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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선교와 신학 』 44 / KCI등재 2018. 02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본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
조 용 훈
목 차
Ⅰ. 들어가는 말
Ⅱ. 마을공동체운동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실천전략
Ⅲ. 대안적 사회운동으로서 마을공동체운동의 중요성
Ⅳ. 마을공동체운동의 윤리적 핵심가치
Ⅴ. 나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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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17 년도 한남대학교 학술연구조성비의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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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박사는 장로회신학대학(Th.B., M.Div., Th.M.)에서 공부하였고, 독일 Bonn대학에서 박사학위(Dr.theol.)를 받았다. 현재 한남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와 한남대학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 논문 초록 ■
오늘날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만 아니라 교회적으로도 매우 뜨겁다. 이 논문의 목적은 지역교회가 참여하는 마을공동체운동을 신학적 관점이 아니라 사회윤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는데 있다. 이러한 관점은 마을공동체운동의 실제적 운영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아니라 마을공동체운동의 사회적 의미와 윤리적 가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안적 사회운동으로써 마을공동체운동은 사회적 자본의 요소 가운데 하나로써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높여 준다. 마을공동체운동은 제도적 민주주의나 권력쟁취의 목적을 가진 정치 대신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와 생활정치를 가능하게 만드는 대안적 정치활동이다. 마을공동체운동은 자본주의의 폐해인 공동체 붕괴나 환경파괴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인 사회적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킨다.
그리고 마을공동체운동이 지닌 윤리적 가치들은 기독교 신앙과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첫째, 공동체성은 구성원의 소속감과 친밀감을 높이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만든다. 교회의 공동체성은 교인 사이를 넘어 마을공동체를 지향한다. 둘째, 지역성이란 지역에서 문제와 답을 찾는 현장에 대한 관심 이다. 지역교회 역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교회가 지닌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서 지역사회를 섬겨야 한다. 셋째, 지속가능성이란 경제적으로 높은 생활수준을 넘어서 생태적, 사회문화적 그리고 영적으로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한다.
주제어
지역교회, 마을공동체운동, 공동체성, 지역성, 지속가능성, 기독교 사회윤리
I. 들어가는 말
최근 우리사회에 마을공동체운동 (지역공동체운동) 이 핫 이슈가 되었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들, 시민단체들 그리고 지역교회들까지 마을공동체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독교계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는 제 102 회 ( 2017/8 년) 회기의 주제를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고 정하고 구체적 실천전략으로 ‘마을목회’를 제시할 정도다. 이처럼 우리사회나 교계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이 부각된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산업화와 도시화로 말미암은 전통적 촌락공동체 붕괴가 가져온 공동체문화의 붕괴다. 이미 해체된 농촌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롭게 형성된 도시에서도 급격한 인구증가와 재개발, 높은 이주율로 말미암아 마을공동체 형성이 어렵다. 1)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공동체문화의 붕괴는 물질적 생활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삶은 파편화되었고, 외로움은 극심해졌다.
둘째, 1990 년대부터 시작된 세계화 (지구화) 경제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지역사회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화 경제는 자본, 시장, 노동, 정보, 기술 등을 개별국가의 국경을 넘어 지구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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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 국민의 한 해 이사율은 20% 내외로 주변 국가들의 이사율보다 2-3 배 높은 수준이어서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고,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참고: 이종수, “공동체와 마을만들기,” 이종수 편, 『한국사회와 공동체』 (서울: 다 산출판사, 2008 ), 3.
자본과 상품, 노동 시장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게 되면서 경쟁력이 약한 국가나 지역사회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나 시장마저 이런 현실에 맞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모토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적인 것은 국가나 지역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인정되고 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 토마스 프리드먼 (T. Friedman) 은 일본 도요타 자 동차의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렉서스를 첨단기술과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세계화 경제를 상징하는 은유로 사용하고, 올리브나무를 지역의 뿌리 깊은 문화적 관계를 상징하는 은유로 사용했다. 그는 올리브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땅, 가정, 공동체, 문화, 부족과의 연대감 같은 가치의 복원이야말로 렉서스로 상징되는 세계화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여전히 마을공동체운동에 무 지할 뿐만 아니라 무관심하다. 마을이 해체되면 교회도 존립할 수 없다는 엄중한 사실을 무시한 채 지역사회와 관련 없고, 지역민의 생활에 무관심한 전통적인 목회관을 답습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지역교회가 마치 섬처럼 지역사회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채로 존재하고 있으며, 교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미지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역교회들이 이렇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신학적 원인이 있다.
