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탐꾼과 라합[수 2장]
[내용개요]
본장은 가나안 입성에 앞서 여호수아가 두 정탐꾼을 보내고 그들이 겪은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여호수아는 두 정탐꾼을 싯딤으로 보냈는데, 그들은 여리고 왕에게 들켜 위기에 처하였다. 그러나 기생 라합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였다(1-7절). 그들을 도운 라합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이스라엘 군대가 여리고를 칠 때 자기와 가족을 구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정탐꾼들은 그것을 허락하였다(8-14절). 그 후 라합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 나온 정탐꾼들의 보고는 가나안 민족에 대한 이스라엘의 승리를 확신하게 하였다(15-24절). 이는 민13장에 나타나는 정탐꾼들의 불신앙적인 모습과 대조되어 가나안 정복의 성공을 예고해 준다.
[강 해]
하나님으로부터의 후원 약속과 백성들로부터의 절대 순종을 확약받았던 여호수아는 마침내 가나안 정복 전쟁의 횃불을 드높이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 일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두 사람의 정탐꾼을 여리고 성에 침투시켜 그 성의 정황을 살피게 합니다. 이때 두 정탐꾼은 기생 라합의 믿음에 근거한 헌신적 도움으로 무사히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하게 됩니다.
1. 여리고 성에 파견된 정탐꾼
1) 가나안 입성에 앞선 정탐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입성에 대한 하나님의 거룩한 약속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믿음에 근거하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즉 이스라엘은 영육간에 가나안 정복 전쟁을 준비하였으며, 특히 식량을 준비하고, 적전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굳건한 단합 의지를 다졌습니다. 그러한 준비가 끝난 뒤에 이스라엘의 새 지도자 여호수아는 백성들로 하여금 가나안 땅을 주시기로 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확인하게 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즉 가나안 땅에 정탐꾼을 파견하였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탐꾼들로 하여금 적군의 동태만을 보게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이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복된 땅인지를 두 운으로 직접 확인하게 함으로써 그 땅에 대한 열망을 가지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a. 예비하는 신앙(살전5:5-8)
b. 충성된 일꾼(마24:45-46)
2) 하나님의 일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음
세상은 항상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에게 적대감을 지니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어두움으로 대표되는 세상은 빛과 생명이 되신 하나님을 필연적으로 멀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하나님의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반대 세력이 나타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실로 세상은 참으로 집요하고도 교활하게 하나님과 그 백성에 도전해 옵니다.
a. 빛을 거부하는 어두움(요1:9-11)
b. 핍박에 대처하는 법(마10:22)
3) 당신의 백성의 길을 예비하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의 여리고 성내에 정탐꾼을 파견하시는 것으로 당신의 임무를 다 마쳤다고 생각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정탐꾼들이 맞이하게 될 열악한 환경을 미리 캐다보시고 여리고 성내에 라합이라는 여인을 미리 예비하셨던 것입니다. 특히 하나님은 라합의 기지와 담대한 성품을 이용하시어 당신의 일꾼의 안전을 도모하셨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점에서 하나님의 일꾼들은 두려워 말고 오직 믿음으로써 충성해야 할 것입니다.
a. 인도하시는 하나님(시23:1-4)
b. 예비하시는 하나님(요14:6)
2. 여리고 성의 기생 라합
1) 담대하고 용감한 여인 라합
하나님이 여리고 성내에 미리 예비하셨던 기생 라합은 이스라엘의 정탐꾼을 안전히 숨기는 일에 있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특히 그녀는 탁월한 기지와 용기로써 정탐꾼의 생명을 극적으로 구해 내었던 것입니다. 실로 라합이 이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매사에 용감하고도 진취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행하는 일이 바로 살아 계신 하나님의 뜻을 이뤄드리는 일임을 분명히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과연 그처럼 담대하고 용감하게 정탐꾼을 숨겨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a. 맡은 자에게 구할 것(고전4:2)
b. 죽도록 충성하라(계2:10)
2) 신앙의 눈으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라합
라합은 비록 사회에서 천시 받고 있던 기생 출신이었지만 그녀의 믿음은 그 누구 못지않는 참으로 아름답고 복된 것이었습니다. 라합은 당시 여리고 성을 뒤덮고 있던 죄악 된 현실을 초월한 신앙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주관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거룩하고 전능하신 손길을 바라보며, 하나님께서는 기어코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라합은 가나안 땅의 미래를 정확히 이해했고, 가나안 땅의 새로운 주인은 바로 하나님이 후원하고 계신 이스라엘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확신했던 것입니다.
a. 참된 믿음(히11:1-3)
b. 참 신앙을 소유한자(고후4:7-8)
3) 구원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던 라합
라합이 그처럼 용감치 이스라엘의 정탐꾼을 도울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분명 하나님의 전능하신 손길을 구체적으로 느끼고, 그분의 절대 능력과 절대 유일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며, 더욱이 무엇보다 하나님의 구원을 확고히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대한 확고한 신앙을 소유한 자는 모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힘을 지닙니다.
