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진 계단이
산정의 돌단같이 두터워져 층계를 오르내리기가 버겁다.
텅 빈 입구 공간이 깊어 보이는 건 구부러진 허리 사이로 어둠이 스쳐 보이기도 하고 높이 솟아오른 마른 건물속에서 밀려 나온듯 엉거주춤한 모습이 초췌해서이다.
중력을 거슬러 처음 발걸음을 떼던 때 박수와 함성이 잦아든 지도 오래되어
이렇게 속박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아가며
필요에 의한 것도 필요치 않다는 걸 깨닫는 오늘은 빗방울이 허공 한가운데서 세로 지르며 머리카락 위로와 하얗게 가로눕는다.
하루가 되돌이일 뿐인데 일상의 변화를 생각 해볼 순간도 놓치고 말았던 걸까
오래전 어느 선지자는 종말을 예언했다지만 우리는 영원을 이야기한다.
결국
유한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 많은 수고를 한 거로, 무궁한 게 시간인데 하루의 지금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건너편에 세워둔 승용차를 넌지시 바라본다.
바람같이 올라오던 주변인을 마주하며 혼잣말로 되뇌인다.
자수하려고 해요
함께 할 수 없음으로
네? 무슨 말씀인지 멈칫한 주변인은 노인이 된 자신을 바라본다.
얼마 전부터 기다리던 경찰서로 향하던 계단이 구속함으로 한 계단 내려설 때마다 쿵쿵 심장이 내려앉았어요.
오늘은
마음먹은 대로 자수하려고요
감추고 반대편에 서있던 시간 들에 대해서 밤낮을 정하고 별자리로 기록해 달라고요.
사진 네이버에서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