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가 당일 입도, '청해대' 주변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2019년 9월 17일. 저도가 1972년 대통령 별장 ‘청해대’로 지정된 뒤 47년 만에 저도가 일반인에게 개방된 날입니다. 개방 당시엔 ‘청해대’ 건물과 제1전망대와 군사시설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저도로 가려면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최소 3일 전에 예약해야만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 외곽 관람과 사진 촬영까지 가능해졌습니다. 또 출항 2시간 전에만 예약하면 당일 저도를 갈 수 있습니다. 2022년 저도 입도는 2월 3일부터 시작됐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해군 정비기간과 매주 수요일을 제외하곤 언제든지 저도로 갈 수 있습니다. 2022년 2월 3일 시작한 저도 여행, 무엇이 달라졌는지 직접 다녀왔습니다. #저도 가는 길
저도를 가려면 우선 예약해야 합니다. 저도로 가는 유람선사는 ㈜거제저도유람선과 씨에스제이해운(주) 거제저도장목유람선 2곳입니다.
출항 시간은 거제저도장목유람선은 장목항에서 9시 40분과 13시 40분 두 차례 출항합니다. 소요시간은 저도 체류시간 2시간을 포함해 3시간 20분입니다. 거제저도유람선은 궁농항에서 10시와 14시 20분 출항해 저도 체류시간 2시간을 더해 모두 2시간 40분 소요됩니다.
요금은 두 곳 모두 어른 기준으로 2만 1000원(거제시민 1만 5000원)입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1만 9000원으로 2000원 할인됩니다. 거제시민은 온라인 예약 할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함께거제’는 2월 11일 궁농항에서 오전에 출항한 유람선으로 저도를 다녀왔습니다. 날씨는 맑고 따뜻했지만, 미세먼지가 많습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아쉬움을 누르고 배에 오르기 전 보안서약서를 꼼꼼하게 잘 읽고 서명한 뒤 배에 오릅니다.
미끄러지듯 궁농항을 출항한 유람선은 15분쯤 뒤 저도에 닿습니다. 대표이사의 구수한 입담과 거가대교의 웅장함에 짧은 시간이 더 짧게 느껴집니다.
새로 지은 유람선 전용 부두에 배가 안전하게 정박합니다. 대통령 별장 ‘청해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에 봄의 시작과도 같은 설렘과 기대를 가득 안고 저도에 발을 내디딥니다. #저도 한 바퀴
저도 개방 코스는 모두 3코스입니다. 관광객 대부분이 좋아하는 1코스는 새롭게 개방된 대통령 별장 외곽 관람과 역대 대통령 기념 공간, 그리고 동백길과 일본군 중대 막사를 거쳐 1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이날 저도를 찾은 관광객과 함께 1코스로 저도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배에서 내려 모래가 많이 사라지고 없는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저도의 추억’을 남깁니다. 그렇게 저도 여행이 시작됩니다.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청해대’를 한 바퀴 돕니다. ‘청해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곳에서 모두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청해대에 들어가서 대통령 집무실도 보고, 거실도 보고 했으면 더 좋으련만. 욕심이 끝이 없습니다. 예전엔 청해대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어도 좋을 것 같았었는데 사진을 찍으니까 별장 내부가 더 궁금해집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연리지 공원으로 향합니다. ‘JEODO’란 글자가 여행객을 반깁니다. 연리지 공원과 우뚝 솟은 거가대교 3주탑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합니다.
바닷가를 따라 난 길을 걷습니다. 파란색 조형물 여러 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역대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도 볼거리를 위해 새로 설치한 것 같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출생과 재임 기간, 영부인, 국정운영 목표, 대통령과 관련된 저도 이야기와 사진들이 조형물에 담겨 있습니다. 곧 문재인 대통령 조형물도 서겠지요.
역대 대통령과 저도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이들에겐 역대 대통령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데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길을 따라 덱으로 만든 계단을 오르면 제2전망대입니다. 이 전망대는 첫 개방 때보다 많이 넓어졌습니다. 거가대교를 조망하는 데 한결 수월합니다. 전망대 바로 앞에는 일본군 포진지가 남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 일본이 해군기지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구축한 것입니다.
제2전망대에서 동백길을 거쳐 제1전망대로 향합니다. 피어있는 동백을 찾기 어려워 조금 아쉽습니다. 10여 분쯤 오르면 일본군의 숙소로 이용된 막사가 보입니다. 앞에 우물이 있는데 우물 깊이가 엄청 깊다고 합니다.
다시 오르막 오솔길을 오르면 일본군 탄약고가 보이고 탄약고 위엔 포진지와 제1전망대입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제1전망대 정자에 다다릅니다. 멀리 보이는 바다가 미세먼지 때문에 쾌청하지 않습니다. 날씨만 좋으면 파란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전망에 대마도까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올 텐데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거제도 본섬 북동쪽의 아름다운 모습과 포진지 옆의 노송이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줍니다.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385년 된 저도 곰솔(해송)이 관광객을 기쁘게 맞이합니다. 높이 30m, 둘레 3.5m인 이 나무는 저도에서 가장 오래된 해송이라고 합니다.
소원을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 쓴 죽간을 곰솔 뒤에 걸었습니다. 해송이 꼭 소원을 이뤄주리라 기대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저도가 내준 아름다운 오솔길은 정겹습니다. 숲을 걸으면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됩니다. 부두로 가는 길의 끝은 연리지 정원입니다.
연리지 정원엔 말채나무와 해송이 서로 자라다 말채나무 가지와 해송이 한 몸이 된 연리지목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정원의 이름이 연리지 정원입니다.
2시간여 동안 저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우리를 궁농항으로 데려다줄 배에 오릅니다. 2019년 9월부터 지금까지 약 9만여 명이 다녀간 저도. 저도는 조금씩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 시작이 저도의 완전한 개방을 이루는 또다른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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