잘못된 성속 이분법에 기초한 탈세상적인 교회관 때문이다. 교회를 거룩한 곳으로 보지만 세상을 속된 것으로 보고, 세상에 대한 교회의 관계를 대립적 관계로 정립하며, 세상에 대한 정죄와 심판만 강조하면서 교회를 ‘구원의 방주’로 표상한다. 그리고 교회 중심적인 신앙관은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과 상관없는 교회생활이나 종교생활로 환원시켰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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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mas L. Friedman, The Lexus and the Olive Tree , 신동욱 역,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서울: 창해, 2000 ), 795.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지역교회의 무관심은 비단 목회자만 아니라 신학자들에게도 나타난다.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신학적 연구가 양적으로 많지 않은데다가 그마저도 대개는 교회성장을 위한 새로운 선교전략이나 목회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수행된 연구들이다. 이 연구처럼 목회사회학이나 사회윤리학적 관점에서 수행된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연구는 아주 적은 편이다. 4)
우리가 이 연구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을 신학적 관점에서만 아니라 사회 윤리학적 관점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교회란 예배공동체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요소나 특징들을 지닌 사회제도요 사회조직이기 때문 이다. 지역의 교회는 대개 지역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사회와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지니고 있는 영향력 있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이다. 게다가 예수님께서 산상설교에서 제자공동체 를 가리켜 ‘산 위에 세운 마을’ (마 5:14 ) 이라 하셨을 때 마을이란 단어는 헬라어 ‘폴리스’ (polis) 로서 고대 아테네나 스파르타와 같은 도시국가 곧 정치 경제적 단위를 가리켰다.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교회를 영적 공동체 혹은 예배공동체로만 인식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지역교회의 사회성이나 공공성 그리고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무관심하게 된다. 비록 교회가 공동체성 을 강조하더라도 그 강조점이 기껏해야 교인끼리의 모임이나 친교만 생각하거나 하나님의 나라를 교회의 확장 정도로만 이해하는 잘못에 빠진다.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연구에서 신학적 관점과 사회윤리적 관점은 상호 대립적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다.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신학적인 접근이 지역교회가 왜 마을공동체운동에 참여해야 하는지 동기와 의미를 부여한다면, 사회윤리적 접근은 마을공동체운동의 실제적 문제들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지역교회가 중심이 된 마을공동체운동이 활성화되지 못한 데에는 신학적으로 동기부여가 덜 된 데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더 큰 원인은 실제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데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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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일, “한국적 상황에서 본 선교적 교회: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선교와 신학』 30 (2012): 93-96.
4) 정재영 , 조성돈,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서울: 예영커뮤니케이션, 2010 ); 성석환, 『지역공동체를 세우는 문화선교』 (서울: 두란노아카데미, 2011 ); 조용훈, 『마을공동체와 교회공동체』 (서울: 동연, 2017 ) 등.
이런 문제인식에서 출발하여 우리는 아래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 사회학적 차원에서 정리해보겠다. 그런 다음에 마을공동체운동이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사회운동으로서 갖는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탐색해 본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 운동이 지니는 윤리적 핵심가치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기독교 신앙과 연관성이 있는지 살피겠다.
II. 마을공동체운동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실천전략
A. 마을공동체운동의 개념과 역사
일반적으로 마을공동체운동이란 지역사회 개발 혹은 동네재생과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마을공동체운동의 목적은 물리적 공간으로서 마을을 정서적 친밀감과 연대의식을 지닌 살기 좋은 생활공동체로 만들어가 는 데 있다. 신앙적으로 표현하자면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지역을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선교활동이다. 마을공동체운동의 주체는 지역주민들로서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려는 자발적인 공동체운동이다. 농촌지역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이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해체된 공동체를 다시 회복시키는 일이라면, 도시지역에서 마을공동체운 동은 유동성이나 익명성과 같은 도시적 특성으로 인해 약화된 공동체의식을 창조하는 일이다.
마을공동체운동에서 ‘마을’이란 ‘행정구역만이 아니라 지역구성원의 ‘마음’을 담고 있는 공동체이며, 지역구성원이 터 잡고 살아가는 가장 실질적인 삶의 현장이자 소통의 공간’이다. 5) 말하자면 마을이란 지리적으로 타 지역과 구분되는 경계를 가지면서도 지역내 구성원들 사이에 사회적 상호 작용과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된 공동체를 가리킨다.
한편, 마을공동체운동에서 ‘공동체’란 농촌지역의 자연취락 마을처럼 자연발생적인 공간이 아니라 고유한 목적과 가치를 공유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만들어가는 공동체다. 정재영과 조성돈은 공동체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의식과 공동의 생활양식을 통해 결속감이 증대된 사회집단’으로 정의하면서 그 특징을 ‘서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도덕공동체’로 본다. 6) 물론 공동체의 책임과 의무는 공동체 구성원들 안에서만 제한적이고 배타적으로 적용되어서는 곤란하다. 만일 어떤 공동체가 집단이기주의 형태를 띠고 다른 집단에 대해 배타적이라면 그런 공동체를 가리켜 참다운 의미의 공동체라 할 수 없다.
한국교회는 선교초기부터 기독교 신앙과 이념에 기초한 마을공동체운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일제강점기에 유재기와 배민수를 중심으로 한 ‘예수촌운동’이 있었고, 해방 후에는 김용기의 ‘가나안복민운동’도 주목할만 하다. 1960 년대 부산에서 장기려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의료보험조합운동인 ‘청십자의료조합’이 지역민의 건강 향상에 도움을 주었고, 1970년대에는 청계천의 활빈교회와 남양만으로 이주한 두레공동체운동이 주목을 끌었다. 1980 년대 이후 비록 그 숫자가 적긴 했어도 도시에서 교회나 기독교인이 주축이 된 생태공동체운동이나 빈민공동체운동이 지속적으로 시도되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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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일, “교회, 마을의 마당이 되자( 1 ) 이젠, ‘마을목회’ 시대,” 『기독공보』 [ 2016. 3. 30. ]
6) 정재영, 조성돈,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25.
7) 조용훈, 『마을공동체 교회공동체』, 77-228.
