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신안 26코스 걷기
오늘날 지역 환경에 맞춰, 제철에 키운 품질 좋고 고유의 풍미가 있는 음식(슬로푸드)을 먹으며 여유와 느림을 추구하며 살
아가는 운동을 슬로 시티라 한다. 이 슬로 시티는 바로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전통문화를 지켜
가는 삶을 추구하는 국제적인 운동이다. 우리나라에도 슬로 시티로 지정된 곳이 여럿 있다. 완도 청산. 하동 악양. 영월 김삿
갓 슬로 시티를 비롯한 10여 곳, 그중에 신안 증도 슬로 시티도 있다. 지도읍 신안젓갈타운에서 시작되는 서해랑길 신안 26
코스는 송도와 사옥도를 차례로 거쳐 증도 슬로 시티로 이어진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3 곳의 연도교를 건너고, 각각의 섬
동족 해안의 드넓은 갯벌과 주위의 또 다른 작은 섬들을 바라보며 걷는 코스다. 특히 증도 슬로 시티에 있는 증도 갯벌은 지
난 2009년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이어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후, 곧바로 2010년엔 람사르
습지로도 등록된 유명 갯벌이다. 해남 땅끝을 시작으로 목포시와 무안의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던 서해랑길이 목포 해제반
도로 나갔다가 뭍이 아닌 바다 건너 신안군으로 서남진 한 이유가 바로 이곳을 둘러보게 하려는 원려(遠慮)가 있어서가 아
니었나 싶다. 지난 주말 서해랑길 신안 26코스를 걷고 왔다.
오전 11시 30분 지도읍 신안젓갈타운 앞, 지도와 송도 사이 좁은 해협의 썰물 때를 맞아 드러난 갯벌은 흐린 날씨 탓에 잿
빛 더 진하고, 뱀 가듯 한 갯골은 더 심하게 꿈틀거렸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봄, 전국이 지금 한창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데 다도해의 해맑은 청일(晴日) 여행을 기대하는 건 나만의 과욕일까? 아쉬운 마음 다잡고 송도교를 건너
방조제를 따라 걸었다. 사옥대교를 찾았다. 지도상에는 지도대교다. 송도와 사옥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두 섬 사이의 해협
은 바다가 깊어 썰물이어도 잿빛 조류(潮流)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넓게 흐르고 있었다. 지도읍에 속하는 사옥도(沙玉島)
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모래섬이 자랑이다. 구릉지의 밭들은 마늘 양파들이 한창 푸르고, 마을 앞 논들은 봄갈이에 바빴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남쪽지방의 가뭄은 이곳도 예외가 아닌 듯, 바닥을 겨우 채운 탄동저수지에는 먼 남쪽 갔다 돌아
가는 겨울 철새 한 무리가 내려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증도대교를 찾았다. 26코스의 세 번째 건너는 연도교다. 사옥도와 증도를 잇는 이 다리는 두 섬 사이의 넓은 해협만큼이나
길이도 길고, 특히 드높은 붉은 아치교는 주변 멀리서도 한눈에 보여 두 섬의 랜드마크 같았다. 남. 북으로 비스듬히 놓인
다리의 동. 서 쪽 바다에는 바다 양식장이 끝없이 이어지고, 수확물을 걷어 싣고 오가는 셔틀 배들은 뱃길을 따라 바삐 오
가고 있었다. 다리 남단의 작은 교차로에는 슬로 시티로 이름난 증도답게 환영 아치가 이 섬이 서울 강남의 명예섬임을 알
리며 여행자를 맞고 있었다. 람사르 습지로 유명한 증도 갯벌은 섬 서쪽에 있지만 섬 동쪽 해변에는 넓은 소택지(沼澤地)
가 있고, 이곳은 반 세기 전부터 개발된 큰 염전이 있다. 유명한 태평염전이다. 태평염전을 찾았다.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에 있다. 증동리 동쪽의 해안을 따라 높게 쌓은 직선 방조제가 아득히 긴데, 그 안쪽은 염전의 저류지가 호수처럼 넓고 그
사이 2차선 염전로(鹽田路)에는 정원수 같은 돈나무 가로수가 이곳을 찾는 이로하여 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60년 전
통의 태평 염전은 그 면적이 140만 평이라 한다. 그 이름 만으로도 풍기는 아우라는 특별했다. 염전 곳곳은 어디 하나 놓
칠 수 없는, 모두가 역사고 문화며 또 아름다운 그림(풍경)이었다. 이 염전의 소금 이름은 섬들채다. 청정한 바다, 깨끗한
갯벌, 그리고 바람과 태양이 만든 살아 숨 쉬는 소금이란 뜻이라 한다. 섬들채란 본시 '섬과 갯벌을 가득 채운'이란 형용구
(形容句)이지만, 이 염전의 소금과는 딱 어울리는 말 같았다.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염전 곳곳을 달음질치며 바삐 돌
았다. 소금밭체험장. 소금 박물관. 그리고 염생 식물원 등을 주마간산 격으로 돌아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소금향카페의
커피 한 잔에는 섬들채의 풍미가 배어서 인지, 그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촬영, 2023, 03, 25.
