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학교를 찾아서
심영희
거의 일요일마다 아이들하고 외식을 하고 카페에 가면서 일주일 동안 힘들었던 일상에 휴식을 취하곤 했다. 실은 다니는 것도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지난 12일 일요일에는 딸이 출근을 해야 해서 모두 개인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는 많은 시간 그림을 그렸다.
월요일에는 복지관에서 민화 수업을 하고 집에 와 생각하니 휴가 중인 손자가 혹시 집에 있으면 함께 외출을 하고 싶었다. 손자가 계속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데 월요일에는 없다고 했기에 전화를 했더니 마침 집에 있다고 한다. 시간 약속을 하고 손자를 태우고 소양강댐으로 갔다. 주차를 하고 언덕 밑으로 내려가 강물을 구경하니 시원하다.
손자에게 댐 물에 잠긴 수몰마을 얘기를 해주며 수몰지역 사진을 전시한 전시관도 있다고 했더니 구경해 보자고 하는데 월요일이라 휴관이니 다음 기회에 구경하기로 하고 소양 7교를 건너 "카페소울로스터리"로 갔다. 어느새 손님들은 계절에 따라 실내 보다 실외 솔밭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더 많다. 우리도 소나무 밑에 자리 잡고 앉아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딸네 집에 들러 손자 손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화요일은 내게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이라 그림 그리고 책을 읽으며 동인 회원들에게 24일 만나자고 카톡을 보냈다. 수요일은 손녀가 친구들과 강릉으로 여행을 간다기에 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 주고 딸과 둘이 외식을 했는데, 늘 옆에 있던 손자 손녀가 없으니 서운하다. 손자와 손녀는 친구들과 잘 놀고 있으니 모녀는 또 이렇게 시간을 예전의 모녀처럼 엄마와 딸로 돌아왔다.
목.금요일도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토요일에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한 보따리 사가지고 왔다. 대상포진에 걸려 지금은 후유증으로 약을 먹고 있다. 그래서 두 달 동안 그림을 못 그렸으니 5월 들어 더욱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오늘 2주일 만에 딸과 손자 손녀하고 만나 "바보형제 주꾸미"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 "오월 학교"로 갔다. 폐교를 이용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구경을 하다 보니 괜히 마음이 서글퍼진다. 얼마나 아이를 안 낳았으면 학생이 없어 전국적으로 매년 폐교가 늘어나고 있다니 미래에는 학교가 어떻게 될까.
밖에는 부모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이 흙과 장난감으로 재미있게 놀고 있다. 저런 아이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 반에 50명도 안되는 시골 초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강릉여중에 입학하여 네 반이나 되었는데도 한 반에 70명이 넘는 학생들이 공부하던 시절이 지금 생각하니 몹시 그립다.
나오면서 아이들에게 이 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은 학교에 오면 속상하겠다고 했더니 딸이 그래도 이렇게라도 남아 있어 다행이지요 한다. 그렇기는 한데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심지어 고등학교까지 폐교된 학교가 있다니 정말 시대의 변화에 가슴이 먹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