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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8장(중보자 그리스도) 3-4항, 25.1.19, 박홍섭 목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8장은 중보자 그리스도에 대한 8항의 고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항은 중보자의 정의, 2항은 중보자의 위격, 3항은 중보자의 은사와 자격, 4항은 중보자의 직무, 5항은 중보자의 사역과 효과, 6항은 속량의 효력, 7항은 속성의 교류, 8항은 중보자의 제한 속죄에 대해 다룹니다. 오늘은 3-4항을 함께 공부하겠습니다.
1항. 하나님은 영원한 목적에 따라 독생자 주 예수님을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로 택하시고(사 42:1, 벧전 1:19-20, 요 3:16, 딤전 2:5) 세우셔서 선지자와(행 3:22) 제사장과(히 5:5-6) 왕(시 2:6, 눅 1:33), 교회의 머리와 구원자(엡 5:23), 만유의 상속자(히 1:2), 그리고 세상의 심판자(행 17:31)가 되게 하시기를 기뻐하셨다. 하나님은 예수님께 영원부터 한 백성을 주셔서 그의 씨가 되게 하셨고(요 17:6, 시 22:30, 사 53:10) 때가 되었을 때 그를 통하여 속량을 받고, 부르심을 받고, 의롭게 되고, 거룩하게 되고 영화롭게 되도록 하셨다(딤전 2:6, 사 55:4-5, 고전 1:30).
2항. 삼위일체의 제2위이신 성자는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으로 성부와 본질이 같고 동등하시다. 그분은 때가 찼을 때 인간의 본성을(요 1:1, 14, 요일 5:20, 빌 2:6, 갈 4;4), 그 모든 본질적 속성들 및 일반적인 연약함과 함께 취하셨으나 죄는 없으시다(히 2:14, 16-17, 4:15). 그분은 성령의 능력으로 동정녀 마리아의 태에서 그녀의 본질을 취하여 잉태되셨다(눅 1:27, 31, 35, 갈 4:4). 그 결과 온전하고 완전하며 구분된 두 본성, 곧 신성과 인성이 한 위격 안에서 변환이나 합성이나 혼동 없이 서로 나뉠 수 없게 연합되었다(눅 1:35, 골 2:9, 롬 9:5, 벧전 3:18, 딤전 3:16). 이 위격은 참 하나님이시자 참 인간이시고, 그러면서도 한 분 그리스도, 곧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이시다(롬 1:3-4, 딤전 2:5).
3항. 이와같이 신성과 연합된 인성을 지니신 주 예수님은 성령으로 한량없이 거룩하게 되셨고 기름 부음을 받으셨으며(시 45:7, 요 3:34), 모든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그분 안에 있다(골 2:3). 성부께서는 모든 충만이 주 예수님 안에 거하게 하시기를 기뻐하셨다(골 1:19). 이는 주 예수님이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은혜와 진리로 충만하여(히 7:26, 요 1:14) 중보자와 보증인의 직무를 수행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시기 위해서였다(행 10:38, 히 12:24, 7:22). 이 직무는 예수님이 스스로 취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손에 모든 권세와 심판을 맡기시고 그것을 수행하도록 명하신 성부의 소명에 따라 주어졌다(요 5:22, 27, 마 28:18, 행 2:36).
4항. 주 예수님은 기꺼이 이 직무를 맡으셨으며(시 40:7-8, 히 10:5-10, 요 10:18, 빌 2:8) 이 직무를 수행하시기 위해 율법 아래 나셨으며(갈 4:4) 율법을 완전하게 이루셨다(마 3:15, 5:17). 그분은 영혼으로는 가장 극심한 고통을(마 26:37-38, 눅 22:44, 마 27:46), 육체로는 지극히 아픈 고문을 견디셨으며(마 26-27장),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고(빌 2:8), 장사되어 사망의 권세 아래 머물러 계셨으나 썩음을 보지 않으셨다(행 2:23-24, 27, 13:37, 롬 6:9). 셋째 날에 그분은 고난을 당하신 바로 그 몸을 가지고(요 20:25, 27)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셨고(고전 15:3-5), 또한 그 몸과 함께 하늘에 오르셨으며, 성부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시면서(막 16:19) 우리를 위하여 중보기도 하시고(롬 8:34, 히 9:24, 7:25), 세상 끝날에 사람들과 천사들을 심판하러 다시 오실 것이다(롬 14:9-10, 행 1:11, 10:42, 마 13:40-42, 유 1:6, 벧후 2:4).
5항. 주 예수님은 영원하신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께 단번에 봉헌하신 완전한 순종과 희생 제사로 하나님의 공의를 충분하게 만족시키셨다(롬 5:19, 히 9:14, 16, 10:14, 엡 5:2, 롬 3:25-26). 그리고 성부께서 자기에게 주신 모든 자를 위하여 화목뿐만 아니라 천국에 있는 영원한 유산도 값을 치르고 사셨다(단 9:24, 26, 골 1:19-20, 엡 1:11, 14, 요 17:2, 히 9:12, 15).
