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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s Pass Harman Track 2일차
난 침상 3층에서 잤는데 떨어질까봐 몸을 뒤척이지 않을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한번씩 조회장님의 어이구~신음소리와-아마도 발목을 조금 접질렸다고 할까?...-정회장님의 우렁찬 코고는 소리가 있었지만 마른 강의 엉망의 돌밭을 걸어온 관계로 그리 큰 불편은 없었다. 그러다가 파워를 꺼 놓은 나의 모바일이 05시에 조금씩 울면서 결국 일어나게 되었다. 작년의 밀포드 트랙에서도 나의 모발이 우는 바람에 산장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원망의 소리를 들었는데 올해도 죽은 놈이 또 우는 것이었다.
죽은 놈이 왜 우는냐 그러다가 아...모바일은 죽어도 운다는 생각이 나서 그 높은 3층 침상에서 부식 부식 거리면서 내여왔다. 다행이 이번에는 배낭 깊숙히 들어있는 관계로 나만 아는 작은 소리가 나서 다행이었다.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을거야 그러면서 알람을 정지 시켰다.
다행이 날씨는 아주 좋다. 산중인 관계로 해가 늦게 떠오르는 바람에 사방은 아직 어둑어둑하다. 어제 회의에서 06시 기상 07시 식사 08시 출발이라고 결정된 바람에 다시 3층 침상으로 올라가서 06시가 다 될때 까지 가만히 누워 있었다. 오늘 아침의 식단은 누룽지이다.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는 것인 만큼 기대가 컸다. 이건 물만 끓이면 되니까 시간도 절약이 될 것이다.
드디어 06시 다들 기상해서 화장실도 가고 세수도 하고...나는 버너를 피워 물을 올렸다. 그리고 다들 내어놓은 누룽지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선배님이 가지고 오신 나무로 불을 피웠다. 어제 다들 신발이 젖은 관계로 하나 둘 난로 주변에 신발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산장의 다른 사람들보다 우리가 조금 행동이 빨랐다. 일본인 청년과 어제의 캐나다 여성들이 출발하고 3번째로 우리가 출발했다. 작은 숲길을 지나고 나니 좋은 길이 사라지고 큰 바위들의 너덜지대가 나타났다. 길의 흔적이 희미하다보니 속도가 붙질 않는다. 빨리 본격적인 등반 계곡을 만나야 하는데 그럴려면 물도 건너야 한다.너덜 중에는 균형을 잘 잡지 않으면 위험스러운 곳도 여럿 나왔다. 그렇지만 일일이 그걸 인지시켜야 할 시간은 없다. 난 그냥 묵묵히 길을 만들어 나가고 대원들은 그런 나를 따라온다.
드디어 강이 나타났다. 2개다. 하나는 그냥 거넜는데 다른 하나는 아무래도 신발을 벗어야 할 듯 하다. 나는 좀 더 상류로 올라가서 억지로 건넜다. 아마도 다른 분들은 이러기 보다는 신발을 벗는 게 더 효울적이 될 것이다. 강을 건너서 드디어 계곡으로 올라가는 마크 앞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금부터는 더욱 힘든 산행이 될것이다. 계곡 산행의 어려움을 난 잘 안다.
한국에 있을 때 동료 3명이 설악의 천화대 릿지 등반을 떠났다. 199X년도의 6월 5일 이었다. 우리 생각엔 천화대를 후딱 해치우고 6월 6일 현충일 공휴일을 이용해서 서울로 복귀할려고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생각이 안나지만 6월 6일 오후에 천화대 릿지를 끝내지 못하고 잦은 바윗골로 탈출을 하게 된다.
그 처음 들어가 본 잦은 바윗골의 원시적인 경치에 넋이 빠지면서도 우리는 시간의 부족으로 잦은 바위골, 일명 잦골을 헤쳐나오지 못한다. 길이 없으니 그 계곡을 내려오는데 시간이 무지 걸린 것이다. 결국 어느 절벽의 틈바구니에서 6월 6일 현충일의 밤을 지새게 되는데 6월이었지만 정말 추웠다. 난 이빨 마주치는 소리를 들어면서 잠을 자야했고 급기야 얼어죽지 않을려고 서로의 몸을 안은채 밤을 지새웠다.
