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정맥 무등산구간
일시 : 2019 , 4 , 27 ~ 28
지역 :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과 화순군 이서면 일대
날씨 : 봄바람 약간 , 비, 우박 , 햇살 쨍쨍,
4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전날 밤 두꺼비식당이전으로 식사겸 막걸리 한잔으로 하루를 마친 뒤라 주말 아침 기상시간은 엉망이다.
그래도 오늘 둘째가 학교대표로 수도권장애인기능대회에 나가야 하기에 일찍 일어나본다.
몇달만에 아침 6시에 기상이다.
벌써부터 마눌은 식사준비하랴 준비물 챙겨주랴 바쁘다.
둘째는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우고 이것 저것 챙겨서 가방 메고
곧바로 현관문을 나선다.
신발신고 나가는 둘째에게 시험 잘 보라고 꼬~~옥 안아준다.
여느때와 같이 네~~~ 라고 씩씩하게 대답하고 계단을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여튼 오늘도 늘 자신감하나만은 하늘을 찌른다.~^^
예전같으면 마눌이랑 같이 동행했을텐데 오늘은 학교 담당선생님께서 학생들을 인솔해 콜벤타고 직접 가신단다.
꽤 거리가 먼 곳이라 일찍 출발한단다.
둘째를 보내고 난 후 난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고 방~콕~한다.
근데 한번 깨고보니 다시 잠들기 쉽지않다.
그래도 그냥은 일어날수 없어 뒹굴 뒹굴 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피곤했던것이지 어쩌다 잠들어버렸다.
다시 일어나보니 11시가 넘은 시간이다.
겸겸해서 밥을 먹고보니 창문밖이 봄햇살로 환하다.
이런 날엔 자전거라이딩이 제격인데 하면서 펌프와 걸레 , 수리공구를 들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상문을 여는 순간 햇살이 눈이 부실정도로 쨍쨍하다.
창고에서 잔차 두대를 꺼내 이리 닦고 저리 닦고 하면서
요래조래 기름칠하고 박박 광을 내본다.
곧이어 마눌도 날씨 좋다며 금방 세탁기에서 나온 빨래감을 한가득 가지고 올라와 빨래줄에 다닥 다닥 걸어놓는다.
빨래감을 툭~툭~ 펼칠때 좋은 냄새가 난다.
또한 어디선가 근처에서 날아오는 분홍라일락향도 향긋하다.
뒷동산엔 벌써 봄꽃으로 희끗 희끗 부농부농 하다.
우리집 옥상에도 비슷한 색깔로 펄럭인다.
당장 옷갈아입고 배낭메고 탄천으로 한강으로 달리고 싶은 마음을 겨우 붙잡아본다.
오늘 정맥길을 떠나는 날이기도 하기에 따스한 봄햇살을 맘껏
마시며 충전의 시간을 가져본다.
한참후에 옥상을 깨끗히 정리한후 내려오니 갑자기 졸음이 몰려온다.
깜빡 졸은것 같은데 한두시간을 잔것 같다.
요란하게 울리는 스마트폰 소리에 놀라 깨어나보니 시계는 5시쯤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날라온 카톡메세지에 일순 내 눈을 의심케하는 사진과 메세지에 한참동안 멍~~~하니 폰을 바라본다.
둘째가 요번 대회에서 1등상인 금상을 수상했다는 문자와 소감을 담당선생님께서 보내오신것이다.
마눌은 정말이냐며 몇번을 톡으로 확인하고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몇분동안이었지만 정말 나도 모르게 울컥하며 둘째와 지내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선천적으로 언어발달이 좀 늦은편이라 성장하면서 꽤 힘들어했는데 항상 밝은 성격이라 금방 잊어버리고 엄마의 사랑으로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곤 하던 모습이 자꾸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온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 이르던 늦던 내외부적으로 한번은 자신의 그릇에 맞는 꽃을 활~~짝 피운다.
둘째는 오늘이 그 날인듯 하다.
작년 오늘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미래를 약속했었던 날이기도 한것을 생각하니 더욱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둘째가 돌아오기까지 저녁시간내내 집안이 축제분위기다.
