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任, aim, 어림
임任은 임무, 책임이다. 내가 맡아놓은 것이다.
aim'은 겨냥, 조준, 목적, 의도, 계획, 겨누다, 겨냥하다의 의미를 갖는다.
어림은 표적을 겨냥하여 범위를 압축하여 확률적으로 일치시키는 것이다.
국어사전은 어림을 '대강의 짐작'이라고 한다.
어림잡아, 어림짐작, 어림반푼, 어림없다고 할 때의 어림은 대강의 짐작이 아니다.
어림없다는 말은 겨냥이 크게 빗나가는 경우다.
'네 실력으로는 어림없다'는 말이 '네 실력으로는 대강 짐작할 수 없다'는 뜻이 되겠는가?
사냥꾼이 표적을 겨눌 때는 어림잡을 수 밖에 없다. 활은 가늠자와 가늠솨가 없으므로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읽고 적당히 오조준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사슴은 활쏘는 소리를 들으면 바로 도망치기 때문에 약간 앞을 겨눠 어림으로 쏴야 한다.
임任.. 내가 총을 겨눈 적군을 사살하면 내 공이 된다. 그것은 내가 맡은 것이다.
aim.. 내가 겨눈 사슴은 나의 목표가 되고 나의 표적이 된다.
어림과 가까운 말 = 에움. 에우다, 에워싸다, 어리(닭이나 새를 가두는 울타리) 우리(동물의 어리), 울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고 말한다. 대강 짐작으로 반푼어치도 없다고 하는건 이상하다. 반푼은 구체적인 숫자다. 대강 짐작 다음에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면 안 된다.
목표를 겨냥하고 포위하여 에워싸려고 할 때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것이다. 왜 반푼일까? 반푼이 반드시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푼은 십분의 일이다. 반푼은 5퍼센트 확률이다. 즉 어림은 확률인 것이다.
사냥꾼이 사슴을 잡을 때 화살을 쏘든 창을 던지든 맞는 것은 확률이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것은 명중 확률이 5퍼센트 이하인 것이다.
어림없다. 표적을 에워싸서 일치시킬 확률이 없다.
어림짐작.. 표적을 에워싸서 확률을 짐작하다.
어림잡다.. 표적 주변을 에워싸서 범위를 좁혀가다.
어림치다.. 표적 주변을 에워싸는 형태로 범위를 압축하다.
표적 주변을 에워싸서 범위를 압축하면 확률적으로 걸려든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언어가 구체적인 동작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눈대중으로 재는 것이 어림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동작이라는 점이다. 주변을 에워싸는 동작이다. 겨냥은 멈춘 표적을 정확하게 겨냥하는 것이고 어림은 움직이거나 숨은 표적의 주변을 포괄적으로 에워싸는 것이다.
내가 어림치고 있는 사슴은 내 책임이 된다. 내 임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