그만큼 계곡산행은 어렵다. 특히나 등산로가 불분명한 계곡산행은 시간이 많이 걸리면서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지금 올라가는 이곳이 바로 그러한 곳인 것이다. 만약 날씨마저 엉망이라면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행이 날씨는 정말로 좋다. 다들 서로를 격려하면서 출발을 했다. 처음엔 돌부스러기만 나타나더니 결국 물흐르는 계곡으로 변했다. 나는 멀찌기 떨어져 앞장 서서 가고 있지만 대원들의 진행속도가 더욱 늦어져서 조바심이 났다.
개울을 우측으로 건넜다가도 금새 좌측으로 다시 건너기를 몇번이나 하면서 한 시간여를 올라서 좁은 계곡의 바위 밑에서 휴식을 했다. 이곳은 햇빛이 없는데다가 골바람 마저 불어와서 덧옷을 입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 하나 들 일행들이 모이는데 이구동성으로 천천히 가고 길안내를 해달라고...난 속으로 그러면 오늘내로 못갑니다 그러고 있었다. 다들 달콤한 휴식을 하면서 간식을 먹고 있자니 앞서 샀던 캐나다 영성들이 다시 우리를 지나간다. 아마도 길을 잘못 들었었나 보다.
다시 출발, 이제는 계곡의 거의 상부에 다다랐다. 커다란 폭포도 나타나고 너덜지대를 지나면서 계곡이 끝났다. 지긋지긋한 곳을 잘 지나온 안도감에 푸른 초장이 있는 곳까지 냅따 속도를 낸 다음에 다시 사람들을 기다렸다. 너무 좋다. 파란 하늘과 멀리 보이는 눈덮인 흰산 그리고 푸른 풀밭, 이곳은 천상의 어느 한 부분인 것이다. 난 기다림에 지쳐서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겨서 따사로운 햇볕에 말리기 시작했다. 개울물을 많이 건너서 뛰었지만 조금은 젖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또 그 캐나다 여성들이 지난간다. 아마도 내가 그들을 다시 추월했었나 보다. 그들과 몇마디 이야기를 하다가 비로소 이들이 캐나다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둘이 닮은 꼴이길래 나이먹은 여자를 보고 어머니와 딸 사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친구라는데...아! 실수했군. 이후 이 나이많은 여자는 날 만날때 마다 쌀쌀하게 대하고 젊은 여자는 날 호의적으로 대하는 걸 눈치없는 나도 확연히 느끼게 됨을 밝혀둔다. 명심하라! 많은 남자들이여... 여자는 이러한 사람들임을.
또 한참을 기다려서 다들 모였다. 조회장님의 발목이 안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큰일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계곡을 가야할지 모르는데...다행이 큰 문제는 없다고 하시길래 불행 중 다행이란 말을 생각했다. 그냥 여기서 계속 있을려는 분위글 ㄹ깨고 우리는 출발. 이제 나쁜 길을 없고 계속 등산로가 완연한 곳을 올라간다. 가끔 에델바이스류의 꽃들도 나타나고 여기는 히말라야의 베이스 캠프를 향해서 막 출발하는 곳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다.
아직도 눈이 남아 있는 곳을 지나 우리는 드디어 Harman Pass, 1321m에 올랐다.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멀리 좌측으로 솟아있는 Whitehorn Pass를 본다. 언제 저곳도 한번 해치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기는 흰눈을 밟고 Pass를 올라야 할 것이다. 정회장님의 비디오 카메라가 돌아가고 다들 애써 기뻐하면서 촬영을 했다.
다시 하산로가 시작되었다. 꾸불꾸불한 길을 몇번이나 지나면서 우리는 하산을 계속하는데 또다시 내가 선두에 서게 되었다. 그러다가 Tussock 지대가 나타나면서 길이 아주 희미해 졌다. 오클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본은 말할것도 없고 삼각 표지판도 거의 사라졌다. 다시 희미한 앞서 간 사람들의 족적에 의지하면서 그리고 대원들의 눈에 띌 수 있는 위치에서 하산을 계속했다.
