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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리 치기와 심기
우리 농장의 땅은 전부 묵은 논이라 몇차례 로터리를 쳤지만 장마기가 겹치는 바람에
벼를 심어야 될 지경으로 뻘밭으로 변해가고....이러기를 세차례나 반복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지인의 묵밭 1500여평을 임대해서 콩을 심기로 했습니다.
키를 넘는 개망초꽃이 만발한 묵밭을 로터리 치고 종자를 나르고 수동식 파종기로 심고 나지막한
이랑도 만들어 가면서 한여름 구슬땀을 흘린 덕분에....,
비둘기 피해 줄이기 위해 줄치고 인형매달기
이렇게 이쁜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자 비둘기의 피해를 줄이기위해 고추줄 띄우고 남은 줄을 치고
그 줄에다가 여러가지의 모형을 매달아 바람이 불면 펄럭이게 해서 새들의 접근을 막습니다.
이 것도 이틀에 한 번씩 위치를 바꿔줍니다.
요즘 새들이 하도 영악해서 며칠동안 같은 장소에서 펄럭이면 이게 별것 아닌걸 알아채버립니다.
싹이 참 이쁘게도 돋아났습니다. 이런걸 보면 그간 땀흘리고 고생한 기억은 눈녹듯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하늘의 시를 땅에 쓰는 사람...,`` 바로 농부들 만이 누릴 수 있는 감동이지요.
풀 관리하기
시간이 지나면 마치 내가 언제 콩이었던 적이 있었나 하는듯이
성큼 자라 진초록 싱그러움을 뽐내는 콩밭입니다.
그에 질세라 강아지풀도 열심히 영역 다툼을 합니다.
하지만 콩보다 키큰 녀석들은 모두 모가지여....ㅋㅋ
낫을 휙휙 휘둘러서 목을 댕강댕강..., 으~~ 잔인한지고....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언제 목이 잘렸나는 듯이 기세가 등등해 져서는
콩을 집어심키죠..
때를 놓칠세라 들쥐들도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별로 이쁘지 않은 발가벗은 빨간 새끼 새앙쥐들이 생각납니다.
대부분 짐승들의 새끼들이 이쁘고 귀여운데 쥐는 전혀 아니더만요.
거기다가 나라 개판치고 먹튀한 청기와 왕쥐까지 생각이 나니...기분이 영...ㅋ~
수확하기(풀속에 숨은콩 찾기)
두세차례 낫으로 풀을 관리 했지만 풀을 제압하기엔 역부족인었던 모양입니다.
바랭이가 온통 콩을 집어삼키듯이 뒤덮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랬다고..., 보물 찾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ㅎㅎ
내년엔 두어번 더 관리를 해야지... 하고 맘속으로 다짐합니다.
비록 풀속에서 힘겹게 살아 남았지만
꼬투리는 튼실합니다.
베고 트럭으로 실어 나르기-말리기
마을의 선배님께 부탁을 해서 트럭으로 실어 나릅니다.
마을회관 공터 앞에 옆에..., 온통 콩 다발이 넘쳐납니다.
콩 탈곡하기
순서 기다려 어렵게 빌린 콩 탈곡기로 콩을 털기 시작합니다.
원래 콩을 탈곡기에 밀어 넣으면 콩과 콩대가 분리 되어서 나오는데
콩대가 덜 말라서 대가 부서지지 않고 계속해서 기계속에 끼이는 바람에
할수없이 벼 탈곡하는 식으로 손으로 잡고 콩대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털어줍니다.
한사람은 알맞은 분량을 덜어서 주면 그걸 받아서 대충 털고 옆사람에게 넘기면
그걸 받아서 깨끗하게 마무리를 하고 콩대를 옆으로 휙~ 집어던지는....
탈곡 3인 1조, 앞에서 갈퀴로 정리하는 사람 1명....,네사람의 손발이 척척...,
환상의 콩탈곡조 입니다.ㅎ~
수동식 콩 선별기(?)와 수확량
고추 말릴 즈음에 만들었던 채반을 콩 선별기로 활용합니다.
자잘한 콩은 다 빠져나가고 굵고 실한 녀석들만 따로 분리를 해서 자연재배콩...,
건강한 먹거리가 꼭 필요한 분들에게 판매를 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골라서 선별한 콩의 양이 약 160킬로.., 나머지 좀 자잘한 콩이 100킬로정도
자연재배 작물의 수확량은 언제나 비슷합니다. 관행농의 1/3에서 1/5정도...
이웃의 아는 분은 5000평 콩 심어서 4800킬로 수확 하셨답니다.
가끔은 이런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만 장사꾼이 되지말고
참 농사꾼이 되자...라느 스스로의 다짐을 깨트릴 생각이 아직은 없습니다.
다시 밭으로 돌아갈 콩대와 콩깍지
이렇게 4개월여 기간 동안의 여정을 마친 콩의 부산물은 다시 고향인 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일부 콩대는 불 쏘시개로 쓰일 것이고 콩깍지는 전량 밭의 두둑위로 뿌려질 예정입니다.
