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可居島, 일명 소흑산도),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 2017년 10월 27~28일
가거도는 내가 가장 가고파 하던 섬 중의 하나다. 오래 오래 전
군대시절에 레이더 스코프를 "ZERO ON CONTROL"이라 하여, 스코프를 말하자면 0점 조정을 하는 것이다. 요즘 말로하면 컴퓨터를 초기
화 한다거나, 디폴트 상태로 만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소흑산도(가거도)의 하얀점이 스코프 상에 나타나는데 이의 거리와 방위각을 정확하게
스코프 상에 맞추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던 기억이 남아 있었어, 언젠가는 내가 저기 저섬에 한번 가보아야지 하고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최남서단 섬이기에 더더욱 구미가 당기던 섬이 었다. 거기다 주위에 아는 지인이 가거도에 가 보았다고 자랑을 칠 때는
정말 속이 많이 상하면서 부릅 기도했다. 그래서 이번에 전국의 섬들을 답사하기로 한 계획 중에, 이번 가을이 가기 전에 꼭 가보기로, 큰 맘먹고
갔다 오게 된 것이다.
목포에서 출항 시간이 오전 8시인 관계로 수원에서는 새벽 일찍
출발하기가 다소 무리라 생각하고, 목포에서 일박하고 시간에 맞추어 가거도 행 "동양골드호"에 몸을 실었다. 가거도 가는 배는 "남해고속"과
하루걸러서 서로 교대로 간다. 총항해 시간은 4시간 정도로 거의 한시간 간격으로 비금도, 다물도(기항하지 않고 해상에 정지 상태로 소형연락선이
접근하여 승하선), 흑산도, 하태도에 기항하여 승객과 짐을 풀고 가거도에 간다.(1-1 지도 참조). 가거도 항은 제법 큰 항구다. 그 모습이
울릉도 도동항과 비슷한데 항의 입구가 도동은 완전히 "U"자형으로 좁지만, 가거도 항은 "V"자로 벌려놓은 것 같다 고나 할가. 좌우에 암벽바위들이
둘러 서있고 산비탈에 주거지가 비스듬히 자리하고 있는 것은 꼭 닮았다. 전향적인 섬 지형이다.
가거도는
사람이 가히 살 만한 섬이라는 뜻으로,
1896년부터 부른 것으로
전하고 있다.
가거도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우 뚱하던 이들에게 소흑산도라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소흑산도(小黑山島)리는
이름이 일제 강점기 때의 지명이라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즉
흑산군도 중에서 가장 멀리 있는 섬으로 최악의 조건에 처한 곳이지만 섬 주민들은 대대로 가히 사람이 살 만한 섬이라 해서 가거도라 불렀다
한다.
옛날에는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의 가가도(嘉佳島,
可佳島)로
불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남쪽 끝은 마라도,
동쪽
끝은 독도,
서쪽
끝은 바로 가거도이다.
가거도는
망망대해에 점 하나로 떠 있는 고도이다.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km,
뱃길로는
233km,
흑산도에서
남서 쪽으로 65㎞
지점에
있다.
흑산도에서
동지나해를 향해 남서 쪽으로 82km
떨어져
있는 절해의 고도(孤島)이다.
너무
먼 곳에 위치한 덕분에 6.25
한국전쟁도
소식으로만 듣고 지나갔다는 일화가 있다. (퍼온글)
1-1 지도 : 가거도 가는 항로와 기항지(퍼온 사진)
배에서 내리자 생전처음 온 낫선곳이라 아는이도 없을 뿐더러 생소하기도 하고 어리 둥 절하는데, XX장이라는 간판을 단
반트럭에 식사와 숙박이라는 글을 보고 무조건 탔다. 트럭주인이 반색을 한다. 그집에 갔어 점심먹고, 인터넷에서 가거도에 대하여 알고온 지식이
전부인 나는 뭐 좀 아는체로 독실산, 가거도등대 등 생각나는대로 물었다. 모두가 현지에서 들은 것하고는 너무나 다르다. 독실산 가는데
50,000원, 가거도등대(백년등대) 가는데 150,000원, 2구(섬등반도)가는데 50,000원등, 섬등반도와 백년등대에서 숙식이 불가하다는
등, 와이구야 큰일 났구나!. 이제왔어, 여기까지 왔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도보로 우선 독실산을 가기로 하고 나서니(13:03) 무리라면서 말리는 눈치다. 아니 내가 누구더냐....
그대로 삿개재(13:40)를 올랐다. 런닝샤스 바람에 바지가랭이 걷어올리고, 무거운 카메라랜즈 짊어 지고 그냥 걸었다. 땀이 비오듯 솓아진다.
아니 땀에 목욕을 했다. 드디어 독실산 정상(14:50)이다. 1시간 50분 걸렸다. 실로 얼마만이던가? 군대시절 이곳 이정상을 레이더 스코프의
렌인지(거리)와 에지무스(방위각)에 마춘 이후에, 거기 그곳에 올라서서 과거를 회상 해보는 감개가 무량해 진다. 아니 국토의 최서남단 정상에
발을 디디고 서 있다는 것이......!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리로다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산만높다 하드라.