어려운 계곡이 아니건만 대원들이 너무도 따라오질 못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산행을 많이 해야하는 것이 실감났다. 쉬운 곳에서 시간을 단축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산행은 더욱 시간이 많이 걸리 것이다. 그러다가 길을 영 잃어 버렸다. 도무지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다. 그럴 때 마다 내가 아메리카 인디언이 아니지만 인디언처럼 유심히 유심히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을 살핀다. 그리고 발견하고 또 전진을 하고. 이러기를 몇번이나 하면서 그러다가 너덜지대에서 굴렀다. 무지 아프다. 다행이 다친 곳은 없다. 사진기도 멀쩡하고. 할렐루야!
멀리 삼각 표지판을 발견했다. X새끼들 이 넓디 넓은곳에 겨우 저가 하나를...막 시작되는 도랑을 하나 건너가서 점심 물을 올렸다. 날은 아직도 무지 좋다. 그렇게 끓는 물을 끄고나서 또 끓여도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아니 산 어디에서도 나타나지를 않는다. 살짜기 걱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올라가 볼 엄두는 나지 않고 신발을 편한 슬리퍼로 갈아신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멀리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런데 내가 내려온 길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계곡의 물소리에 내가 아무이 고함을 쳐도 들리지를 않은 가운데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뭐 내가 내려 온 곳도 좋은 길은 아니기에 그냥 편한데로 내려오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또 다들 엉뚱한 곳으로 내려와서 내가 있는 곳으로 모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다들 이제는 불평불만이 쏟아진다. 먼저 가면 어떡하냐...누가 구르고 누가 구르고 등등등...점심으로 고소 건조식량에 끓는 물을 부어서 먹었다. 난 양고기가 들어있는 것을 먹었는데 많이 달짝지근 했지만 열량은 충분한 둣 하다.
커피 한잔씩 때리고 출발. 지금부터는 정말로 길이 아니다. 그냥 계곡을 향해 숲길을 나아가고 계곡을 만나면 계곡을 따라서 이쪽으로 저쪽으로 편한 길을 찾아 진행을 한다. 다들 무지 고생을 한다. 더덜지대에서는 균형을 잡지 못해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물을 건너다가 빠지기도 하고 여튼 다들 계곡산행의 어려움을 만끽(?) 하면서 우리는 11시간을 걸어서 Julia Hut 에 도착했다. 원래는 이곳을 지나서 다음 산장인 Taipo Hut을 목표로 했건만 역부족이었다. 아마도 갔으면 큰 일을 치르었을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먼저 온 캐나디언들하고 회장단 선배님들이 주무시고 우린 조금 떨어진 후진 예전의 산장에 터를 잡았다. 아무도 없는 관계로 많은 자유로움은 있지만 샌드 플라이가 극성을 부리고 있었다. 밥을 해먹고 씻을까 말까 하다가 다들 그냥 자자는 말에 나도 콜. 우리들 신발과 양말을 말리기 위해서 산장안에 불을 피웠다. 그러고 있자니 캐나다 여성들 놀러와서 이곳 자랑을 많이 했는데도 가버렸다.
이쪽 개천에는 핫풀이 하나 있는데 아까 보니까 물의 양도 적고 너무나 협소해서 우린 그냥 지나쳤지만 저쪽 선배님들은 식사 후 몸을 담구었다고 한다. 부지런도 하시지...나도 평소에 깔끔을 많이 떨지만 산행 모드에 들어가면 일주일 정도는 씻지 않고 지내기도 한다. 언젠가 설악산 훈련에서 일주일간 씻지 않은 얼굴의 때를 떼내는데 내가 일등한 적도 있다.
그때의 그 때는 거의 왕구슬 만했다.