a. 믿음으로 구원 얻음(히11:31)
b. 행함이 없는 믿음(약2:25-26)
3. 생명을 살리는 붉은 줄
1) 약속의 증표인 붉은 줄
기생 라합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가나안 입성의 첫 관문인 여리고 성 정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정탐꾼은 라합과 그 가족의 구원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속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약속의 증표로 창문에 붉은 줄을 매달게 합니다. 만약 이 붉은 줄이 매여진 집에 거하는 자는 그 어떤 생명일지라도 보호될 것이며, 또 그 어떤 재산일지라도 모두 보호될 것이었습니다. 한편 이 같은 약속은 정탐꾼 자신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엄중히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확실함을 분명히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a. 구속을 받게 하는 보혈(엡1:7)
b. 멸망치 않는 법(요3:16)
2) 구원의 증표인 붉은 줄
두 정탐꾼은 기생 라합과 더불어 언약을 맺기를, 붉은 줄 안의 모든 생명은 반드시 구원을 받으리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붉은 줄 밖의 생명들은 모두가 멸망받을 것을 단호히 선언하게 됩니다. 붉은 줄은 바로 구원의 증표였던 것입니다. 더욱이 이런 맥락에서 붉은 줄은 인류의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십자가상에서 대속 제물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공로를 의지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구원을 받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a. 십자가의 도(고전1:18)
b. 값없는 하나님의 은혜(롬3:24)
c.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엡2:8)
3) 사명을 완수한 두 정탐꾼
여리고 성에 파견되었던 두 정탐꾼은 모든 염려와 두려움을 씻고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사명을 무사히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실로 하나님은 그들에게 사명을 맡겨 주셨을 뿐 아니라 그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힘과 지혜와 환경도 마련해 주셨던 것입니다. 특히 하나님께서는 두 정탐꾼으로 하여금 맡은 바 사명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친히 라합이라는 동역자를 예비해 두시는 자상함까지 베풀어 주셨던 것입니다.
a. 사명에 대한 열심(딤후1:8)
b. 능력 주시는 자(빌4:13)
결론
기생 라합의 창문에 드리워진 붉은 줄은, 인간의 구원은 오직 인류의 대속주 이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증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 밖에서는 결단코 구원이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단어해설]
1절. 싯딤. 원어 <!yFivi:싯딤>은 팔레스타인과 경계를 이루는 모압 땅의 골짜기. 본래 이름은 아벨 싯딤으로 요단 동편 12km에 위치한다.
3절. 끌어내라. 원어 <ax;y::야차>는 숨겨진 존재를 밝은 곳으로 이끌어 내는 행위. 하나님의 출애굽 사역과 관련되어서도 사용(참조,출13:3).
9절. 녹나니. 원어 <gWm:무그>는 녹아서 물같이 흘러내리는 상태. 여기서는 이스라엘의 가나안 입성을 목격한 여리고 거민들의 두려움을 비유.
12절. 선대하였은즉. 선대라는 의미로 사용된 <dseje:헤세드>는 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바탕으로 한 자비, 친절을 의미.
13절. 진실한 표. 원어 <tm,a, twOa:오트 에메트>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한 맹세를 의미.
16절. 산으로. 여리고 성 북서쪽 지역에 있는 해발 450m의 산. 이곳에는 동굴과 바위가 많아 은신처로 적당하다.
18절. 붉은 줄. 라합이 정탐꾼들을 달아 내린 줄을 가리킨다. 구속사적으로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를 예표함.
20절. 허물이 없으리라. 원어 <hq;n::나카>는 '짐을 벗다, …부터 자유케 되다'라는 뜻으로 라합이 정탐꾼들이 제시한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그들의 맹세가 무효가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23절. 고하고. 원어 <rp's;:사파르>는 '조사하다, 수를 세다'라는 뜻으로 정탐꾼들이 여리고의 정탐 결과를 샅샅이 여호수아에게 고함을 말해 준다.
[신학주제]
기생 라합. 가나안 정복을 위한 첫 작전의 주역은 두 정탐꾼이 아니라 이방 여인인 기생 라합이었다. 가나안 정복을 위한 이스라엘 민족의 대이동은 가나안 족속들에게 큰 위협이 되었고 이를 주시한 여리고 왕에 의해 두 정탐꾼은 쉽게 발각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었던 기생 라합에 의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가나안 정복 첫 머리에 이방 여인 그것도 기생인 라합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 심장하다. 이것은 구속을 위해 백성을 택하시는 하나님의 기준을 보여 준다. 라합은 비록 이방 여인이고 기생이라는 천한 신분이었지만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소유하였기에 구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의 외적 조건에 근거하지 않고 이방 족속에게까지 열려 있음을 보여 준다.
[영적교훈]
여리고 성의 기생 라합은 여리고 성이 함락될 때 그의 가족과 함께 살아 남은 유일한 이방인이었고 후에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는 영광을 입었다. 이는 오직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순종의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리고 성이 망할 때 힘이 있는 자나 권세 있는 자, 학식이 높은 자도 다 망하였지만 비천한 라합만은 구원받았던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겉으로 화려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죄인 됨을 인정하고 겸손히 하나님께 신앙을 고백하는 자를 구원하심을 교훈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