선생님들,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오는 둘째의 표정이 잔뜩 들떠있다.
아침에 집에서 출발할때와 마찬가지로 꼬~~옥 안아준다.
가슴엔 금메달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동안 수고많았다 고 격려와 칭찬을 해준다.
그리고 기념으로 사진을 몇장 남기고 하루동안 피곤했던것인지 자기방으로 들어간다.
2019년 4월 27일 화창했던 봄날은 그렇게 어둠속으로 고요히 한줄기 작은 불빛을 밝히며 저물어간다.....
좀 늦은 저녁시간..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무어라 말할수없는 기쁨으로 가득차있다.
지하철역에 도착했을때 푸우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지금 집에서 출발한다며 좀 이따 모란에서 보잔다.
늦은 주말시간이라선지 지하철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출구로 나오는 길에 마침 이뿌니누이도 보인다.
계단을 올라 버스도착홈으로 걸어가는데 앞쪽에 어딘지모르게 날씬해진 송화누이도 보인다.~^^
처음엔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는 ~~~^^^
그리고 잠시후에 고양이버스는 도착하고 조약도님도 친구분도 푸우님도 버스에 올라 야탑으로 향한다.
오늘은 열혈남아기사님 아버님이 오셨다.
성격도 운전도 서글서글하시고 화끈하셔서 오늘 재미있는 여행이 될것같은 느낌이다.
버스는 늘 그렇듯이 서야할 곳에 서고 출발해야할 곳에서 출발을 반복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버스에 오른 인원은 기사님포함 모두 12명
이다.
12명의 패스파인더들은 어두운 밤하늘 별들의 호위를 받으며 4월의 마지막 토요일 밤을 날아서 여행을 떠난다.
기흥휴게소에 잠깐 들른뒤 오늘 산행 일정에 대해 선두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회장님의 안전산행에 대한 당부의 말씀도 듣는다.
그리고 다들 자신이 꿈꾸고자하는 꿈속으로 빠져든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버스안은 아늑하고 조용하다.
자정을 넘긴 시각 ,
창밖은 여전히 초록의 어둠으로 감싸여있다.
휙 ~휙 지나치는 풍경에선 물기머굼은 나뭇잎의 푸릇함도
고요한 밤공기도 함께 하고 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더욱 더 짙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유둔재 들머리엔 그 냄새에 놀란 견공은 어쩔줄을 몰라 컹컹거리며 잠에 빠진 여행객들을 깨우고있다.
새벽 3시 30분 !
배낭을 멘 11명의 죤의 용사들은 힘차게 어둠속으로 출발한다.
초입은 완만한 경사가 있는 등로다.
출발전 호남정맥 중 가장 꽃이라고 할수있는 무등산을 만날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뜩 설레였다.
오늘 산행이 특히 기대되는 것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상절리인 입석대와 서석대를 볼수있기 때문이기도하다.
초입부터 설레임을 안고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은 도중에 비가 많이 내려서 지장을 초래하지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하지만 밤하늘은 약간 흐려있을뿐 공기도 상쾌하고 선선하다.
등로주위로 편백나무숲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피톤치드로 치유받는 느낌도 든다.
저삼봉, 백남정재를 무난히 거치면서 차츰 기대감도 점점 더해져간다.
4시 50분쯤 백남정재에서 잠깐 휴식시간을 갖는다. 송화누이가 건넨 배즙파우치와 곶감으로 살짝 요기를 하고나니 정신을 좀 차릴것 같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산행은 북산 오르기전 평원지대를 지날때쯤 서서히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또한 등로주위에 만개한 이팝나무꽃을 볼수있어 좋았고
갈대와 소나무들사이로 멀리 무등산정상까지 조망할수있어 가슴이 탁트이는 기분이라 천천히 후미에서 그 감격을 만끽한다.
정말 이 지역을 지날때는 봄꽃들이 피어있는 가을날(?) 갈대밭을 걷는 기분이랄까 좌우로 탁트인 시원스런 조망이 너무나 반가워서 좀처럼 발걸음이 옮겨지질않는걸 겨우 떼어본다.
