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물러가면서 남녘에서 들려오는 꽃소식이 몸과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봄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피어 ‘봄의 전령’으로 통하는 산수유 꽃의 집단군락지를 수도권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최근 봄이 되면 ‘이천시 산수유마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천 산수유마을’이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에서 흐드러진 산수유 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천은 오래전부터 쌀과 도자기, 온천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봄꽃의 대명사인 ‘산수유 꽃’의 집단군락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에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열리는 ‘제13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를 미리 가 봤다.
# 노란 산수유 꽃이 장관을 이루는 ‘백사 산수유마을’ 이천시 백사면의 도립리와 경사리·송말리 등에 해마다 봄이 오면 산수유 꽃이 만발하고 11월에는 선홍색 산수유 열매가 그 윤기를 발해 이 아름다운 정경을 화폭에 담으려는 화가는 물론,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천 산수유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면 이천시내에서 이포방향으로 연결되는 국지도 70호선을 이용해야 한다. 이 도로를 따라서 10여 분 정도 달리다 보면 ‘도립리’라고 하는 마을입구 표지판이 보이는데, 이 마을을 포함한 인근 마을이 산수유의 집산지이다.
‘이천 산수유마을’은 지리산 자락의 전남 구례군 산동마을과 더불어 산수유 꽃 감상 여행지로 10여 년 전부터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부 여행객들은 전남 구례에만 산수유마을이 있는 줄 알았다가 수도권의 이천에도 산수유마을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전남 구례의 산수유 꽃이 은은한 맛을 낸다면 이천 백사 산수유 꽃은 흐드러졌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도립리·경사리·송말리 일대에서 자라고 있는 산수유나무는 줄잡아 1만8천여 그루. 꽃송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크기가 1㎝에도 미치지 않는 가냘프기 짝이 없는 모습이지만 수백 그루씩 무리지어 한꺼번에 피어나는 모습은 여행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 봄의 전령사 ‘산수유 꽃’ 흔히들 천지를 온통 노랗게 물들이며 가장 먼저 피어나는 산수유 꽃을 ‘봄의 전령사’라 부른다. 매화나 벚꽃에 비해 개화기간이 긴 산수유 꽃은 수도권에서 그 집단군락을 찾아보기 어려운 꽃 중 하나다. 하지만 이천의 백사 산수유마을에서는 수령이 100~500년 넘는 산수유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특히 백사면 도립리는 마을 전체가 산수유나무로 뒤덮여 있어 초봄에는 노란 꽃과 가을엔 선홍빛 열매가 온 마을을 감싸는 전국 제일의 산수유 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도립리뿐 아니라 영원사 사찰로 올라가는 오붓한 둘레길 여기저기에도, 또 정겨운 시골마을의 개울 옆이며 밭둑, 심지어는 축사 옆에도 사이사이 노란 꽃으로 곱게 물든 정경은 한 폭의 수채화로 이채로움을 더한다.
# 즐거운 봄의 향연 ‘산수유꽃축제’ 이천 백사 산수유마을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봄의 전령’인 산수유 꽃을 매개로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제13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 가까운 수도권에서 흐드러진 산수유 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해마다 봄철이면 노란 장관을 화폭이나 사진에 담거나 또는 추억을 만들어 가려는 행락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는 도자기축제와 장호원복숭아축제, 쌀문화축제와 더불어 지역 4대 축제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또 산수유마을은 축제기간을 전후해서 매년 10만~20만 명의 인파가 꾸준히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 건강을 지켜주는 자연의 선물, 산수유 열매 산수유는 대개 3월 중·하순 이후 꽃이 피기 시작해 3월 말, 4월 초순을 전후해 절정을 이루며 11월이면 선홍색의 열매를 맺는다. 산수유는 맛이 새콤하고 따뜻한 성질로 간과 신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 ‘신정(腎精)과 신기(腎氣)를 보하고 오줌이 잦은 것과 귀가 어두운 것을 낫게 한다’고 돼 있다. 특히 산수유의 신맛은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 주고 방광의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어린이의 야뇨증과 노인의 요실금 증상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함은 물론, 동맥경화에도 효과가 좋아 건강식품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남자에게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축제장에서는 백사면 150여 농가가 재배한 산수유를 씨를 뺀 뒤 깨끗하게 말려 방문객에게 선보인다. 산수유와 이천의 또 다른 특산품인 황기를 생산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산수유 꽃길 주변에는 먹거리 장터가 마련돼 이천쌀밥과 산수유로 빚은 산수유막걸리 등을 맛볼 수 있고, 돌아가는 길에는 품질 좋은 이천의 농산물을 구입하거나 이천 도자기를 구경해도 좋다.
