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있으면 이제 먼동이 터오겠다.
오랜만에 밀렸던 공부도 하고 있고 교회에서 하는 목회 사역도 파트로 일하고 있어서 나는 요즘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는 갈 수 있게 되었다.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우리들은 솥뚜껑 삼겹살 집에 모여 이런 저런 지나간 추억과 동창녀석들의 얘기들, 살아가는 얘기들 등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모임에는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나보다 더 늦게 오는 친구들도 있었다.
김영환, 그리고 정태명..
한달 전 모임에서 본 녀석들은 익숙해 있지만 오랜만에 보는 녀석들은 언듯보아도 이제는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최종은, 최희수, 김영환, 황성호, 이대우, 임애리, 안귀애, 양재호 그리고 나까지 10명.
하지만 20년 이상의 세월도 무색한 듯 어느덧 동화 되어버린, 모두가 전혀 낯설게 느껴질 수 없었다.
간간히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친구들의 전화가 오곤 했고, 또 모임을 알리려고 이리저리 연락도 하고 있었다.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 친구들의 이름만 들어도 아주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우 녀석의 천연덕스러운 그 넉살은 여전했고, 성호의 익살맞은 표정도 그렇다. 김영환 여전히 멋쟁이였고, 참.. 하나하나 살펴보니 벌써 20년이 훌쩍지나버린 세월의 빗살같은 흔적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실감이 났다.
난 모임에 가기 전에 카메라가 생각나서 갖고 갔는데 잘 가져간 것 같다.
오랜만에 친구들의 모습을 담는 재미있었다. 사진 좀 배워볼려고 사놨다가 쓰지도 못하고 그냥 처박아 놓던건데 오늘 오랜만에 제값좀 한 것 같다.
인상적인건 사진을 찍을 때 모두 'V'를 잘한다는거... 역시 나이 사십이어도 모두 옛날의 그 친구가 거기에들 모여 있다는 걸 느끼게 한다.
그리고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카메라들을 갖고 왔더라. 연신 찍어대기 바빴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그만큼 마음에 소중했기 때문이 아닐까. 돈들지 않는 디지털 이미지들의 순간을 마음껏 카메라에 담았다.
내 얘긴데, 까무잡잡한 깜상, 남떡, 남상수가 목사가 되었다는 것은 본인이 생각해도 참 믿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나를 알고 있는 이 녀석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대우녀석은 마치 내가 목사가 된 것을 보면 곧 하나님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떠든거 같다.
성호의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얘기가 조금 나왔던 것 같고, 정임이는 대성여인숙이었고 종현이는 진주여인숙, 대우 벽돌공장 아들 세멘 버무리는건 녀석에게 물어봐라, 영환이와 성호가 옆집 살았던거, 또 영환이 현재 외곽순환고속도로(중동IC에서 송내IC 사이)에 방음벽 구조물 설치하는 이야기, 이건 내가 그 길로 항상 지나다니면서 봤는데, 예쁘장하고 칼라풀하게 새롭게 방음벽 시설을 설치하는데 그게 고향친구(영환)녀석이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것인지는 몰랐다. 그리고 동욱이 안동 있다는 얘기 잠깐, 그리고 한동안 떠들석했던 진보 그 후배녀.. 이제 누군지 다들 알겠지만...
에구 쓰다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구만..
암튼 2차는 노래방이었다.
진작 올걸...
노래도 거의 옛날에 불렀던 노래들... 요즘 노래는 아는게 전혀 없었다. 노바디 노바디 하는 그 노래.. 안귀애 자기 딸아이의 춤을 보고 배운대로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모두 따라서 율동을 배우기도 했다. 그 포즈 있잖아.. 원츄 할 때 쌍권총 쏘는거... 안귀애 쪽팔리는듯 조금하다가 웃으며 퇴장.. 노래도 부를 줄 모르면서 원츄 할때만 모두 큰소리로 소리를 질러댔다..