한편, 사회적으로 1990 년대 들어 ‘도시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운동을 추진했다. 여기에는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서울 인사동과 마포구 성미산 마을만들기, 인천의 부평 문화거리 만들기, 부산의 반송마을 만들기, 대구 삼덕동 담장허물기운동 등이 포함된 다. 8) 일본의 마을공동체운동인 ‘마치즈쿠리’가 우리사회에 소개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그러다가 마을공동체운동가였던 박원순이 2011년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만들어 제도화하면서 마을공동체 운동이 우리사회에 크게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여러 시민단체들이 추진한 마을공동체운동이 사회의 주목을 받고,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의 마을공동체운동이 성과를 내자 이에 자극받은 중앙정부까지 나서면서 마침내 각종 마을공동체사업을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의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국토해양부의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수많은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었다.
선교초기부터 줄곧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한국교회가 압축적 근대화과정을 거치고, 1980 년대 이후 종교가 시장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교회 간 경쟁이 심화되었다. 교회들마다 개교회 중심의 교회성장 정책을 추구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급격히 줄게 되었다. 한편, 대도시에서 생겨난 대형교회에서 추진하는 ‘지성전 체제’는 지역교회의 탈지역화를 부추겼다. 9)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한국교회가 성장의 벽에 부딪치고, 그 원인 가운데 하나를 교회의 지역사회로부터의 소외와 고립에서 찾게 되면서 마을공동체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교회가 마을공동체운동에 무관심하거나 기껏해야 교회성장의 수단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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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은희, “마을만들기는 운동이다,” 김기호 외, 『우리, 마을만들기』 (고양: 나무도시, 2012 ), 20-21.
9) “특집: 한국교회 ‘지성전 체제’ 무엇이 문제인가,” 『기독교사상』 (2003/11): 22-106.
B. 마을공동체운동의 실천전략
지역교회가 참여하는 마을공동체운동이 성공하려면 분명한 신학적 이념과 비전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을공동체운동 과정에서 생겨나는 각종 현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마을공동체운동의 실천전략으로 다음 네 가지 곧 비전 혹은 이념, 현장 인식, 리더십 그리고 네트워킹을 들 수 있다.
첫째, 비전과 이념이란 마을공동체운동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마을의 모습과 그것을 추진해가는 기본 정신을 가리킨다. 마을공동체운동의 비전은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주며, 구성원들로 하여금 마을의 미래상을 공유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강력한 동기를 제공한다. 마을공동체운동의 이념은 운동의 방향과 가치로서 본질과 비 본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도록 돕는다. 지역교회가 주도하는 마을공동체운동에서는 뚜렷한 기독교적 가치나 신앙적 이념을 가지고 있어야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마을의 비기독교인들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비종교적인 언어로 표현 해야 한다. 10) 종교를 뛰어넘어 다양한 마을주민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적당한 상징체계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고, 구성원들이 공동체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현장 인식이란 마을공동체운동이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철저한 현장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이 구성원의 관심과 지지를 받으려면 지역의 현안 곧 지역민의 현실적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마을의 현안에 따라서 생태, 문화, 복지, 다문화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운동을 모색할 수 있다. 한편, 현장 인식이란 지역사회나 지역주민이 보유하고 있는 특수하고 고유한 자원이 무엇인지 찾아내 활용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지역 내 자연자원이나 문화유산, 역사적 유산 같은 자원이 포함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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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정재영, 조성돈,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39.
한편, 마을공동체운동에 참여하는 지역교회는 교회 내부의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의 특성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교회의 문화나 신앙적 특징, 구성원의 현실을 무시하고 유행을 따르게 되면 마을공동체운동의 참여가 오히려 교회 구성원 간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마을공동체나 마을사업의 형태나 방향이란 결국 교회 내부적으로 교회의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에 의존하고, 교회 외부적으로 교회가 터한 지역사회의 특성에 좌우된다. 따라서 모든 지역에 보 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하나의 마을공동체운동의 모델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불필요하다.
셋째, 리더십이란 마을공동체운동을 이끌고 갈등을 해결하여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드는 지도력이다. 마을공동체운동에서 지도자의 비전과 역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더는 마을공동체운동 사업계획 을 세우고, 참가하는 구성원들을 학습시키고, 사업의 결과를 평가하고,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지도자를 지지해주고 따라가 는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도 중요하다. 말하자면 리더십이란 지도자의 비전과 능력만 아니라 참가하는 주민의 스튜어드십 (stewardship) 이나 팔로우십 (followership) 그리고 주변 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 (partnership) 을 포괄한 다. 11) 마을공동체운동은 유토피아가 아닌 현실로서 무엇보다 인간관계의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역사적 경험을 볼 때 공동체운동은 외부적 요인만큼이나 내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위협을 당한다. 마을공동체운동이 주민 전체가 아니라 특정계층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한다든지 성과물을 나누 는 과정에서 불투명하거나 불공평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이 성공하려면 목사는 물론 교인들 가운데 많은 숫자가 공 동체운동의 지도자나 적극적 참가자로 활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교회 중심적인 전통적인 목회관 대신 마을 전체를 목회지로 삼는 마을공동체 목회와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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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김경동, 『기독교 공동체 운동의 사회학』 (서울: 한들출판사, 2010 ), 244.
