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 있느라 몇 년을 살림을 안하다 요즘 한국에서 넘넘 열심히 살림하고 있어요.
직장다니랴 살림하랴 저녁과 밤에는 막내 로드 매니저하랴 하루24시간이 모자랄 정도예요.
TV요? 시간 없어 못봐요.
너무 바쁘다보니 어느땐 3~4끼니 굶을 때도 있고, 소변 볼 시간도 없을 지경이랍니다.
해서 어떻게하면 간단하게 요리를 할까 궁리하지만 그런 요령은 안 생기네요.
채소, 나물을 좋아하다보니 늘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다듬고, 까놓고, 삶아 놓은 건 절대 사지 않아요.
햄, 소세지 같은 건 원래 1년에 한,두번 살 정도로 애들에게 금기시키며 살아왔어요.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새우젓등 직접 만들어 먹어요.
올해도 한 항아리 새우젓 담고 나니 이웃과 나눌 생각에 절로 신이 납니다.
청국장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콩을 못 샀어요.
취나물, 시레기, 무말랭이, 가지, 호박나물등 되는대로 열심히 말려
김치 냉장고에도 넣고 양파자루에 담아 걸어두기도하고.
말린 과일에도 이상한 거 들어간다고 해서 감이며 사과 등 과일 말리고,
여러분이 상상하기 어려운 종류의 장아찌들-영양부추장아찌, 수박장아찌, 취나물 장아찌, 더덕.도라지 장아찌,
샐러리장아지, 김장아찌등.....
흑마늘 몇 집 나눠 먹을 거 만들어 먹기 좋게 젤리처럼 말렸어요.
큰 애는 직장에 싸가지고 가서 잘 먹고 있답니다.
우리 애들은 다 컸어도 과일은 다 깍아서 작은 크기로 잘라서 포크랑 딱 바쳐야 먹고,
밤은 생밤이던 삶은 밤이던 군밤이던 다 까서 통에 넣어둬야 먹고 그래요.
매년 엄청난 밤을 까고 까고 또 까고.
고등학교 가정선생님한테서 우유, 알종류, 밤은 거의 완전식품이라 배운 관계로 열심히 먹여왔어요.
어떤이들은 애들 잘 못 가르친다고 하기도 하지만 나도 결혼전에는 손 하나 까딱 안했거던요.
그래도 엄마가 없는 1,2년을 지네들끼리 밥해먹고 빨래하고 직장다니고 학교에 다녔으니 이쯤 보상은 해줘야지요.
여러가지 과일이나 야채 효소를 담그고- 바나나, 복숭아, 가지, 마늘, 생강, 여러가지 야채, 포도, 민들레....
시중에 유기농 설탕이 거의 가짜라네요.
효소 담글 유기농 설탕은 미국에서 생산한 걸로 20kg인지 30kg인지 큰 걸로 샀고요, 그건 인터넷이나 코스트코에서 판매한답니다.
식초원료가 석유라고하니(강사의 말을 듣고 모두 놀랐어요) 바나나식초, 사과식초, 표고식초, 야채식초등도 잔뜩 만들고...
그러느라 몇 달째 귀국후 생활이 너무나 바빴어요. 길고도 험한 길이네요.
서론이 길었죠?
간단한 먹거리 두어 가지 소개 할게요.
1. 마늘 튀김
레시피도 필요없는 거예요.
올 해 마늘 풍년이라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구입했어요.
흑마늘 만들고 일부는 통마늘로 박스에 이중으로 담아 얼지않도록 신문으로 덮고 김치냉장고로,
일부는 갈아서 냉동시키고, 그래도 너무 많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애들이랑 많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마늘 튀김을 해 봤어요.
큰 건 칼로 잘라 작게하고 납작하고 작은 건 그냥.
튀김용 밀가루 반죽을 되죽하게해서 마늘을 넣어 하나씩 꺼내 기름에 퐁당퐁당.
간도 필요없고 그대로 튀겨먹으면 바삭바삭 아주 맛있답니다.
tip: 술안주로도 끝내줘요.
2. 바나나호박고구마우유
선천적으로 락타제가 부족한지 우유만 마시면 설사.
바나나우유나 커피우유는 이상무.
한국에서는 바나나가격이 꽤 비싸죠?
어제 한송이 4,000원짜릴 2,000원에 세일하기에 두송이 샀어요.
세일 할 때마다 열심히 사요.
별로 크지 않은 바나나 하나에 우유 한컵을 갈면 달콤하고 맛있죠?
남편이 갑자기 구워놓은 호박고구마를 내밀며 한 번 넣어보라 권해요.
나쁘지 않겠다 싶어 넣고 갈았는데 대박!
약간 걸죽하면서 군고구마맛이 바나나와 어울려 맛이 아주 좋더라구요.
