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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가스와 생태계
메탄가스는 무엇인가?
오랫동안 인류는 나무를 연소시켜 그 열로 난방을 하고 음식을 익혀 먹었다. 그러다가 서양에서는 16세기에 탄광에서 석탄을 캐내어 난방과 취사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말 서구 문명의 전파와 함께 조개탄 등을 사용하다가, 1942년에 연탄공장이 처음으로 세워져 19공탄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연탄의 등장과 함께 장작불을 때던 아궁이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연탄은 불완전연소되면 일산화탄소를 발생시켜서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일으키므로 그렇게 좋은 연료는 아니었다. 1978년부터 대도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하였고, 아파트의 보급과 함께 부엌이 방안으로 들어온 현재의 주거형태가 보편화되었다. 도시가스는 연기도 나지 않고, 불붙이기도 쉽고, 보통 4개의 레인지에서 동시에 여러 가지 음식을 요리할 수 있어서 부엌 혁명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도시가스의 주성분이 메탄가스(CH4)이다. 최근에 등장한 매연이 나지 않는 버스의 연료도 메탄가스이다. 메탄가스는 비중이 0.62로서 공기보다 가볍고 색깔도 냄새도 없는 기체이다. 우리가 연료로 사용하는 메탄가스는 천연가스라고도 말하는데, 가스전(gas field)에서 생산된다. 가스전에서 뽑아내는 천연가스를 압력을 높힌 상태에서 영하 162도까지 냉각시키면 부피가 1/600로 줄어들면서 액체가 되는데, 이것을 액화천연가스 (LNG: Liquefied Natural Gas)라고 부른다. LNG는 특수한 선박을 이용하여 운반되고 우리나라의 인천, 평택의 LNG 인수기지에서 하역된다. LNG는 압력을 낮추면 다시 기체로 되고 가스배관을 통하여 각 가정으로 공급된다. 원래 메탄가스는 냄새가 없는데, 사고시 누출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냄새 나는 기체를 약간 섞어 사용한다.
최근에 빙하나 북극의 바다 아래 묻혀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가 새어나오면 급격한 온실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에 의해 얼어붙어 있는 고체 상태로서 이산화탄소의 고체 상태인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메탄하이드레이트 1m3가 녹으면 메탄가스가 164m3 발생하므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러시아의 시베리아, 미국의 알래스카, 캐나다의 북극권과 같은 육상 지역 그리고 북극해의 넓은 해양 퇴적층과 남극 대륙 지하에 막대한 양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미국 등은 2002년 북극 지역에서 시추를 통해 메탄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고 세계 최초로 지층에서 메탄가스를 시험 생산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할 수만 있으면 지구는 미래의 에너지 걱정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사용가능한 천연가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우선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석유처럼 한 곳에 높은 밀도로 모여 있지 않고 낮은 밀도로 지층에 넓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개발비가 비싸다. 또한 고체 상태에서 갑자기 기체가 되면 부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므로 서서히 기체로 만드는 공정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독도지역, 오호츠크해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의 메탄하이드레이트 시료를 조사하는 한편 남극 세종기지를 중심으로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찾는 지구물리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전영근 박사는 “당장은 석유나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수 없겠지만 앞으로 생산기술이 발전한다면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한 난방과 전기 기구 사용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하였다.