예전엔 콩깍지로 소여물을 끓이면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소를 키우지 않으니 그런 경우는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메주쑤기
곡성 귀농인밴드의 작은 음악회를 앞두고 우리 밴드의 기량이 공연을 소화 하기에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아서
그걸 보완 하려고 바둥 거리다 보니 메주를 쑬 맘의 여유가 안 생기더만요.
조용하게 자연이나 벗하며 농사나짓고 살려고 내려왔다가 이기 대체 무슨 짓인가....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제가 워낙 기타 잡고 노는걸 좋아해서 밴드를 하는데 대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아마 지금도 여건만 된다면 하루종일 기타만 치면서 시간 다 보내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가치있게 생각 되는게 좋은 이웃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만나서 웃고 떠들고..., 기고 즐거운 일은 나누고 걱정은 덜어주고....,, 이렇게 정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생겼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지요.
뭐 맛있는거 먹을 때면 이 자리에 그들도 같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 이야기가 옆구리로 한없이 새구만요. ㅋㅋ
어쨌던 아래 사진의 첫번째 나오는 콩씻는 아주머니..., 이 분은 동네 형님의 옆지기 입니다.
광주서 7일간 일을하고 우리 마을에 와서는 3일 동안 이런 저런 집안 일들 돌보다가
올라가는..., 주말부부가 아니라 주말주민?? 뭐 어쨌든 그런 분이고 제가 형수님 이라고 부르는
분입니다.
수십년간 절(사찰)에서 일을 보시던 분이라 큰일을 많이 치뤄 봐서인지 일손이 엄청나게 빠릅니다.
한 날은 밴드 모임에 갔다가 집에 들어갔는데 형수가 오시더니 ``오늘 메주 쑤자...``라고 하시더만요.
저는 엄두가 나질 않아서 대답을 머뭇거리며 얼버무리는데 재차 메주쑤자는 말에 그러자고
대답을 하자마자........ 콩 들고 오라더니 고무통에 확~ 붓고서는 씻기 시작을 합니다.
그때부터 저도 그 에너지에 힘입이 별 도움도 되지 않은채 그저 열심히 쫓아 다닙니다.
주로 무거운거 나르는 것과 불때는 건 제 차지가 되고 나머지 콩 고르고 씻고 물맞추고...,. 등등
역할 분담이 자동으로 쫙~
한 쪽에선 콩을 씻고...한쪽에선 열심히 고르고...
앉히고 불때기..., 콩 고르기는 멈추질 않고...
작년엔 메주의 양이 적어서 우리부부 두사람이 메주를 다 만들었습니다만,
올 해는 많은 양인지라 걱정이 되시는지 마을 엄니들께서 전부 오셔서 도와 주셨습니다.
마치 자기 일인양 정성껏 거들어 주시는 덕분에 우리 부부는 별로 한 일도 없이
메주쑤기가 끝이났습니다.
바닥에 눌러 붙을까 저어주고..., 물이 부족 하면 보충 해주고... 하다보니
어느덧 날이 어두워 지기 시작합니다.
4Kg에 맞춰서 일정한 양으로 형태를 만들고...
4킬로에 맞추는 일이 왜 필요한지 아직 잘 파악을 하지 못했습니다. ㅋ~
완전 엉터리 농부입니다..., 아직까지는....,
양지바른 마룻바닥에다가 짚을깔고 그위에 메주를 널어서 며칠 말립니다.
(이때 중요한 건 메주의 겉면이 잘 마를수록 유해 곰팡이가 덜핍니다.)
이번엔 콩을 기계에다 갈아서 성형을 했습니다.
너무 많은 양이라 손으로 찧어서는 답이 나오지 않겠더라고요.
너무 곱게 갈면 공극이 없어져서 미생물 침투가 어려워 메주가 잘 띄워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현재까지는 매우 잘 뜨고 있습니다.
도와주신 어머니들 저녁식사 대접하기
도와주신 마을 엄니들과 맛난 저녁식사를 하고있습니다.
광주에 계신 주말주민(?) 형님과 형수님이 사오신 굴과 홍합, 그리고 막걸리...,
``마을 엄니들들의 건강을 위하여~~~`` 건배도 하고...,
마을 엄니들 께서 이렇게 모여 건배 하는걸 무척 좋아들 하십니다. 아마도 비로소 사람이 사는 마을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겠지요. 옛날엔 매일매일 떠들고 싸우고 아이들이 울고불고..., 이렇게 시끌벅적 사람
사는 맛이 넘쳐났을텐데 지금은 너무 조용해진 마을..., 이쨌거나 이렇게들 모여서 막걸리 한사발에 시원한
홍합 국물 탱글탱글 석화 속살....., 캬~~
모인 사람들 모두 너무 즐거워들 하십니다.
국물맛도 끝내주고~~~ 술잔도 넘치고 정도 넘쳐나는 오손도손 우리마을 완전 킹왕짱 ! !~~~입니다.
엄니들 오래오래 건강 하시이소.~~~
4일동안 마루에 널어 말렸던 메주를 방으로 들이기...
