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님이 배우일지 작성하라 몇번이고 말하셨는데 한번도 안썼네요;; 죄송합니다.
공연이 끝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마웠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공연이였던 한편 아쉽고 섭섭하며 답답했던 것도 정말 많았던 공연이였습니다. 솔직히 어제 뒷풀이가 끝나고 헤어질 때 까지만 해도 아쉬운 마음, 허무한 마음 보다는 상쾌하고 후련한 마음이 지배적이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3일전만해도 연습하던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있으니 갑자기 허전함과 함께 여운이 밀려오네요.
아마도 6주전쯤 카페에 공연팀 모집 공지가 올라오기 직전까지도 내가 배우를 해도 될까?, 해도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기획과 배우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배우를 하겠다고 지원한 뒤에도 출범식 직전까지 그냥 안한다고 말할까? 라고 몇번이고 생각했고요. 그랬던 기억이 몇일 전 같은데, 아니 99회 정기공연이 끝난것도 지난 주 같은데 벌써 배우로써의 5주가 끝나버렸네요. 솔직히 처음 배우로 연습에 참가했을때 어떤 연극을 하던간에 이미 스스로가 주연감은 아니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조연은 할 줄 알았는데 이건 무슨 멀티인 것도 서러운데 대본 리딩을 하면 1시간 중에 2분을 채 채우지 못하는 저의 대사에 분노했었습니다. 이걸 어디가서 하소연 할 수도 없고 그래도 당시 가장 의지했던 무대 감독님께 말하니까 99회 정기공연 주연답게 단역의 비애를 모르고 속이 좁다며 냉소를 보내더군요.......
어쨌든 당시에는 그랬습니다. 그런게 모이고 모여서 연출님과 공연팀에 불만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괜히 피해 의식이 생겨서 제가 뭘 할때 공연팀이 웃으면 단역이라서 무시하는 것 같고 심지어는 항상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쳤던 설이 형의 장난도 당시에는 단역이라 시비거는 건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짜증났었습니다. 그런데 연습이 계속 되다보니 저보다 조금 나오시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ㅎㅎ 그리고 튀고 싶었던 처음과 다르게 어떻게 하면 극 전체 흐름에 잘 스며들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분석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꼼꼼하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들이 연기로 잘 스며들지 않더군요. 동만이를 연기할 때 여진구가 되고싶었고 악덕 철거반을 연기할 때 잭 니콜슨이 되고싶었습니다. 근데 결과는...... 그래도 처음의 '언제까지 이러실껍니까'보다는 진일보한 결과물이 나오기는 했지만 100% 만족하진 못했던 결과물이였습니다. 사실상 대사 자체는 가장 적었던 저도 꽤 많은 시간을 고민해서 나온 결과물이 이정돈데 어마무시한 대사량과 감정선을 연기해야했던 주연들,특히 할배와 순택이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고 연습을 했는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른 나머지 배우분들 모두에게도 감사했고 수고하셨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공연이 다 끝나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번 공연을 하면서 저는 제가 기획을 하면서 느꼈던 배우들간의 동질감이나 애정 같은 것을 제가 참여했던 앞선 2개의 공연보다는 좀 적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뒷풀이 전까지 모두 다 같이 술자리를 가지거나 모임을 한적도 무언가를 다같이 한적도 없었어요. 이건 물론 개개인이 바쁘고 연습 종료가 10시이기 때문에 배우 분들한테 이걸 가지고 따진다면 제가 이상한 사람이겠죠. 그런데 저는 여러분들과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었고 배우로써 서로가 느낄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을 원했습니다. 정확한 핵심 원인이 무엇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연습이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공감대 형성은 커녕 저 스스로가 왠지 배우님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이건 100% 저의 주관 입니다.) 그냥 좀 아쉽네요 친해졌으면 좋았을텐데, 가끔씩보면 무대미술 분들이 정말 부럽더라구요 제가 이렇게 유난 떠는게 가족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서 그런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제가 겉보기에는 까불고 외향적인 사람같지만 사실 낯을 병적으로 가려서 처음에 말도 잘 못걸고 감정표현 같은것도 잘못해서 맨날 혼자 조용히 있거나 몇몇 분들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과는 거의 말도 안섞었었고 가끔은 불만도 있었고 짜증도 나긴했었지만 저는 공연팀 분들을, 특히 우리 배우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했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극반에 나오지 않을 분들도 계시겠죠 배우분들 중에서도 이글을 읽지 않거나 대충 넘어가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우리 연출님 제가 맨날 졸고 멍때리고 떠들어서 속 많이 상하셨죠?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어려서 철없고 생각없이 행동하네요. 연출님한테 불만을 가진적도 몇번있었고 맘이 상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연출님의 지도아래 그래도 처다 볼 정도는 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나 연출적인 부분에서나 정말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인간적으로나 연극인적으로나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연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뵙지는 못했다만 오실때 마다 예리하게 단점을 지적해주시고 많이 늘었다는 칭찬도 자주 해주신 조연출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할께요.
또, 연출님과 함께 제가 이번 연극을 하면서 가장많이 의지한 무대감독 장운식 형한테도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무대 감독님과 함께 바쁜 시간 쪼개서 배우들 연습없는 날에 모여 멋진 무대 만들어 주신 무대미술팀 미리누나 장민이형 태원이 시연이 해리 선하 수진이 형준이 모두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먹는 자리임에도 매번 묵묵하게 뒤에서 공연팀을 받쳐주시는 기획부장 현진이형 그리고 민아 미정이누나 쌍봉이한테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배우를 빛나게 해주는 조명과 음향을 완벽하게 해주시면서도 제가 연습에 지칠때쯤 나타나 컨디션 회복 확실하게 시켜주신 정상원 전유진 허윤지 세분한테도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이외에도 퀄리티 대박인 포스터 제작해주신 마지누나 공연팀 아닌데도 오셔서 개인지도까지 해주시는 항상 고마운 근태형 항상 공연 끝나면 꽃 주시는 지혜누나 카톡으로 수고했다고 말하셔서 저를 감동시킨 인석이 형 어제 오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기원이 형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장문의 카톡으로 저를 응원해주신 성실이누나와 항상 공연때 케이크 주시는 지연이 누나도 감사드려요 그리고 어제 와주신 승연이 누나 호승이형 동근 형님 하경누나 석원이형도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왓치맨 해주시고 철거반도 같이 해주신, 항상 연극반을 위해 뛰시는 태민이형한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다른 오신분들은 제가 모르는 분들이라 죄송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배우팀 승민 정욱 창호 예은 종원 설 윤정 윤정 민선 다라 그리고 해솔 예진
솔직히 항상 즐거웠던건 아니였고 짜증나는 순간도 많이있었지만 그래도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좋았던 시간이였습니다. 먼 훗날 제가 연극반을 떠나는 날 그리고 그 다음에도 저의 기억 속에 배우로 살았던 5주동안의 추억은 가장 커다란 추억 중 하나로 남아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했던 모든 분들에게도 이번 공연과 제가 2g이 아닌 2000g의 기억 혹은 그 이상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
장운식 이놈 --
수고했어 현민아
이제 봤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