메탄생성균
가스전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천연가스 말고도 지구 생태계 곳곳에서는 메탄가스가 서서히 만들어지면서 공기 속으로 섞여든다. 여름철 한낮에 한창 더울 때에 연못 가운데에서 공기 방울이 뽀글뽀글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기체가 메탄가스이다. 메탄가스는 화학적으로 보면 탄소(C)와 수소(H)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반응은 미생물의 중개를 필요로 한다. 생태계에는 메탄생성균이라는 세균 종류가 있는데, 이들은 혐기성 미생물로서 산소를 싫어하므로 산소가 없는 곳에서만 살 수 있다. 연못의 바닥에서 호기성 분해가 끝나면 혐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시켜서 메탄가스를 만들어 낸다. 쓰레기 매립장에서는 상당량의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쓰레기를 매립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되면 혐기성 상태가 되면서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실제로 김포매립지에서는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하여 태워서 발전을 하고 있다.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약 20%가 소나 양같은 반추동물에서 나온다. 한 마리의 소는 하루에 트림이나 방귀를 통해 280ℓ의 메탄가스를 방출한다. 소가 먹는 풀에는 셀룰로스라고 부르는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다. 셀룰로스는 쉽게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소는 되새김질을 하면서 네 개의 위를 통과시키면서 소화를 시킨다. 특히 소의 첫번째 위(이것을 양이라고 부르며 양구이의 재료가 된다.) 속에 들어있는 메탄생성균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부산물로 나온다. 소는 먹이의 6∼7%를 메탄으로 바꾸는데 그 양은 한 마리 당 연간 60∼113㎏에 이른다. 세계 전체로 보면 13억 마리의 소가 연간 약 1억 톤의 메탄을 발생시킨다.
가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고급 사료를 먹이는 것이다. 풀 대신 곡물을 먹이면 그 만큼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메탄가스 방출량도 줄어든다. 그러나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어 개발도상국에서는 도입하기 어렵다. 게다가 곡물을 먹는 소는 풀을 먹은 소에 비해 위산에 견디는 대장균이 배설물 속에 1000배나 많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서, 자칫 인간에게 감염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호주에 사는 캥거루는 가축과 똑같은 풀을 먹고 자라지만 메탄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캥거루는 위장 속에 소와는 다른 박테리아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이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가축들도 메탄가스를 배출하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호주의 퀸즈랜드 과학자들은 캥거루의 위 속에서 약 40종의 박테리아를 분리해 각각의 기능을 분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소화 과정에서 메탄 대신 다른 물질을 만들어내는 박테리아를 찾아내 가축에 주입함으로써 메탄가스 방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캥거루의 위에 사는 박테리아는 수백만 년에 걸쳐 호주의 풀을 가장 잘 분해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박테리아가 가축의 소화를 도와 결과적으로 양모, 우유, 육류의 생산도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촌에서 공터에 가축분뇨와 쓰레기를 모아 덮어두면 쓰레기가 퇴비로 변하면서 열이 난다. 이 때에 쓰레기더미 내부에는 혐기성 상태가 만들어지면서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일명 바이오가스)를 가정에서 난방과 요리에 이용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에서는 1967년에 가축의 분뇨와 인분을 발효조에 넣어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 습식시설을 연구하여 1975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3만기의 시설을 보급하였다. 그러나 이 시설은 추운 겨울에는 가스 발생이 저조하여 사용이 불가능하였고, 수시로 분뇨를 투입해야 하는 등 제한이 많아 실패하고 말았다.
1981년 농촌진흥청에서는 인분은 제외하고 볏짚, 건초 등의 농업부산물을 가축분뇨와 함께 투입하는 건식시설을 개발하였다. 건식시설은 주로 제주도에서 많이 보급되었는데, 제주도는 기후가 따뜻하고 풀의 공급이 충분하여 여건이 적합하였다. 그러나 농촌에도 가정용으로 편리한 LPG통이 보급되어 도시가스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건식시설은 인기를 잃고 퇴출되고 말았다.
벼는 물속에서 자라는 작물이다. 논에는 항상 물을 채워 두므로 논 토양은 혐기성 상태가 유지되며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태국 방콕에서 2007년 4월에 열린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에서는 벼농사가 메탄가스 배출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며 배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의 50%에게 쌀을 공급하는 논을 규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며, 단지 메탄가스를 덜 발생시키는 연구를 여러 가지로 진행하고 있다.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흰개미가 나무를 갉아 먹으면 소화기관 내에 들어 있는 미생물에 의해 셀룰로스가 분해되어 메탄이 발생한다. 지구상에는 약 2,600종의 흰개미가 존재하는데, 미국의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흰개미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총 배출량의 약 4% 정도를 차지한다.
메탄가스를 줄이려면?
