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일기(가족식사, 교육의 종말, 안티 크리스트)
*가족 식사
가족식사
매달 휴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4박 5일의 휴가기간중에 우리도 한 일이 많습니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빕스에 가서 딸내미와 아들내미, 넷이서 식사를 했습니다. 한 학기 휴학하고 취직시험 준비한다던 딸내미는 행정상의 착오로 휴학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잠시 멘붕이더니 받아들이고, 여기 저기서 주워다가 수강신청 마무리 하고, 학과 공부에 취직 시험 준비에 할 만하다고 합니다. 10월 18일이 시험날짜라고 합니다. 얘는 공부하면 턱이 뽀족해지는데, 그렇더라구요. 안쓰러웠지만 애가 가진 기운이 좋아 보였습니다. 아들내미도 마침 휴가중이라 함께 할 수 있었구요.
*빅퀘스천, 인성공부, 교육의 종말
김대식의 빅퀘스천, 인성공부, 교육의 종말
휴가중에는 책 읽다가, 자다가, 밥 먹고, 또 책 읽다가 , 자다가, 밥 먹고..요런 시간이 참으로 꿀맛이지요.
김대식은 KAIST 대학 교수로서 뇌과학자입니다. 원푸리는 '김대식의 빅퀘스천'을 읽었는데요, 우리가 요즘 책을 쓰고 있는데요, 특히나 김대식 교수님의 서술방식이 무척 영감을 준다고 합니다. 읽으면서 저한테 우리의 책에서 빅 퀘스천(큰 질문^^)은 뭐라고 생각해?..라고 묻습니다. 문학적 서술방식도 마음에 든다며, 은유나 비유가 멋지다고 합니다.
저는 '인성교육'을 읽었는데요, 저자인 박완순과 이정근님은 인성을 '사람이 태어나 어린이와 학생이라는 과정을 거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일가견을 갖춘 어른으로 완성된 상태'라고 정의를 내립니다. 그렇다면 일가견의 정의는 뭘까요? '일가견이란 세상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주변 현상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근거가 되는 정신적인 사고쳬계와 고정 틀'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에게 분별력이 있는 어른으로 자라야 한다고 이야기 해왔는데요, 특히, 이 책 7장에 있는 인성행동에 대한 챕터는 아이들에게 한 번 읽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우리가 쓰는 책에도 인성에 대한 이야기가 한 꼭지는 들어가야 하는데요, 아이들에게 싸가지론을 비롯해서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 해왔는데, 책에 한 꼭지로 정리하려니 인성에 대한 책을 몇 권 더 읽어야 가능하겠다 싶습니다.
'교육의 종말'은 닐 포스트먼이라는 컬럼비아대 교육학 박사가 쓴 책인데요, 아직 완독은 못 했지만요. 교육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것이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 가느냐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특히, 언어교육을 중요시 해서 은유, 비유, 추상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언급이 풀꽃의 독서교육의 중요성과 맥을 같이하여 논리를 세워주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이념, 체계, 감정등을 나타내는 추상명사를 이미지화 못하는 아이들이 참 많거든요. 이 책의 제목인 '교육의 종말'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교육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미슈나 고서에 나온 이야기를 합니다. 이 고서에 의하면 배우는 사람을 네 가지 부류로 나눕니다. 스펀지, 깔때기, 여과기, 체와 같은 부류의 학생으로 나눕니다. 스펀지 타입은 모든 것을 흡수하고, 깔때기는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받아 한 곳으로 흘려 버린다고 합니다. 여과기는 포도주를 여과시키고 찌꺼기를 남긴다고 하고요, 체(이것이 최고라고 합니다^^)는 밀가루 먼지를 걸러 고운 밀가루만을 남긴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배움의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할까요?
*위플래쉬, 안티 크리스트
위플래쉬(채찍질)
휴가중에 '위플래쉬'라는 영화도 봤구요, 둘이서 대토론을 했구요. 인성이 파괴될 정도의 천재교육에는 문제가 있다라는 것에 합의를 했습니다. 둘이서 놀다 놀다 지쳐 귀촌한 사람들이 많은 인제 진동으로 놀러 갔습니다. 영화방이 한창이라며 열흘째 매일 영화를 보고 있다네요, 우리도 바로 합류해서 ' 안티 크리스트'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논쟁이 불 일듯 일었다는 참혹하고 충격적인 장면으로 범벅이 된 영화를 봤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 크리스트'
김기덕 감독의 '섬'을 봤던 충격 비슷했는데, 더 심했습니다. 진동 영화방의 수준이 높아서, 집에 와서 덴마크 감독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 대한 공부를 한참 해서 니체의 '안티 크리스트'에 대해서도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은유와 상징을 읽어내는데 무척 힘든 영화였지만 크리스트와 안티 크리스트, 넓게는 최근에 알게된 진과 밈에 대한 틀로 영화를 읽을 수도 있었습니다. 좁게 보자면 잘못된 이데올로기로 여성성과 남성성이 이분법으로 갈라져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고통받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저에게는 정말 안 맞지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추악한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로 일가견이 있는 도스토 예프스키가 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충격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듯 했습니다.