고구마에 섬유질이 많으니 다이어트에도 좋고, 허기에 한잔 마시면 뱃속이 든든하니 좋을듯.
3. 덤-바나나아이스크림
여름은 지났으나 바나나 아이스크림 소개할까요?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오직 바나나와 나무젓가락만 있음 돼요.
잘 익은 바나나를 껍질을 벗기고 나무젓가락에 끼워요.
바나나가 부러질 거 같죠? 맞아요. 부러져요. 무시하세요.
무시하고 손으로 감싸쥐고 끼우면 문제 없어요.
그대로 냉동실로 직행--->끝
애들도 맛있다고 잘 먹어요.
내년 여름에 만들어 드세요.
4. 또 하나 덤-약식 열무국수
어느 날 직장 쉬는 날 집안 일하다 보니 아침도 안 먹고 계속 집안일하다 12시가 되었어요.
배는 몹시 고프고 마침 밥도 떨어져서 뭘 먹을까하다 좋아하는 국수(소면)를 먹기로 했어요.
시간절약을 해야하니 국수를 삶아 그대로 나무젓가락으로 냉면용대접에 그대로 옮긴후
열무김치와 올리브유를 몇 방울 떨어뜨리니 그야말로 초스피드로 준비가 되었죠.
맛이 그런대로 끝내주더라고요. 선선한 날씨에 국수가 따뜻하니 더 좋고요.
저녁에 큰애에게 이야기하니 자기도 그렇게 해 달래요.
그대로 해 주었는데 맛있다는....
담 날은 막내에게, 그 담 날은 아들에게....
그 후로 가끔씩 애들이 그 국수 해달라는....
다른 사람들에게 맛있으니 그렇게 해먹어보라고 하니 반응이 썰렁.
어떻게 국수를 헹구지 않고 먹냐는... 헐!
옛날에 살던 이웃분은 소면과 배추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그냥 우동처럼 먹어서 나도 가끔 혼자 있을 때 먹곤했는데...
뭐니뭐니 해도 제일 특기는 김치. 사랑하는 김치. 김치 없으면 못 살아.
보통 4-5가지 종류는 기본.
김치를 담그고도 싱싱한 재료를 보면 나도 모르게 사서는 후회, 또 후회--->내가 내 신세를 조진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하고 수고하셨어요.
요리답지 않은 요리였습니다.
댓글 마구마구 달아주!!!!
첫댓글 유용한 정보 감사해요 조횟수 대박이예요
이게 웬 벼락?
더욱 분발하여 노력 하겠슴당!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졸지에 만인의 어머니가....
귓속말 : 사실 난 엉터리 주부랍니다.ㅋㅋ
언니 그런 분이셨군요...
너무 대단하신 분을 곁에 두고도 못 알아봤다는 ^^*
내가 가족들에게 그동안의 미안함을 달래고자 좀 무리를 하고 있다우.....
나중에 한국가면 언니 옆집에 살아야쥐!! ㅋㅋ
우리 옆집으로 오면 좋은 일이 많을걸?
대환영!
대박입니다.
슈퍼 슈퍼 슈퍼우먼입니다.
저 누님 팬 됐어요.
우와!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 내가 좋아하는 호칭을 주었어요.
수퍼우먼놀이 열중하느라 허리가 휩니다.
그래도 정말정말 행복!!!!
정말 대박이네요 ㅎㅎ 언니 흑마늘은 어떻게 만드나요? ^^
흑마늘도 간단해.
마늘뿌리 가위로 오려서 떼어내고 면장갑 낀 손으로 몸통 껍질 한 꺼풀 벗긴후(중국에서는 정리된 마늘을 팔기에 손질이 필요없을 듯) 전기 밥통에 보온으로 2주동안 잊어버리지말고 두었다가 꺼내면 끝-
약간 새콤하면서 달콤한 흑마늘이 됩니다. 그런데 물컹거려 조심히 깐 후에 건조기에 세심하게 펼쳐 꾸덕꾸덕 말려요. 그 과정이 좀 번거롭긴하지만....
어떤 이는 통째로 말리면 된다던데 얼마나 오래 있어야하는지 열흘이 되어도 질컥거려 난 기다릴 수가 없더라고.
다 까버렸지 뭐. 깐 마늘을 쟁반에 널어 말리려니 그것도 기다리기 지루해 건조기에 말렸어.
이번에 맘먹고 건조기를 구매했는데 자꾸 써야 건조기도 신이 날것같고.ㅎㅎ
젤리같이 쫄깃하면서 맛있어~ 애기들은 그래도 못 먹을걸?
성원에 감사합니다.ㅎㅎ
담에 북경가서 강의할까요?ㅋㅋ
내가 담에 북경 갈 때는 뭔가 한 가지 가져 가서 잔치를 해야겠어요.
기대하시라!!!
허풍만 떨고 갈 때 빈 손으로 가면 몰매? 뭇매?
안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