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가고 8월이 밝았습니다.
7월 2일 합동연수부터 시작된 실습이 마지막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나를 위해 '수고했어.' 한 마디 해 주었습니다.
익숙하게 복지관 3층으로 올라와 마실 문을 열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연수 님이 먼저 도착해 안에 있었고, 저도 평소와 같이 ‘좋은 아침!’ 이라 외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20일동안 지속된 아침이었습니다.
익숙하게 자리에 앉아 패드를 열었습니다. 연수 님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조례 때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실습생으로서 마지막 아침인사를 하기 위해 2층 사무실로 내려갔습니다. 마지막 말을 어떤 걸 해야할까. 어떻게 마무리를 짓지 생각이 많았습니다. 아침 인사 때 주어지는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그저 간단히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마지막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실습생으로서 마지막인 오늘을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한 달동안 많이 모자라고 엉성했던 실습생 많이 알려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도무지 더 말을 하고 싶어도 감사한 마음이 전부라 더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복지인의 구호를 크게 외치며 마지막 아침인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같이 외쳐 주신 김재동 선생님 감사합니다!
아침인사를 마치고 위로 올라와 연수 님과 오늘을 위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먼저 수료사를 적었습니다. 어제 하루종일 어떻게 적을까 무슨 내용을 적을까 고민을 하다가 시작을 못했습니다. 결국 오늘 아침인사까지 마치고나서야 시작했습니다.
쓰기 전 다른 선배님들의 수료사들을 읽어봤습니다. 제각기 느낀 점이 다르고 풀어내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같았습니다. 한 달동안 만난 모두에게 감사해 하고 있고 한 달의 기간이 소중했다는 의미가 가득차있었습니다. 저 또한 느낀 점이 같기에 쓰는데 큰 어려움은 없겠다. 안심했습니다.
익숙한 마실에 앉아 익숙한 분위기 속에 있으니 한 달간의 모습이 더 생생히 그려졌습니다. 덕분에 한 달을 다시 떠올리며 수료사를 적었습니다. 천천히, 면접을 보러 온 날부터 적었습니다. 그 날로 다시 되돌아 간 듯 웃으며 적었습니다.
그 후 연수 님과 틈틈히 권민지 과장님과 박성빈 대리님께 편지를 적었습니다. 어떻게 적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 달간의 추억이 너무 많아서 다 적으면 이게 무슨 편지야? 싶어질 것 같았습니다. 최대한 간결히 진심을 담아 전하고픈 말, 같이 추억하고픈 말을 적었습니다.
이후 권순범 관장님과 권민지 과장님, 박성빈 대리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복지관 인근 맛집이라 하시는 물갈비집에 왔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물갈비를 세 분과 연수 님과 함께 먹으니 더 새롭고 특별했습니다. 혼자 더 깊이 추억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있으니 박성빈 대리님께서 그러고보니 실습생과 관장님은 처음 같이 식사하는 거네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구내식당에서 식사한 것 말고는 마주 보며 함께 식사하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왠지 모를 익숙함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관장님께서 저희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도록 대해 주셔서 이렇게 익숙하고 친숙하게 느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삼 혼자 감사해 했습니다.
그렇게 맛있는 점심과 음료를 마신 후 다시 마실로 올라왔습니다. 3시에 시작할 수료식을 위해 편지도 마무리 하고, 수료사도 다시 한 번 읽어본 다음 2시 반 부터 연수 님과 함께 마실을 청소했습니다. 밑에서 빗자루를 가져와 바닥을 열심히 쓸었습니다. 첫 날 아침인사를 마치고 둘이 한 달동안 같이 쓸 마실이라며 열심히 청소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그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사이 날씨는 더 더워졌고 마실 벽엔 저희의 사업 일정계획표와 강점워크숍, 비전 워크숍 전지와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져 있었고, 서랍장엔 복지사님들이 선물해 주신 간식들이 숨어있으며 책상 두 개엔 그동안 지내며 쌓인 생활용품과 책들이 있었습니다. 작은 쉼터같은 공간이었던 마실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젠 다음에 이 공간을 쓸 사람들을 위해 비우는 시간입니다.
청소를 마친 뒤 수료식이 시작됐습니다. 마실에서 권민지 과장님과 박성빈 대리님, 연수 님, 저 이렇게 넷이 작게 진행했습니다. 차례대로 수료사를 읽었습니다. 연수 님을 시작으로 저, 박성빈 대리님, 권민지 과장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연수 님이 읽으신 수료사는 연수 님 같았습니다. 매순간 차분히 꼼꼼하게 살펴본 연수 님처럼 수료사도 그동안 생각하고 느낀 점, 감사할 점을 꼼꼼히, 조곤조곤 풀어내줬습니다. 저에게 전하는 감사인사 또한 고마웠습니다.