니체의 말 중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이 말이 지금 제 마음에 남네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심은 정신적인 내공이 강하지 않다면 어느 정도 선에서 이해해야 할 듯 싶었습니다. 못 본 장면이 태반이었고, 너무 긴장해서 한 쪽 목이 아파서 원푸리가 안마를 해 준 다음에야 목근육이 풀렸을 정도였답니다.
이렇게 가족 식사로 시작해서 책과 달콤한 낮잠으로 참혹한 영화로 4박 5일의 휴가는 막을 내렸답니다.
첫댓글 공부만 잘한다는 생각보다는 인성을 키워서 사람부터 되야겠네요...
인성은 없고 공부만 잘하면 그건 괴물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죠^^
휴가 때도 토론을 하시는게 대단해보여요 ㅎ
저도 자원이 언니처럼 턱이 뾰족해지도록 열심히 공부하겠어요.
민지 턱이 뾰족?^^ 좋은 생각인듯 ㅋ
완전한 V라인 턱선을 만들어보겠어요 ㅋ
전 위플래쉬 예고편만 봤는데 지휘자가 미친 사람 처럼 무섭더라고요..
저런 선생이 세상에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저런 교육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안티 크리스트'라는 영화는 굉장히 심오한것 같네요..
둘 다 괴물 영화를 본 듯 ㅠㅠ.
위플래쉬라는 영화내용을 들어보니 갑자기 광염소나타가 생각나네요^^
저도 다음에 그 영화를 보고 싶네요~ㅎㅎ//
아줌마 아저씨도 능동적인 여가를 보내신 것 같아요.ㅎㅎ
나도 그랬는데, 우리 통한다^^...괴물 선생에 괴물 학생이더라 ㅠㅠ
집에 빨리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위플래쉬 못 본 것이 좀 후회되네요. ㅎ 나중에 꼭 다운 받아서 봐야겠어요^^/ 영화에서 어느 사람이 악당과 싸우는데 어느 순간 악당이 되어있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저와 연관지으면 아무래도 중심이 서야된다는 것? ㅎㅎ
악당과 함부로 싸우면 안 될듯 ㅠㅠ, 정신적인 내공을 키워야하겠더라.
저도 체가 되고 싶어요.그러기 위해선 일가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일가견을 가지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하는데 일가견을 가지면 이성도 좋아지니니 일석이조인가요?ㅎㅎ 잘못이해했나.
인성, 일가견, 체...좋은 거임^^..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리리라..간절히 원하면 그리 될거야, 화이팅!
알찬 휴가를 보내셨군요. 김대식의 빅퀘스천, 인성공부, 교육의 종말 간략한 책 내용 소개글 잘 보았습니다. 유지맘
책은 정말 좋았는데요..영화는..정말, 끔찍해서 진동 놀러 간 것을 후회했어요 ㅠㅠ
조기 잘 먹겠습니다, 천사 아줌마도 나눠 드렸답니다. 늘 감사합니다^^
저도 오늘 안티 크라이스트를보고 멘붕에 빠졌습니다.
충격적인 스토리에 두통과 메스꺼움이 동반, 한동안 힘들었네요.
하필 오늘 성경공부하러 간 초짜 신자인 저는 수업내내 영화감상후 읽은 니체의 심리학적 기독교 비판에 관한글이 자꾸 교차되어 멘탈이탈현상이 반복되는 혼란을 겪기도.
왜 알란파커 감독의 엔젤하트가 안티 크라이스트와 겹쳐지는겐지....
횡설수설 흔적 남깁니다.
하이고,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녀요 ㅠㅠ...저는 못 본 장면이 태반이며, 뒷목이 안 돌아갔어요.
진동 사람들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영화를 연구?하나 보더라구요. 뭐, 우박을 좋아하고, 그 여배우가 또 등장한 영화를 봤다나 뭐라나 ㅠㅠ..이 사람들하고 이제는 놀지 말아야겠어요.
허걱, 지금 엔젤하트 찾아 봤더니, 저처럼 멘탈 약한 사람은 절대로 봐서는 안될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