마지막으로 네트워킹이란 마을공동체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 사이의 파트너십을 가리킨다. 성공적인 마을공동체운동을 위해서는 지역 내 교회들과의 협력은 물론 각종 단체들 곧 주민자치회, 기업체, 각급 학교, 연구소, 군부대 그리고 지자체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네트워킹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전통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마을의 청년회, 부녀회, 반상회, 노인회, 작목반, 상인회, 어촌계, 번영회 등과의 협력은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지역의 각종 시민단체 (환경단체, 문화예술단체, 장애인단체, 여성단체 등) 는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관심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함께해야 할 파트너다. 에큐메니칼 신학은 교파와 교단을 넘은 협 력과 연대를 통해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하나님의 집 (오이코스) 으로 만들어 가도록 돕는다.
III. 대안적 사회운동으로서 마을공동체운동의 중요성
마을공동체운동은 신앙적 차원에서만 아니라 사회학적으로나 윤리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볼 때 마을공동체운동은 한 사회의 삶의 질과 경쟁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자본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마을공동체운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들 을 해결하려는 대안사회운동으로서 정치적으로는 주민의 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이며, 경제적으로는 이윤추구만 아니라 사회적 목 적도 함께 추구하는 대안적인 사회적 경제 활동이다.
A. ‘사회적 자본’으로서 마을공동체
사회학자들은 한 사회나 국가의 경제성장과 발전이 자본이나 기술 같은 경제적인 요소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소들 곧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 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 가운데 하나인 제임스 콜맨 (J. Coleman) 은 사회적 자본을 가리켜 ‘사람들이 공통의 목적을 위 해 단체와 조직 내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 혹은 결속할 수 있는 능력’ 이라고 정의한다. 12) 로버트 퍼트넘 (R. Putnam) 은 사회적 자본을 ‘구성원들 이 상호협력 하도록 함으로써 공동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 규범, 연결망과 같은 사회조직의 특질을 총칭’한다고 한다. 13) 프랜시스 후쿠야마 (F. Fukuyama) 가 강조했던 신뢰 (trust) 나 알렉시 스토크빌 (A. Tocqueville) 이 1830 년대 미국 방문에서 주목했던 교회나 자선단체, 사립학교와 같은 다양한 시민단체의 활동들은 사회적 자본을 구성 하는 중요 요소들이다. 14) 사회적 자본의 구성 요소 가운데 신뢰는 협동의 토대가 되며, 감시와 통제의 비용을 줄여준다. 규범은 오랜 기간을 거쳐 한 사회에 수용된 구성원의 행동규칙으로서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해 개인의 이기주의 욕망을 통제한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의 상호작용 속에 연결된 사회적 연대로써 공동체를 결속시켜 구성원간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의 존재유무에 따라 경제성장이나 국가의 정책 효과가 지역마다 혹은 국가마다 서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사회적 자본이 많을수록 그리고 그 수준이 높을수록 지역사회의 회복과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진다. 20여 년 전 외환위기와 경제위기를 함께 경험했던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 가운데 우리나라가 비교적 빨리 위기를 극복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금모으기’와 같은 국민의 단합된 행동 곧 사회적 자본 때문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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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Francis Fukuyama, 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 , 구승회 역, 『트러스트: 사회도덕과 번영의 창조』 (서울: 한국경제신문사, 1996 ), 28-29.
13) 곽현근, “현대 지역공동체의 의의와 형성전략,” 이종수 편, 『한국사회와 공동체』, 132 재인용.
14) 프랜시스 후쿠야마, 『트러스트』, 82-84.
그런데 이같이 중요한 사회적 자본은 종교나 전통, 역사적 관습과 같은 문화적 기제를 통해 창조되고 전수된다. 15) 그렇게 볼 때 지역사회에 교회가 존재하고, 지역교회가 정직과 협동, 이웃사랑과 같은 도덕성을 강조하 면서 마을을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드는데 참여할 때 그 사회의 사회적 자본은 더 커질 것이다. 실제로 지역교회 가운데에는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 동체운동을 통해서 정부나 지자체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 지대의 빈민 문제, 환경문제, 복지문제, 문화적 욕구, 다문화사회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6)
B. 대안적 정치활동으로서 마을공동체운동
마을공동체운동은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라는 목표의 달성만 아니라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 갈 것인가 하는 방법과 과정의 문제도 똑같이 중요하게 다룬다. 왜냐하면 마을공동체운동은 지역주민을 ‘위해서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1970 년대 시작되었던 새마을운동을 마을공동체 운동의 모범 사례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새마을운동은 마을공동체 운동의 형태는 지녔지만 그 목적이 경제적인데 치우쳐 있었으며, 그 방식은 지역주민에 의한 자발적인 ‘아래로부터의 운동’이 아니라 관 주도의 타율적인 ‘위로부터의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운동에 관심 있는 학 자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제 2 의 새마을운동’조차 풀뿌리 민주주의라기보다는 차라리 ‘통치기술’이라고 비판한다. 17) 참다운 의미의 마을공동체운동이란 자본의 ‘시장 만들기’는 물론 정부의 ‘국가 만들기’와도 차별되는 주민중심의 공동체운동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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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위의 책, 50.
16) 조용훈, 『마을공동체와 교회공동체』, 91-100.