거의 두시간 놀았나.. 종은이 먼저 가고.. 나와서.. 애리와 귀애는 내가 바래다 주기로 하고 녀석들은 모자란 2차를 채우겠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 글을 쓰고 있는 지금쯤이야 다들 집에 들어갔겠지 설마 아직까지 놀고 있으랴.. 나이도 있고, 체력도 있고 말이지..
안귀애는 서울에서 예전에 가끔 볼 기회가 있어서 알고 있었고, 그 신랑도 예전에 같은 목사여서 보았던 적이 있었다. 동기들 중에 그러고 보니 목회자의 안식구가 된 사람들이 가끔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모임 중에도 이리저리 친구들이 교회에서 집사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신앙생활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내가 목사다 보니 그런데 좀 관심은 가는구만..
안귀애 하고 박성희가 현재 목회자의 아내이다. 나도 목사지만, 사실 교회에서 목사의 아내의 위치는 쉽지 않은 위치이다. 난 아직 싱글이지만,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내에게 나의 짐을 될 수 있는한 지우고 싶지 않다.
임애리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초등학교 졸업하고는 처음인거 같다. 애리네가 대구로 이사갔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거기에 나타났다. 현재 한국의 굵직한 선교단체에서 선교사들 코칭과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불광동 집에 태워주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 오래 하지는 못했지만, 애리는 소속그룹에서 영향력이 나름 있어 보인다.
오늘 나는 인천 집에서 출발해서 서울 종암동에 볼 일 있어서 갔다가 안양 인덕원 모임에 갔다가 안산 상록수 역까지 갔다가 다시 서울 불광동까지 서울과 외곽을 한바퀴 반을 훨씬 돌았다. 애리네 집에서 울집까지 오는데 시간은 그리 오래지 않은듯, 한 삼십분만에 온거 같다. 날라왔지.
그렇게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 사진 옮겨놓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만나는 기쁨.. 왁작지껄 하게 떠들면서 돌솥뚜껑식당을 완전히 들었다 놨다 한 것 같다.
재호가 준 기름값 덕분에 나를 비롯한 두 사람은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다. 사진은 이제 올려놓고 자야겠다.
오늘 못온 친구들 다음에는 시간내서 꼭 보도록 하자. 참 백희숙이 분당산다며, 정임이 고양 산다카고, 근데 아줌마들도 담에는 꼭 나와라. 나오면 총각들도 더러 있다.
오늘 사진 끝까지 다 올려놓고 잘꺼다. 1시까지 연락하지 마라
첫댓글 상수야, 집에 가니 6시더라! 4시반 부터 좀 졸리던데,영환이는 그때쯤 갔고...회사로...대우는 5시30부터 버스다닌다나 지하철 다닌다나 해서 성호,태명,대우 ,나 이렇게 5시반까지 해장국집에 있다가 왔지.태명이도 바로회사로 출근하고 1차에서 술을 많이 안마셔 견딜만 하더라! 상수야, 너거 간후로 재미있게 놀았다!
좋았겠구나... 상수야 모임 후기 읽기만 해도 그자리에 있었던것같다..참 좋은 세상이다.. 앉아서 몇십년만에 친구들을 보니..참.. 재호니는 우유랑 같이 집으로 갔겠다.. 신문도 들고 들어가지 그랬냐..ㅋㅋ
정희 말처럼 신문들고 집에 들어가게 되더라! 앞으로 몇십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날잡아 모두 하루에 나와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냥 2차로 끝나는것이 너무 아쉬워서...한명씩 나오면 매번 최소3~4시까지 갈것 같아! 특히 남자동기들 모두 같이 나와주세요!
15년 넘게 회사생활하면서 그렇게 늦게 들어간적이 없는데 이번에 동트고 집에 갔구나.. 집에 가서 난 하루종일 잤다..ㅍㅎㅎ 여하튼 애들 같이 모이니 시간가는줄 모르겠더라.. 재호,상수, 종은,희수, 영환, 성호, 태명, 애리, 귀애 담번에도 꼭 모이고 못나온애들 다같이 한번에 나오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