮기면 1,628m인데--정상이라면 이쯤은 되어야 되는데 하며 거드럼을 피운다, 오형제바위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솔숲 사이로 보이는 파란 바다와 섬 풍경은 파랑 물감 한통을 다 쏟아부은 듯 푸르고 아름답다. 해안가로 나무데크길이 이어진다. 삼신할미 약수터를 지나 해수욕장 입구를 거쳐 숙소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도 걷기는 계속된다.
오후 시작점은 솔밭해적길이다. 펜션 승합차로 등산로 입구까지 태워다 주니 참 편하고 좋다. 솔밭해적길은 우거진 노송 사이로 편편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피톤치드가 한없이 나오는 숲길이다. 공기도 맑고 날씨도 선선하여 산길 걷는 컨디션이 최상이다. 모두 행복감에 젖는다. 3~4명씩 무리지어 환담을 하며 걷는 솔밭해적길~ 이름이 무안하다. 해적길이라니! 이곳은 고려말 몽고의 침입으로 수도를 강화로 천도후 삼남지방에서 수도로 공납품을 수송하는 세곡선이 항해하던 지역으로 공납품과 배를 탈취하던 바다해적이 삶을 영위하던 곳으로 솔밭해적길로 불려졌다고 한다.
다음 목적지는 계남마을이다. 나무데크가 깔린 해안길을 돌아가니 계남정이라는 정자가 서 있다. 계남마을은 대이작도가 자랑하는 "섬마을선생님"의 촬영장소가 있는 곳이다. 영화촬영 장소라고 소개하는 안내판 표지석이 서있고 편편한 잡초우거진 평지 건너 산쪽에 다 쓰러져가는 건물이 서 있다. 영화에 나오는 선생님이 근무했던 학교 분교장 건물이다. 1967년 김기덕 감독이 연출하고 문희,오영일,이덕훈,김희갑 등이 출연했던 이 영화는 이미자의 섬마을선생의 내용을 영화화한 것이다. 모두 그당시의 영화를 머리속에 그리며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데크길 전망대에는 사진을 찍도록 사진틀을 만들고 의자도 놓여있다. 세사람씩 앉아 사진도 찍어본다.
풀등과 25억천만년의 바위 오후 걷기를 끝내고 광어회를 안주로 저녁겸 술판을 벌린다. 일몰시간이다. 썰물로 바다물이 나가고 모래사장이 넓어졌다. 남자들만 저녁 산책을 나섰다. 멀리 바다끝쪽에 검은 테두리가 보인다. 누구는 모래섬 풀등이라고, 누구는 다른 섬이라고, 누구는 그냥 수평선이 빛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고 각기 다른 주장들이다. 대체로 풀등설에 표가 쏠린다. 풀등에 관한 얘기는 이미 TV프로에서 많이 소개되어 알고 있었지만 처음 듣는 친구들도 많았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하면서 모래더미가 쌓이고 여기에 풀이 자라서 풀섬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속에 잠겼다가 바다물이 나가면 풀등이 나오고~ 이미 대이작도 풀등은 명소가 되어 있었다. 우리가 묵는 숙소도 풀등펜숀이고 풀등을 사용하는 상호들이 많았다. 나무데크길을 따라 해안길을 걷는다. 한참 가다보니 이상한 모양의 바위가 있고 해설판이 있는데 모두 깜짝 놀란다. 우리나라 최고령 바위이자 유일한 것이라는데 25억1천만년전에 형성된 바위라고 해설이 붙어 있다. 1천만년만 해도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25억년을 보태야 한다니--학설이 여럿 갈리지만 지구 역사를 45억년으로 보는 학설로 따져도 감히 상상을 못할 나이의 바위이다. 검정색에 흰 테를 둘렀는데 모양도 멋지다,
2일차 승봉도 여행 다음날 아침 집사람과 같이 아침산책을 나섰다. 어제 저녁에 본 25억년의 바위를 구경시킬 목적으로~ 아침에 봐도 여전히 놀람은 멈추지 않는다. 단지 어제 밤에 본 풀등과는 달리 좀더 가까이 풀등이 보인다. 오늘은 배를 타고 승봉도로 가는 날이다. 승봉도를 관광하고는 오후에는 다시 자월도로 건너가는 일정이다., 주말인 토요일이라서인지 들어오는 배가 엄청 많다. 선착장에서 미처 못봤던 이미자의 섬마을선생님 노래비가 서 있다. 기념촬영하려는 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승봉도는 금새 도착했다. 오늘 점심을 먹을 식당차가 일행을 태우고 산림욕장길 입구에 내려주었다. 산림욕장길 산책은 말 그대로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산림욕을 하는 코스이다. 넓고 평탄한 길을 걸으며 소나무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깊이 들여마신다. 이보다 좋은 산책길은 없을 것이다. 기분도 좋고 실제 건강에도 도움이 되리라. 산림욕장길을 나와 해안가 데크길을 걷는다. 목표는 목섬 그리고 촛대바위다. 촛대바위는 과연 진품이 어느것인가 헷갈릴 정도로 뾰죽바위가 많다. 정확한 정답은 모르지만 나름대로 왕촛대바위는 저걸거야 하고 제마다 다른 결론을 짓는다. 점심식사는 "승봉선창 회 & 식당"에서 회덥밥으로 통일했다. 자월도 가는 배편을 타야한다. 이집은 손님이 엄청 많다., 버스 두대가 계속 손님을 실어온다. 어떤 손님이 가장 많으냐고 물으니 그물낚시하는 단체손님이란다. 릴낚시팀은 적고 이집 유니폼을 입고 그물낚시에 참여하는 체험팀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이집은 펜션도 겸하며, 외형이 엄청 큰 기업형이다. 그물낚시팀이 들어오니 배위로 갈매기들이 떼지어 날아든다. 생선 냄새가 갈매기를 유혹하는 모양이다. 승봉도를 떠나며 단체사진을 남긴다. 승봉도는 오전에 들어왔다가 오후에 떠나서 불과 체류시간이 짧지만 제대로 걷기를 알차게 실천한 셈이다.