17) 김혜령, “마을공동체운동과 마을교회,” 『기독교사회윤리』 27 (2013): 199-200. 18) 박승현, “마을만들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극복과 공동체적 세계화,” 미래사회와 종교성연구원 편, 『모색과 쟁점: 한국사회운동, 새로움인가 심화인가』 (서울:이채, 2005 ), 124.
일반적으로 민주주의를 국가형태나 정치제도로 보기도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생활방식으로서 민주주의다. 전자가 권력분립의 원칙이나 의회주의, 공정한 선거제도에 기초한 법치국가를 강조한다면, 후자는 사회구성원의 민주주의적 에토스 곧 생활방식을 가리킨다. 생활방식으로써 민주주의란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추구와 이해관계에서 생겨날 수 있 는 갈등을 폭력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기본 태도다. 이 러한 삶의 태도를 ‘생활정치’라고 부를 수 있는데 생활정치는 정치를 이념 문제나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삼는 대신에 일상생활의 터전에서 생겨나는 각종 현안을 국가나 자본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 결하려고 애쓰는 정치적 태도를 가리킨다. 과거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왜곡되었던 민주주의의 역사를 뒤돌아볼 때 국가형태나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만 아니라 생활방식으로서의 민주주의, 이념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생활로서의 정치가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마을공동체운동은 이 같은 전통적인 민주주의나 정치에 대한 대안적인 정치활동을 지역주민들에게 학습시키고 훈련시킨다. 마을공동체운동은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의 힘으로 기획하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현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갈등과 분쟁을 평화롭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천이다. 마을공동 체운동이야말로 마을단위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교육과 실험의 장이다. 우리는 신약성서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예루살렘 공동체의 삶의 방식에서 오늘날 마을공동체운동과 유사한 형태의 민주주의적 운영원리를 발견 할 수 있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가룟 유다의 후임을 뽑을 때 한 두 사람의 지도자가 아니라 120 여 명의 구성원이 함께 결정했다. (행 1:14-26 ) 당시 교 회에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 양식분배의 문제를 놓고 헬라인 기독교인과 유대인 기독교인 사이에 분쟁이 생겨났을 때 교회는 일곱 집사를 택해서 그 들에게 양식분배의 일을 맡기고, 사도들은 기도와 말씀 사역에 전념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했다. (행 6:2-4 )
오늘날 지역교회가 마을공동체운동을 통해 민주주의 전통을 잇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행정과 교회정치에서 민주주의적 에토스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역교회의 현안을 민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당회나 노회와 같은 대의적 민주주의를 앞장서 실천하고, 목회자중심의 교회에서 평신도중심의 신앙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C. 대안적 경제활동으로서 마을공동체운동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이 기초하고 있는 무한경쟁의 원리는 오늘날 경제영역만 아니라 교육과 병원 같은 공공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장의 논리는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것처럼 간주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이론가 중의 하나였던 밀턴 프리드만 (M. Friedman) 은 기업경영의 사회적 책임을 ‘이윤추구에 대한 책임’으로 환원시킴으로써, 윤리학조차 시장의 시녀로 전락시켰다. 19) 하지만 세계적인 펀드 메니저 조지 소로스 (G. Soros) 도 인정했듯이, 자유 시장만으로는 인간과 사회의 욕구들, 예를 들면 도덕적 가치, 가족관계, 예술활동, 인간관계 그리고 종교활동 같은 욕구들까지 충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20) 게다가 시 장경제는 오늘날 인류를 위협하는 공동체의 해체나 지구적 환경파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지도 못한다.
비록 마을공동체운동이 소득 증가만을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되겠지만 마을공동체가 지속하려면 자립적 경제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지면 마을은 해체 위협 아래 놓이게 된다. 그런데 마을공동체운 동에서 추구하는 경제활동은 시장경제처럼 경제적 목적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공익적인 목적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말하자면 마을공동체운동의 경제활동은 국가나 시장이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주민 들의 일상의 욕구와 필요들까지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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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조용훈, 『지구화시대의 기독교』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9 ), 48.
20) 위의 책, 49.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의 필요나 욕구에 관련된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유통을 경제 주체들간의 무한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수행하는 경제활동을 가리켜 ‘사회적 경제’ (social economy) 라 한다. 사회적 경제에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그리고 자활 기업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경제조직이 포함된다. 사회적 경제는 자본 보다 사람, 그리고 이윤추구만 아니라 사회적 목적도 함께 추구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에서 나눔이나 공유, 협동 같은 가치를 중요시하고, 재능기부, 무상 노동교환, 출자액과 상관없는 수익배분, 장애인이나 노인 같은 소외자의 고용 같은 행위들을 중시한다. 게다가 사회적 경제는 지역에 존재하는 자연자원이나 역사적이고 문화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이처럼 사회적 경제는 현대 자본주의가 불러온 비인간성과 반공동체성, 양극화나 환경파괴와 같은 사회문제를 극복하려는 대안경제의 하나로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혹은 ‘창조적 자본주의’로 불린다.
