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무척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민호가 2주쯤 전 아빠에게 "아빠,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내가 엄마의 산타가 되어주고 싶어. 엄마한테 목걸이를 선물하고 싶어. 친구가 그러는데 목걸이를 3만 원에 살 수 있대."(^^)
그래서, 민호 엄마가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 열흘 전 일요일에 민호와 둘이서, 민호 친구가 알려준 매장이 있는 집근처 뉴코아 아웃렛에 다녀왔습니다.
3만 원에 목걸이를 살 계획이었던 민호는 29,000원인 목걸이와 역시 29,000원인 귀걸이를 함께 사면 5만 원에 판매한다는 말에 5만 원을 척 지불하고 목걸이&귀걸이 세트를 구입했습니다ㅎㅎ
집에 돌아와 모처에 숨겨놓고 열흘을 기다려서, 민호의 명을 받은 아빠는 모두가 잠든 크리스마스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숨겨둔 민호의 선물을 꺼내어 엄마의 양말 아래에 두었습니다.
크리마스 이브에 남편과 함께 민호 선물을, 그리고, 남편 앞에서 남편에게 줄 선물을 각각 포장하면서(^^) "나만 선물이 없네"라고 혼잣말을 했던 엄마가,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어떤 기분이었을지는... 여러분 상상에 맡길게요~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민호가 아빠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 더 있었습니다.
5,000원 권 문화상품권인데, 그 마련 과정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질 뻔 했네요..
민호에게 어떻게 구입했느냐고 물어보니, 다니는 학원에서 뱃지 50개로 교환한 상품권이라고 합니다.
민호가 다니는 학원은 출석하면 도장 10개, 발표 잘하면 도장 10개, 시험 잘 보면 작은 뱃지 5개(도장 10개면 작은 뱃지 1개래요ㅋ) 등등, 이렇게 일종의 칭찬카드같은 것을 주고, 모은 뱃지는 과자나 장난감 등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민호도 가끔 학원에서 뱃지로 교환했다면서 과자나 금방 망가지는 장난감을 가져오곤 했는데, 돌이켜보니, 언제부터인가 그러지 않았죠.
민호가 그러더라구요, 다른 친구들이 뱃지를 과자로 교환할 때 자기는 교실에 앉아서 책을 보았다고.. 얼마나 오래 모았느냐고 했더니, 자그마치 석 달 동안을 모았다고 합니다.
민호는 석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었더군요. 아빠를 위해 석 달 동안이나 먹고 싶은 것 참으며 뱃지를 모았을 민호를 생각하니 너무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슬쩍 배어나왔습니다ㅠㅠ
이 문화상품권, 평생 간직해야 겠어요^^
저는 두 사람에게 선물 없이 크리스마스카드만을 건넸는데, 좀 미안했습니다..
풍천노문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역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겠죠?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