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최승왕경 제9권
21. 선생왕품(善生王品)
그때 부처님께서 여러 대중을 위하여 왕법의 바른 내용을 말하고 나서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꼭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그 지나간 옛적의 법을 받들던 인연을 말하겠다.”
게송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옛적에 전륜왕이 되어
큰 땅과 큰 바다와
4주(洲)에 가득 찬 보배로
모든 여래께 공양하였네.
내가 옛날 한량없는 겁에
청정한 참 법신(法身) 구하고자
아끼는 것 모조리 버렸으니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았네.
또 지난 세상 생각할 수 없는 겁에
보계(寶髻)라는 정변지(正遍知) 계셨네.
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뒤
왕이 났으니 이름은 선생(善生)이네.
전륜왕으로서 4대주를 다스리니
대해(大海) 끝까지 모두 귀의 조복하였네.
왕성(王城)의 이름은 묘음성(妙音聲)으로
그때 저 전륜왕 여기 있었네.
꿈에 부처님의 복과 지혜 말함을 듣고
보적(寶積)이라는 법사(法師) 보았는데
자리에 앉았는데 단정하기 해와 같아
금광의 미묘 경전 연설하였네.
그때 저 임금 꿈에서 깨어
기쁜 마음이 온몸에 가득 차
하늘이 밝자 왕궁을 나가서
필추 승가(僧伽) 찾아갔네.
여러 대중께 공경 공양하고 나서
모든 필추에게 물어보았네.
보적이라 이름하는 법사님
공덕 성취하고 중생 교화하냐고.
그때 보적 큰 법사는
어느 방 안에 앉아 계시며
바른 생각으로 이 미묘 경전 외우시며
단정히 움직이지 않으매 심신이 편했네.
어떤 필추가 왕을 인도해
보적 법사 있는 곳에 이르러서
방 안에 단정히 앉은 걸 보니
광명과 묘한 상호 몸을 휘감았네.
왕에게 말하기를, 저 분이 보적이온데
깊고 깊은 부처님의 행처(行處)이며
모든 경전 가운데 가장 으뜸인
미묘한 『금광명』 잘 지니고 있다 하였네.
왕은 곧 보적 법사께 절하고
공경하고 합장하여 청하였네.
원만한 얼굴 단정하신 분이시여,
금광 미묘법을 설해 주소서라고.
보적 법사 왕의 청대로
『금광명』 설할 것 허락하니
삼천세계에 두루 찬
모든 하늘 대중 모두 기뻐하네.
왕은 넓고 청정한 곳에
기묘한 보배로 장엄해 꾸미고
훌륭한 향수를 티끌에 뿌리며
갖가지 꽃을 모두 흩어 펼쳤네.
훌륭한 곳에 높은 자리 펴고
비단 깃발과 일산 달아 장엄한 뒤에
갖가지 가루 향, 바르는 향 뿌리니
온 주변에 향기가 그윽하였네.
하늘ㆍ용ㆍ아수라ㆍ긴나라
마호락가와 약차
모든 하늘이 만다라 꽃비를 내려
저 높은 자리에 모두 와 공양 올렸네.
천만 억 여러 하늘들은
바른 법문 듣고자 모두 와서 모여
법사가 처음 자리에서 일어나니
모두 하늘 꽃으로 공양 올렸네.
이때 보적 대법사
깨끗이 목욕하고 새 옷 갈아입고
대중 모인 법석에 나아가
합장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예경했네.
하늘 임금, 하늘 대중과 천녀들이
모두 함께 만다라 꽃 뿌리고
백천의 헤아리기 어려운 하늘 음악이
공중에서 묘한 소리 내고 있었네.
그때 보적 대법사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 가부하고
저 시방 모든 세계의
백천만억 자애로운 부처님 생각하고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에게
평등하고 자비한 생각을 일으켜
설법을 청한 선생왕 때문에
미묘한 『금광명』을 연설하였네.
왕은 이런 법문 듣고 나서
한마음 합장하고 소리내며 따라 기뻐해
희유한 법문 듣고 눈물이 섞여 흐르니
몸과 마음 기쁨으로 가득 찼네.
이때 이 나라의 선생왕(先生王)
이 경에 공양하기 위해
손에 여의마니 보배를 들고
중생들을 위하여 발원하였네.
지금 이 남섬부주에
7보 영락과 도구 널리 비처럼 내려
자산과 재물이 없는 이들이
모두 뜻대로 얻어 안락하여지이다.
그러자 7보가 두루 비처럼 내려
4주(洲) 가운데 모두 가득 차
몸을 꾸미는 영락은 필요한 대로
옷과 음식 모두가 모자람 없네.
그때 나라의 왕인 선생은
4주(洲)에 진기한 보배, 비처럼 내린 것 보고
힘껏 가져다 보계(寶髻) 부처님과
유교(遺敎)와 필추 승가에 공양 올렸네.
마땅히 알라, 지난 세상의 선생왕은
곧 나 석가모니이니
그 옛날 대지(大地)와 4주(州)에
가득 찬 모든 보배 희사했노라.
그 옛날 보적 큰 법사는
선생을 위하여 묘법 설하고
선생에게 이 경 연설하였기 때문에
동방에서 현재 부동불(不動佛)이 되었네.
나는 일찍이 이 경전의 왕을 듣고
합장하고는 한마디로 칭하며 기뻐하여
7보를 보시한 그 공덕으로
가장 훌륭한 금강의 몸 얻었네.
금빛 백 가지 복(福)의 모습으로 장엄하니
보는 이는 모두다 기뻐하여서
중생으로서 사랑하지 않는 자 없고
무수한 하늘 대중 또한 그러하네.
일찍이 지난 세상 99구지억겁을
지나면서 전륜왕이 되었었고
작은 나라 임금도 되었다가
한량없는 백천 겁 다시 지났네.
한량없는 겁에 제석도 되고
대범왕(大梵王)도 되었다가
10력 대자존(大慈尊)께 올린 공양
얼마인지 또한 생각할 수 없네.
내가 옛적에 경을 듣고 따라 기뻐해
온갖 복덕 어느 정도인지 알 길 없나니
이 복으로 말미암아 깨달음 얻어
법신의 참되고 묘한 지혜 획득하였네.
그때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 미증유의 법을 찬탄하고 모두 『금광명경』을 받들어 유통시켜 끊어지지 않기를 서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