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천 아리랑
서 성 옥
가곡천 여울물 내려와 솔섬에 닿고
월봉(月峯)에 달 뜨면
월천 앞 바다는 은하의 세계다.
사십오년 전
미로 사람 정일남 시인은 오십천 달빛
가득 지고 월천(月川)에 왔다.
일면식 없는 이성교 시인의 낡은 고향집엔
늙은 계모만 하염없이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갈령재 넘으면 울진 땅
깜바구 따먹으며 죽어도 영남으로는 가지 않겠다던
소년은, 강릉으로 서울로 유학 가 시인 교수가 되었다.
서울 하늘 아래서 고향 달빛을 잊지 않고 있는
시인의 가슴에는 언제나 월천 바다의 윤슬이 넘실거렸다.
솔섬 월봉에 미리내 다리가 내려오던 날
서정주 시인은 대관령 아래 제1시인은 이성교라 했다.
정일남 시인은 미로 달빛을 월천에 부려 놓고
타박타박 가곡천, 동활 계곡 너머 오십천으로 돌아왔다.
* 깜바구 : 청미래 덩굴, 망개나무의 삼척 사투리
옛날 아이들은 붉은 열매를 따 먹었다.
이성교 시 <갈령재>에서 따옴
* 윤슬 : 달빛이나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 이성교 시인과 정일남 시인은 훗날 삼우회(재경 삼척 문인회)에서 깊게 교유했다.
이성교 시인 2022년 작고, 정일남 시인 2024년 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