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17
졸지에 쓰러진 시어머님을 모시고 와 용변 수발까지 해야 했던 그녀
도리를 떠나 얼마 지나자 얼굴에 기미가 덕지덕지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갔다
남편 아이들과 고생없이 행복하게 지낼때는 통통튀는 쾌활한 성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살았는데..
보통 때 사람 좋아하던 그녀가 기약없는 힘겨운 생활에 마음의 문도 닫히는것 같았다고 실토한다
오죽하면 자신이 몸 담은 교회 성가대원들이 연습하려고 모여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도
'저것들은 무슨 팔자가 좋아.....'
그렇게 표정은 사납게 되고 심사는 매사 비틀리게 되더라고 한다
무난히 지낼때는 느끼지 않았던 마음이었는데
살다가 남편을 잃은 지인은 가급적 부부동반하는 여행이나 모임에는 가고 싶지 않아했다
그 마음이 어떨지 다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짐작할 수 있다
부부로 참석한 사람들은 해로한 이유로 기피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예전 사람들은 부모나 어른 앞에서 자신의 자식을 예뻐하는 것을 삼가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런 모습은 보기에 거북하다
제 새끼 사랑에 겨워 표현해도 흉이된다
연인이나 부부가 애정표현을 공개적인 곳에서 한다면 실례이다
친구사이라도 남에게 유난스레 우정을 과시하며 붙어다니면
밥에다 꿀을 부어 먹는것 같은 느끼한 마음이 든다
그들은 단지 정신없이 좋은 이유일 뿐일텐데
병중에 있는 사람 위로한다고 병실에 와서
자신은 지금 껏 수술하고 입원해 본적 없다고 건강함을 으스댄다면
그것은 문병이 아니라 초라해진 환자의 기를 더 죽이는 격이다
눈치는 없지만 건강한 사람은 아픈사람 앞에서 자신의 상태를 그대로 말한것 뿐인데..
패키지 단체 해외여행을 떠났을때
같은 일행중에 어느사람이 자신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다고 들르는 쇼핑센타마다 무지막지하게 물건을 사고
모든 면에서 경제력을 과시하면 다른 일행은 안 보는듯 어깨너머로 자신과 비교하며
상대적 빈곤을 느끼게 되어 편편치 않은 여행이 된다
아무리 자기 돈 자기가 마음대로 쓰는거라도...
자기들끼리 즐겁고 좋아 어울려 낄낄 장난치며 노는 잔치마당
그것에 낄 수도 없이 어색한 마음 외로운 처지에 소외된 사람은
무시 당한듯 고독한 이방인이란 무거운 돌이 가슴을 더 짓누르게 된다
재미있는 자들은 그저 자신들에게 주어진 행복을 남 의식없이 펼쳐 보이는 것일 뿐일텐데
바리새인처럼 곧고 바르며 학식과 덕망이 높다 자부하는
의인의식 선민의식에 사로 잡혀있는 사람이 있다면
허점 많고 어눌한 사람을 주눅들게 하며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의인이란 본인 자신의 판단이지 세상에 의인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누구나 큰소리치고 입찬 말로 장담할 수 없는 인생사
가진자가 누리기 전에 주위를 둘러 보아야 하는가?
자신도 모르게 차지한 공평하지 않은 행복으로 인해
작아진 누군가가 보낸 비틀리고 날카로운 부메랑이 운행되어 돌아올지 모를 일이니...
누리는 자의 배려하는 마음은 언제나 고귀하고 아름답다
남보다 상대적으로 뒤쳐져 불행하다 여겨질 때는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다
'아래를 보고 살아라' 던 어르신 말씀이 생각난다
남은 행복해 보이나 알고 보면 너 나할 것 없이 불쌍한 인생인 것을
우리는 도토리 키재기로 날을 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