풍광좋은 갈대평원을 지나 언덕을 오르지만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가야할 길이 아직 멀고 앞쪽에서 달리고 있을 분들을 생각하니 좀더 빠른 걸음으로 헉헉거리며 비탈을 오른다.
북산 정상부근에서 앞쪽분들의 뒷꽁무니를 겨우 붙잡는다.
그리고 잠시뒤 전방에 집채만한 바위들과 마주한다.
드디어 신선대와 조우한다.
무등산에서 처음 접하는 주상절리다.
약 8,7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것으로 1차 화산분화의 수평, 수직방향의 절리로 높이는 5~6m이고 모양은 언듯보기에는 직사면체처럼 보이지만 5~6각형의 주상절리대란다.
오랜 시간동안의 풍화작용으로 또다른 절리가 형성되고 다시 갈라지기를 반복해서 지금의 모습에 이른듯 하다.
앞서 도착한 선두분들은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 동안 송화누이와 이뿌니누이, 뭉클성, 흐흐님 외 많은 분들이 신선대에 오른다.
멀리 억새평전끝자락 우뚝솟은 무등산 북봉(누에봉) 통신탑과 바람개비 풍력발전기와 근처 마을의 모습이 연이어 눈에 들어온다.
높은 바위에 올라선 느낌은 아찔하면서도 감탄사가 연달아 터지게 만든다.
그래도 발바닥이 닿는 부분이 대부분 널찍하고 평탄하기에 그나마 안정적이라 마음이 놓인다.
잠시동안 휴식의 시간을 갖은 후 억새평전을 따라 걷는 길은 그야말로 봄의 푸르름과 정취가 가득하다.
금방 하얀 꽃망울을 피우고 있는 사과꽃 과 도토름한 드릅나무와 푸릇한 엄나무 등등 등로주위엔 다양한 봄의 풍성한 먹거리로 가득하다.
회장님도 이프로성도 푸우님도 제각각 한움큼씩 싱싱한 것들을 따오신다.
그리고 전방쪽에 갈림길이 나타나고 몽이대장을 포함한 선두분들이 동그랗게 원을 그려놓고 아침식사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직진방향은 북봉(누에봉)을 거쳐 무등산정상으로 오르는 길이고
좌측으론 규봉암을 지나 지공너덜을 통과해 장불재로 향하는 길이며 우측은 원효분소로 가는 길이다.
딱 그 갈림길에서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빵과 컵라면 밥으로 뚝딱 해치운다.
특히 푸우님 갖고 온 홍어와 따뜻한 물에 살짝 데친 두릅과 엄나무순이 인기 짱이다.
특히 야생두릅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때 그 독특한 짙은 향은
좀체 잊을수 없을것 같다.
깔끔하게 커피한잔으로 마무리를 하고 잠시 휴식후 다시 출발이다.
아침 7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이다.
이제부터는 규봉암쪽으로 해서 장불재로 향한다.
기나긴 지공너덜의 시작이다.
그래도 발길은 가볍다.
대체로 평탄한 너덜이고 길도 널찍하다.
군데 군데 탁트인 전망도 볼수있다.
그렇게 사뿐 사뿐 걷다보니 규봉암갈림길이정표가 나온다.
때마침 선두대장몽이님의 무전이 날라온다.
'' 규봉암으로 올라오세요ᆢ
정말 멋진 곳이에요ᆢ''
하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모두들 규봉암쪽으로 향한다.
입구부터 범상치않은 모습에 기대감이 업업이다.
높다란 돌계단을 시작으로 일주문을 겸한 범종각이 보이고
왼편으로 삼존석이 하늘을 향하여 높이 솟구쳐있다.
규봉암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며 중국의 규봉이란 봉우리와 닮았다 하여 이름 지었다 한다.
무등산의 또다른 이름인 서석이란 것도 규봉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정하는데 옛사극에서 볼수있는 신하들이 임금을 알현하거나 종묘에 제사지낼때 자기 신분을 나타내는 옥으로 만든 직사각형 표식을 손에 드는데 그것을 규. 혹은 서. 라고 했다는데서 비롯된듯 하다고 한다.
