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한 톨에 들어 있는 시방세계
<13> 증시랑에게 보내는 대혜선사의 답장 ①-4
[본문] “만약 믿음이 없었던들 선교방편으로 행원을 일으키지도 못했을 것이다. 선지식들이 거두어 주며 보호함도 입지 못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법성과 이와 같은 이취와 이와 같은 법문과 이와 같은 소행과 이와 같은 경계를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두루 아는 지혜와 가지가지� 아는 지혜와 근원까지 철저히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과 취입함과 해설함과 분별함과 증득해 앎과 획득함을 모두 다 능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강설] 대혜선사가 인용한 <화엄경>에서의 선재동자를 칭찬하는 내용이 계속된다. 미륵보살이 선재동자에게 가르친, “문수보살을 찾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라는 말”을 믿지 않았더라면 이와 같은 공덕과 깨달음은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믿지 않았더라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서원을 세우지도 못했을 것이며 선지식들의 거두어 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선재동자가 얻은 수행과 깨달음의 갖가지 내용들을 하나 하나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화엄경>에 이르기를, “실로 믿음은 도의 근원이며 공덕의 어머니며, 믿음은 일체의 모든 선한 법을 길러낸다.
믿음은 의혹을 제거하고 애착의 흐름에서 벗어난다. 믿음은 열반이라는 최상의 길을 열어 보인다(信爲道元功德母 長養一切諸善法 斷除疑網出愛流 開示涅槃無上道)”라고 하였다. 증시랑 거사에게 믿음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기를 당부하는 뜻에서 <화엄경>의 내용을 이끌어 온 것이다.
한 순간 시간 속에 한량없는
세월이 존재하는 원리 밝혀
[본문] “문수보살이 이와 같이 선재동자에게 가르쳐 보이니 선재동자가 그 말을 듣자 곧 아승지 법문을 성취하였습니다. 또 한량없는 큰 지혜광명을 구족하여 보현행의 문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일념에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와 같이 많은 모든 선지식을 친견하고 모두 다 가까이 하여 공경히 받들어 모시며 그분들의 가르침을 받아 실천하여 불망념지장엄장해탈(不忘念智莊嚴藏解脫)을 얻었습니다.”
[강설] <화엄경>의 인용은 계속된다. 선재동자는 믿음이 견고한 인연으로 한량없는 아승지 법문을 성취하였다.
또한 큰 지혜광명을 구족하여 보현행의 문에 들어갔다는 말은 불교에서 중요한 덕목인 지혜를 갖추었으며 그 지혜를 통해서 중생을 제도하는 보현보살의 실천행까지 갖추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순간에 미진수와 같이 많은 선지식을 친근하고 받들어 섬기며 그 가르침을 받아 실천하였다.
참으로 한량없는 세월에 걸쳐서 행하여야 할 일을 한 순간에 다 성취하였다. <화엄경>의 이치는 모든 존재가 본래로 사사무애(事事無碍)한 도리를 밝히는 내용이다.
즉 한 개의 작은 먼지 속에 우주법계가 다 들어있고, 한 순간의 시간 속에 한량없는 세월이 존재하는 원리를 밝히는 가르침이기 때문에 중생으로부터 출발하여 부처의 결과를 얻는 일도 아주 짧은 한 순간에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가 갖춰야 할 일체 덕목을 다 갖추게 된 이치를 말하였다.
<화엄경>의 견해는 두두물물 일체 존재의 원리나 부처와 중생의 관계나 똑같이 사사무애의 열쇠로 풀고 사사무애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불망념지장엄장해탈(不忘念智莊嚴藏解脫)이란 모든 법문과 일체의 이치와 사물 하나하나나 모든 언어까지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는 해탈이다.
[본문] “다시 보현보살의 모공의 세계에 들어가서 한 모공 속에서 한 걸음을 걸었는데 가히 말할 수 없는 미진수의 세계를 지났습니다. 그래서 보현보살과 같아졌습니다. 모든 부처님과도 같아지고 세계도 같아지고 행위도 같아졌습니다. 그리고 해탈과 자재함이 모두 같아져서 둘도 없고 다른 것도 없었습니다.”
[강설] “한 개의 미진 속에 시방세계가 다 들어 있다”는 <화엄경>에서 본 존재의 원리를 선재동자가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믿고 따름으로써 한 순간에 깨달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서 그 믿음은 곧 보현보살과 동등하고 제불과 동등하고 세계와도 동등하여 이 세상 모든 것과 혼연일체가 되어 하나이며 다르지 않은 이치를 체득하였다고 한다.
[출처 : 불교신문 20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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