자본주의 경제생활이 ‘경쟁 지향적’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내지만 기독교적 경제생활의 방식은 상호 신뢰와 협동에 기초한 ‘협동적’ 혹은 ‘공동체적’ 방식을 추구한다. 고대 히브리 사상에서 볼 수 있는 토지공개념 (신 7:13 , 레 25:23 , 사 5:8 등) 이나 희년제도 (레 25:8-13 ) 에는 이러한 협동적이고 공동체적인 경제활동 방식이 나타나 있다. 신약성서의 예루살렘 공동체 구성원들 은 자신의 소유를 팔아 가난한 이웃과 나누었고, 함께 떡을 떼면서 굶주린 사람들과의 연대감을 보여주었다. (행 2:42-47 ) 바울은 ‘강한 자가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 (롬 15:1 ) 하고, ‘짐을 서로 지는’ (갈 6:2 ) 협동과 연대적 삶의 방식을 강조했다. 사회적 경제활동이야말로 오늘날 가난이 사회 구조화되 면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행위가 자선이나 구제와 같은 도덕적 시혜 차원에 머물지 않기 위해 필요한 사회 구조적 돌봄을 구현하는 효과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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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혜령, “마을공동체운동과 마을교회,” 215.
IV. 마을공동체운동의 윤리적 핵심가치
마을공동체운동이 추구하는 가치들인 공동체성, 지역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은 기독교 신앙이나 이념과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하나님은 삼위일체의 친교와 사귐 가운데 존재하시며,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물질적 풍요를 넘어 정신적이고 영적으로도 풍성한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한다.
A. 공동체성
농경사회였던 우리사회에는 촌락공동체를 중심으로 두레나 향약, 계 같은 공동체문화가 존재했었지만 일제강점기 식민정책과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지거나 약화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주의 가치관 이 확산되고, 자본주의 경제의 경쟁 지향적 삶의 방식이 강화되면서 공동 체문화가 위협을 받고 있다. 무한경쟁을 근본 원리로 삼는 신자유주의 체 제 아래 우리사회는 생존하기 위해 각자도생 (各自圖生) 을 추구하는 ‘팔꿈치 사회’ (Ellbogengesellschaft) 로 바뀌고 있다. 22) 각자도생의 경쟁적인 사회에서는 모두가 외롭고 고독하게 되며, 삶은 파편화되고 행복감은 사라진다. 교육이나 안전, 복지와 관련된 사회문제들은 대부분 공동체와 관련되어 있 다. 2016 년 우리나라 국회 입법조사처가 ‘ OECD 사회통합지표 분석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우리사회의 공동체 지수가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공 개했다. ‘곤경에 처했을 때 기댈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있다’고 답한 사람은 불과 70% 에 머물렀다. 아일랜드나 스위스의 응답자 9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며,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자살자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무연고사 (고독사) 가 느는 이유도 공동체의 해체와 관련되어 있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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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강수돌, 『팔꿈치사회』 (서울: 갈라파고스, 2013 ), 37.
일반적으로 공동체란 구성원의 소속감 및 친밀감에 기초한 공동체의식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공동체의식은 구성원의 연대의식에 기초하여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는 공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함께 참여하는 협동과 협력의 삶의 방식 속에 표출된다. 이러한 공동체의식을 형성하려면 정서적 친밀감, 정보의 소통과 공유, 공동의 목표를 위한 협동과 협력의 행동이 필요하다.
기독교 신앙은 공동체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모상인 하나님은 삼위일체로서 성부와 성자, 성령의 코이노니아 (친교와 사귐) 가운데 존재하신다. 하나님을 닮은 인간의 삶 역시 공동체적이어서 구성원 사이의 친교 와 협력, 연대와 돌봄의 행동을 특징으로 삼는다. 초기 기독교 예루살렘 공동체에서는 이런 공동체적 삶의 방식이 실현되었다. 믿는 사람들이 함께 지내면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밭과 집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고, 날마다 성전에 모일 뿐만 아니라 집집이 돌아가면서 빵을 나누고 기쁘게 음식을 먹었다. (행 2:44-46, 4:32-37 ) 그 결과 예루살렘 공동체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게’ (행 4:34 ) 됨으로써 마침내 이스라엘 언약공동체가 품었던 오랜 꿈 (신 15:5 ) 이 실현되었다고 증언한다. 이러한 공동체적 전통을 잇고 발전시킬 사명을 지닌 지역교회는 공동체의 회복과 재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역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은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교회 안에서 교인들 사이에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일이요, 다른 하나는 교회 밖으로 지역교회가 터한 마을전체의 공동체성을 창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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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012 년 749 명이던 무연고 사망자(고독사) 숫자가 2014 년에 1 천 8 명, 2016 년에는 1 천 226 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일인 가구와 독거노인 숫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앞으로 무연고사(고독사)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전망이다.
교회 안에서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할 이유는 종교가 시장상황이 되면서 교회마저 경쟁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들은 외형적이고 물 량적인 개교회 성장을 추구하면서 공동체로서의 교회라기보다는 마치 하 나의 기업처럼 변해가고 있다. 24) 교회가 양적으로 커지면서 교회 간 경쟁은 말할 것도 없고 교인들 간의 친밀성이나 소속감조차 약화되고, 목회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생각되며, 목회는 마케팅이 되고 있다.
한편, 지역교회가 교회 바깥으로 마을공동체운동을 힘써야 할 이유는 교회가 마을과 운명을 함께하며,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마을 (세상) 을 섬기도록 부름을 받은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운동에 참여하는 목회자는 교인만 아니라 마을주민까지 관심하고, 영혼만 아니라 일상의 필요와 욕구들까지 돌보는 마을공동체목회를 추구해야 한다.