생태계의 곳곳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의 대기 중 농도는 1.7ppm으로서 이산화탄소 농도의 1/200에 불과하다. 최근 지구온난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생태적 위기로 인식되고 여러가지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효과의 60%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것이다. 메탄가스는 양은 적지만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능력이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더 강해서 대기 중 농도가 훨씬 적은데도 불구하고 세 번째로 중요한 온실가스이다. 그러므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메탄가스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메탄가스가 그대로 공기 속으로 들어가면 강력한 온실가스가 되지만 메탄가스를 태우면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하고 이때 생기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기여를 하게 된다. 쓰레기 매립장과 논에서, 그리고 소의 위장과 흰개미의 소화기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늘어나는 원인도 결국은 인간의 과소비에 있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니 소가 늘어나고 메탄가스가 늘어난다. 흰개미는 열대의 삼림을 벌채한 뒤 생긴 개간지에서 번창한다. 가축이나 흰개미가 만들어 내는 메탄가스의 양이 늘어나는 것도 결국 인간들의 책임인 셈이다.
현대 문명의 특징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그리고 대량폐기이다. 대량소비를 추구하는 현대 생활에서는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데, 쓰레기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며 쓰레기를 매립하면 메탄가스가 많이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생태적으로 바람직한 생활은 적게 소비하는 일이다. 적게 소비한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나 밖에 없는 작은 행성 지구에서 모든 인류가 미국인처럼 풍족하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 음식, 옷, 집, 에너지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와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토지 등 인간 생활에 필요한 토지면적을 나타내는 지수. 전세계 사람들이 미국 사람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면적을 계산하면 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모든 인류가 한국사람의 생활수준으로 살려면 지구가 2개 필요하다.)이나 탄소발자국을 계산해 보면 선진국 사람들은 너무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에 발생한 미국 투자은행의 몰락은 지금까지 추구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경제생활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일깨워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자원이 한정된 지구에서 모든 인류가 대량소비를 즐기며 살 수는 없다. 지구 차원에서 심사숙고한다면 대량소비가 아닌 적정 소비를 추구하는 생활이 필요하다고 본다. 환경부에서는 지구온난화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저탄소형 생활양식’이라고 이름 붙였다. 우리가 소비를 줄이면 이산화탄소는 물론 메탄가스도 적게 발생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 대량소비를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필요와 욕심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일찍이 법정 스님은 필요와 욕심을 아주 쉽게 정의하였다. “하나가 필요한데 두 개를 가지려는 것이 욕심이다.” 생태계의 다른 구성원들은, 식물이건 동물이건, 하나가 필요한데 두 개를 가지려고 싸우지 않는다. 까치는 오직 하나의 집에 만족하며, 거미는 오직 하나의 거미줄을 만들 뿐이다. 오직 인간만이 하나가 필요한데도 두 개를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고 싸우고 있다. 조국, 고향, 어머니, 모교, 지구 등등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모두 하나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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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천시: 개미처럼 베짱이처럼/이채
동네 걱정하고 살자니
나 살기 바빠서 못하겠고
세상 걱정하고 살자니
속이 뒤틀려서 못하겠고
어제도 오늘도 이래저래 바쁘니
인생고 해결에 하루해가 짧은데
쥐꼬리만한 한달 월급
자고 나면 천정 부지 아파트값
가슴만 동동거리다
밤마다 내려앉는 허무
고급 승용차에 골프 회원권이면
저 하늘에 별이라도 딸 줄 알았는데
옆집 떼부자 할아버지
통장마다 보험마다 노후대책 화려해도
힘없는 다리에 지팡이만도 못한 배추이파리
아들 며느리 의리만 상하더라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지만
여보시오.
구름 같은 인생 나그네들이시여
베짱이처럼 노래도 할 줄 아시구려
(추천시 계속)
머리에 이고
등에 진 짐 잠시 내려놓고
지나는 바람에 땀이라도 거두시구려
내 걱정만 하지 말고
동네 걱정
세상 걱정 좀 하고 사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