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동안 학교안 공터와 운동장에서 신 나게 놀았더니 벌써 방학이 왔다.
마음밥 회원 끼리 다모임 식사를 하면서 여러가지를 의논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방학 한 주 전에 갑자기 급한 마음이 들어서 학부모 대표를 만나서 마음밥 마무리로 사진전과 야간 놀이터 개장을 제안했다. 또한 2학기에는 갈등중재에 대한 강의와 놀이용품과 마음밥 놀이터에 걸 현수막을 학교측에서 만들어 주었음 하는 것도 제안했다. 학부모 대표는 모든 제안에 적극 찬성이었고 급히 교무주임선생님을 만나러 가셨다.
그 결과 강의만 빼고 나머지 제안은 흔쾌히 통과되었다. 강의는 이미 비슷한 강의가 잡혀 있어서 힘들다고 하셨다.
그러한 소식을 마음밥 채팅방에 올렸다. 먼저 현수막에 걸 문구를 과자상품을 걸고 공모했다. 여러 번 의견을 묻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침묵하는 채팅방. 그래서 이번에는 큰이모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서 현수막 문구를 먼저 올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하나 둘 현수막 문구가 올라오니 나머지 회원들도 재미있는 문구를 올리기 시작했고 채팅방이 시끄러웠다.
두번째로 사진전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사진전을 열 장소는 정문 옆 담벼락, 기간은 방학전 화수목요일 3일, 재료는 색깔전지, 청테이프로 고정, 비가 올 것을 대비해서 코팅할 것 등으로 결정되었다. 마음밥 회원들의 의견을 가지고 학부모대표와 함께 교무주임선생님을 만났다. 우리가 정한 문구로 현수막을 만들고 사진전은 훼손문제와 날씨로 인해 정문앞 보안관실 옆에서 하기로 최종결정했다. 학교에서 사진을 칼라프린터해 주고 화이트보드와 기타 필요한 재료를 지원해 주시기로 결정했다. 마음밥 마무리 놀이는 목요일 5시에서 7시까지 결정되었고 2학기 계획까지 마무리 되었다.
정말 삼일만에 모든 일을 해치워 버렸다. 넋 놓고 있다가 급해진 나와 마음밥회원, 학부모 대표, 교무주임선생님 까지 모두 스릴을 즐기면서 삼일을 보냈으리라!
추억하나 : 현수막 문구 공모 (7.11)
채근영님 "친구들아 마음밥 먹으러 가자", 이윤경님 "애들아 놀이밥 먹으러 가자, 고객님! 당황하셨어요? 마음밥이 해결해줘요", 이영미님 "몸과 마음이 자라는 영양가득한 마음밥 놀이 재밌는 전래놀이로 같이 놀아요" , 이남선님 "우리 모두 마음에 밥주러 같이가요, 마음에도 밥을 줍시다", 이선미님 "마음밥! 행복밥!, 마음밥 먹는 소리 행복이 커지는 소리, 마음밥 먹으러 따라와", 임선미님 "마음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어요, 희망의 씨앗을 뿌려요,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세요, 열린 교육이 바로 여기에, 자녀의 스트레스 마음밥이면 풀려요"
뜨거워진 카톡방! 이런 일이 없었는데! 그렇게 해서 결정된 현수막 문구는
"애들아! 마음밥 먹으러 가자. 쌍문초 마음밥 놀이터"
추억 둘 : 마음밥 사진전 (7.16-18)
그동안 열심히 찍었던 사진 중 아이들 표정이 살아있는 사진, 나혼자 보기 아까운 사진들을 모았다. 다같이 노는 사진, 친구 끼리 몇몇이 모여 있는 사진, 엄마랑 노는 사진, 마음밥 이모랑 노는 사진, 일기와 창작품 사진, 2학기 일정으로 나름 주제별로 모아서 색깔액자 추가하고 사진 제목을 붙이는 사진편집을 하여 사진을 20장 정도 출력했다. 오후에 마음밥 회원들이 모여서 출력된 사진을 색지에 오려서 부치고, 여백을 채울 캐릭터도 그렸다. 밤새 POP 글씨 출력하느라 프린터 잉크를 다 썼는데 직접 POP글씨 쓸 줄 아는 분도 있었다니!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커피 한 잔씩 하면서 전직을 묻기 시작하고 사진을 배치하면서 키가 작아서 못 하겠다느니 하면서 쫑알 댄다. 드디어 완성!
<인증샷-뿌듯해!>
사진전을 보면서 마음밥 아이들은 자신의 얼굴 찾기 바쁘고, 친구들이 나오면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체를 한다. 학부모들은 2학기 일정을 묻고, 선생님들은 고생하셨다고 하기도 하고 홍보를 많이 해서 우리반이 가장 많이 참여했다고 자랑하시기도 한다. 마음밥 사진전을 매개로 얘기 거리가 생기고 학교안에서 관계를 맺었다. 사진전 하는 삼일 동안 등교길, 하교길에 마음밥 사진전을 보며 마음이 흐뭇하고 괜히 웃음도 나온다. 너무 재미있다.
<관심집중 - 내 얼굴 어딨지?>
추억 셋: 마무리 놀이마당 (7.18 오후 5시 - 8시)
마음밥 회원끼리 마무리 마음밥 놀이마당을 열었다. 물론 학부모와 동반한 아이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모두 12가족이 돗자리. 도시락, 물을 준비하고 편한 옷차림으로 모였다. 두시간 넘게 와서 기다린 친구도 있었다. 철봉 쪽 모래놀이를 하면서 진짜 모래가 곱고 놀기 참 좋다고 말하자 "우리 학교에만 있는 특별한 모래예요." 한다. 그랬구나!
아이들은 모래로 연못만들기에 분주하고 이리저리 넓은 운동장 다니기에 바쁘고, 동생 공 뺏기에 바쁜 형님들! 물동이가 무거워서 힘들다 외치는 엄마를 보며 아들 넘 좋아한다. 커플티까지 입고 온 가족!
엄마들에게는 바퀴고누와 나홀로 고누를 가르쳐 주었더니 쏙 빠져들었다. 애들이 와서 고누를 상관하니 귀찮아하기까지!
원래 7시까지 놀기로 했는데 아쉬움이 남아서 8시 까지 연장해서 계속 놀았다. 8시 전후해서 놀잇감을 정리하고 손발 대충 씻고 강강술래를 했다. 내가 이끈 적이 한 번도 없는 강강술래라서 살짝 긴장했지만, "어화우리 친구들아 강강술래 두 팔 벌려 손을 잡고 강강술래 우리 소원 빌어보세 하늘같이 높으거라 강강술래 바다같이 넓으거라 강강술래 강같이 흐르거라 강강술래 땅같이 깊으거라 강강술래..." 완벽하지 않아도 즐거우면 되고 내가 얼버무리면 아이들이 더 잘 한다.
"마음밥 화이팅"을 외치며 1학기 마음밥은 끝났다.
<물동이는 무거워. 우리 엄마 웃긴다!>
<최고급 모래! 우리 학교의 보물>
<우리 엄마도 좀 놀자. 나홀로고누>
학교에서 처음 시작한 마음밥 놀이터는 나에게 또 하나의 추억이다. 즐거움이 있는 추억이고 행복한 관계 맺기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귀한 시간을 과감히 투자할 만한 확실한 것이며, 나를 성장시키는 배움터이다. 마음밥을 통하여 학교와 학부모는 아이들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연대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이에 빠지고 희노애락 작은 세상을 경험하고 마음의 힘을 쌓는다. 모두 감사드린다.
2학기에는 어떤 추억을 쌓을 지 기대만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