▼신안군 지도읍 신안젓갈타운 앞 26코스 들머리 안내판 / 뒤 편 다리는 송도교.
▼ 26코스 지도= 신안젓갈타운-송도-저도(사옥)대교- 내도경로당-증도대교-태평염전
▼ 증도관광지도
▼ 송도교에서 본 송도 (지도읍 읍내리)
▼ 송도 동쪽 방조제길
▼ 지나온 지도읍과 송도교
▼ 초록 짙은 산자락 길
▼ 지도(사옥) 대교 북단
▼ 송도와 사옥도 사이 해협과 탄동선착장 / 지도대교 위에서 본 풍경
▼ 지도대교 남단 사옥도 입구
▼ 사옥도 탄동리 동쪽 방파제 길
▼ 광대나물 군락
▼ 탄동리 해변 마늘밭
▼ 탄동리, 내도경로당
▼ 사옥도 탄동리 들녘 - 1
▼ 사옥도 탄동리 들녘 - 2 / 더 좋은 소금 앞
▼ 완두콩 꽃
▼ 탄동저수지
▼ 탄동 저수지 남쪽 해변과 증도대교
▼ 탄동리 갯벌과 작은 갯골
▼ 증도대교 북단
▼ 증도대교 서쪽 해협 / 건너편이 증도
▼ 증도대교 동쪽 해협
▼증도 증동리 갯벌과 광암나루
▼ 증도대교 남단
▼ 증도 증동리 새우양식장
▼ 증도대교 남단 광암염전
▼ 증도대교 남단 교차로
▼ 개나리
▼ 동백
▼ 로즈마리(허브) 꽃
▼ 증도면 증동리, 광암 마을
▼ 광암 마을 방조제 길
▼ 증도 갯벌 너머로 본 증도대교 / 방금 지나온 곳
▼ 증동리 새우 양식장
▼ 증도 증동리, 태평염전 저류지
▼ 증동리 동쪽 방조제와 돈나무 가로수 길 - 1
▼증동리 동쪽 방조제와 돈나무 가로수 길 - 2
▼ 태평염전 소택지(해안 습지)
▼태평염전과 소금 박물관 앞
▼ 태평염전 - 1
▼ 태평염전 - 2 / 먼나무
▼ 태평염전 - 3
▼ 태평염전 - 4
▼ 태평염전 염생식물원 - 1
▼ 태평염전 염생식물원 - 2
▼ 태평염전 염생식물원 - 3 / 자료 사진 촬영한 것
▼ 태평염전 염생식물원 - 4
▼ 태평염전 소금 박물관 - 1
▼ 태평염전 소금 박물관 - 2
▼ 태평염전 소금 박물관 - 3
▼ 태평염전 소금 박물관 - 4
▼ 태평염전 소금 박물관 - 5
▼ 태평염전 소금향 카페
▼만조 때의 태평염전 동쪽 앞바다와 멀리 증도대교
▼태평염전 앞 대초리(증동리와 경계)의 서해랑길 26코스 날머리
첫댓글 말씀처럼 맑은 날 신안의 갯벌을 보는 것은
연목구어일까요?
"사옥대교"는 현지 서해랑길 안내지도와
카카오 지도에는 "지도대교"로 표기 되어 있지만
현지 교량이름 및 네이버지도에는 "사옥대교"로
적혀 있어 네이버가 한 수 위인 것 같습니다.
다음 코스는 증도슬로시티를 본격 탐방한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늘 건승하세요.
네,
地圖의 표기는 오자가 나와서는 절대 안 되는데도
아직도 개선되지 않음은 큰 유감이지요.
람사르습지가 있는 다음 27코스
증도 서부 해안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