우리가 있는 곳의 침상이 2층에는 얼기설기 철사줄이어서 산장 바닥에 매트를 깔고 침낭을 폈는데 간밤에 모기인지 샌드 플라이인지 하도 불어대어서 할 수 없이 올라가서 잠을 청했다. 내일은 과연 또 무슨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나 궁금도 하지만 내일일은 내일 걱정하라는 말씀을 생각하면서 바이...2일차 Harman의 밤은 깊어간다.
Carrington Hut 의 화요일 아침에 신발도 말릴겸해서 불을 피웠다.
출발에 앞서서 잠시 휴식중...
Carrington Hut 전면 사진입니다
출발에 앞서서 결의를 다지건만 우리의 앞길이 그렇게 험난할줄은 미쳐 몰랐지요
저 마른 강을 건너서 시작됩니다
너덜이라고 그러죠 이렇게 길아닌 곳을 많이도 지났습니다
마른 강이지만 또 물을 건너야 합니다
저 정도의 길을 아주 양호한 편입니다
물은 아주 차가웠고 물살마저도 아주 빠릅니다
물을 건너면 또 양말을 신고 등산화도 또 신어야 합니다
조회장님은 바쁜게 없습니다요
몇시간 지나서 저 사진기가 고장이 납니다
첫번째 도하작전 끝
지금부터 계곡산행이 시작됩니다
멀리 빨간 체크무늬는 접니다 일단 허깔리는 곳은 기다려야 합니다
다들 전의가 조금 상실된 모습이죠? 저기서 쉴때에 바람이 불고 햇빛이 없어서 좀 추웠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여성들이 여기서 우리를 추월합니다.
Harman Pass를 앞두고 멋진 경치가 펼쳐 집니다
Harman Pass 를 앞두고 파란 하늘 아래에서 해바리기 중...
만년설도 나옵니다
다들 한번씩 사진을 찍습니다
조회장님 뒤로 보이는 곳이 Whitehorn Pass(1,753m)이고 지금 우리는 Harman Pass(1,321m)에 있습니다.
이 날 정말로 구름 한점 없었습니다
Whitehorn Pass 로는 산장에 있던 일본인 청년이 혼자 떠났습니다.
Harman Pass 부터 이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73번 국도가 나올 때까지 자그마치 2박 2일을 걸어야 합니다.
저 계곡으로 계속 가야합니다
초반부에는 길이 잘 나와 있습니다.
이 풀이 남섬의 Icon 이라 할 수 있는 Tussock 입니다
굉장하지요?...밀포드는 여기서 명함을 못내밉니다
앞으로 수많은 개울을 건너야함을 Stick 은 알고 있다. 이번 산행에 Stick 부러진 분도 발생.
때로는 아슬아슬 물을 안적시고 건너기도 하지만 신발도 벗어야 하는 곳이 있는 관계로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날씨가 좋라사 망정이지, 만약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었다면 우리는 죽음입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초목지대도 지나야 하는데 중요한건 길이 없습니다 겨우 흐미한 족적을 찾아서 전진을 하지만 때로는 쳐박히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고 그야말로 해도해도 너무해놓은 등산로입니다 뭐 이래 놓고 어떻게 등산로 개방을 했느냐고 우리가 욕을 많이 했지요
Pass 를 내려와서 점심먹던 모습입니다 이주석 선배님의 짜증난(?) 모습이 보입니다요 박회장님은 거의 포기상태?
여기서 제가 점심 에 사용할 물을 끓여놓고 기다렸는데 정말로 엄청 기다렸습니다
첫번째 Swing Bridge 를 건너는 모습입니다
어딘지 가물가물합니다 배낭들이 다들 15kg 을 넘어서 장기산행에서는 무게와의 싸움을 이겨 내어야 합니다
너덜지대도 무지 넘어 갑니다
New Julia Hut 의 모습입니다 캐나다 여성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우리는 여기 4명 그리고 Old Juluia Hut 에 4명 이렇게 숙박을 하게 됩니다.
Old Julia Hut의 우울한 모습, 자세히 보시면 커피잔이 깡통입니다
좀 더 환해진 모습
불을 피웠습니다 딱 4사람 자는 침상이 있었는데 간밤에 많이 물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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