6항. 속량의 사역이 비록 그리스도의 성육신 이후에 비로소 실재적으로 이루어졌을지라도 그분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분이기 때문에 속량의 효력과 효과와 유익들은 세상의 시작부터 모든 시대에 걸쳐 약속들, 모형들, 제사들 안에서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서 택자들에게 계속 전달되었다. 또한 그것들 안에서 그분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여자의 후손으로, 세상의 시작부터 죽음을 당한 어린 양으로 계시되었고 예표되셨다(갈 4:4-5, 창 3:15, 계 13:8, 히 13:8).
7항. 그리스도께서는 중보 사역에 있어서 두 본성 모두에 따라서 행하시는데(히 9:14, 벧전 3:18) 각 본성에 따라 그 본성 자체의 고유한 일을 행하신다. 그러나 그 위격의 통일성으로 인해 성경에서 때로는 한 본성의 고유한 것이 다른 본성에 의해 명명된 위격에 돌려지기도 한다(행 20:28, 요 3:13, 요일 3:16).
8항. 그리스도께서는 값 주고 속량하신 모든 자에게 확실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그 구원을 적용하시고 전달하신다(요 6:37, 39, 10:15-16). 곧 그들을 위하여 중보기도를 하시고(요일 2:1-2, 롬 8:34), 말씀 안에서 말씀을 통해 그들에게 구원의 비밀들을 계시하시고(요 15:13, 15, 엡 1:7-9, 요 17:6), 성령으로 그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하셔서 믿고 순종하게 하시고, 말씀과 성령으로 그들의 마음을 다스리시며(요 14:16, 히 12:2, 고후 4:13, 롬 8:9, 14, 15:18-19, 요 17:17), 지극히 놀랍고 측량할 수 없는 경륜에 가장 어울리는 방식과 방법을 사용하여 전능하신 능력과 지혜로 그들의 모든 원수를 정복하신다(시 110:1, 고전 15:25-26, 말 4:2-3, 골 2:15).
해설
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8장 3항은 중보자의 직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그리스도의 자격 조건을 설명합니다. 성자에게 중보자의 사역을 맡기신 성부는 그 일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자격 조건을 허락하셨습니다. 성자가 고난과 죽음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한 육체를 예비하셨고, 주님의 신성에 결합된 인성 위에 성령의 은사와 은혜를 한량없이 부어주셔서 중보자의 직임을 수행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셨습니다(시 45:7, 요 3:34). 예수님은 성령을 통하여 중보자의 자격을 갖추셨고 성령님은 중보자 예수님을 위해 은사를 그의 인성 위에 풍성하게 제공하셨습니다.
2. 네스토리우스주의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분리했지만, 신앙고백서 8장 3항은 신성과 연합된 인성을 지니신 주 예수님이 성령으로 기름 부음을 받아 한량없이 거룩하게 되셨다고 두 본성의 완전한 연합을 강조합니다. 한 위격에 두 본성이 신비롭게 연합된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에는 모든 지식과 지혜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져 있으며(골 2:3), 모든 충만이 있습니다(골 1:19). 또한,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으며(히 7:26), 은혜와 진리로 충만하여(요 1:14) 중보자와 보증인의 직무를 수행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행 10:38, 히 12:24, 7:22).
3. 은사 없이 중보자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지만, 은사가 있다고 중보자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히 5:4의 “이 존귀는 아무나 스스로 취하지 못하고 오직 아론과 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자라야 할 것이니라”라는 말씀처럼 중보자의 직무는 너무나 고귀하므로 아무나 이 직분을 스스로 맡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 직무를 스스로 취하시지 않고 성부의 부르심에 따라 순종하여 취하셨고 성부는 성자의 손에 모든 권세와 심판을 맡기시고 그것을 수행하도록 명하셨습니다(요 5:22, 27, 마 28:18, 행 2:36).
4. 한편, 3항은 그리스도를 중보자만 아니라 보증인의 직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합니다. 히브리서 7:22도 “이와 같이 예수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느니라”라고 예수님을 보증인으로 소개합니다. 보증은 다른 사람의 빚이나 형벌을 대신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법적인 개념으로 중보자의 사역을 더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소시니우스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형벌로 이해하지 않고 우리를 고난 가운데 인내하도록 하는 목적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신앙고백서 8장 3항은 그리스도가 중보자일 뿐 아니라 보증인이라고 분명하게 밝힘으로 이들의 보증 개념을 거부하고 있습니다(이성호, 비록에서 아멘까지 195).
5. 4항은 중보자의 직무를 설명합니다. 그리스도는 성부가 정하신 중보자의 직무를 억지로가 아니라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맡으셨으며(시 40:7-8, 히 10:5-10, 요 10:18, 빌 2:8), 이 직무를 감당하기 위해 지극히 낮아지셨습니다. 먼저, 주님은 동정녀 마리아에게 성령으로 잉태되어 율법 아래 나셨으며(갈 4:4) 율법을 완전하게 이루셨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지만, 중보자로서 죄인이 감당해야 할 모든 율법의 요구를 자신의 생애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완전하게 만족시키셨습니다(마 3:15, 5:17).