꾸덕꾸덕 하게 겉이 마르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띄워야 하는데
매달려고 하니 일이 너무 많습니다. 메주를 걸 수 있는 틀을 짜야 되고
80개 가까이 되는 메주를 일일이 새끼를 꼬아서 매다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거든요.
사실 그보다 메주와 함께 동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일...<=== 요게 문제의 핵심
메주 띄운다고 우리가 윗채에 자면 배보다 보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 하거든요.
위채의 난방이 기름 보일러라... ㅎ~
아래의 사진처럼 대나무 선반을 만들어서 문제를 일단 해결을 합니다.
메주를 2단으로 올려 놓으니 다행히도 우리 부부가 잠잘 공간은 충분히 생기는군요.
얻어온 볏짚의 먼지를 털고 고르게 잘 정리를 해서 방에 만들어 놓은 대나무 선반에
고르게 깔아준 후 그 위에 메주를 차곡차곡 쌓아놓습니다.
통풍이 될 수 있도록 메주 사이의 공간은 충분이 떼어놓습니다.
이제 열심히 방에 불을 넣어서 온도를 유지해 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환경만 잘 맞춰주면 모두 자연이 알아서 해결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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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일 현재 메주모습입니다.
그 다음 과정은 온돌방에서 이불을 덮어 띄우는 일인데 무엇이 바빴던지 그 부분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약 5일간 이불을 덮어서 매일 군불을 때서 띄웠습니다. 하얀 메주 곰팡이가 적당하게 피어 올랐습니다.
천천히 더 말리고 숙성 시키기 위해 선반을 높게 설치를 하고 거기에다 차곡차곡 쌓아올렸습니다.
덕분에 잠잘 공간이 확 넓어졌습니다.
여인숙에서 자다가 호텔로 옮겨온 느낌...ㅋㅋ .., 요즘 사람들 여인숙이라고 알랑가 몰겠네요...
그중에서 마지막 쑨 1말분의 메주가 상태가 좀 좋지않습니다.
유해곰팡이인 검은곰팡이가 좀 피어 났길래 따로 격리시켜서 관리를 합니다. 물론 이로운 곰팡이인
하얀 곰팡이도 많이 피어올랐습니다.
사실 유해곰팡이라 해도 속에까지 피해를 주진 않기 때문에 장을 담글때 깨끗이 씻고 담그면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유해성분인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성 물질은 된장의 숙성 과정에서 모두 소멸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여러 무유해한 여러 종류의 곰팡이에 의한 복합적인 작용에 때문에 아마도 전래 된장의
깊은맛이 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얀 곰팡이가 고루 덮인 메주의 모습입니다.
온돌방에서 띄우면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잘 띄워지는것 같습니다.
양지 바르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리기
집앞의 대나무 밭에서 왕대 두개를 잘라 와서 처마 안쪽의 서까래에 매달았습니다.
옛날엔 대나무로 여러가지 생활 도구들을 만들어 썼기때문에 함부로
남의 대나무를 베어 쓰는 건 어림없는 이야기였지요.
요즘엔 플라스틱으로 만든 여러가지 자재들이 많아서 노동력이 많이 드는 대나무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많이 멀어졌습니다. 그 덕분에 내가 필요 할 때마다 몇개씩 쓱쓱
베어와도 뭐라고 말하는이가 없습니다.
사진에서 도와주시는 분은 메주 쑬때 도와 주신 주말주민 형님이십니다.
대나무 두개를 처마에 매달고 저는 짚으로 메주를 매달 준비를 합니다.
저 혼자서 낑낑 헤매고 있을때 아니나 다를까 마을 엄니들께서 또 도와주러 오십니다.
75개나 되는 메주를 눈깜짝할 사이에(?) 다 매달았습니다.ㅎㅎ~
형님은 옆에서 옷걸이를 잘라서 쉽게 걸 수 있도록 고리를 만듭니다.
매달아 놓은 모습이 정말 멋드러지지 않습니까?
과학적이니 뭐니 해도 옛날 방식으로 농사도 짓고 메주도 쑤고 또 띄우고 해야
어릴 때 먹었던 된장맛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가격결정 참고자료
가격은 위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생협의 무농약 메주가격이 1킬로그램에 2만원 정도를 합니다.
그 것을 기준으로 해서 1 킬로그램당 23,000원 으로 책정 하겠습니다.
무농약재배와 자연재배의 차이는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겁니다.
정리를 하자면
자연배배메주 1Kg + 자연재배 붉은고추 3개 + 참숯 3개 - 23,000원
가격
메주 1 Kg - 23,000원
재고량 - 100 Kg 정도
1개당 무게 - 2Kg남짓
연락처 - 010 - 2041 - 7208(이선홍)-곡성 다랭이농원
첫댓글 대략 70여킬로 판매를 했는데 우리 카페회원들께선 한 분도 주문을 안해 주셨습니다.
우얏든 관심 가져주신 회원님들 억수로 고맙습니다.^^*
덕분에 우리집 된장을 좀 많이 담게 되었습니다.
맛나게 숙성되면 맛만 보여드리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