여튼 입구에 떡하니 장대한 삼존봉의 모습에 압도당해버린다.
그리고 우측으로 돌계단을 올라 흙마당을 거쳐 관음전을 바라보다 그 뒷쪽으로 바위병풍을 두른듯 규봉암을 감싸고 있는 십대를 대면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바위는 광석대로 그곳에선 신선대에서 잠깐 봤던 화순 별산 풍력발전소와 그 너머 모후산도 조망이 가능하단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마침 관음전앞에 잘 만들어놓은 약수를 발견하고 몇모금으로 갈증을 달래본다.
참으로 이곳은 뒷쪽으로도 절경이고 앞쪽으로도 전망이 너무 좋다.
푸우님은 스님들이 기거하는 법당마루에 턱허니 앉아 잠시 쉼을 청해보는 모습이 너무 편안해보인다.~^^
송화누이도 조약도님도 언제 들어갔는지 관음전에서 들러 잠시동안 불전에 예를 올리고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규봉암을 나오는 길에 좌편에 통일관음보살 우편에 옴마니반메훔이라고 쓰여있는 불상앞에서 두손모아 기도를 드려본다.
그리고 이곳 관할지역인 화순에선 규봉암과 지공너덜을 포함해 국가지정문화재인 '' 명승 ''으로 지정예고해 놓은 상태라 한다.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래보며 무지개빛으로 곱게 달아놓은 연등을 뒤로하고 규봉암을 나선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너덜지대다.
그리고 빗방울도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내리는 빗줄기보다 어떻게 이 많고 넓적한 돌들을 요렇게도 예쁘게 깔아놓은것인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앞쪽에서 너덜을 한참 걷던 두누이는 잠시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길래 나는 혼자서 천천히 걷는다.
확실히 사람이든 사물이든 천천히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는것 같다.
너덜주위에 조그맣지만 예쁜 봄꽃들이 지천이다.
요예쁜녀석들은 아마도 빠른 걸음으로는 못봤을것이다.
그나저나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한다.
다급한 나머지 배낭에서 일회용비옷을 꺼내 잽싸게 입고나서 배낭도 레인커버를 씌워버린다.
그와중에도 뒷쪽으로 계속 시선을 돌려보지만 누이들은 좀체 보이질않는다.
별수없이 계속 빗속을 너덜을 걷는다.
평탄하면서도 중간중간 작은 다리도 나오고 큰 경사없이 무난한 너덜길은 비까지 내리면서 제법 운치있는 풍경으로 변화한다.
맞은편에선 규봉암으로 기도를 드리러가는 신도들로 계속해서 밀려오고 혼자 걸어도 그렇게 지루하지도않고
힐링하듯 편안한 걸음을 계속하던중 너덜이 끝나가고 저멀리서 평원같은 넓은 곳이 보이기 시작하고 드디어 뒷쪽에서 빨강 분홍땡땡이 비옷을 입은 누이들이 보인다.
드디어 장불재에 도착한것이다.
평원에 비석들이 듬성 듬성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측으론 빗속에 어렴풋이 입석대와 서석대가 겨우 보인다.
하지만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리고 나는 화장실이 급해 들렀다 누이들을 따라가기로 한다.
잠시 들어간 곳에서 한참후에야 나와보니 누이들 모습은 보이질않고 허허벌판에 휴게소건물과 바위비석만이 덩그런 하다.
갑자기 엄두가 나질않는다.
그래도 무등산의 꽃인 입석대와 서석대를 생각하면서 발길을 무등산정상으로 향해본다.
급한 마음에 서석대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하산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약 30분정도 걸린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머지않아 입석대근처 전망대에 도착하고 직사각형으로 깍아놓은 거대한 기둥들이 나타난다.
빗속에서도 폰을 꺼내 계단을 하나씩 오를때마다 찍고 또 찍어본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
한참 감탄에 감탄을 하며 바라보고있던중 갑자기 무전이 울린다.