B. 지역성
오늘날 교통수단과 통신,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 덕분에 지역성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특별히 세계화 경제는 전 세계 국가경제와 지역경제를 하나의 세계 체제 속으로 통합시키면서 지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화 (지구화) 과정은 역설적으로 지역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세계 화가 진행될수록 ‘지역적인 것이야말로 세계적인 것’임을 깨달아 가고 있다. 이제 글로벌 사회는 점차 글로컬 (glocal) 사회로 변하고 있다. 글로컬 시대에 지역의 교육, 복지, 문화, 경제, 환경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지역통합 혹은 지역 연계형의 관점에서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정치경제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25) 말하자면 지역성이란 지역 안에서의 문제만 아니라 해답도 찾으려는 태도로서 마을공동체운동의 출발점이며 목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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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Glenn Wagner·Steve Halliday, Escape from Church , 차성구 역, 『하나님의 교회 VS 교회주식회사』 (서울: 좋은씨앗, 2000 ), 23-24.
25) 이원돈, 『마을이 꿈을 꾸면 도시가 춤을 춘다』 (서울: 동연 2011 ), 178.
노르베리 호지 (H. Norberg-Hodge) 는 지역화를 가리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간의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재구축함으로써 관계성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행복을 증대시키는 일로 이해한다. 26) 그녀는 ‘라다크 프로젝트’를 통해서 티베트 오지 마을 라다크 사람들이 공동체적이고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통해 어떻게 세계화 경제의 도전에 맞서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그녀는 세계화 경제에 맞서는 구체적 전략으로 지 역화 곧 가족과 마을공동체의 결속력, 자연친화적인 삶, 마을단위의 지역 경제 활성화 그리고 의식주에 필요한 필수품의 자급생활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종교적 토대를 강조하였다. 27)
본래 교회란 보편적이고 세계적이면서 동시에 지역적이다. 신약성서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교회는 지역의 이름으로 불렸다. 교회는 특정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민들로 구성되고, 지역사회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 별히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교회는 대부분 촌락공동체의 중요한 일부로서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하지만 유동성과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도시가 발전하고, 교회들도 대형화되고 교회 서로 간에 경 쟁관계가 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의 지역성이 약화되었다. 하지만 교회가 지역과 운명을 함께한다는 사실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교회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낙후하여 지역민이 떠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교회도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반면에 지역이 발전하고 살기 좋게 되어 주민이 늘어나면 교회의 성장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1970-80 년대 우리나라 도시교회 성장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인구 유입에 의한 자연현상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낸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지방 소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 국에서 84 개 시·군, 1 천 383 개 읍·면·동이 과소화 마을이어서 30년 이내에 소멸할 것으로 예측된다. 28) 이런 과소화 마을에 위치한 교회의 운명은 목회자의 능력이나 노력과 상관없이 마을의 인구학적 특성에 의해 결정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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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Helena Norbeg-Hodge, The Economic of Happiness , 김영욱, 홍승아 역, 『행복의경제학』 (서울: 중앙북스, 2012 ), 49.
27) Helena Norbeg-Hodge, Ancient Futures: Learing from Ladakh , 양희승 역,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서울: 중앙북스, 2007 ).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교회’를 추구하는 마을공동체운동이야말로 오늘 한국교회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마을공동체목회는 교회의 지역성을 재발견하 는 일이요,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의 섬김을 재확인하는 일이다. 마을공동체목회는 교회중심 목회에서 마을중심 목회로, 목회자중심 리더십에서 평신도중심 리더십으로 그리고 영혼 돌봄의 사역에서 전인 돌봄의 사역으로 목회의 초점을 바꾸는 일이다. 물론 교회가 마을공동체운동에 나선다 해도 금방 양적 성장을 이룰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은 교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교회의 지역선교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C.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은 본래 ‘유엔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 (WCED) 의 브룬트란트 보고서 (Brundtland Report, 1987) 에서 제시했던 가치다. 저개발국에서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이 선택의 문제일 수 없으며, 둘 사이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발전) ’ 전략을 강 조했다. 여기서 지속가능성이란 ‘미래 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손상하지 않고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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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과소화 마을이란 마을의 가구수가 20 가구 이내의 작은 마을을 가리킨다. 참고: “ 30 년 이내 84 개 시·군, 1383 개 읍·면·동 사라질 위기,” 『경남일보』 [ 2017. 1. 12. ]
미래세대가 최소한 현 세대만큼 안전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만 현세대의 환경과 자연자원의 사용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지구환경위기는 현세대가 단기적 시각에서 경제성장을 추구한 결과라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지속가능성은 자연의 한계를 고려하고 장기적 안목을 강조한다. 처음에 환경과 관련되어 이해되었던 지속가능성 개념이 점차 환경이나 경제만 아니라 사 회와 문화 같은 광범위한 영역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2 년 리우에서 열린 ‘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 (UNCSD) ’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환경과 경제만 아니라 균형 잡힌 사회발전이라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개념으로 정의했다. 과거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이 환경보호와 경제성 장의 조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나 사회적 형평성을 비롯해서 빈곤퇴치, 양질의 교육, 건강한 위생과 주거, 양성평등 같은 ‘삶의 질’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요소들까지 포괄한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에서 근본 토대는 여전히 생태학적 건강성이다. 왜냐하면 어떤 경제나 사회문화의 발전도 자연의 한계를 외면 하고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어느 마을공동체가 지속가능하려면 경제적 성장과 자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뿐만 아니라 생태학적으로도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생태학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과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활용을 통한 주거생활과 경제활동, 그리고 마을의 다양한 생물종의 보전이 요청된다.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는 도시에 있든 농촌에 있든 단절된 도시와 농촌의 관계 회복을 기본 토대로 삼아야 한다. ‘도시가 꽃이라면 농촌은 뿌리다’라는 말이 있듯이 도시와 농촌은 상생관계에 있다. 도시는 농촌의 건강한 농산물에 의존하고, 농촌은 도시의 현명한 소비자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둘다 외부 의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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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WCED. Our Common Future , 세계환경발전위원회, 조형준 , 홍성태 역, 『우리 공동의 미래』 (서울: 새물결, 1994 ), 36.