사방이 탁 트인다. 동서남북이 모두 수평선이다. 경찰 레이더가 사방을 빈틈없이 살피고 있다. 나라의 최서남단 강토와
바다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있기에 웃스게 소리로 중국의 닭울음 소리가 들린다는 여기까지 우리나라가 아니던가. 북의 개 망나니같은 자가 핵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바람에 나라가 백척 간두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 말없이 묵묵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발을 뻣고 잘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을 보니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나는 시작한 김에 가거도 등대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도 가도 끝없는 햇빛이 가려진 난대림 밀림을 뚫고 내려 가는 길은 흐름바위를 타기도 하고, 인적이 끊어진 외딴섬 컴컴한 숲속은 사람을 질리게 한다. 가진거라곤 500미리리터
물병 한 개다. 그것도 반병 정도 남았다. 동여맨 신발끈은 발가락을 조이게 하여, 내리 걸을 때 마다 발가락이 눈물나게 아프다. 드디어 마지막
길안내 표지(16:13)는 가거도 등대 0.2Km를 알려준다. 약 2시간을 험하고 험한 산길을 걸어서 가거도 등대(백년등대)에
도착했다(16:18)(1-2 가거도 지도 참조). 그토록 와 보고 싶었던 저 하이얀 외로운 등대! 이웃의 아는 지인이 자랑삼아 늘어 놓던 저
등대가 나를 여기 까지 끌어 올줄이야! 등대를 앞에두고 몇 개의 건물이 외로우면서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조용히 앉아 있다.
힌
망토입고 바위 끝에 올라 서서
망망한 대해에 홀로 있는 등대야,
오가는 배들의 길잡이 하느라 밤낮을 잊었느냐,
나라의 끝으
머리 가거도의 가거도등대야
인적이라곤 아예 없다. 어느누가 그랬던가 가거도 등대에서 숙식을 하였다고, 나는 인터넷에서 이말만 믿고, 가거항의 가게
주인이 거기에는 숙식이 불가하다는 말을 흘려 들었던 것이 후회가 막심하다. 이제 남은 물병도 바닥이 났고, 아지몰라 배낭을 뒤져보니 사탕두 개가
전부다. 기진맥진 한 상태로 가거항 까지 걸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히고 맥이 풀린다. 가거항 가게 주인을 불으려다 그만 두었다.
걸어가면 바가지 비슷한 요금을 버는 것 아니 드냐. 여기는 신용카드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우체국에서 현금을 인출했다. 오직 시세말로 현금 박치기다. 우리나라에 아직 이런 곳도
있다는 걸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뜻 뜻하게 살아 가면 당당해 진다. 이것이 국민이 지켜야 할 도리다.
섬나라인 일본은 일찍이 태평양 한가운데인 오오시마라는 섬에까지 진출하고, 일본보다도 우리나라에 더 가까운 부산앞 바다의
대마도를 자기네 영토로 만들었다. 중국 역시나 필리핀, 베트남의 앞마다를 자기네 것이라 하여 남중국해 전체를 손에 넣기 위하여 인공섬을 만들어
영해를 넓히고 있다. 이에 대하여 나는 대마도나 독도를 확실하게 우리것으로 만들지 못한 선조들에 대하여 원망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이렇게도 머나먼 아득한 수평선 너머 가거도를 우리것, 대한민국의 영토와 영해로 하여 주신 선조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고마움으로 원망과 불만이
사라지게 되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잘한 것도 있는 것이 우리네 삶 뿐만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1-2 가거도 지도(퍼온 사진)
대풍리 마을을 거쳐서 삼거리까지 비탈길을 올라 오는데 무릎도 아프고 허기도 지고 목도 마르고.... 왜내가 사서고생을
하는지...오만생각 다 하다, 달빛어린 난대림 숲속길을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서 걸어서 가거항 xx장에 도착한 시간이 20시경이다. 가게 주인이
놀란다. 어디 갔드냐고. 저녁먹고 샤워하고 잤다.
이틋날 새벽6시에 일어나 또 걸어 갔다. 2구 섬등 반도로, 뭐 영화촬영지도 있고, 연말에 최서남단에서 보내는 우체통도
있고, 방목하는 소들도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숙식은 자신이 짊어 지고 다녀야 한다. 경치 하나는 끝내주는 곳이다. 돌아 오는 길에
선녀봉(화룡산) 전망대에서 가거항을 내려다 보았다. 가거항이 한눈에 들어 오고 서해의 무심한 대해가 시야 가득이 들어온다. 11시경에 돌아와
아침겸 점심먹고 하늘공원에 갔다. 해수욕장도 있는데 흑사장이다. 13시에 떠나는 남해고속에서 잠들다 눈을 뜨니 목포항이다. 이렇게 하여 그렇게도
꿈에도 그리던 가거도는 영원히 기억의 한구석을 체워놓았다.
주의사항 : 가거도에 가거던 저처름 하지 마세요
<참고사항>
지명 풀이 : 같은 곳 다른 말
1. 1구 대리마을 가거항
2.
2구 항리마을 섬등반도
3. 3구 대풍리마을
4. 가거도등대 백년등대
5. 선녀봉 화룡산
가거도항
가거도 안내도
독실산 가는 산길(유일한 도로)
독실산 아래 하늘별장
독실산 표지석
독실산 정상의 난대성 야생화
독실산 정사에서
가거도등대(백년등대)
섬 일주도로 공사중
난대림숲(이런숲속길을해치고 가거도등대로 내려감)
가거항의 새벽
2구 향리마을의 소 방목장
섬등반도의 2구 향리마을
섬등반도에 있는 송년우체통
섬등반도의 야생화
섬등반도의 2구향리마을
섬등반도
선녀봉(화룡산)에서 보이는 삿개재
선녀봉(화룡산) 정상에서
가거항의 옆 모습
3구 대풍리마을
멀리 보이는 섬등반도
선녀봉(화룡산)에서 본 가거항 1구 대리마을
1-3 가거도 안내표지(퍼온 사진)
1-4 가거도 숙박업소들(퍼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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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宇賢 모닥불 文浩一 -
2017년 11월
7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