'' 동구리형 ,, 어디쯤이세요~? ''
'' 지금 입석대까지 왔오~ ''
'' 우리는 좌측으로 돌아서 가고 있으니 중간에 만날거에요~ ''
'' 뭔소리냐구~!!?? ''( 이말은 목이 메어 나오질않았음)
좌측으로 돌다니 ~~??!!
내 머리로는 도대체 그림이 안그려지느만~~;;;@@
그러면서 씩씩거리며 오르고 있는데 서석대초입에 도착한 누이들의 펄럭이는 원색의 비옷들을 발견한다.
나머지 힘을 짜내서 쫓아가본다.
그리고 서석대입구에 올라서니 멀리 반가운 분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들 서석대인증석에서 사진을 한장씩 남기고 입석대쪽으로 내려간다.
나는 근처 활짝 핀 철쭉이 서석대와 잘 어울리길래 여러 각도에서 찍어보고 정상쪽 사진도 찍어본다.
입석대가 거대 기둥들의 풍경이라면 서석대는 다각형의 돌기둥들을 올망졸망하게 꽂아놓은듯 조화로운 모습이 특징인데 주위의 만개한 분홍색의 철쭉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 넘 아름다워 보인다.
과연 호남 제일의 산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0년전 무등산 정상을 상상하면서 먼발치에서만 이날을 얼마나 고대했는지 모른다.
정말 감개가 무량하기 그지없다.
비록 비내리는 날 이곳을 찾게 됐지만 생각했던 그 모습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않음은 분명하다.
정상의 통신탑근처 인왕봉과 최고봉 천왕봉, 지왕봉까지
갈대와 철쭉이 친구삼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은 한폭의 명화를 보든듯 하다.
한참동안 그곳을 떠나기 아쉬워 하며 한동안 정상을 바라본다.
비는 계속 내리고 내려가야 할 시간이 왔음을 알고 다음을 또 다시 기약해본다 .
그땐 우뚝 솟은 돌기둥위에 하얀 눈꽃들이 가득 수놓은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돌계단을 내려오는 도중에 푸우님과 조약도님 , 친구분을 만나서 서로 사진찍어주다보니 벌써 입석대 전망대쪽에서 송화누이가 단체사진 찍자면서 부르고 있다.
입석대앞쪽으로 잘 만들어놓은 전망대는 정말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다들 기념으로 단체샷을 남긴다.
그리고 다들 장불재휴게소로 하산을 서두른다.
봄비는 아까부터 작은 우박과 함께 너덜계단을 흩뿌리고 있다.
잠시후에 휴게소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동안 휴식과 정비를 취해본다.
이제 남은 거리는 둔병재까지 5.7km정도다.
보통걸음으로 2시간 남짓걸리는 시간이다.
다시 백마부대 출신 몽이대장을 선두로 백마능선을 오른다.
아직도 비로 질척거리지만 평탄한 능선길이다.
좌우로 나무말뚝과 밧줄을 연결한 등로를 걷는다.
앞쪽에 약간의 암릉과 갈대숲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낭떠러지같은 높이의 암릉을 만난다. 비오는 가운데에서도 전망은 꽤 좋은 편이라 화순군의 마을과 도로가 빗속에 반짝거린다. 그중에는 온통 빨간색으로 색칠한듯 한 도로도 보인다.
등로는 다시 슬며시 내리막이 계속되다가 완만하게 치고 올라간다.
저멀리 규봉암에서 울려퍼지는 불경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억새숲을 지나면서 언덕길은 계속되고 끝자락에 위치한 낙타봉은 비탐으로 올라갈수없는 곳에 누군가 우뚝 서서 육봉낙타의 등에 올라서있다.
다름아닌 뭉클성이다.
호기롭게 거뜬히 비탐지역을 통과해 등로에 다시 들어선다.
여튼 못말리는 성이다.
때론 들어가지말라고 하는 곳에 들어가 볼때가 있다.
그런 곳이 정말 멋진 풍경을 만날수 있기에 한번 도전해 봄직하다 .~^^( 뭉클성의 말씀)
그리고 이제부턴 철쭉이 등로주위로 드문 드문 피어나서 산객들을 수줍게 반기고 있다.
