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이 담에
나는 안다.
가슴 아픈 너의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왜 밤의 빛깔이 그토록 어두운 것이며
왜 새벽에는 그리도 가슴 속이 허전한가를
속살을 저미는 네 진한 아픔의 근원을
나는 안다.
섬세한 영혼의 밑바닥이
왜 그토록 푸른 바다 빛으로 물들어야 하는지를
가슴으로 부르는 나의 사랑이여,
이제 정녕 봄은 왔노라
얼마나 얼마나 기다려온 너와 나의 봄이던가
소리 없는 어둠 저 편에
눈을 뜨면 네 모습은
가만히 다가와 가까이 있고
내가 어깨를 쓸어 담으면
너는 순하고 착한 아가가 된다
네 눈에는 아지랑이 같은 그리움
봄꽃처럼 환하게 피어나는 웃음
내가 좋아하는 네 밝고 다정한 얼굴
노란 꽃잎들을 날려 보내면서 너는 손짓한다
돌아오라
기쁨으로 살고 싶은 이 영원한 터전으로
사랑처럼 어여쁜 미소가 핀다
네 맘과 내 맘이 어느덧 하나가 되어
진달래처럼 붉게 탄다
저녁놀처럼 아름답게 퍼진다
우리들은 이 담에 이렇게 살자
저녁 창가에 등불을 켜며
서로의 눈자락에 슬픔이 없나 살피면서
꽃지는 날이면 뜨락에 나가
달빛의 낙화를 함께 바라보며
우리들은 이 담에 이렇게 살자
눈부신 아침마다 빛을 모아서
한아름 가슴마다 안겨주면서
창고를 가득 채우는 사랑으로
허물을 감싸주는 깊은 정으로
우리들은 이 담에 이렇게 살자
부지런히 일하며 착하고 의롭게
절망하지 않는 위대한 용기로
너와 나 둘이서 그렇게 살자
눈물 같은 나의 작은 신부여
내 하나만의 천국에 사는 천사여...
(1980년 4월)
카페 게시글
김성만 작곡가
우리들은 이 담에
김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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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
24.11.23 09:4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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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성만작가 님
이담엔 우린...?
마음이 좀 아릿한 글 마중을 드립니다
가을의 끝자락에
마무릴 잘하시고요
양떼님, 고맙습니다.
20대 군 시절에 쓴 글인데
가곡으로 다듬고 있습니다.~^^