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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례음악 원문보기 글쓴이: 좋은소리
성가와 목소리 누구나 노래를 잘 부르기를 원한다. 그 전제 조건이 아름다운 목소리이다. 마치 모든 여성이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하듯이... 직업적인 성악가가 아니더라도 교회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성가대원들의 공통적인 소망은 좋은 목소리이다. 그래서 기왕이면 독창자로 뽑혀서 미사나 예배 때 재능을 맘껏 발휘하고 싶어진다. 후천적으로 성악을 익혀서 성공하는 사람도 많지만 더 좋기는 예쁜 목소리를 타고나야 한다. 이 선천적인 목소리는 주님이 주셔야 하고 또 써 주셔야 한다. 목소리의 감동은 생활 속에서 많다. 군대에 간 아들이 어머니에게 거는 첫 전화 목소리나 멀리 해외에서 걸려 온 사랑하는 이의 전화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격의 목소리가 된다. 목소리는 참으로 신비스러운 창조주의 걸작품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 다르듯이 목소리도 다 다르다. 그래서 얼굴은 안보여도 “여보세요~” 하는 한 마디에 상대방이 누군지 바로 알아보고 반색을 하게 된다. 성경에도 나오지만 길 잃은 양이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 듣고 품에 안길 때 그 목소리는 생명의 목소리가 된다. 이렇게 사람마다 음색이 다른 것은 성문(聲紋, Voice print)이라고 하는데 개인의 목소리를 주파수로 분석하면 그 사람의 신원을 알아내기도 한다. 손가락 끝 지문과 같은 맥락이다. 목소리는 젊고 건강할 때 그리고 기뿐 마음으로 낼 때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 반면에 듣기 싫거나 불안을 야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위 현장에서 선동하는 목소리, 아무 때나 걸려오는 스팸 목소리, 성난 사람의 목소리.... 교회에서 찬양하는 하는 일을 맡은 사람은 목소리 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써야한다. 2007년에 죽은 이태리 출신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목소리 관리를 철저히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프로필을 보면 연주를 앞두고 술이나 담배는 물론 하지도 않았고 호텔방에 에어컨 바람을 차단하는가 하면 향수나 꽃병을 두는 것조차 금기시 했다. 커피나 콜라같은 음료도 피하고...그 대신 긴장을 풀기 위해서 친구 몇 명을 불러 해외 여행을 함께 하며 카드놀이 정도를 즐겼다고 한다. 이 친구들은 물론 술이나 담배를 하지 말아야하니 공짜 여행의 값을 치른 셈이라고 할까.... 아무려나 파바로티 처럼 목소리를 철저히 관리할 것은 아니지만 성가대에서 독창자로 뽑힌 사람도 최소한 피해야 할 생활 준칙이 있다. 주일 독창을 잘하기 위해서는 토요일 하루만이라도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토요일 밤 늦게까지 맥주나 막걸리같은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노래방에 가서 목청을 뽑고나면 성대(聲帶)가 상하게 된다. 성대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약하고 민감해서 무리하고 나면 반드시 후유증이 남는다. 이런 경우에 휴식을 취하면 점차 치유되지만 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성악가 중에 성대 이상(주로 성대 결절)로 연주자의 길을 포기하고 지휘자의 길로 방향을 바꾼 이들도 적지 않다. 주일 미사에서 화답송 독창자(칸토르 Cantor)는 그날 제1독서(구약) 말씀 봉독 후에 화답송을 부르는데 전례적으로 말하면 “말씀”에 대한 “응답” 기능이다. 이 응답은 제1독서 말씀에 부속된 개념이 아니라 “말씀”에 상응하는 독립적인 전례 행위, 즉 주님 “말씀”에 대한 인간의 찬양이다. 그래서 독창자가 화답송 후렴(안티포나)을 선창하고 모든이가 제창으로 반복한 후 시편구를 독창으로 부르게 되는데 이는 노래이기는 하지만 성악적 발성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시편을 읽듯이 노래(낭창)하는 기능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경의 가사 전달이다. 회중은 독창자의 노래를 잘 들음으로써 간접 화답하고 후렴 제창으로 직접 동참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페라 가수가 무대에서 부르듯이 찌렁 찌렁하게 감동을 자아내는 창법과 많이 다르다. 서두에서 일렀듯이 후천적인 성악 기법보다는 타고난 미성에 교회 분위기에 맞는 목소리여야 한다. 그래서 듣는이들 입장에서 부담이 없고 가사 전달이 또렷하며 경건한 목소리여야 한다. 한국어 시편을 부를 것 이므로 라틴어와 다른 딕션 훈련을 해야 한다. 한국어는 단어에 엑센트가 없는 대신 장모음 단모음 구별이 있어서 단어 연결이 실러빅(Syllabic)배열이라도 문장을 그룹으로 묶어 띄어쓰기 하듯이 불러야 하고 성악적으로는 레치타티보 비슷하지만 교회 선법에서 시편창법이다. 오래 전에 어떤 교회에서 미사 참례한 적이 있다. 제1독서가 끝나기가 무섭게 천둥치는 듯 우렁찬 화답송 후렴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2층 성가대석을 올려다 보니 성가대 지휘자가 부르는 소리였다. 말씀을 봉독하고 조용히 묵상하다가 흐르는 물처럼 나오는게 맞는 것으로 아는데 정막을 깨는 소리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성악 교수인 지휘자가 매 주 화답송을 부르는데 신자들은 그분의 노래를 매 주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런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떤 노 사제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 준 적이 있다. 교회음악은 분위기와 어울려야 하고 균형이 중요하다고.... 예를 들면 교회의 공간 규모나 구조 그리고 신자 수와 수준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는 오르간 반주에 30명 내외의 성가대 합창이 어울릴 법 한데 지휘자가 의욕적으로 잘 해보겠다고 외부 객원 독창자들을 모셔오고 관현악단을 투입하여 화려하게 연주하겠다고 하면... 그건 아니잖느냐....였다. 교회음악사를 보면 16세기 전 후에 어떤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예배중에 모든 악기(오르간) 사용을 금지하고 성가도 시편만을 부르게 한 적이 있다. 주님이 주신 최고의 악기 즉 인성만으로 찬미해야한다는 주장이었는데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이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아카펠라의 아름다움은 경험자들만이 느낄 수 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성주간 성삼일(주님만찬 성목요일부터 주님수난 성금요일과 부활 성야 대영광송 전까지)는 악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 기간중에 성가대는 수 십곡을 아카펠라로 노래해야 하는데 성가대는 최고의 긴장감 속에 봉사한다. 지휘자는 첫음을 잘 잡도록 신경을 쓰고 성가대원들은 목에 좋다는 사탕도 먹고 종이컵에 생수를 담아 조금씩 마시며 목이 마르는 것에 대비한다. 아름다운 목소리만으로 찬미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거룩하고 아름다운 찬미의 모범이다. 모차르트의 대관미사곡처럼 화려한 반주를 붙여 부르는 독창자들의 독창, 중창과 합창도 좋지만 성가대원들의 맑은 목소리만으로 찬미하는 노래....그레고리오 성가나 모테트 또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찬미이다. 특히 명동 대성당이나 정동 성공회 대성당같은 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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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건정
전례음악가.대구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종교음악 전공)졸업.대구,인천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 강사 역임/ 현재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 성음악위원. 가톨릭전례학회 학술위원. 전례음악합창단 지휘자/ 저서로 교회전례음악(가톨릭출판사1987)이 있고 2006년 본지에 연재하던 교회음악(이문근 원저)을 2011년에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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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뜨끔~^^
흠....토요일 밤만 조심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