# 놓치면 후회하는 주변 볼거리 산수유마을 안에는 ‘육괴정’이라는 문화유적지가 하나 숨어 있다. 향토유적 제13호로 지정된 이곳 육괴정 주변에는 500년 이상 된 느티나무 몇 그루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 고풍스러움을 더해 준다. 이천시 백사면의 산수유 역사는 500년 전 조선 중종 14년(1519년) 기묘사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란을 피해 낙향한 신진사류 엄용순 등 6명의 선비가 이곳에 모여 살며 산수유를 처음 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백사면 도립1리·송말1·2리·경사1·2리 등 원적산 기슭의 농가가 산수유를 재배하며 지금은 수령 100년 이상 고목을 비롯해 산수유 1만8천여 그루가 대단위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 5개 마을은 3∼4월에 산수유 꽃이 만개해 마을을 덮고 11월에는 선홍색 산수유 열매가 물결을 이룬다.
이 밖에 용이 하늘에 오르기 전 땅에 서리고 있는 모습을 해 신성시되는 천연기념물 반룡송과 하얀 표피의 백송 등은 행사장 주변에서 덤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산수유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인 신둔면 수광리와 사음동 일대에는 도예촌이 형성돼 있으며 이천시 문화관광의 중심으로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 이후 세계적인 도자관광지로 부상한 설봉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천설봉공원에서는 오는 28일부터 5월 20일까지 23일간 제26회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린다.
# 임금님 부럽지 않다. 이천온천! 이천쌀밥! 이천은 온천과 쌀이 유명하다. 시내에 미란다호텔온천이 있고, 20분 거리의 모가면 신갈리에는 독일식 온천시설인 테르메덴 온천도 있다. 이천의 대표적 먹거리로는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이천쌀’로 돌솥밥을 지은 한정식 ‘이천쌀밥’이 있다. 서이천나들목 방향의 국도 3호선변(사음동·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모여 있는 이천쌀밥집에 들러 보쌈, 참게장, 나물류 등 계절에 따라 나오는 맛깔스런 20여 가지의 반찬과 구수한 숭늉을 곁들인 돌솥밥으로 배를 채우면 임금님도 부럽지 않다.
◇신규성 백사산수유꽃축제 추진위원장 인터뷰
-백사 산수유 나무 유래에 대해 한말씀. ▶이천시 백사면 도립1리에는 조선 중종 14년(1519) 기묘사화 때 난을 피해 낙향한 남당 엄용순이 건립했다는 ‘육괴정’(六槐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육괴정’은 당대의 선비였던 모재 김안국, 강은, 오경, 임내신, 성담령, 남당 엄용순 등 여섯 사람이 연못 주변에 각자 한 그루씩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때부터 심기 시작한 산수유나무가 현재의 백사면 도립1리·경사1·2리·송말1·2리 등 5개 마을에 대단위의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선비들이 심기 시작했다는 유래로부터 선비꽃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제13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를 소개한다면. ▶봄의 상징인 산수유 꽃을 주제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기에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을 위해 시골마을의 푸근한 인심과 산수유마을의 자연생태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해 자연관찰장과 산수유 사진전시회, 추억의 엽서 보내기, 두부 만들기와 산수유 비누 만들기, 투호·그네·널뛰기 등 전통놀이, 버들피리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벨리댄스, 태권무, 사물놀이, 브라스밴드 등 다양한 공연행사를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축제장을 찾는 이들을 위해 한말씀. ▶노랗게 물든 산수유 숲길을 걸으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또는 연인과 함께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낙수제와 영원사를 돌아오는 5.3㎞ 구간의 호젓한 산수유 둘레길도 마련, 많은 관광객들이 오셔서 즐기길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 |
◇축제장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국도 서이천나들목~3번국도~신둔면 남정사거리~경사리 산수유마을~도립리~송말리 코스(이 경우에는 이천시내를 거치지 않는다). 또는 영동고속국도 덕평나들목~42번국도~이천시내~이포대교 방면 국지도 70호~백사면 현방리~반룡송~송말리 산수유마을 코스를 이용한다.
내비게이션 이용 시: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667(도립1리 마을회관) 문의:산수유꽃축제추진위원회(☎031-633-0100, www.2104sansooyou.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