6. 자신을 지극히 낮추셔서 중보자로 오신 주님은 고난의 삶을 사셨습니다. 육신을 입을 필요가 없는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고 인간의 연약함과 본성을 취하셔서 배고픔과 피곤함과 고달픈 인생을 몸소 사셨습니다. 공생애 기간에도 대적들로부터 많은 핍박과 고난을 당했으며,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낮아지심의 극치를 보여주셨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신앙고백서 8장 4항이 영혼의 고문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온갖 수치와 조롱과 모욕을 당했습니다(마 26:37-38, 눅 22:44, 마 27:46). 그리고 육체로는 채찍질과 매 맞음의 지극히 아픈 고통을 견디다가(마 26-27장), 마침내 십자가에 못 박혀 물과 피를 다 흘리고 죽으셨습니다(빌 2:8).
7. 죽임당한 그리스도는 요셉의 무덤에 장사되어 제 삼일까지 사망의 권세 아래에서 계속 죽은 자의 상태에 머물러 계심으로 지극히 낮아지셨습니다. 그러나 장사 된 그리스도의 육신은 썩음을 보지 않으셨습니다(행 2:23-24, 27, 13:37, 롬 6:9). 이를 대요리문답 50문은 벧전 3:19의 음부 강하로 설명했습니다. 50문. 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신 후 어떻게 낮아지셨습니까? 답: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신 후 장사 되시어(고전 15:3-4) 사흘째가 되기까지 죽음의 상태로, 죽음의 권세 아래 계속 계셨습니다(시 16:10, 행 2:24-31). 다른 말로 “그리스도께서 지옥에 내려가셨다”라고 표현하는 이 상태는 그가 죽으신 후 자신을 낮추신 은혜입니다(벧전 3:18-20). 이처럼 대요리 문답과 하이델베르크 요리 문답이 말한 ‘음부 강하’는 그리스도가 문자적으로 음부나 지옥의 장소로 내려가셨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지옥의 형벌을 짊어지셨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위해 주님은 십자가에 죽으실 뿐 아니라 장사되어 사망의 권세 아래서 죽은 자의 상태로 삼 일을 머물러 계셨습니다. 중보자 그리스도의 이 은혜로 우리가 지옥의 고통에서 해방되어 나음을 입었고 하나님과의 평화를 입었습니다(사 53:5).
8. 벧전 3:19은 난해구절입니다. 천주교는 벧전 3:19을 그리스도께서 구약 성도들이 거하는 연옥의 음부(선조 림보)에 내려가서 그들에게 설교하고 그들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주장합니다. 또 루터파 교회는 그리스도가 죽음의 세계에 있는 영들에게 자신의 승리를 선포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무려 5년 7개월 동안, 정확하게는 일주일에 5번씩 모여서 토론하고 연구하고 만든 대요리 문답은 그리스도가 장사 되어 잠시 사망의 권세 아래 머물러 계셨던 것을 음부에 내려가신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따라서 여기서 지옥, 즉 음부는 “사망의 권세가 미치는 영역”입니다. 이처럼 성경의 난해 구절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해석하지 말고 교회가 인정한 표준문서의 해석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의 성경해석이 통일성이 있고 신자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습니다.
9. 4항은 낮아지신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을 다 설명한 뒤 높아지신 상태에서의 중보 사역을 부활과 승천과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심과 다시 오셔서 행하실 최후의 심판 순으로 설명합니다. 중보자 그리스도는 장사 된 지 사흘에 고난 당하신 바로 그 몸을 가지고(요 20:25, 27)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시어(고전 15:3-5), 또한 그 몸과 함께 하늘에 오르사 성부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시면서(막 16:19) 우리를 위하여 중보 기도하고 계십니다(롬 8:34, 히 9:24, 7:25). 그리고 세상 끝날에 사람들과 천사들을 심판하러 다시 오실 것입니다(롬 14:9-10, 행 1:11, 10:42, 마 13:40-42, 유 1:6, 벧후 2:4).
10. 신앙고백서 8장 4항은 그리스도의 승귀를 설명하면서 두 번이나 ‘고난 당하신 그 몸’을 언급함으로 몸의 부활을 부인하는 이단들의 주장을 단호하게 배격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몸의 부활이지 영혼의 부활이 아닙니다. 영혼은 죽지 않습니다. 죽지 않은 영혼이 어떻게 부활합니까? 그리스도는 몸을 취하셨고 그 몸으로 죽으셨고 장사되셨으며 그 몸으로 부활하셨고 그 몸으로 승천하셨습니다. 그 몸을 가지고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서 지금도 우리를 위해 중보하고 계십니다. 그 몸을 가지고 최후의 심판자로 오셔서 사람들과 천사들을 심판하시고 모든 악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11. 중보자 그리스도는 또한 심판자이십니다. 믿음으로 살다가 당하는 억울함과 눈물은 그리스도의 최후 심판을 믿을 때만 감당할 수 있습니다. 다시 오셔서 모든 악과 죄를 심판하실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고 소망하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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