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저에게 고등학교 수업이 하나 들어왔어요.
경기도 사강에 있는 '송산고등학교'
한 반 아이들의 70%이상이 담배를 피우고, 열악한 환경인 고등학교.
많이 망설였는데 두가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1. 50분 수업이라는 것(페이는 두시간을 쳐 준다는)
2. 3차시 수업안을 가지고 네 반을 수업하는것(한 학기 12차시가 되는 것)
여러분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고민도 많이 하면서 수업을 하러 갔습니다.
학교에 갔더니 교장, 교감, 담당 선생님 모두 정말 친절하시더라구요.
1학년 1반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우선 옛날이야기로 시작을 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옛날 이야기는 학생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야기 한 편을 들려주고, 앞으로 어떻게 수업이 진행될 것인지 이야기 해 주었어요.
책은 원래 수업안에 있었던 '내가 정말 바라는 건요'는 너무 유아틱해서 '미스 럼피우스'로 바꿨어요.
그리고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을 아이들에게 부분 부분 읽어주고 북 토크를 했어요.
이야기 마친 후에는 존 아저씨처럼 '꿈의 목록'을 따라 해 보기로 했어요.
책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이 독서 경험이 거의 없었어요.
마음이 아팠지요.
책은 가까운 곳에 있어야 자주 읽어지는 법인데 사강에 도서관이 생긴지 몇 개월 되지 않았고,
지역적인 특성상 책을 접하기가 아주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기본 책 접기를 하는데,,,요즘 초등학생은 한 번에 따라하는데 이 아이들은 그것도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기본책에 꿈의 목록 같은 것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수업을 마친 후에 아이들에게 더 읽을 책으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추천해 주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 했어요.
작년에 중학교 교실 수업을 하면서 질렸던 지라 고등학생은 어떨까 걱정을 했는데..
예전에 주희샘이 한 말이 생각이 나더군요.
북한에서 우리나라를 쳐들어 오고 싶어도 우리나라 중학생이 무서워서 못 쳐들어 온다구요.ㅎㅎ
고등학생은 중학교와 달랐어요.
우선은 아이들이 협조적이었어요. 너무 아는 것이 없어서 그렇지 대답도 곧잘 하고, 잘 웃고,
글쓰기도 협조를 잘 했어요.
시간상 다 끝내지는 못하고 수업을 마쳤지만 첫 시간은 만족입니다.
물론~~아예 자면서 안 일어나는 학생도 한 명 있고, 수업하면서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고,
수업 내내 거울 꺼내서 열 두번도 더 보는 여학생도 있고, 대답을 아예 안할 때도 있지만
중학교보다는 이 고등학교가 훨씬 좋았어요.
수업을 마치고 나니 교감, 교과 담당 선생님 모두 걱정스러운지 반응을 물어보시는거예요.
조금 지나니 화성 도서관 담당 선생님도 전화를 하셨어요.
생각보다 수업하기 좋았고, 아이들도 순수하고 좋다고 하니 모두 한 시름 놓으시더라구요.
앞으로 11차시를 해야 하지만,,,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고 가면 다른 수업보다는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샘들도 나중에 수업 들어오시면 참고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