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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는 겨울이 제철이다. 김씨가 도치를 반으로 가르자 은단만한 알이 가득 든 알집이 쏟아져 나왔다. 놀랍게도 알집 크기가 도치 몸통만 하다. 도치가 겨울이 철인 건 바로 이 알 때문이고, 이 알 때문에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비싸다. 통천 등 강원도 동해안 사람들은 '도치알탕'을 해먹는다. 양념은 묵은 김치 딱 하나. "이게 김치가 맛있어야 돼. 쉰 김치를 들기름 약간 넣고 볶다가 알집을 넣고 볶아요. 껍데기는 별 맛이 없어요. 회로 먹어요. 이게 좀 매워야 맛있어요.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청양고추가 들어가요. 고춧가루를 풀고 국물이 자작하게 해서 먹죠. 양 늘리려고 국물 많이 잡는 집도 있는데, 그럼 이 맛이 안 나."
칼칼한 묵은 김치와 씁쓸하면서 고소한 들기름 속에서 알이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흐물흐물한 도치 살은 젤라틴 덩어리다. 무미(無味)하지만 쫄깃쫄깃 씹는 맛은 기막히다.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다. 순식간에 밥 한 공기가 사라진다.
도치 암컷 한 마리가 들어가는 한 냄비 3만원. 명태 한 토막을 넣은 명태칼국수(6000원), 메밀떡국(6000원), 모둠생선조림·장치조림·장치찜(2만5000·3만·4만원)도 훌륭하다. 속초 조양동 삼성디지털프라자 맞은편 (033)631-2888
◆인상은 험악해도 맛은 선하기 짝이 없네-물곰
물곰의 정식 명칭은 곰치. 인상이 보통 험악한 게 아니다. 길고 굵은 몸통이 구렁이 같기도 하다. 험상궂은 인상 덕분에 설움도 많이 당했다. 도치와 마찬가지로 '재수없다'며 잡혀도 바다로 되던져지기 일쑤였다.
곰치로 국을 끓이면 처음 보는 사람은 그리 입맛 다시지 않을지 모른다. 맑은 국물 속에 흐물흐물 반투명한 물곰 토막이 든 국그릇을 들여다보면 입맛을 다시기는커녕 물리고 싶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용기를 내 일단 한 숟갈 떠 입에 넣어보면 반응이 확 달라진다.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속초와 양양 등지에서는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다. 동해·삼척·울진 등지에서는 묵은 김치만으로 곰치국을 끓인다. 고춧가루와 묵은 김치를 함께 넣기도 한다. 회로 먹기도 하고, 말렸다가 쪄 먹기도 한다. 흐물거리는 부위가 적은 수놈이 낫다고들 한다. 국물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속초에선 사돈집(033-633-0915), 옥미식당(033-635-8052) 등이 물곰탕으로 이름났지만 맛 차이가 크지는 않다.
시세대로 받는데 요즘 1만3000~1만5000원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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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명 물텅벙이라고도 하는 물곰
해장국으로 이맛이 그만이라고 하는데...
두루 두루 다니며
맛여행이나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ㅎㅎㅎ
서원님 다녀 오셨어 후기좀 부탁드리면 안될까요
그 쪽으로 가신길 있으시면 꼭 다녀 오세요
그리고 후기도 부탁드리고요
동해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먹거리가 있어서..
거운 여행의 1코스가 되는것 같습니다. 거운 한 주 되세요사랑 합니다
좋은공간과 맛있는 맛집에 가보고싶은 마음 이군요
지기님..싱글벙글 웃음짓는
시원한 곰치국, 얼마전 속초에서 먹구 왔습니다. 이 글보니 또 먹구싶은 생각나네요...^*^
예전에는 먹지 않았던 물곰인데....
술꾼들의 속풀이에 인기가 있다보니...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답니다.
못 생긴 생선이 맛은 그만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