꽃길을 따라 몇십분을 걷다보니 좌측으로 살짝 비켜난 관상용 같은 멋진 소나무밑에 한무리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다름아닌 11인의 패스파인더들이다.
배낭에 남은 여분의 음식들을 몽땅 꺼내놓고 배낭떠리중이다.
과일도 한조각 하면서 맥주피처크기의 스텐컵에 막걸리를 한가득 담아 한사발씩 들이키고 있다.
그런데 요런 곳에 절대 빠질 사람이 아닌 푸우님이 보이질않는다.
알고보니 수술때문에 간수치조절중이라 금주중이란다.
푸우님 대신에 내가 소주와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고나니
그동안 비맞았던 몸이 일순 뜨거운 열기로 추위가 훅~~하고 사라지는 느낌이다.
맛나게 시원하게 간식타임을 마치고 이제 마지막 봉우리인 안양산으로 향한다.
오르막을 따라 얼마지나지않은 거리로 정상에 도착한다.
주위는 온통 철쭉으로 휩싸여있다.
아직 꽃봉오리가 앙증맞게 망울망울 거리고 있다.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활짝 핀 모습을 볼수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상석을 중심으로 다들 쭈~~~욱 둘러서서 인증샷을 찍는다.
그리고 날머리인 둔병재로 하산이다.
근데 이때쯤 날씨는 햇살이 방긋방긋 미소를 띄우며 구름을 달래고 있다.
내리던 비도 그치고 햇님이 쨍쨍하게 비추고 있다.
하늘은 맑아오고 푸른 바다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리고 이곳 안양산은 편안하게 살찌운다 는 말처럼 근처의 들녁과 마을을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보살필듯이 사방이 뻥~~하니 뚫려있다.
지나온 무등산의 서석대, 규봉암, 백마능선이 훤~히 조망된다.
정상주위론 철쭉들과 갈대들로 가득하고 넓은 평원과 산과 들, 마을의 모습이 훤~하다.
그리고 마침 작렬하는 뜨거운 태양으로 땅위로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스멀 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마치 밭고랑을 캐고 논에 로터리를 칠때 진한 흙냄새와도 흡사
비슷하게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다.
주위의 나무와 풀과 꽃들도 그 열기를 토해내고 있다.
대자연이 한차례 내린 비로 새롭게 순환하듯이 자연스럽다.
나도 자연스레 비옷을 벗어버린다.
그리고 저~기 앞쪽에 내려가고 있는 님들을 뒤쫓아 걸음을 빨리 재촉해본다.
그렇게 나무계단을 따라 비탈을 따라 내려간다.
그리고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둔병재에 도착한다.
오늘 도전의 아이콘 뭉클성은 출렁다리를 건너 공짜로 편백나무숲으로 들어가버린다.
주인이 있든 없든 그건 문제가 되질않는다.
길을 잃어 잘못 들어간것이기에 어떻게 하랴~>><<^^
이렇게 산행은 마무리되고 들국화마을의 꽃길을 따라 식당으로 간다.
태초에 사람은 무등으로 태어나 무등으로 되돌아간다 고
이승에서 배움을 낙으로 여겨 저승으로 돌아갈때는 학생이란 두글자를 묘비에 새겨 놓음을 무한한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를 ~~
오늘도 <꾸준함이 미래를 만든다>는 어느 학원 간판에 붙여진 문구를 마음에 새겨봅니다.
새로 시작하는 5월~!
모든님들~!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항상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자랑스런 동구리의 산행기는 씹을 때마다 감칠 맛과 쫄깃쫄깃함이 입안가득 퍼지는 갓지은 울엄니 봄나물 밥상같다.
잊지말고 꼭 다듬어서 한권의 책으로 나오길 기도한다.
내 앞자리에 근무하는 신춘문예 당선작(머니투데이 "대리인")을 쓴 국어선생보다 훨 맛갈지게 잘쓴다. 고맙다 동구라....내가 1등으로 읽었당~~~~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