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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 날 아침 피닉스에 있는 허드박물관(Heard Museum)을 갔습니다. 이곳에서 인디언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으로, 원주민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
대신 셋째 날 아침 피닉스에 있는 허드박물관(Heard Museum)을 갔습니다. 이곳에서 인디언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으로, 이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이 박물관에는 미국 남서부 지역에 있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역사,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만여 점의 전시물이 있습니다. 백인들이 이 땅을 점령하기 전에 그들이 조상 대대로 만들어서 사용했던 바구니, 그릇, 도자기, 의류, 온갖 장신구와 아주 오래된 유물 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박물관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보고 공부한 내용은 '기숙학교(boarding school)'입니다. 오늘날 기숙학교라고 하면 미국 사립 고등학교 중에서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급 학교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기숙학교는 성격이 다릅니다.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은 인디언 원주민 아이들에게 기숙 생활을 강요했습니다. 인디언 원주민 고유의 문화와 정신을 없애고 '미국화', '백인화'하는 세뇌 교육의 장인 것입니다. 긴 머리를 짧게 잘라 버리고, 그동안 전통적으로 입던 옷 대신 제복을 입혔습니다. 고유의 말을 못하게 하고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 한 전시관에 세워진 유리 통 안에는 옛날 이발소에서 볼 수 있는 낡은 의자가 있고, 바닥에는 잘린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그들 고유의 정체성이 발가벗겨지고 사라진 것입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
한 전시관에 세워진 유리 통 안에는 옛날 이발소에서 볼 수 있는 낡은 의자가 있고, 바닥에는 잘린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원주민들은 머리카락만 잘리고 옷만 벗겨진 것이 아닙니다. 그들 고유의 정체성이 발가벗겨지고 사라진 것입니다.
백인들은 미국 대륙 곳곳에 수백 개의 기숙학교를 세워서 인디언 원주민들의 정체성 말살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들이 단순히 백인이기만 하던가요. 하나같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들은 미개한 인디언 원주민을 '하나님의 나라 백성'으로 변화시킨다고 확신하면서 성경을 가르쳤을 것입니다. 그런 정신과 방식으로 전한 하나님의 말씀이 원주민들에게 아름답고 귀하게 받아들여질 리 없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은 무엇일까요. 오늘날 미국이 누리는 물질적 풍요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지폐에 새긴 'In God we trust'라는 문구 덕분일까요. 진짜 하나님의 축복일까요,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한 도둑질일까요.
기독교인들은 이들을,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이 아니라 백인이 지배하는 나라의 2등 국민으로 전락시켰습니다. 이들이 마치 위험한 맹수라도 되는 것처럼 보호구역이라고 이름 붙인 감옥에 가두고 그 넓은 땅을 빼앗았습니다.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면서 경제적 원조를 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원주민이 자립 의지를 잃은 채 점점 게을러져서 알코올이나 마약이나 도박에 빠져 버렸습니다.
과거 선교사들은, 자기들이 저지른 죄를 철저하게 반성하기보다 미개하고 게으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오늘날 의식 있는 선교사들은, 그들의 삶의 질이 그렇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원인을 통감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지금 모습을 얕보면서 함부로 가르치려 들거나 바꾸어 보려는 시도를 자제합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느꼈을지 궁금합니다.
▲ 이 박물관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보고 공부한 내용은 '기숙학교(boarding school)'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숙학교는 인디언 원주민 고유의 문화와 정신을 없애고 '미국화', '백인화'하는 세뇌 교육의 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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