그 다음 제가 수료사를 읽었습니다. 연수 님과 달리 한 장의 독후감처럼 쓴 수료사였습니다. 소리내어 읽기 전 혼자 곱씹어보며 여러 번 읽었는데, 사람들 앞에서 읽으니 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한 달동안 내가 이렇게 지냈고 이만큼 성장하며 이 분들께 감사해요.‘를 공공연하게 내뱉었습니다. 진심이 담긴 마음을 내뱉으니 후련함과 동시에 미련이 남았습니다. 그만큼 그 추억이 진해졌습니다.
박성빈 대리님과 권민지 과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수료사 또한 그 분들이 한 달동안 느낀 생각과 우리를 보고 느낀 생각, 소감 등을 말씀해 주시니 대리님과 과장님에 대해 더 알게 되어서, 그리고 저희를 많이 생각해 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수료사를 마칠 때마다 모두에게 안아주고 안겼습니다. 안으며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말했습니다. 몇 번을 외쳐도 부족했습니다.
수료사를 마친 뒤 수료사를 다 듣고 나서 든 생각, 그리고 한 달동안 실습하며 느끼고 배운점에 대해 돌아가면서 말한 뒤 마지막 사진을 찍었습니다. 넷이서도 찍고, 대리님과 저희 둘 셋이서도 찍고. 나가서는 관장님과도 찍었습니다. 그 사이 저희 넷만 있는 시간에 연수 님과 함께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서로 언제 전달할지 눈치보고 발 동동 구르며 떨리는 마음으로 전달했습니다. 두 분 다 놀라며 받으셨습니다. 서프라이즈가 성공했구나. 뿌듯한 마음을 가지며 후련하게 다른 분들과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남는 게 사진이다! 한 달동안 뼈저리게 느낀 만큼 후회 없이 찍었습니다.
마지막 퇴근 인사도 마치며 아쉬움에 또 복지인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때도 김재동 선생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구호준비! 얍! 해 주는 소리에 크게 웃어버렸습니다. 겨우 진정하고 다시 한 번 크게 복지인의 구호를 끝까지 외쳤습니다. 한 달 중 가장 크고 행복하게 복지인의 구호 외쳤습니다.
사회복지! 나의 꿈, 나의 인생, 마이 웨이!
이 곳에서 나의 꿈과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진로 중에서 사회복지를 정한 이유와 미래엔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생각을 많은 사람과 나누며 고민했습니다.
실습하기 전, 실습이 많이 힘들다는 친구들의 말에 긴장하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덜 힘들었습니다. 힘들어도 곧장 행복이 따라오니 힘들 새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곳에서 함께하니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정만 쌓인 이 곳에서 무사히 20일동안의 실습을 마쳤습니다.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첫댓글 채영 학생의 실습 과정을 돌아보면, 처음 복지관에 오기 전 품었던 걱정과 불안이 한 달 동안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고, 그 자리에 진심과 성실함이 채워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 이미 지역사회와 당사자에 대한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고, 여러 과정을 실천하고, 경험하고, 배우면서 사회사업의 본질을 몸소 느꼈습니다.
특히 실습의 마지막 날, 네 명이 함께한 수료식은 그동안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마실에서 각자 수료사를 읽고, 격려하고, 포옹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서로의 진심어린 마음이 오가서 그런지 그 시간이 더욱 뭉클했습니다.
채영 학생이 읽은 수료사는 마치 한 달간의 기록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낸 듯했고, 면접 첫날의 설렘부터 매일의 관계와 배움, 그리고 성장의 흔적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그 안에서 사회사업가로서의 태도와 철학이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실습일지에서도 그 과정이 잘 드러났습니다. 채영 학생은 매일의 경험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느낀 감정과 배운 점, 의미를 놓치지 않고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복지관 주변 풍경, 당사자와 나눈 대화, 잔치 준비와 초대장 건네기, 식사 자리에서의 따뜻한 정까지 작은 순간들을 가치 있게 바라보는 시선이 돋보였습니다.
마지막 날, 당사자 한 분 한 분에게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전하고, 그 편지를 눈에서 떼지 못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더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선배 사회사업가들 앞에서의 사례 발표 또한 과정과 배운 점,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까지 진솔하게 나누며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이 한 달은 채영 학생이 예비 사회사업가로서 어떤 태도와 마음으로 현장에 서야 하는지를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며 실천하는 태도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보여준 따뜻한 시선, 관계를 맺는 힘, 배우고자 하는 태도는 채영 학생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방화11에서의 경험이 앞으로의 사회사업 실천에 든든한 뿌리가 되길 바라며, 지역사회 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가는 멋진 사회사업가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