그런데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둘 사이가 단절되면서 둘다 삶의 질 면에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살충제 계란파동’에서 경험했듯이 도시인은 생산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얼굴 없는 농산물’을 소비하게 되면서 식품안전을 위협 당한다. 한편, 농민은 경 제적 빈곤과 문화적 소외로 말미암아 생존이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시에서의 마을공동체운동은 농촌과 협력하고, 농촌의 마을공동체 운동은 도시와 협력하는 것을 근본 토대로 삼아야 한다. 특별히 지역교회 의 마을공동체운동은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경제적 교류와 협력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영적인 교류와 협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농도상생공동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성서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울 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영적으로도 풍요로운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모습을 예언자 이사야의 종말론적 비전에서 제시하고 있다. (사 65:17-25 )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새 하늘과 새 땅에 서의 삶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이 보장되고, 평화와 안전이 실현되며, 자연생태계와 조화를 이룬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시는 샬롬 공동체는 울음 소리나 울부짖음이 없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요 ( 19 절) , 위생과 높은 의료수준 덕분에 유아사망이나 단명하는 노인이 없는 건강한 사회요 ( 20 절) , 안정된 주거환경과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는 공평한 사회요 ( 21-22 절) ,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요 ( 23 절) , 생태학적 조화와 안정이 보전되는 사회다. ( 25 절) 마을공동체운동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이란 이러한 모든 요소가 충족되어 ‘풍성한 삶’이 실현되는 사회일 것이다. (요 10:10 )
V. 나가는 말
오늘 우리사회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은 사회적으로만 아니라 신학적, 목회적으로도 뜨거운 이슈다.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에 대한 연구는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관점은 물론 사회윤리적인 관점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지역교회 마을공동체운동에서 신학은 이념과 방향을 제시하는 반면에 사회윤리학은 실제적인 운영과정의 문제들과 해결책을 다루기 때문이다. 사회학적으로 볼 때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은 사회적 자본 형성에 기여 하며, 제도와 권력투쟁으로서의 기존정치에 대한 대안적 정치활동 곧 풀뿌 리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고, 환경문제와 공동체 해체를 불러오는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대안적 경제활동인 사회적 경제를 발전시킨다.
한편, 마을공동체운동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들은 기독교 신앙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들과 공유하는 요소들이 많다. 지역교회가 추구하는 마을공 동체의 핵심 가치인 공동체성은 구성원의 소속감과 친밀감에 기초한 공동 체의식으로 공동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돕는다. 지역성이란 가치는 지역에서 문제와 해답을 찾는 현장에 대한 관심으로 마을공동체운동의 출발점이며 목표점이다.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란 경제적으로 높은 생활수준 을 넘어서 생태적이고 사회문화적으로 풍성한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역교회의 마을공동체운동은 오늘 우리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공동 체성과 지역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 형성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지역교회는 신앙공동체로서만 아니라 지역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정체성에 따라 전통적인 교회중심, 목회자중심 그리고 영혼중심의 목회관에서 벗어나 마을중심, 평신도중심 그리고 전인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마을과 무관한 교회가 아니라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교회를 추구해야 한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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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tract ■
A Study on the Local Community Movement from the Perspective of the Christian Social Ethics
Yong Hun Jo
The local community movement of churches has become the hottest issue today. This study aims to improve the problem- solving ability in the process of the local community movement and to find the social meaning and ethical values of the movement from the perspective of the Christian social ethics. The local community movement as one of the elements of social capital enhances the quality of life and the global competitiveness of the local community which the government and market can’t guarantee. It is an alternative political activity to democracy as an institution and system, and to politics as a power struggle. It invigorates the social economy, which helps local communities to solve the problem of the new liberal market system such as the collapse of a community and the environmental disruption.
Yong Hun Jo graduated from Presbyterian University and Theological Seminary(Th.B., M.Div., Th.M.) and Bonn University in Germany(Dr. theol.). He is a professor of Christian studies at Hannam University and pastor of Hannam University Church.
There are some common points between the local community movement and the Christian faith regarding the ethical values. Firstly, the communality makes easy to realize the communal goal through a sense of belonging and intimacy among community members. Secondly, the locality in the movement means an interest in the current issues of the local community and to seek the solution in the local community. The local church, as part of a local community, has to try to solve the problems and serve the local community with its human and material resources. Lastly, the sustainability seeks not only the higher material standard of living but the quality of life that is the ‘abundant life’ which fulfills the socio-cultural, ecological and spiritual needs.
Key Words
local church, local community movement, communality, locality, sustainability, Christian social eth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