자주달빛 환상의 섬 자월도(紫月島) 자월도는 자월면 면사무소가 있는 행정 중심지이다. 그리고 가장 크고 인구도 많다. 자월면은 인천직할시 옹진군의 면으로, 자월도와 대이작도· 승봉도를 중심으로 소이작도· 사승봉도·선갑도 등의 섬을 관할하고 있다. 승봉도에서 자월도로 온 손님은 우리 일행 뿐이다. 숙소는 이름도 멋진 "바다향기펜션"이다. 2층 양옥 건물에 앞 마당에는 베드민턴 또는 족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운동장이 있고 채소를 자급자족하게끔 상추 쑥갓 등이 심어져 있다. 저녁에는 이회장이 생선회를 부탁, 이웃의 달바위 횟집에서 모듬회를 준비하고 술파티기 열렸다. 유리잔에 얼음을 깔고 레몬즙 소주를 돌린다. 술잔 제조와 배급은 K 동우의 독점이다. 마지막 밤임을 강조하니 잔을 피할 도리가 없다. 정말 오랫만에 주량을 넘어 마신다. 그러나 의외로 정신은 말짱하다. 이회장과 잠자리도 같이 하며 가까운 사이라고 우리끼리 재미로 호칭하는 이핵관 J동우는 이백의 漢詩를 줄줄 외운다. 모두 놀란다. 후식으로 수박까지 먹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마지막 밤인데 그냥 잠잘 수 있냐며 다시 마당에 술판을 벌인다. 맥주파티다.
아침에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서울은 초여름 날씨로 예보하지만 이곳은 7~8도나 낮은 선선한 가을날씨다. 낮최고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다. 어제 마신 술기운은 맑은 공기 탓인지 머리도 속도 개운하다. 정성스레 준비한 아침 백반은 맛이 좋아 한그릇을 다 비운다. 오늘 점심은 바지락칼국수란다. 거기에 소라와 산낙지까지 준비한단다. 오늘은 마지막 일정으로 자월도 트레킹을 약 네시간 예정되어 있다. 목섬과 국사봉이 목표지이다. 9시20분 숙소를 출발, 목섬을 향한다. 오르는 길에 하얗게 펼쳐진 샤스타데이지 꽃밭은 너무 아름다워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붉게 핀 해당화는 길거리 곳곳에서 반긴다. 동해안에서 보던 해당화보다 꽃이 훨씬 크다. 나무데크 구름다리를 건너 목섬에 도착하고 이어 국사봉을 향한다. 제법 힘겹게 올라 정상부에 도착하니 돌로 쌓은 봉화대가 있는데 정상표지판이 없어 의아했다. 하산인가 싶더니 다시 오르는 길이다. 여기에 국사봉 166m라는 정상 표지석이 있고 높다란 정자가 서 있다. 신발을 벗고 오른다. 얄말까지 벗고 국사봉 팔각정자에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숙소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다. 해물칼국수가 기다린다 생각하니~자월도의 마지막 식사다. 아침에 직접 회장이 직접 사온 소라와 산낙지를 곁들인 바지락 칼국수는 특별히 맛이 좋았다. 인천으로 가는 배 출발이 4시반이니 3시반까지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마침 일요일이라 숙소방이 비어 있어서 방에서 휴식타임을 가질수 있었다. 여성분들은 마당에서 무슨 얘기가 그리 많은지 수다 삼매경이다.
일부는 차로 나머지는 달맞이선착장까지 마지막 걷기를 한다. 선착장 근처에 오니 높다란 어부상이 계단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먼저온 우리 일행도 여기서 만난다. 우리가 타는 배는 오후 4시반 출발 고려고속훼리의 코리아프린세스호이다. 일요일 귀가하는 섬여행객들이 대단히 많다. 코로나로 갇혀 산지 2년이 넘었다. 해외여행은 아직 자유롭지 못하지만 국내여행은 완전 풀린 것 같다. 배 안에서 한시간 가량--지난 사흘간의 여행시간을 추적해 본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기억들이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아름다운 섬기행의 특장점 뿐만 아니라 걷기도 무리없고 특히 맛기행이라 할 정도로 회장께서 신경을 써주어 잘먹고 잘보고 즐겁게 보낸 행복한 시간이었다. 늘 같이 다니는 친구들 뿐만아니라 새로 참가한 친구들이 있어 더욱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인천항에 도착하여 연안숯불갈비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작별의 악수로 아쉬운 정을 나눴다. 다음 모임 때까지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