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은 뜻밖의 횡재[?]를 했다ㅡ 삼십대중반의 남자손님이 내리면서 요금 4천원을 받았는데 만원짜리가 두장이나 끼여있었다ㅡ 하지만 잘못받을때도 있겠지만 잘못줄때도 있을테니 항상 주의를 해야만 할것같았다ㅡ 할증요금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갈려다가 출출한 배를 채우려 평소에 잘가는 복어집을 들렸다ㅡ 주인은 낮시간만 종업원들은 야간에 도맡아하는 식당인데 가히 폭발적으로 손님이 많다ㅡ 여느집과 달리 복어탕이 4천원밖에 안하는데다 음식맛도 아주 으뜸이어서 택시기사들도 단골이 많다ㅡ 종업원중에 홀을 맡아하는 여자는 거의 60살 가까이 되었는데도 인사성밝지ㅡ친절해서 늘 편하고 좋다ㅡ 나만보면 방긋 웃으면서 반찬모자라면 언제던지 말하이소그러는데 다른 손님들한테 그렇게 말하는것은 한번도 듣지못했었다ㅡ 나는 한번씩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ㅡ 이제 고마 나하고 결혼하입시더ㅡ 그녀의 대답은 호호 좋지예 그라마 책한권이 또나오겠네예 하지만도 내가 나이도 많지 돈 도 없지 그래서 못해예ㅡ아이고 내를 그래 자꾸 놀려묵으마 기분이 좋아예ㅡ그녀는 살갑고 복스럽다 아마도 손님들이 그녀때문에 꾸준히 찾고있는지도 모를일이었다ㅡ근디 그녀가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서는 이런다ㅡ 어머야 조작가님 요새 택시합니꺼ㅡ 아니 어떻게 알았어요ㅡ[내가 식당에서 많이 떨어진곳에 주차를 의도적으로 해놓고 온터라] 아니 우리 주방에 여자가 조작가님택시에 어저께 탔었다고 말하길래 설마했는데ㅡ 네ㅡ맞습니다. 아이고 화려했던 시절은 우야고ㅡ택시가 왠말이고ㅡ그래 할만합디꺼 우리집에 오는 택시아저씨들말로는 돈도 안되고 디기만 디다카던데ㅡ 네ㅡ아직까지는 견딜만합니다ㅡ그래서 인자 택시운전한다꼬 내하고 결혼은 안한다말이가 뭐꼬ㅡ 아니 결혼은 해야지예ㅡ호호 그녀의 심성은 가히 천사가 따로없다ㅡ 집으로 들어가서 컴에 앉았지만 피곤이 급속도로 밀려온다ㅡ 옆방에는 스물네살의 내아들이 자고있다ㅡ 20년을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있다가 미국에서 온 고모에게 단호히 쫓겨난것인데ㅡ 못난 지애비를 원망않는것이 그나마 다행이다ㅡ 경찰행정과를 다니다가 의경제대를 했으면 응당히 경찰시험을 쳐야하는데 당체 말을 듣지않는다ㅡ 얼마전부터 시내의 옷가게에 일을 다닌다는데ㅡ한숨이 절로 난다ㅡ 그래도 특별히 모나지않고 착하니 그저 고마울따름이다ㅡ 자고나서 사우나를 갔다ㅡ 불알이 따가울정도로 빡빡 때를 밀고나니 좀 개운해진다ㅡ 차를 몰고 새로 산 테이프를 꽂고 깔삼하게 출발을 했다ㅡ
두류시장을 지나는데 남자손님이 탄다ㅡ 낮술을 먹었는지 알코올냄새가 확 다가온다ㅡ 나이는 사십정도ㅡ어디 공사장일을 하는지 얼굴이 새까맣다ㅡ 야ㅡ너 깡패 좀 했제 이런 반말에다 시비조다ㅡ 하하ㅡ손님 별말씀을ㅡ 아이다ㅡ내가 보니 니는 눈빛이 살아있다ㅡ어데서 놀았노ㅡ 그런것은 없습니다ㅡ 니가 나를 속여도 나는 안다ㅡ내가 침산동에 물개다ㅡ 나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ㅡ괜시리 긁어부스럼을 만들 이유는 없는것이다ㅡ 니도 택시를 하는것을 보니 마음을 잡았구나ㅡ 나도 요새 노가다한다ㅡ 자 받아라 형이 주는 용돈이다ㅡ[이 인간이 대뜸 2만원을 준다ㅡ사양을 해도 마구잡이로 내민다] 어쩌다가 지가 내형이 된지는 모르겠다만 술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진지하다ㅡ 5분쯤 가다가 2만원을 또 준다ㅡ뒤로 돌아보니 간주를 받았는지 만원짜리를 수북하게 쥐고 있다ㅡ 이제 목적지가 오분정도 남았다ㅡ 갑자기 술이 깨서 내돈내놔라ㅡ그런 상황이 올까싶어서 나는 건네받은 4만원을 손에 그대로 쥐고서 운전을 한다ㅡ나도 술이 취하면 저럴수가 있을까 의문이다ㅡ 손님은 목적지에 내리면서 요금이라며 만원을 더 준다ㅡ 잔돈은 아예 받지않는다ㅡ 어이ㅡ아우 열심히 해라.[그는 나한테 그렇게 말하고 씩 웃으며 사라졌다] 기분이 참 묘하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