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중복을 지나 일주일이면 입추지만 지금 이맘때가 가장 무더울때가 아닌가싶습니다.
예로부터 삼복더위에는 시원한 물놀이를 하거나 보양식을 먹으며 무더위을 식혔다고 하지요.
저희 카페에서도 해마다 여름이면 더위를 쫓기 위해 특별 이벤트로 물놀이 라이딩을 진행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지리산 피아골계곡, 지리산 백운동계곡, 그리고 황금폭포를 지나 진안고원 길의 계곡으로 다녀왔죠.
오늘도 전국에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곳곳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입니다.
올해 첫번째 물놀이 라이딩 장소는 구례 피아골 계곡으로 갑니다.
구례 연곡사에 들러 동승탑을 견학하고 나와 외곡삼거리까지 7km를 내려와서 19번 국도의 남원방향으로 직진하다가 목아재로 가는 임도를 따라 당재까지 올라 갈 예정입니다.
만산홍엽님이 대상포진으로 함께 라이딩을 못하게 됐다며 아쉬운 듯 매실주스를 건네주고 귀가하시네요.
네 대의 자전거를 실은 차는 2시간여를 달려 피아골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길 건너 바로 앞이 물놀이하기 좋은 곳이네요.
피서철 기간이라 북적북적 붐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번잡하지도 않고 지리산의 넓은 품처럼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벅수골이라, 벅차게 물이 많은 계곡이란 의미인가? 아뭏튼 물놀이 장소로 눈도장 찜.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문화유산을 둘러보러 연곡사로 이동했습니다.
연곡사는 임진왜란으로 소실되고, 일제강점기 고광순 의병등 일본군과 전투 중에 또 한 번 소실되고 한국전쟁 때 피아골 전투의 소용돌이에서 전각 대부분이 불타버리는 시련의 기록이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 창건한 사찰이지만 지금의 연곡사는 현대에 지어진 건물이고 지금도 중창 불사 중이다. 그러나 석조물은 천년이 지났지만 그대로 남아 오래된 절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불가에서는 스님이 입적하였을 때 화장하고, 사리를 수습해 탑을 세워 안치하는데 이를 승탑이라 부릅니다. 예전에는 부도라고 했죠. 일제강점기 때 주인 없는 승려의 묘를 말할 때 쓰이다 굳어졌다고 하는데, 이제는 승탑으로 고쳐 부릅니다. 스님의 탑인 승탑은 스님의 무덤인 셈입니다. 승탑에는 보통 비석과 함께 놓여 있습니다. 승탑 주인의 행적과 업적을 새기는데 이것이 승탑비입니다.
연곡사에는 국보로 지정된 2개의 승탑과 보물로 지정된 승탑과 승탑비가 있습니다. 승탑들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고 절을 중심으로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모두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승탑 중의 꽃이라고 불리는 동승탑만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에 승탑에 대해 깊은 감상을 할 수 없고 하여 전문가의 인상적인 글을 옮겨 봅니다.
“탑 앞에 서서 뛰어난 조각 솜씨를 보고 있노라면 슬픔마저 잊혀질 듯하다. 탑에 들인 정성을 보니 얼마나 존경받던 스님인지 짐작이 갔다”
“연곡사 사리탑은 날렵하고 경쾌한 형태미를 자랑하지만 가볍거나 들떠 있다는 느낌이 없다. 앙증맞고 발랄하지만 되바라진 데도, 새침한 데도 없다, 귀엽고 명랑하고 예쁘기 그지없지만 젠체하는 구석이 없다."
연곡사를 나와 외곡삼거리까지 약 7km이다. 오른쪽의 피아골 계곡을 바라보며 신나게 내려왔다.
차량 통행이 많은 19번 국도에서 남원 쪽으로 1.7km 가다 임도로 들어서야 한다. 그 길을 못 찾고 자꾸 다른 곳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알바를 하게 된다. 초행길도 아닌데 말이죠. 목아재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4km는 오르막이다.
날이 더워 라이딩 겸 물놀이 피서를 왔는데 얼굴에 집중적으로 접근하는 날벌레를 쫓느라 손이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더위를 쫓기는커녕 나뭇가지 부채질에 열이 올라 힘까지 빠진다. 우직하니 명상하며 올라가려고 해도 어찌나 뻔질나게 성가시게 구는지 양반인 척을 할 수가 없었다.
목아재에 도착했다. 넓고 멋지게 쉼터가 새롭게 지어졌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는데 쉼터에 앉아 박대박님이 가져오신 감자로 체력을 보충합니다.
“저게 뭐지?”라고 궁금했었죠. 쉼터 기둥의 스템프 상자 위에 있는 스티커를 보고 유령 같기도 하고 사람 같기도 하다고요. 벅수라고 합니다. 정승을 달리 이르는 말이자 우직하거나 바보스러움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가야 할 길을 가리켜 주는데, 그 정승형 이정목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제 3km를 내려갑니다. 헛갈리게 하는 지점이 있는지라 길을 잘 찾아 알바를 면해야 할 텐데.
예전에 이 길에서 잊혀지지 않는 두 가지 기억이 있다.
위 사진의 담쟁이 덩굴 벽을 지나오기 전에 물탱크에서 떨어지는 물로 더위를 식혔던 기억.
당재마을로 올라가는 길에서 너무 더워서 계곡을 보고 들어갈까 망설이다 내려갈 힘이 없어 포기하고 안장에 올랐던 기억.
오늘은 그곳을 지나가며 계곡에 발을 담그려고 안장에서 내려섭니다.
맛집으로 소문난 당치민박산장.
숯불에 초벌로 구워내는 주요리인 산닭구이와 지리산에서 채취한 산나물로 만든 반찬들 그리고 고로쇠 막걸리. 값비싸서 리필이 안되는 도라지콩고물 무침(?), 빨간고추장에 버무려진 곶감장아찌는 새콤달콤 맛있었습니다. 4명이서 구운 닭고기를 상추나 깻잎에 싸 먹었는데 부족함이 없네요. 어느새 막걸리는 1병에서 2병으로 추가. 후식으로 나온 녹두를 넣어 고소한 맛이 나는 닭죽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구례-구레-고레-그래. 또 가고 싶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들어오시는 손님이 알고 있는 와룡선생님 일행이시다.
이곳으로 라이딩 오셨다가 들르셨나봅니다. 반가웠습니다. 숫기가 없어 극히 짧게 인사만 했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요. 점심도 든든하고 먹었고 자전거도 차에 실어놓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여유시간입니다. 아침에 눈도장으로 찜해 둔 주차장 바로 앞 벅수골로 물놀이하러 갑니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데 계곡만 한 곳이 없죠.
가래나무 열매를 찧어 머리염색.
첫댓글 2022년 여름의 물놀이라이딩 피아골의 차가운 물속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다녀오신분들 물놀이로
즐감합니다~
맛있는 막걸리 감사합니다^^
무더위엔 물찜질, 염색은 호두 사촌 그거~
시원하고 깨끗한 물에 담글 수 있는 계곡이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마침내 뜻을 이루웠네요. 한기를 느낄때까지 드러눕는 시원함이란 ~ ^^
막걸리까지 곁들이니 흥이 더했습니다
여름엔 물놀이가 👍 최고~~
즐거워 보입니다~
물놀이 라이딩 최고!
수고하셨습니다.
가을 단풍철에 다시 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