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17일 토요일 오후
드디어 무,배추를 수확했습니다. 영하로 떨어진다고 소식이 들리면서 무가 얼면 어쩌나, 노심초사, 비닐로 덮어주고, 배추는 묶어주고 잘 자라라고 매일 기도를 했었죠.ㅎㅎ
배추 수확시기를 언제로 해야할지..한파가 갑자기 들이닥칠지 기상 예보에 관심을 둘 즈음. 더이상 미루는것은 안좋을것 같아, 드디어 날을 잡고 부모님 대동하고 출발하였습니다. 밭장님은 은평 텃밭 음악회 다녀오시느라 좀 늦게 오시고, 김영수 샘과 저, 그리고 부모님 4명이서 무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수확이 저희에게 특별히 의미가 깊은 점은 봄에 무,홍당무를 심어 채종하고 그 씨를 다시 뿌려 열매를 맺고 수확하게 된 것입
니다.^^ 일주일차로 늦게 심은 무는 거의 알타리 무 사이즈로 잘 자라질 못했더군요. 종자도 토종종자가 아닌지, 크기도 작았습니다. 배추는 생각보단 잘 자라주었습니다. 오줌 액비 한번 안주고 키웠는데, 참 대견합니다. 어렸을때 김영수 샘이 흙살림의 청달래,진달래 약을 어렵게 구해오셔서 잘 뿌려준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벌레도 거의 없었습니다.
서리콩과 오리알태 조금 심어본것은 거의 콩이 안열렸더군요. 서리태는 모종을 너무 가까이 심은것인지 콩 농사공부도 내년에 따로 해봐야 할듯합니다. 김희수 샘 댁도 콩 농사가 잘안돼었는데, 가물어서 그렇다고 하시더군요.
가을 채소로 뿌린 쌈채소,시금치도 추운 날씨에 잘 버티고 조금씩 자라고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 잘 나라고 서명갑 밭장님이 비닐하우스도 만들어주셨죠. 저희 부모님은 배추,무 수확하시면서, 자식 농사지은것보다 더 기분 좋아하시더군요. ㅎㅎ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서명갑 밭장님이 가져오신 수육 전골 만찬이었습니다. 밭에서 막 뽑은 쪽파를 씻어 넣고, 부르스타에 전골을 끓여 옹기종기 모여 손을 호호 불면서 막걸리 한잔 하면서, 기분좋은 한 해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할 즈음, 엉터리 텃밭을 뒤로 하고 오면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2월 이곳에 처음 모여 수업받던날, 김희수 샘이 오늘 뽑은 무의 엄마 무를 심으시면서, 이 무에서 씨를 채종할 거라 하셨죠. 그땐 그 무의 씨앗을 제가 받을줄을 또 그 자식무를 제가 이렇게 보게될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곳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땅으로부터, 벌레로부터, 씨앗으로부터, 풀로부터, 해와 비로부터.. 그리고 함께 농사짓는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땅과 사람이 주는 행복인가봅니다. 그동안 수고한 땅,벌레,작물들,햇님 비님,그리고 초보 농부들을 잘 이끌어주신 서명갑 밭장님, 묵묵히 옆에서 힘이 되주신 영수샘, 환환 웃음으로 작물들에게 말걸어주던 윤화씨, 유일한 젊은 남자로 힘든 일 앞장서준 두해씨, 보람씨 모두 고맙습니다. 내년에 다시 만나요. 안녕 엉터리 텃밭.
첫댓글 오~~~~~~~~~~~~~ 진아씨 화이팅 입니다요 ^^*
네~~~~~~~~고문님! 수료식때 못뵈어 좀 아쉬웠습니다. ^0^
축하해요
24일이나 12월1일 수확하려는데 견딜려나? ㅎㅎ
밭에서의 일보단 기다림과 설레임으로 보낸 그동안의 마음농사가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텃밭 돌보느라 수고 많았어요.
엉터리텃밭님들 화이팅!!!
오호~ 잘 키우셨군요.
군포밭에서도 지난주 무 수확 했습니다... 너무 잘아서 종자 타령을 했더니.. ㅋ 잘 못키운듯 ^^
인삼당근 멋집니다
수니언니, 사진이라 더 커보이는듯..저희도 작은 것들이 많았어요. molar님 외계에서 온듯한 당근들이 꽤 있었는데, 왜그런걸까요?
헉;;;;;;;;;;;;; 진아씨가 언니 아니삼????????????//
소농학교 수료식 땜에
보지 못했네요
수확 축하 합니다.
교장선생님 조만간 찾아뵐께요! 드릴것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